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의 연애와 헷갈림...

OoOo2015.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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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을 담아서 소중한 댓글 적어주신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다.

조회수가 점점 올라가면서 좀 무서운("?) 기분도 들었지만

남겨주신 댓글들 읽으면서 남자친구의 소중함을 많이 느꼈습니다.

기간에 연연하지 않고 앞으로도 예쁘게 만나보려구요. 

사실 주말에 남친 얼굴 보는데 눈물 참느라 혼났네요.. 내가 상처를 줄 뻔했구나. 후회할 뻔했구나 하구요.

저와 같은 고민 하시는 분들.. 혼자 머리 싸매지 마시고 꼭 만나서 이야기 나눠보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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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글 올리는 게 처음이라 어색한데 많이 이해해주세요.

 

저희는 20대 중반 2살 터울 커플입니다.

대학CC로 만나 지금까지 5년의 연애를 했네요.

저는 연애 경험은 많지 않지만 원래 좀 장기 연애를 하는 스타일이에요.

 

지난 연애도 지금과 똑같은 방식으로 제 스스로 마무리를 하게 되었는데

결국은 또 이런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 상냥한 말투로 따뜻하게 말해주는 것에 반해서 호감을 느껴 계속 지켜보게 되었고

요즘 흔히 말하는 ‘썸’이라는 과정을 거쳐 사귀게 됐습니다.

남자친구가 저를 먼저 좋아했었다고 하던데 마침 어떻게 마음이 잘 통하게 되어 연인사이가 됐어요.

 

이 사람과 저는 취미도 같고 좋아하는 것도 비슷하고

앞으로 살아가야 할 방향, 꿈꾸는 것도 제법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사고방식의 차이는 어느 정도 있지만 서로 다름을 인정할 줄 알고 이해해주는 모습에

저도 그동안 참 많은 것을 배우며 남자친구를 만나왔어요.

 

사실 예전부터 결혼을 한다면 이 사람이다. 이 사람이라면 나의 부족함을 다 이해해 줄 것 같고 오랜 기간을 저와 함께 보내왔기에 제 부끄러운 모습까지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어서 좋을 것 같다 생각을 했었지만 한편으로는 이렇게 좋은 사람을 (서로 여건이 허락될 수 없는) 너무 이른 시기에 만나버린 것은 아닌가 생각을 했었어요. 사실 지금도 남자친구의 사정으로 결혼이라는 지점에 골인하려면 아직 2년 정도는 더 만나야 할 것 같아요.

 

여기부터 제 고민이 시작이에요.. 2년을 더 만나면 총 연애기간이 7년인데

장기연애 끝 결혼하신 많은 분들이 기간은 중요치 않다. 우린 오래 만났지만 결혼해서 새로운 감정으로 잘 산다고 하시던데 전 잘 모르겠어요.

 

이미 ‘익숙해짐’이 시작된 지는 오래고, 어떨 때는 방학 시간표의 계획 한 부분을 지키듯이 데이트를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사실 제가 깊은 스킨쉽을 많이 좋아하지 않기에 연애 초기에 이런 부분이 많이 힘들었었고, 남자친구로부터 '너를 만나는 게 정말 잘 맞는 동성친구를 만나는 것 같다'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아 요즘은 제가 맞춰주고 있습니다. 결국 이쪽 문제라는 게 절충하기 어렵고 한쪽이 어느 정도 맞춰줘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요.

그런데 이렇게 문제를 잘 극복했는데 요즘은 오히려 제쪽에서 남자친구가 이성으로 느껴지지 않는 것 같아요. 너무 가족같고.. 메신저로 사랑한다는 말을 적으면서도 어.. 이거 뭐지 하는 듯한 벙찌는 느낌이 들구요.

너무 오래 만나다 보니 익숙해져서 설레는 마음이 예전 같지 않은가보다. 받아들이자. 생각을 하면서도 ‘아.. 그러면 이런 마음으로 결혼까지 또 몇 년을 만나고, 결혼을 하게 된다면 이렇게 평생을 살아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결혼을 한다면 내가 아내로서 이 사람을 평생 책임져야 하는데 사실 그것도 자신이 없기도 하구요.

 

만날 때는 정말 즐거워요. 나와 말이 통하는 사람이고 관심사도 취향도 비슷하고, 인간성도 정말 좋고 그래서 이 사람하고 헤어진다면 다른 사람을 만나기는 정말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렇게 날 상냥하게 아껴주는 사람이 또 있을까 싶어요.

 

정말 사랑한다는 확신이 있어서가 아니라 이 사람하고 헤어지면 이만큼 내 사정 봐주고 잘해주는 사람을 만나지 못할까봐 미적지근한데 계속 놓아주지 못하고 만나는 제가 정말 나쁜 것 같아요.

 

저희는 막 피 튀기게 싸우거나 잦은 싸움이 있던 커플은 아니에요. 싸움이라기보다 일방적으로 한사람이 실수하면 서로 잘 타일러서 계속하는 식으로 만나왔거든요. 그래서 크게 헤어짐이라는 걸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남친의 개인적 사정 때문에 정말 큰 위기가 왔었을 때 제가 붙잡았거든요. 주변 환경은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는 거라고. 그런데 제 마음이 자꾸 이러니 저도 저를 모르겠고 정말 속상하고 헷갈리고.. 이게 정인지 사랑인지 모르겠어요.

 

저는 이런 생각이 들면 속앓이로 끙끙 매다가 혼자 결론 내려버리고 정리하는 스타일이라 누군가의 의견을 듣고 신중하게 더 깊이 고민해보고 싶어서 인생 선배님들 조언을 듣고자 글 올립니다.

 

이게 연애 시뮬레이션이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A B중에 선택지를 골라서 뭐가 더 좋은지 결과를 보고 리셋해서 최선의 선택을 내릴 수 있으면 정말 좋겠어요. 연애를 이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는 저 정말 이기적이고 나빴죠ㅠㅠ

 

누가 저한테 조언을 주시거나 혼내주시거나 눈물 찔끔 나게좀 해주세요.. 혹은 저같은 경험으로 헤어져 보시거나 위기를 극복해 보신 분 경험담이라도 부탁드립니다.

헤어지면 너무 큰 실수를 하는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