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읽었으면 좋겠어.

ㅋㅋㅋ2015.11.03
조회569

진심[眞心]

명사

1. 거짓이 없는 참된 마음. [비슷한 말] 실심(實心).

2. <불교> [같은 말] 심성(心性) (참되고 변하지 않는 마음의 본체(本體)).

 

너를 생각하며 진심이란 단어를 떠올리는 것.

이젠, 그 자체가 지겹다.

 

진심.

진심.

진심.

혹은 거짓을 빙자한 진심.

 

그 사이를 헤매며 너와의 끈을 놓지 못했던 내가 참 바보같아.

 

사랑과 운명을 이어준다는 빨간 실.

과연 우리 사이에 빨간 실이 존재하긴 했었던 걸까?

 

「고작 그 1%때문에 흔들리는 것 자체가 미련스러웠다.

99%가 거짓인 것을 알면서도 흔들리고 싶었던 내가 멍청했다,」

 

희미하게 보이는 1%마저 거짓이 아닐까 매 순간 혼란스러워도,

99%거짓이 너희 집 앞, 그 나무보다 크게 느껴져도,

너에겐 바람에 흩날리는 벚꽃만큼이나 가벼웠을 순간의 진심을 바라는 게 그리고 잘못됐던 걸까.

아니면 그냥 네가 못됐던 걸까.

 

믿음이란 종잇장과 같아서 한 번 구겨지면 다신 완벽해지지 않는대.

넌 처음 나에게 온 순간부터 구겨진 상태였는데,

그걸 알면서도 네 손을 잡은 내가 잘못됐던 거겠지.

 

오랜 만남, 그건 바라지도 않았어.

그저 나에 대한 네 마음이 잠시나마 진심이길 바랐을 뿐이야.

 

네가 내게 진심이라고 말하던 순간,

그 순간은 꿈만 같았어.

그런데 역시 쓴웃음 감출 수 없더라.

네 진심이 향한 사람은 따로 있었을 테니까.

그러니 내게 말한 진심이 참된 말이어도 소용 없을 테니까.

 

너무나 당연하게도 너와 그 애가 다시 만난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고 난 자꾸 나를 꾸짖어.

"알고 있었잖아,"

"예상하고 있었잖아."

 

그래.

난 이미 헤어짐을 예상헸으며 감당할 수 있길 기도하며 바라왔어.

이별후 슬픔에, 고독에, 허탈함에 빠져 허덕이지 않으려 모든 상황을 그리며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헌신했어.

"괜찮다."고 수도 없이 날 세뇌했어.

그런데 그 예상이 생각보다 빨리 온 거야.

난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이대로 떠나면 무너질 거 같은데.

넌 가차 없이 가벼렸지.

 

모두가 손 세레 치며 말리던 너와의 만남.

그 잘못된 만남을 유지하려 애쓰던 건 나야.

그러니까, 그 누구도 탓하지 말 것.

행여나 네가 혹은 그 여자가 미워 지려 하면 그 마음을 꾹꾹 눌러담을 것.

내가 처한 이 상황을 자연의 순리인 듯 흘려 보낼 것.

다짐하고 또 다짐해.

 

미워하지 않아.

나는 결코 너를 미워하지 않아.

 

나는 결코 너를 미워할 수 없어.

 

이 슬픔의 이유가 너라서 아프지만,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말에 조금은 공감하는 나이기에 꿋꿋하게 버티려는 노력을 하곤 해.

 

아직은 많이 보고 싶은 너라 가끔은 다잡은 마음이 무너지려 할 때도 있어.

그러나 네가 다시 돌아오길 바란진 않아.

오히려 보이지 않기를 바라.

네가 오면 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려갈 것을 알기에..

 

이제 막 무뎌진 상처에 상처의 새순이 다시금 돋아날 때면,

혹은 정체 모를 우울함을 네게서 찾으려 할 때면 두 눈을 꼭 감은채 '절대 오지 않아.'라고 생각 해.

 

그리고 또 생각해.

사서 고생하지 말자고.

바보 같은 짓, 이젠 하지 말자고.

 

함께 갔던 그곳에 발을 디딜 때 너를 떠올린다거나,

내 옆의 이 사람을 너와 비교한거나 하는 청승은 떨지 않아.

그렇지만 여전히 힘겹다.

그렇지만 여전히 씁쓸하다.

그렇지만 여전히..

그렇지만 여전히.. 여전히.. 여전히..

아프다.

 

습관 참 무섭다.

분면 그 밤이 지나고 나면 네가 아무렇지 않아질 거라 자부했는데 말이야.

난 또 습관처럼, 버릇처럼 널 찾고 있어.

 

여러 차례 고개를 저어봐도 네 노래에 그리고 향기에 또 목소리에 그때의 기억에, 추억에 반응 하는 나야.

 

있지, 지금 내 옆의 이 사람이 너와 나, 우리를 뛰어넘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어.

쉽사리 넘을 수 없는 걸 알기 때문일까, 자꾸만 너와의 기억을 더듬게 돼.

하나하나 더듬다 보면 함께한 시간을 꼭 쥐고 아등바등 애쓰는 날 발견해.

그래서 또 아프고, 그래서 또 망연자실해.

 

작년 이맘 때,

우린 웃고 있었지.

맞아.

우린 웃고 있었어.

이주 밝게 말이야.

그러나 그건 오래가지 못했고 끝을 말하는 네 뒤에서 난 주저앉았어.

그래, 그땐 그랬지.

너하면 그 여자를 너무나도 쉽게 연상시키는 많은 이들의 동정을 받으며 그 사실을 인정하고 또 인정하려 힘썼지.

생생해.

 

역시나 내가 생각하는 기억의 끝은 이렇네.

 

그냥 이대로 남아주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이대로만.

오지도, 가지도 말고 지금 이대로 있어줘.

 

욕심내지 않을게.

너도 흔들지 말아 주라.

 

다시 정신 차릴 수 있게, 다시 내 자리로 돌아올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