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헤어진 진짜 이유

BY2015.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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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두 사람이 헤어진 이유?

<우린 서로의 존재조차 모르는 사이였다. 각자의 사회화된 생활양식을 통해서 보고 듣고 배우며 성장했다. 그렇게 전혀 다른 삶을 산 우리에게서 호감이 생길만한 교집합 영역을 발견하거나 만들게 되고 우린 연인이 되었다. 사귀자마자 상대의 만족을 위해 애쓰는 우리의 이별시점은 요원해 보인다. 꽤 긴 시간 동안 우린 많은 것을 공유했다. 그렇게 항상 새로운 것 투성이던 우리에게,, 점점 익숙한 것이 되어가고 이제는 일상이 되었다. 어느덧 나보다 널 더 많이 알게 되는 지경에 이른다. 그렇게 서로에게 너무 헌신해서 일까? 조금씩 불만과 불평이라는 균열이 생긴다. 상대방이 뭘 싫어하는지도 잘 알기 때문에 가끔 화가 나면 그 사람이 제일 싫어하는 것을 써본다. 그래도 그 사람이 날 사랑해줬으면 싶다. 그런데 넌 날 이해하지 못하고 나도 그런 널 이해하기 싫다. 조금만 짜증나도 너의 모습, 태도, 눈빛, 말투 다 싫다. 그렇게 우린 결국 이별하고 말았다.>

 

 2. 사람이 변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권태기, 권태감 등 연인사이라면 한번쯤 경험해봤을 것이다. 이는 이별의 결과를 양산하는 대표적인 놈이다. 권태는 말 그대로 게으름, 싫증인데 연인관계에서는 전반적으로 “사랑이 식었다, 사랑 혹은 사람이 변했다”로 대변된다. 『사랑의 유통기한,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잊지 말자』등 연인사이의 권태와 관련된 어록이 많다.

 

  그렇다면 왜 권태가 오는 것일까? 권태의 원인에 관한 일반적인 통설은 “사람이 변했다”라는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이 통설에 반론을 제기한다. 그 사람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권태가 왔고 그 권태가 이별을 낳는다. 그는 당신에게 ‘변하지’ 않았다. 권태로 이별을 겪은 사람들의 대부분은 “사람이 변했다”라는 논리로 변한 상대를 붙잡기 위해 본인을 버리며 애를 태운다. 혹은 “왜 그 사람이 변했을까? 나에게 이렇게 잘했는데,,,”라며 변하지 않을 상대를 꿈꾼다.

 

 우선 두 가지 대전제를 약속하고 가자.

   첫째, '사랑’은 변하지 않는다. (사람이 아닌 사랑)

   두 번째, 인간은 사회화 및 성장하는 존재다.

 

  혹시 본 사연이 구구절절 쓸데없이 길었는가?

우리의 만남과 헤어짐의 과정은 이것보다 훨씬 더 길다.

책 한권도 쓸 수 있는 두 사람의 관계를 필자는 이 정도밖에 못 줄이겠다.

 

  여하튼, 두 사람이 헤어진 것은 서로에게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종의 관성의 법칙이다. 상대의 외모, 성격, 느낌(?) 등 몇 가지 요인에 의해 꽂혀 이전의 내가 아닌 상대방이 원하는 사람으로 변하기로 다짐했다. 그래서 평소엔 하지 않던 것들(언행, 선물 등)이 상대에게 나왔다. 내 본모습을 다 보여주면 나 같아도 만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심리학자 융이 주장한 페르소나와 같다. 어느정도 상대방을 위한 가면은 필연적이다. 이렇게 변하기로 마음먹은 내가 오래 만나다보니 가면이 벗겨지면서 예전의 나로 조금씩 회귀한다. 상대방이 이런 나도 좋아해줄 것이라 기대를 해본다. 그런데 상대의 모습에 맘에 안드는 구석이 많아진다. 변했던 초반에는 배려하고 이해했지만 이젠 참기 힘들어진다. 싸우고 풀고를 반복해간다. 늘리더라도 다시 돌오로곤 했던 짱짱한 스프링이 어느샌가 느슨해짐을 느낀다. 싸움은 더 쉽게 생기고 풀기보단 그냥 넘기게 된다. 이런 반복이 지겹도록 계속되고 결국 우리는 헤어졌다.

 

  처음에 상대를 위해 변했던 내 자신이 변하지 않았던 이전의 상태로 돌아와 버렸다. 대화와 타협, 조율은 없다. 난 감지한다. 다시는 예전처럼 못 돌아간다는 것을.. 날 위해서 내가 싫어하는 것을 너가 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없다. 왜냐하면 넌 날 위해서 변할 수 없다는 걸 알기에.. 그리고  나도 너가 원하는 모습으로 변할 자신이 없기 때문에..

 

  "결국 우린 어쩌면 변하지 않을 사람을 찾는 것이 아니라

 

날 위해서 기꺼이 변해줄 사람,

혹은 고집스런 내 모습을 내가 잘 알지만

이런 내가 기꺼이 변할 만큼

좋은 사람을 찾고 있는지도 모른다."

 

 3. 두 사람의 독백

 

  처음에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너도 좋아해서 행복했다. 그런데 더 행복했던 것은

손편지 써본 적도 없고 안 좋아했던 너가 나에게 써줄 때였다.

바로 넌 좋아하지 않았지만 날 위해서 해주는 것이었다.

 

그렇게 내가 좋아하는 것을 위해서 기꺼이 변해준 너가

이젠 변하지 않는다.

이제 너는 내가 좋아하는 것보다

내가 싫어하는 것을 한다.

 

사실 안다.

나도 널 위해서 변하기로 다짐했던

첫사랑이 변했다는 것을

무슨 이유 때문인지 예전처럼 온전히 널 위해서 변해지지 않는다.

변한 나를 유지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을 느낀다.

 

날 위해서 변하지 않은 너

널 위해서 변할 수 없는 나

 

그렇게 변하지 않아서

너와 난

이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