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는걸 배우고 있습니다.

포기2015.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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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아홉.
지치고 힘들어 매일같이 죽고싶다고만 생각할때
그사람이 다가와서 감싸줬어요.
마지막이다 생각하고 만나기 시작했고요.
곧 있으면 200일이네요.
사귀기로 하기 전부터 이런사람도 있구나 싶을 정도로 엄청 챙겼어요.
다정하게 대해주고, 보고싶다 하면 금새 달려오고
아프면 약 사다주고 퇴근시간이 맞으면 항상 데리러 와서 집앞까지 데려다주고.
술한잔 생각날땐 술친구 해주고 서로 이런저런 얘기 하느라 밤을 새울때도 많았죠.
서로 누가 먼저다 할것없이 연락하고.
모든 연애의 초반처럼 서로 아끼고 사랑했어요.
그러다 동거를 제의했고 저는 고민하다가 수락했어요.
그 이후부터 달라졌어요.
영업하는 사람이라 인간 관계가 넓었고, 술자리는 일주일에 네다섯번.
술먹고난 다음날엔 항상 시체처럼 잠만잤고, 저는 그런 남자친구가 안타까워 매일 걱정하고 챙겼어요.
그러다 알게된건 그냥 술자리가 아니라는것.
술자리는 항상 유흥업소로 이어졌다는것.
일명 대딸방이라 불리고 방석집이라 불리는 곳도 다닌다는것.
절대 자기는 여자에게 손도 대지 않는다고 호언장담을 하지만, 솔직히 그걸 믿을 수 없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술자리에 가는걸 싫어했고 남자친구는 그런 저를 거부하기 시작했어요.
밤새도록 하던 연락이 하루 한두번으로 변했고,
나와 갖던 술자리는 한달에 한번으로 변했고,
초반에도 거의 하지않던 데이트는 아얘 사라졌죠.
잠자리또한 변했어요. 본인이 하고싶은 때에 하되 횟수는 한달에 두세번.
어느날은 제가 생리통으로 고생하던날, 잠자리를 못갖으니 제앞에서 야동보며 자위도 하더군요.
점점 멀어지는게 보였어요.
타지에 혼자와서 살고, 회사와 집만 오가는 저는 기댈곳도 사라졌어요.
그래서 저도 점점 예전의 제가 되어가고 있어요.
하다못해 1~2주에 하루 저에게 시간 내는것도 싫어하는 그사람.
억지로 낸 그 하루의 시간에도 하루종일 잠만자는 그사람.
만나며 단 한번도 사랑한다는 말 해본적 없는 사람.
말하지 않아도 좋아하는걸 알아야 한다는 사람.
술만 먹으면 헤어지자는 말. 나가라는말을 하고,
욕까지 서슴없이 하는 그사람.
저는 이제 갈곳을 잃었어요.
그사람으로 인해 조금이라도 더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젠 그사람때문에 더욱 살고싶지 않아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