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엄마와 새엄마, 결혼식에 누굴 초대해야 할까요

두어머니2015.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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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이십대 후반, 내년 봄에 결혼하고 싶은 여자입니다. 긴 글이 될것 같네요.


결혼준비 하면서 이것저것 고민할 거리가 산더미지만 가장 큰 고민은 저의 엄마들입니다.


저희 친부모님은 제가 중학생때 이혼하셨어요.
그냥 합의해서 성격차이로 결혼하신게 아니라 아주 안좋게 헤어지셨어요.
사실... 아빠가 바람을 피웠어요. 지금 새엄마랑요.
저희 친엄마가 니네 아빠 바람핀다고 저한테 아빠욕을 하셨고,
저희 아빠는 그 당시에 니네 엄마가 돌았다고 마구 받아치셨구요..
그 당시에 저는 초등학교 6학년이었고... 그 모든 상황이 무섭고, 또 너무 무서워서 피하기만 했어요.
심지어는 두분이 폭력까지 쓰신적도 한번 있었구요.
물론 두분다 저는 외동딸이라고 이뻐하셨고
그냥 두분이서 서로서로 마주칠때마다 욕하시고... 저는 같은 집에 살다보니 그 이야기를 들을수 밖에 없었구요.
아무튼 제가 중학교 가서도 계속 싸우시고 별거하시다가 결국 이혼하셨어요.

그 당시에 친엄마가 너무 스트레스 받으셔서 우울증이 심하게 왔는데...
그걸 풀어줄 사람이 저밖에 없으셨나봐요.
저한테 아빠욕을 많이 하셨고 쌍욕도 쓰시고 심지어는 부부관계까지 말씀하셔서...
저는 울면서 그런 얘기 하지 말라고 하고... 저도 스트레스 많이 받았었죠.

어느날 두분이 저 앉혀놓고 엄마랑 아빠 선택하라고 했을때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는 느낌이었구요.
전 울면서 한분을 고르지 못했는데 여차저차하다가 결국 아빠가 절 맡게 되셨어요.

이혼하시고 두달 정도는 저랑 아빠랑만 같이 살았는데 아버지도 딸 케어하면서 힘드셨는지 새엄마를 데려오겠다셨어요.
전 진짜 아버지가 미친줄 알았어요. 어떻게 바람난 여자를 우리집에 데려오냐고 하면서 엉엉 울었는데...
아빠는 그냥 새엄마를 집에 데려왔어요.
어느날 학교 끝나고 집에 왔더니 설거지를 하는 어느 여자 뒷모습이 보여서 방문 잠그고 몇시간을 안나왔어요.
그렇게 새엄마가 덜컥 생기게 됐었어요.

친엄마랑 살았으면 되지 않았겠냐고 하실수도 있으실텐데.. 사실 그건 불가능이었어요.
저희 친엄마는 우울증이 너무 심해져서... 저한테도 전화해서 이 ㅁㅊㄴ이 아빠랑 잘 사나 보자고 욕하시고..
그 ㄱㄹ같은 ㄴ하고 같이 사니까 그리 좋냐,
니가 더 적극적으로 이혼을 말렸어야 했었다고 너때문에 이혼했다고..ㅆㅂㄴ아.
내가 이따위 취급 받으려고 널 아파 낳았냐고 그러시는데...
우울증 초기엔 자기한탄, 아빠욕 하시다가 나중엔 점점 저한테 욕이 날아와서 너무 힘들었어요.

진짜 그 당시엔 집에도 들어가기 싫고 친엄마도 못 찾아가고 너무 힘들었어요.
나를 키워주고 사랑해주시고 이세상 전부였던 두분의 막장을 봤달까요?
그렇게 비뚤어져가고 밖으로 나돌아 다닐때 절 케어해주신 분은 친부모님이 아니라 새엄마였어요.
동화책에 나오는 계모의 정 반대 개념이라까요?
마음을 안 주려고 억지로 아줌마라고 불러도 언제나 웃으면서 힘들었지? 이리와. 너 좋아하는 계란찜 해놨어 하시는데...
5년정도 반항하다가 수능 칠 즈음에 너무 힘들시기에 짜증내고 불평해도 받아주셔서 수능치고 언제부턴가 엄마라고 부르기 시작했어요.

저희 친아빠는 그동안 이혼하고 바람핀 사실에 대해서 저한테 엄청 미안해하셨고...
열심히 일하셔서 제가 원하는 어학연수와 학비같은거 다 내주시고
아직도 술마시고 들어오시면 미안하다고 나도 그땐 힘들었다고...
다른 사람도 아니고 우리 귀한 딸한테 그런 모습 보여줘서 미안하다고...
하지만 친엄마랑 나는 너무 안 맞았고 어쩔수 없었다고 계속 미안하다고 하세요.

저희 친엄마는 우울증을 심하게 3년정도 앓으셨고 자살시도도 하셔서 제가 응급실에 간적도 있었어요.
하지만 나아지시고 부터는 저한테 아빠욕이나 새엄마욕은 안하시고..
절에 다니시면서 마음의 평화를 찾았다고... 반성하고 있고 어린애한테, 우리딸한테 그런 내가 한심스럽다고 하셨어요.
지금도 이주에 한번은 친엄마랑 쇼핑도 다니고 카톡으로도 하루에 수십번 연락을 하는...
부모님 이혼하시기 전 모녀사이로 돌아왔어요.


정말 힘든시간이 있었고 하필이면 이 모든 일들이 있던 시기가 사춘기때라 참 힘들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세분 모두와 잘 지내고 있고 저에게 모두 다 따뜻하게 대해주세요.
친아빠와 새엄마는 제가 친엄마 만나는걸 알고 계시고 서포트도 해주시구요.
저희 친엄마도 십년이 넘게 제가 그집에서 같이 산다는것도 알고 계시고 불편한티 안내십니다.
하지만 너무 안좋게 헤어지셔서 절대 서로의 안부라던가 얘기는 하지 않습니다.
새엄마는 가끔 친엄마 얘기 물어보는데 제가 불편해서 그냥 잘 계신다고만 하구요.





다시 현재로 돌아와서,
결혼식을 할때 부모님을 불러야 하는데...
친부모님을 한자리에 부르기 참 어려울것 같아요.
물론 십오년즈음이 지난 일이지만 그래도 세분이 얼굴 보게 하면 다 너무 불편할것 같아요.
그렇다고 친아빠랑 새엄마만 결혼식에 초대할수도, 친엄마만 초대할수도 없고...

너무 힘드네요.
제 남자친구는 세분다 모시는게 맞지 않냐고.. 시댁에서도 세분 다 부르는게 맞다고 하시네요.
(이혼가정이라고 꼬투리 잡고 깎아내릴수도 있으신데 따뜻하게 고민상담해주시는 멋진 시댁식구들입니다ㅠㅠ)
하지만 혼주석에 세분 앉으시라고 하기도 힘들고... 한분을 빼놓기도 그렇고...
새엄마는 그래도 내가 너를 15년을 키웠으니 (또는 친엄마보더 더 오래 키웠으니)
내가 당연히 혼주석에 앉겠지.. 하시는것 같고,
친엄마는 하나뿐인 외동딸 결혼식에 당연히 내가 엄마니까 가야지 하시고..

저는 어떻하면 좋을까요?
아무래도 세분을 다 같이 불러야 할것 같은데..
혼주석은 어떻게 할것이며..
이제야 겨우 모든게 좋아졌는데, 얼굴이라도 붉히실까 예전처럼 싸우시면 어떻할까 걱정입니다.
아니면 결혼식 자체를 안해야 할까요...ㅠ
조언 부탁드립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