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닌 밤중에 경찰, 그리고 자살 소동

ㅜㅜ2015.10.16
조회59
방탈 죄송해요.
이런 글을 어디에다 써야할 지 모르겠어요 ㅜㅜ
모바일로 쓰는 거라 실수가 있을 수도 있어요.
양해 부탁드려요.

방금 전에
자정이 다 된 이 야심한 시각에
경찰이 저희 집에 왔습니다.

한밤 중에 경찰이라며 문을 두드리길래
이건 뭐지? 경찰이 왜 우리 집에?
혹시 경찰로 위장한 강도인가? 라고 의심을 했는데
진짜 경찰인 거 확인 하고는
얼마나 급하면 한밤 중에 왔을까 싶어서
냉큼 현관문 열었습니다.

여기에 사신 지 얼마나 되셨냐고,
혹시 이 집에 93년생 이지ㅇ씨가 살고 있냐고 물으시더라고요.
저희 가족 중엔 친척들 통틀어도 이 씨는 없기 때문에
그런 사람은 없다고 했는데
경찰이 좀 의심하는 눈치였습니다.
집에 여자 밖에 없었는데
저희집 인터폰 화면도 고장난 상태라서
밖에 계신 분들이 정말 경찰인 지 지구대에 확인하느라
문을 좀 늦게 열어 줬거든요.
(경찰 분들 죄송합니다 ㅜㅜㅜ)
근데 경찰 분들은 저희가 증거인멸? 이런 거 하느라
그런 거 아닌가 하고 생각하신 거 같아요.

저랑 제 동생이 그 나이대라 더 그랬는지 계속 확인 하시다가
본인들이 왜 왔는지 설명 하시는데
너무 놀랐습니다.
웬 여성이 자살 까페에 죽고 싶다 뭐 그런 글을 썼다는 거예요.

그 아이피를 추적하니까 93년생 이지ㅇ씨라고 나왔고,
그걸로 조회 하니까 전국적으로 주소가 몇 개 떴는데
그 중 하나가 저희 집이라고 하더라고요.

근데 듣다 보니 너무 이상한 거예요.
저희 여기서 20년을 살았는데
어떻게 저 사람 이름으로 우리 집이 검색 되나 싶었어요.
전산오류 뭐 이런 거 아닌가 했는데
알고 보니 동을 착각 하셨더라고요.
제가 살고 있는 곳이 4동이 없고
1.2.3.5.6동 이렇게 있어요.
저희가 6동에 사는데
동이 저렇다 보니까 간혹 여길 5동으로 착각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경찰 분들도 여길 5동이라고 착각 하셨던 거죠.

그래서 여기 아니라고
옆 동이라고 말씀 드리니까
그제서야 의심의 눈초리가 사라지면서
아 잘못 찾아왔구나 하시고는 옆 동으로 가셨어요.

문 닫고 놀란 가슴 쓸어 내리고 나니까
경찰 분들 엄청 고생하신다 싶어 짠하다가
문득 그 여자 분 생각이 나더라고요.

93년생.... 꽃다운 23살....
이름도 예쁜 아가씨가
뭐가 그리도 견디기 힘들어서 자살 생각을 하는지...
뭔가 파란만장하고 암울한 삶을 산 건지,
취업 스트레스에 너무 시달린 건지,
근데 털어놓을 데가 없었던 건지,
아무도 얘기를 들어주지 않았던 건지,
오만 생각이 다 들었어요.

...어디 사는 지는 모르겠지만
혹시라도
정말 혹시라도 당사자가 이 글 보게 되면
댓글로 연락 주셨으면 해요.
내가 얼마나 힘이 되어 줄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얘기 정도는 정말 다 들어줄 수 있어요.
어떤 문제의 해결책을 원하는 거라면
답을 줄 수 있다는 보장은 없어도
해결 방법을 같이 찾아봐 줄 수는 있어요.

생판 모르는 남인데...
그런데도 정말 안타깝고 마음이 아파요.
오지랖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그래도 뭐 어떤가요.
사람 살릴 수만 있다면 뭘 못 하겠어요.

그 아가씨도 그렇고
자살 생각 하시는 다른 분들도 그렇고,
자살은... 자살은 정말 다시 생각해 봤으면 좋겠어요.
..........
감성 풍부해 지는 밤이라 그런가 더 슬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