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9.13 ,

미대생2015.11.18
조회422
나는 지금 오빠랑 헤어진지 두달이넘었어.
오빠가 혹시라도 이 글을 봤으면 하고
삼수에 성공한 필력으로 적어봐.
아마 , 볼 일은 없겠지만...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난 좋았고
그 땐 왜 그랬고, 왜 그랬어야만 했고
오빠가 꼭 나에게 헤어짐을 얘기했어야 했는지
궁금한게 한두가지가 아니야.
오빠가 헤어지자고 한 날.
아침인사를 보내고 30분뒤 장문으로 달랑 카톡을 보냈지. 난 오빠가 주말에 알바가는 날 매일 30분 씩 일찍 일어나서 카톡으로라도 오늘도 손조심하고 밥 챙겨먹으라며 배웅을 했지.
그 날도 똑같았어.
오빠가 아는 나는 잠이 많아서 알람없이는 못 일어나는 아이로 알고있었겠지만 사실 아니야.
나는 오빠를 만난 후로 정말 이런게 사랑이구나 하며 사소함에 하루하루가 너무 설레서 나 스스로 일어나길 반복했지.
대체 아침인사 30분 후 전화도 아닌 메세지로 헤어지자고 하는데 어느여자가 맨 정신으로 자기 할일 하며 지낼 수 있을까. 난 헤어진지 두달이 넘어가는데도 정말 내가 이상한건가 해.
오빠는 오빠의 할 일도 힘든데 오빠 스스로도 케어 못하는데 옆에있는 나까지 못 챙겨줘야 한다며 나를 한창 이뻐해줘야 할 때인데 자기는 그럴 수 없을거 같다며 헤어지자했어.

그래. 오빠는 제대한지 얼마 안되서 나를 만났고 2학기 개강 후에 많은 학업량과 과제로 힘들어했지. 오빠는 또 복학생이고 재수해서 입학했으니까 학교가 값지고 어깨가 무거웠겠지.
나는 오빠가 군대가기 전에 학사경고 받은줄도 몰랐어. 그 정도로 학업에 부담을 가진것도 오빠 친구한테 학사경고가 있었다고 한 날 알았고.

헤어진 날, 나는 일어나자마자 오빠의 카톡을 보고 아무것도 할 수없이 울기만 엄청 울고 식사는 커녕 화장도 제대로 못하고 알바하러갔어.
내 친구들에게 헤어졌다고 오빠 친구들에게 혹시 오빠 요새 힘든 일 있었냐고 물어보고 다니기 급급한 나를 보며 주위 분들은 내가 안쓰러운지 오빠를 붙잡으라 했어.

월요일 밤에 난 알바를 마치고 무작정 오빠 집에 찾아갔지. 오빠는 안나올거라고 하면서 결국 나왔어. 나를 찼으면 아니 적어도 나에게 헤어지자고 한 사람이 왜 오빠를 붙잡으며 엉엉 우는 날보며 매서운 눈도 아닌 왜 눈시울이 붉어졌던거야? 차라리 내가 잘못봤으면 해. 오빠는 날 보며 아무말도 안하고 날 한없이 쳐다보기만했어. 거짓말이라도 오빠가 날 찼으니 난 너가 싫어. 너가 재미없어졌어.라는 말 많잖아 그런말이라도 했어야지.
오빠는 아무말도 없이 그저 내가 묻는말에
"응."
"그니까 집에 가." 라는 말만 반복했어.
그 날 정말 동네에서 주저앉아 엉엉 우는데 집에 어떻게 도착했는지도 몰라.
오빠는 그렇게 먼저 간 뒤 오빠 친구한테 나 집에 잘 들어갔나 봐달라며 연락을 했었지.
정말 비겁하다는 생각밖에 안들어.

희한하게 오빠를 만나면서 오빠는 지금 내 남자친구인데도 불구하고 내 남자친구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내가 연애경험이 많으면 많다 하는 나에게 그런 기분을 들게 하는 사람은 오빠가 처음이였으니까.


지금 11월 중순을 보내고 있는 나에게
오빠랑 헤어진지 두달이 지난 나에게
오빠를 붙잡은 9월 10월.
지금 내가 쓴 글처럼
정확히 또박또박 말했더라면
우리가 지금 다시 만나고 있었을까.

오빠 . 그리고 오빠한테 저번에 지원한다는
대학교. 무사히 올 패스했어. 다 합격했어.
오빠도 내가 합격했다고 방방뛰는 날 봤으면
정말 누구보다도 기뻐했을 오빠인데.
잘했다고 대학교가서 한눈팔면 안된다고
누구보다 잔소리해줬을 오빠인데..

난 아마 올해는 아무도 못만나며
내 할일 하며 열심히 학교 준비 하고있을거야.
아니 누군가가 다가와도
오빠처럼 돌아설까봐 못만나는걸거야.

오빠가 조금만 더 솔직했더라면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 알아들었어. 헤어지자" 라고 얘기해줬을텐데. 오빠만 알겠지 오빠 친구들도 아닌. 오빠만 알겠지.

알바끝나고 밥먹다가 이렇게 긴글을 쓰며
울고 있다니. 진짜 주책이야...
오빠. 잘지내고
잘지내.. 그냥 잘지내줘.
오빠를 좋아해서 너무나도 좋았고 너무나도 행복했어. 시간을 돌려 오빠랑 만나기 전으로 돌아간다해도 난 오빠를 만날거야. 헤어지는 날까지 오빠한테 더 많이 좋아한다고 사랑한다고 뽀뽀해주며 말했을거야.

나와 사귀며 했던 모든 것들이 처음인 오빠가
나를 못잊었으면 해.
진짜 고마웠어..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