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히 동이 터오고 있었다 레오르도는 계속해서 세차게 채찍질을 해대고 있었다 밤새 쉴새 없이 말을 몰아 어느덧 베란두르 성은 보이지조차 않았다
험준한 산맥을 타느라 말도 사람도 모두 기진맥진이다 게다가 레오르도는 그롬웰에게 찔린 팔의 상처도 아직 돌보지 못했다 아이리스는 아버지의 등을 꼭 껴안고 있다가 소스라치게 놀랐다 레오르도의 팔에 피가 흥건한 것이 아닌가?
"아버지! 말을 멈추세요. 팔의 상처를 좀 봐야겠어요"
레오르도는 들은척 만척 채찍질만 하다가 아이리스가 계속 닥달하자 마지못해 입을 연다
"이까짓 상처쯤 아무렇지도 않다"
흙먼지가 날린다 아이리스는 성밖으로 한번도 이렇게 멀리 나와본적이 없었다 베란두르를 둘러싸고 있는 안데르센과 솔브 산맥은 토양이 척박하고 날씨가 차고 건조하며 산세가 험하기로 소문이 나있었다 밟히는 건 돌멩이에 바위뿐이었다
레오르도는 말달리기를 재촉하다가 멀리 병사들을 발견하고는 흠칫 놀라 고삐를 당겼다
"아...아니 여기 왠 병사들이 있다지? 안되겠다 다른길로 돌아가야겠다"
그가 급히 말머리를 돌려 오던 길을 되짚으려는 찰나 갑자기 족히 오십마리는 되어보이는 들개들이 사방을 에워싸고는 자신과 아이리스에게 흰이빨을 들어낸채 으르렁거렸다 레오르도가 성치 않은 팔로 재빨리 검을 뽑아 선두의 몇놈을 날려버리자 뜨뜻한 피와 내장이 사방으로 튀었다
"꼼짝마라!"
뒷통수에서 호령소리가 들려왔다. 레오르도가 뒤를 돌아보자 여남은 명의 병사들이 활시위들 당긴채 서있고 그 중앙엔 덥수룩한 흰수염을 달고 땅딸막한 키에 발그레한 홍조의 얼굴과 코와 뺨이 모두 동글동글하게 생긴 사령 하나가 휘파람을 길게 분다 그러자 개들이 일제히 공격을 멈추었다
"아..아이리스양~!
코멩멩이 소리를 내며 사령은 아이리스를 보고 안그래도 발그라한 얼굴이 새빨개지며 깜짝 놀란다 아이리스도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동카스님~!"
대략 같은 시각 그롬웰은 꼴이 말이 아니었다 베란두르에서의 일은 생각만 해도 뒷골이 땡겼다 마을 주민들이 습격을 하질 않나 뚱땡이 년의 낫에 찔리질 않나 게다가 왠 허여멀건한 놈이 지들이 왕궁기사단이라고 우기는 바람에 베란두르 성주가 군사를 풀어 자신들을 추격 하질 않나 하여간 그롬웰은 몸도 마음도 거의 걸레 수준의 망신창이가 되어 있었다
도로시의 낫에 찔려 얼기설기 대강 꿰매놓은 상처는 점점 부어오르고 제대로 말을 탈 수조차 없어 부하녀석의 말에 타고는 등에 기대어 가는 형편이었다
그롬웰이 갑자기 벌떡 일어나 '꽥'하고 소리질렀다 싱글싱글 웃으며 자신들을 사기꾼으로 몰던 베르베르란 녀석이 생각나자 분통이 터져 참을 수가 없던 게다 덕분에 상처가 다시 터져버렸다
부하들이 아연실색하여 허둥지둥 그롬웰을 말에서 내리고 뉘일 곳을 만들었다 연신 기침을 해대는 그롬웰은 금방이라도 돌아가실 태세이다 실제로도 그롬옐은 지금 피를 너무 많이 흘려 매우 위험한 상태였다
정신이 혼미한 그는 쉴새없이 욕지거리를 내뱉다가 또 한참 멍하니 있다가 또 쉴새없이 욕지거리를 내뱉다가 멍하니 있다가를 반복하고 있었다 수장이 이러하니 부하들의 사기라고 제대로 될리 만무했다 모두 침통한 표정에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롬웰은 누운채로 또 한차례 욕설을 내뱉다가 멍하니 파르스름한 새벽녘의 하늘을 쳐다보는 중이다 부하들이 피워놓은 모닥불이 마른 잔가지 타는 소리를 내며 이글거렸다 따뜻한 불기운이 느껴지자 그롬웰은 기분이 좋아졌다 머릿속에 어릴적 일들과 첫사랑이며 왕궁기사단에 처음 입단하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가슴속에 참을 수 없이 뜨거운 것이 고동쳐 눈을 질끈 감자 그롬웰의 뺨에 갑자기 한줄기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렸다
아아~!! 세상사 모두 부질없는 것. 사람이 죽을 때가 되면 이런다던가? 그롬웰은 자신의 목숨이 이제 다했음을 느끼고 있었다
머릿속이 환해지며 따사로운 온기가 가득 느껴졌다
갑자기 누군가 손을 잡는 감촉에 그롬웰은 눈꺼풀을 반쯤 들어올렸다 고목나무처럼 생긴 커다란 지팡이를 짚고 낡아빠진 수도승 복장을 한 노인 하나가 쭈글쭈글한 피부의 손으로 자신의 손을 맞잡고 있었다
'저승사자인가? 오오~!! 저것이 이승의 연을 끊는다는 그 큰 낫이로구나!?'
그롬웰이 이런 생각을 하는 동안 그의 부하들은 혼비백산하여 모두 검을 뽑아드느라 난리다 분명히 자신들이 철통같이 경계를 하고 있었는데 이 괴이한 수도승이 홀연히 나타나 어느샌가 단장의 손까지 잡고 있는게 아닌가?
퀭한 눈의 수도승은 그런 난리법석에 아랑곳하지않고 그롬웰을 응시한채 말했다.
"힘을 원하는가?"
그롬웰이 비쩍 마른 몰골로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뭔가를 애원하듯 꺼이꺼이 알아듣기도 쉽지않은 쉰소리를 내자 그가 내뱉았다
마계건국기 1부-3편 "힘을 원하는가?"
어스름히 동이 터오고 있었다
레오르도는 계속해서 세차게 채찍질을 해대고 있었다
밤새 쉴새 없이 말을 몰아 어느덧 베란두르 성은 보이지조차 않았다
험준한 산맥을 타느라 말도 사람도 모두 기진맥진이다
게다가 레오르도는 그롬웰에게 찔린 팔의 상처도 아직 돌보지 못했다
아이리스는 아버지의 등을 꼭 껴안고 있다가 소스라치게 놀랐다
레오르도의 팔에 피가 흥건한 것이 아닌가?
"아버지! 말을 멈추세요. 팔의 상처를 좀 봐야겠어요"
레오르도는 들은척 만척 채찍질만 하다가 아이리스가 계속 닥달하자 마지못해 입을 연다
"이까짓 상처쯤 아무렇지도 않다"
흙먼지가 날린다
아이리스는 성밖으로 한번도 이렇게 멀리 나와본적이 없었다
베란두르를 둘러싸고 있는 안데르센과 솔브 산맥은 토양이 척박하고 날씨가 차고 건조하며 산세가 험하기로 소문이 나있었다
밟히는 건 돌멩이에 바위뿐이었다
레오르도는 말달리기를 재촉하다가 멀리 병사들을 발견하고는 흠칫 놀라 고삐를 당겼다
"아...아니 여기 왠 병사들이 있다지? 안되겠다 다른길로 돌아가야겠다"
그가 급히 말머리를 돌려 오던 길을 되짚으려는 찰나 갑자기 족히 오십마리는 되어보이는 들개들이 사방을 에워싸고는 자신과 아이리스에게 흰이빨을 들어낸채 으르렁거렸다
레오르도가 성치 않은 팔로 재빨리 검을 뽑아 선두의 몇놈을 날려버리자 뜨뜻한 피와 내장이 사방으로 튀었다
"꼼짝마라!"
뒷통수에서 호령소리가 들려왔다.
레오르도가 뒤를 돌아보자 여남은 명의 병사들이 활시위들 당긴채 서있고 그 중앙엔 덥수룩한 흰수염을 달고 땅딸막한 키에 발그레한 홍조의 얼굴과 코와 뺨이 모두 동글동글하게 생긴 사령 하나가 휘파람을 길게 분다
그러자 개들이 일제히 공격을 멈추었다
"아..아이리스양~!
코멩멩이 소리를 내며 사령은 아이리스를 보고 안그래도 발그라한 얼굴이 새빨개지며 깜짝 놀란다
아이리스도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동카스님~!"
대략 같은 시각 그롬웰은 꼴이 말이 아니었다
베란두르에서의 일은 생각만 해도 뒷골이 땡겼다
마을 주민들이 습격을 하질 않나 뚱땡이 년의 낫에 찔리질 않나 게다가 왠 허여멀건한 놈이 지들이 왕궁기사단이라고 우기는 바람에 베란두르 성주가 군사를 풀어 자신들을 추격 하질 않나 하여간 그롬웰은 몸도 마음도 거의 걸레 수준의 망신창이가 되어 있었다
도로시의 낫에 찔려 얼기설기 대강 꿰매놓은 상처는 점점 부어오르고 제대로 말을 탈 수조차 없어 부하녀석의 말에 타고는 등에 기대어 가는 형편이었다
그롬웰이 갑자기 벌떡 일어나 '꽥'하고 소리질렀다
싱글싱글 웃으며 자신들을 사기꾼으로 몰던 베르베르란 녀석이 생각나자 분통이 터져 참을 수가 없던 게다
덕분에 상처가 다시 터져버렸다
부하들이 아연실색하여 허둥지둥 그롬웰을 말에서 내리고 뉘일 곳을 만들었다
연신 기침을 해대는 그롬웰은 금방이라도 돌아가실 태세이다
실제로도 그롬옐은 지금 피를 너무 많이 흘려 매우 위험한 상태였다
정신이 혼미한 그는 쉴새없이 욕지거리를 내뱉다가 또 한참 멍하니 있다가 또 쉴새없이 욕지거리를 내뱉다가 멍하니 있다가를 반복하고 있었다
수장이 이러하니 부하들의 사기라고 제대로 될리 만무했다
모두 침통한 표정에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롬웰은 누운채로 또 한차례 욕설을 내뱉다가 멍하니 파르스름한 새벽녘의 하늘을 쳐다보는 중이다
부하들이 피워놓은 모닥불이 마른 잔가지 타는 소리를 내며 이글거렸다
따뜻한 불기운이 느껴지자 그롬웰은 기분이 좋아졌다
머릿속에 어릴적 일들과 첫사랑이며 왕궁기사단에 처음 입단하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가슴속에 참을 수 없이 뜨거운 것이 고동쳐 눈을 질끈 감자 그롬웰의 뺨에 갑자기 한줄기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렸다
아아~!! 세상사 모두 부질없는 것.
사람이 죽을 때가 되면 이런다던가?
그롬웰은 자신의 목숨이 이제 다했음을 느끼고 있었다
머릿속이 환해지며 따사로운 온기가 가득 느껴졌다
갑자기 누군가 손을 잡는 감촉에 그롬웰은 눈꺼풀을 반쯤 들어올렸다
고목나무처럼 생긴 커다란 지팡이를 짚고 낡아빠진 수도승 복장을 한 노인 하나가 쭈글쭈글한 피부의 손으로 자신의 손을 맞잡고 있었다
'저승사자인가? 오오~!! 저것이 이승의 연을 끊는다는 그 큰 낫이로구나!?'
그롬웰이 이런 생각을 하는 동안 그의 부하들은 혼비백산하여 모두 검을 뽑아드느라 난리다
분명히 자신들이 철통같이 경계를 하고 있었는데 이 괴이한 수도승이 홀연히 나타나 어느샌가 단장의 손까지 잡고 있는게 아닌가?
퀭한 눈의 수도승은 그런 난리법석에 아랑곳하지않고 그롬웰을 응시한채 말했다.
"힘을 원하는가?"
그롬웰이 비쩍 마른 몰골로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뭔가를 애원하듯 꺼이꺼이 알아듣기도 쉽지않은 쉰소리를 내자 그가 내뱉았다
"그렇다면 힘을 주겠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