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생각나는 그 아이

문득2015.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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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관련된 이야기는 아닌데, 문득 생각나는 아이가 있어요.
저는 대구에서 태어나 중학생때 전학을 갔죠.
어릴때 유치원, 초등학교를 같이 다녔던 남자아이 한명이 있었어요.
10년도 지나 이름은 잘 기억나지않아요. 그렇게 친하진 않았거든요.
그 아이는 우리집 골목 바로 옆 작은 구멍가게에서 할머니, 어머니와 함께 살았죠.
그런데 그친구가 5학년때쯤? 부터 보이지 않더라구요.
백혈병이라는 병때문에 병원에서 지낸다는 소식만 동네 아줌마들에게 들었죠.
그러던 어느날 평소처럼 골목에서 엄마와 배드민턴을 치는데 그아이가 휠체어를 타고 어머니와 동네를 나왔더라구요.
병때문인지 치료때문인지 살이 많이 쪘더라구요.
저는 반가운 마음에 그아이에게 잘지냈냐는 말을 걸었고 그아이는 어색한지 모자를 만지며 대답해주더라구요.
그아이는 그날부터 쭉 제가 엄마와 배드민턴을 칠때마다 휠체어를 타고 나와 점수도 세주고, 저와 이야기도 하며 저녁시간마다 함께했죠.
그러던 중 저는 중학교에 입학하고 1학년 여름방학때 아버지 일때문에 멀리 이사를 가게되었어요.
대구에서의 마지막날 저녁 구멍가게를 찾아가 인사를 했어요.
친구와 친구 어머니도 많이 아쉬워하시더라구요.
다행히 몸이 많이 좋아졌다는 말을 듣고 저는 마지막 인사를 하고 이사를 갔어요.
그리고 두달 뒤 제가 살던 동네를 찾아갔는데,
그 친구가 제가 이사를 가고 한달 뒤 하늘나라로 갔다는 말을 전해들었어요.
구멍가게를 찾아갔더니 아무도 살지 않더라구요.
10년이 지난 일인데, 가끔 그친구가 보고싶고 생각나요.
하늘에서는 아프지 않은지, 잘지내는지
1년동안 매일 저녁마다 나와 말동무를 해주었던 친구야, 많이 고마웠어. 잘 지내지? 너도 나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이야기 들어주셔서 감사해요.
아 그리고 유치원때 함께 찍은 사진이 한장 있더라구요.
너무 반가워 다이어리에 넣어뒀네요.
오늘 갑자기 그친구가 생각나고 보고싶어서 주저리주저리 써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