저희 가족은 동물을 싫어하지는 않지만 지금까지 키워본적이 없는 가정입니다. 집안에 동물 털이 날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강아지를 귀여워하긴 하지만 고양이의 경우는 예전 자취할 때 길고양이들로 스트레스를 받은 적도 있어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사실 그냥 고양이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아파트 현관 휠체어 길 난간에 앉아 아파트 상층부를 쳐다보고 있는 까만색 고양이가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사람이 오면 쫄래쫄래 따라가기도 하고 때론 인도 한가운데 앉아 아파트 정문으로 나가는 길을 바라보며 앉아있기도 했습니다. 저희 집이 1층 현관 옆인데, 이 아이가 사람을 잘 따라서인지 언제부턴가 앞 베란다에 누군가 고양이 밥그릇을 두었고 며칠 뒤에는 박스로 정성스레 만든 집도 생겼습니다. 사실 처음에 고양이 집이 앞 베란다에 있는 것을 봤을때는 밤에 울면 시끄러워서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어 놀이터 옆으로 옮겨둘까 했지만 울음소리를 들은적이 없어 그냥 놔두기로 했습니다. 낮에는 몇몇 학생들이 집앞에서 고양이 먹이를 주면서 놀아줍니다. 어머니도 베란다에서 보시다가 학생들과 몇마디 대화를 하셨는데 자전거로 10분 거리에 있는 다른 아파트에서 이 고양이를 보러 왔다고 합니다. 그 날 저녁 처음으로 멸치를 줘봤는데 이 녀석이 먹을 것보다 집에 들어오고 싶었던건지 쳐다만보다 베란다로 뛰어오릅니다. 창문너머에서 들어오면 안된다고 하자 다시 내려가 웅크리고 있는게 누가 버렸는지 얼굴 한 번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불쌍해서 한동안 마음이 찝찝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앞베란다이자 인도 옆에서 녀석이 꼴딱거리며 구토를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나중에 고양이는 털관리 때문에 구토를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동물을 키워본적이 없는 저희는 처음에 음식을 잘못먹고 토하는 줄 알아 놀랐습니다. 얌전하고 똘똘한 녀석인데 누군가에게 버림받고 이 고생을 하는 것 같아 너무 안쓰러워 마트에 나가는 김에 조그만 사료도 하나 샀습니다. 난생 처음 사본 동물 사료였습니다. 몇 시간 뒤 그 녀석이 주차장에 보여 사료를 줘보러 나갔습니다. 멸치말고 다른건 입도 안대던 녀석이 잘 먹더군요. 그렇게 저와 어머니도 정신없이 바라보다 차 경적소리에 뒤를 쳐다봤습니다. 차량 한 대가 후미등을 켜고 저희가 있는 곳으로 들어올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낮시간이어서 텅텅 빈 주차장이라 굳이 이곳으로 들어올 이유가 없는데 저와 부모님이 서 있는 곳으로 무조건 들어오려 하는 것을 보고 고양이를 싫어하나 싶었습니다. 우선 고양이를 옮겨야겠어서 따라오라고 해보고 발로도 밀어봤는데 꼼짝도 하지 않습니다. 차는 후진하고 있는데 그냥 사료만 먹고 있길래 안되겠다 싶어 안고 주차장이 아닌 공터로 옮겼습니다. …고양이를 처음 만져봤어요. 그보다… 그제야 그 동안 안보이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아아……아파트는 공동주택이라 고양이를 좋아하시는 분들도, 싫어하시는 분들도 계시다는 것을 그간 집앞에서 이 아이가 그나마라도 보살핌 받는 것만 봐와서 생각하지 못했다는걸 알았습니다. 그리고 뉴스를 통해 용인 캣맘 사건을 알게되었습니다. 이 아이에게 열흘 남짓 사료 준 행동으로 (사료도 먹고 나면 통도 다시 들고왔습니다.) 저희 어머니께서 캣맘으로 보여 위험한 일을 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더 이상 할 엄두가 안납니다. 한 4~5일 전부터 이 아이에게 먹이를 주시던 다른 분들도 더 이상 보이지 않아 사람만 의존하는 이 불쌍한 녀석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고민이 많았지만 어머니께 그만하자고 말씀드렸습니다…. 이 아이의 눈을 생각하면 쉽지 않은 결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남이 키우다 버린 동물로 인해 어머니가 위험한 일을 겪게 할 수는 없었어요. 보호소를 검색해보니 분양이 안되면 안락사를 당한다고 하더군요. 성묘라 분양이 될 것 같지는 않아 그냥 멀리하면 근처 공원에서 사람을 따르며 살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저는 자취 경험을 통해 길고양이를 꺼려하시는 분들 마음도, 이 아이를 통해 버려진 고양이를 안쓰러워 하시는 분들의 마음도 이해가 돼서 어느쪽이 정당하다 말은 못하겠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은 분명하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제발 키우던 동물을 버리지 마세요. 이는 길고양이나 들개로 살아가게 하는 것이 아니라 집고양이나 집개가 길에서 죽어가게 하는 것과 같은 행동입니다." 최소한 동물을 기르다 버리는 무책임한 사람만 없어도 동물을 때문에 스트레스 받으실 분들도 보고 가슴아파하시는 분들도 마지막으로 하루아침에 길에서 적응못해 죽어가는 동물도 줄겠지요. 4707
제발 애완동물을 버리지 마세요(버림받은 고양이 이야기).
저희 가족은 동물을 싫어하지는 않지만 지금까지 키워본적이 없는 가정입니다.
집안에 동물 털이 날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강아지를 귀여워하긴 하지만 고양이의 경우는 예전 자취할 때 길고양이들로 스트레스를
받은 적도 있어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사실 그냥 고양이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아파트 현관 휠체어 길 난간에 앉아 아파트 상층부를 쳐다보고 있는 까만색
고양이가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사람이 오면 쫄래쫄래 따라가기도 하고
때론 인도 한가운데 앉아 아파트 정문으로 나가는 길을 바라보며 앉아있기도 했습니다.
저희 집이 1층 현관 옆인데, 이 아이가 사람을 잘 따라서인지 언제부턴가 앞 베란다에 누군가
고양이 밥그릇을 두었고 며칠 뒤에는 박스로 정성스레 만든 집도 생겼습니다.
사실 처음에 고양이 집이 앞 베란다에 있는 것을 봤을때는 밤에 울면 시끄러워서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어 놀이터 옆으로 옮겨둘까 했지만 울음소리를 들은적이 없어 그냥 놔두기로 했습니다.
낮에는 몇몇 학생들이 집앞에서 고양이 먹이를 주면서 놀아줍니다. 어머니도 베란다에서 보시다가
학생들과 몇마디 대화를 하셨는데 자전거로 10분 거리에 있는 다른 아파트에서 이 고양이를
보러 왔다고 합니다.
그 날 저녁 처음으로 멸치를 줘봤는데 이 녀석이 먹을 것보다 집에 들어오고 싶었던건지
쳐다만보다 베란다로 뛰어오릅니다. 창문너머에서 들어오면 안된다고 하자
다시 내려가 웅크리고 있는게 누가 버렸는지 얼굴 한 번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불쌍해서 한동안 마음이 찝찝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앞베란다이자 인도 옆에서 녀석이 꼴딱거리며 구토를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나중에 고양이는 털관리 때문에 구토를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동물을 키워본적이 없는 저희는 처음에 음식을 잘못먹고 토하는 줄 알아 놀랐습니다.
얌전하고 똘똘한 녀석인데 누군가에게 버림받고 이 고생을 하는 것 같아 너무 안쓰러워 마트에
나가는 김에 조그만 사료도 하나 샀습니다. 난생 처음 사본 동물 사료였습니다.
몇 시간 뒤 그 녀석이 주차장에 보여 사료를 줘보러 나갔습니다. 멸치말고 다른건 입도 안대던
녀석이 잘 먹더군요. 그렇게 저와 어머니도 정신없이 바라보다 차 경적소리에 뒤를 쳐다봤습니다.
차량 한 대가 후미등을 켜고 저희가 있는 곳으로 들어올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낮시간이어서 텅텅 빈 주차장이라 굳이 이곳으로 들어올 이유가 없는데 저와 부모님이 서 있는
곳으로 무조건 들어오려 하는 것을 보고 고양이를 싫어하나 싶었습니다.
우선 고양이를 옮겨야겠어서 따라오라고 해보고 발로도 밀어봤는데 꼼짝도 하지 않습니다.
차는 후진하고 있는데 그냥 사료만 먹고 있길래 안되겠다 싶어 안고 주차장이 아닌 공터로
옮겼습니다. …고양이를 처음 만져봤어요.
그보다…
그제야 그 동안 안보이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아아……아파트는 공동주택이라 고양이를 좋아하시는 분들도, 싫어하시는 분들도 계시다는 것을
그간 집앞에서 이 아이가 그나마라도 보살핌 받는 것만 봐와서 생각하지 못했다는걸 알았습니다.
그리고 뉴스를 통해 용인 캣맘 사건을 알게되었습니다. 이 아이에게 열흘 남짓 사료 준 행동으로
(사료도 먹고 나면 통도 다시 들고왔습니다.) 저희 어머니께서 캣맘으로 보여 위험한 일을 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더 이상 할 엄두가 안납니다.
한 4~5일 전부터 이 아이에게 먹이를 주시던 다른 분들도 더 이상 보이지 않아 사람만 의존하는
이 불쌍한 녀석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고민이 많았지만
어머니께 그만하자고 말씀드렸습니다….
이 아이의 눈을 생각하면 쉽지 않은 결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남이 키우다 버린 동물로 인해 어머니가 위험한 일을 겪게 할 수는 없었어요.
보호소를 검색해보니 분양이 안되면 안락사를 당한다고 하더군요. 성묘라 분양이 될 것 같지는
않아 그냥 멀리하면 근처 공원에서 사람을 따르며 살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저는 자취 경험을 통해 길고양이를 꺼려하시는 분들 마음도, 이 아이를 통해 버려진 고양이를
안쓰러워 하시는 분들의 마음도 이해가 돼서 어느쪽이 정당하다 말은 못하겠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은 분명하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제발 키우던 동물을 버리지 마세요. 이는 길고양이나 들개로 살아가게 하는 것이 아니라
집고양이나 집개가 길에서 죽어가게 하는 것과 같은 행동입니다."
최소한 동물을 기르다 버리는 무책임한 사람만 없어도 동물을 때문에 스트레스 받으실 분들도
보고 가슴아파하시는 분들도 마지막으로 하루아침에 길에서 적응못해 죽어가는 동물도 줄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