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결혼을 축하하며..^^;

혼자하는말2015.10.28
조회468

안녕? 그동안 잘 지냈니?

 

화창해야 할 올해 봄날 즈음에 너와 헤어지고 벌써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

11월은 너의 결혼식이 있는 달이기도 하네

물론 그 옆에 있는 사람이 내가 아닌 다른 남자라는 사실은 지금도 날 힘들게 하지만 ^^;

 

어쨌든 간에 너가 그렇게 하고 싶어했던 결혼

그 사람이 누군지는 모르지만 좋은 사람인거 같아서 참 다행이야!

간간히 들려오는 니 소식들, 그리고 가끔씩 몰래 들어가보던 너의 sns를 보면서 느낀건

분명히 나보다는 좋은 사람인것 같더라고

또 널 많이 아껴주고 사랑해 주는거 같아서 한편으로는 안심이 좀 됐어..

날 떠나고 너가 택한 그 사람이 만약 별볼일 없었다면 더욱 속상했을테니까!

 

지금 생각해보면 우린 참 많이도 다퉜었던거 같아

이런 저런 일들도 많았고 욱하는 성격도 닮아서 서로에게 상처가 될 말들도 많이 했던거 같고..

그 때 당시에는 널 이해 못했던 부분이 더 많았지만,

지금에 와서는 나의 부족했던 부분들을 많이 느끼고 생각하고 있어

무뚝뚝해서 그렇다는 말 안에서 널 많이 외롭게 하고 힘들게 했던거 같아

 

그러면서 우린 아주 갑작스럽게 헤어졌지..

 

난 처음에 너한테 이별 통보를 받고서는 사실 크게 생각하지 않았었어

우리가 만나면서 자주 있어왔던 일들이었고, 그 당시에도 가볍게만 생각했었어

그동안 우리가 헤어지고 만나고를 반복하면서 그렇게 너한테 무감각해져 있었던거야

더 솔직하게 얘기하면 우린 다시 만날줄 알았던거지.. 물론 나만 혼자..ㅋㅋ

 

근데 얼마가 지나지 않아서 너의 sns에 내가 아닌 다른 남자의 사진이 올라왔는데

그 때 내 기분은 정말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였어

뒤통수가 멍해진다는게 그런 느낌이란걸 처음 알았으니깐 ^^;

아무튼 그 때는 정말 온몸에 힘이 풀리고 아무것도 할 수가 없더라

두번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고 기억하기도 싫은 기분이었거든..

물론 겉으로는 안그런척 태연한척 아무렇지 않은척 했지만

부모님이나 친구들이 물어보곤 할때면 내 마음은 너무 아프고 힘들었어

우리가 만난 시간이 길다보니 왠만한 내 주위 사람들은 다 너의 존재를 알고있었고

그럼으로 인해서 지금도 우연히 누굴 만난다던가 연락이 되곤하면 너의 안부를 물어볼만큼

우린 그렇게 오랜시간을 함께 했었으니깐..

 

8년....

 

ㅎㅎ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만났을까 생각될만큼 긴 시간을 너와 보냈어

서로 너무 어릴때, 아무것도 모를때, 철없던 그 시절에 우린 만나서 8년이란 시간을 함께했는데

처음에 너에게 새로운 남자가 생겼다는걸 알았을땐 어떻게 그럴수 있을까 싶더라

그동안에 생각해왔던 모든게 무너져 내리는것 같았고 배신감도 너무 컸으니깐 말야

그러면서 얼마 지나지 않아 알게된 너의 결혼날짜..

가족이라고 생각했던 너가 다른 남자와 결혼한다는 그 말에 처음엔 적응이 안되고

받아들이기가 너무 힘들더라고..

그때의 기분을 글로 표현하기는 너무 어렵지만 한가지 확실한건

이 세상에 있는 모든 나쁘고 추악하고 흉한말을 갖다 붙여도 모자랄거 같긴해 ㅋㅋ

 

물론 지금은 많이 괜찮아졌어..^^

이번 추석에 친척들이 모여서 얘기를 하다가 어르신들이 너 얘길 물어보는데

웃으면서 너 얘길 하는 날 보니깐 확실히 예전보단 많이 나아진거 같아

시간이 약이라는 말 그거 하나 믿으면서 지내왔는데 맞는거 같기도 하고 아닌거 같기도 하고..ㅋㅋ

 

그동안 나도 소개팅이란것도 해보고

이 사람 저 사람 만나보고 널 잊으려고 나름대로 노력도 많이 했어

그렇지만 내 못난 성격이 어디 가겠니 ㅋㅋ

까다롭기도 까다롭고 성격도 지랄같아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도 힘들고,

또 그만큼 만나면서 알아가고 싶은 사람도 없고 그렇더라

지금 당장은 누구를 만나도 힘들거 같고, 사실 만나고 싶은 생각도 별로 안들고..

솔직하게 얘기하면 그냥 오늘 자고 일어났으면 한 2년이 지나있으면 좋겠어

그럼 지금보다 더 편한 마음상태가 될거 같아서 ㅎㅎ

 

너한테 가장 미안한거 하나가 있어

8년이라는 시간을 만나면서 난 너한테 편지한통을 써준적이 없는거 같더라..

넌 항상 농담반 진담반으로 나에게 손편지를 써달라고 했던거 같은데,

나는 왜 그 긴 시간동안 널 만나면서 한번도 편지를 쓰지 않았던 걸까..?

정말 별거 아닌데 난 이상하게 이게 너무 가슴이 아프더라고

 

너는 매년 내 생일이나 우리 기념일,

내가 출장을 갈때,

하다못해 2박3일 예비군 훈련을 갔을때도 간간히 편지를 써주곤 했었는데

난 왜 너한테 받기만 한건지 참 너무 미안하더라

나 진짜 글씨도 되게 잘쓰는데 말이야 ㅋㅋ

 

너랑 헤어지고 난 뒤에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나오는 너가 준 편지들을 읽을때마다

혼자 얼마나 가슴이 저렸는지..

차에서, 우리 본집에서, 지금 내가 사는 집에서, 출장갈때 들었던 가방에서, 사무실에서..

정말 여기저기 뜬금없이 많이 나왔는데 그때마다 읽고 슬퍼하고 바로 다 버렸었거든

다 버렸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또 나오더라..

예전에 차를 바꾸면서 전에 타던차에 있던 짐들을 한곳에 모아뒀었거든 가방에다가

오늘 집 정리를 하다 보니깐 그게 나와서 정리하던 도중에 2개가 있더라고

하나는 내 20대 마지막 생일날 준 편지, 또 하나는 나 예비군 훈련 갔을때 편지..

읽다보니 또 과거에 젖어서 한참을 멍때리고 있다가 언능 정신차리고 다시 버렸어 

 

참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 헤어지고 넌 날 이렇게 아프고 힘들게 하려고 그렇게 편지를 줬나 싶기도 하고

난 왜 너한테 단 한번도 편지를 써주지 않아서

우연히라도 너가 날 한번쯤 생각할수 있는 그런 기회조차 만들지 못했나 후회도 된다 ㅋㅋ

 

아무튼 별거 아닌데 난 이상하게 이게 제일 미안하더라

 

그리고 너한테 가장 고마웠던건

나의 다른 부분이 아닌 그냥 나라는 사람을 좋아해 주었다는 점.

그리고 변함없이 옆에서 보여줬던 너의 그 믿음.

이 부분은 내가 죽을때까지도 잊지 못할 거야

 

내가 일도 안하고 한참을 아무런 생각없이 지낼 때도,

친구들과의 일로 속상해하고 힘들어 할 때도

넌 내 옆에서 항상 응원해주고 힘이 되어 줬어

순수하게 그냥 나라는 사람만 바라봐준 너의 그 예쁜 마음 잊지 않을게

좋은일이 있으면 나보다 더 좋아해주고

속상한일이 있으면 마냥 너 일 처럼 같이 속상해해주던 그 마음 말야

 

그리고 나도 정신차리고 똑바로 살아야 할 거 같아.

그게 너한테 할 수 있는 내 마지막 선물이 될거 같아서.

 

혹시나 우연히라도 널 지나가다 마주치게 된다면 아마도 난 널 쳐다보지도 못할거야

그래도 내 진심은 너가 앞으로 정말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어!

아프지 않고, 오래오래 건강하게 너의 남편이랑도 다투지 말고 화목하게 말야!

시간이 지나서 너의 소식을 들었을때 좋은 소식만 내가 들을수 있었으면 좋겠다!

 

고마웠고, 또 고마웠어. 결혼 축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