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후 혼인신고. 다들 쿨하신가요..

글쓴이2015.11.23
조회23,224

남편과 같이 보겠습니다.

 

나이는 30대후반 40대초반, 결혼한지 13개월 됐습니다.

딱 지금 상황만 말씀드리겠습니다.

 

남편과 신혼초부터 많이 싸웠습니다.

 

결혼 후 한 두달 지나 마음가짐도 달라지고 좀 더 노력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혼인신고를 제안했습니다.

 

처음에는 결혼전 살아보고 한다지 않았냐라고 하더군요.

결혼전 요즘은 1년정도 살아보고 한다더라 웃으며 지나가듯 얘기한 적이 있긴 합니다.

그때야 잘하라는 뜻으로 별 생각없이 한 얘기였죠.

어쨌든 농담이든 뭐든 오해를 했을수도 있겠구나 싶어서 여기까지는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얘기를 꺼냈을 때는 혼인신고 해봤자 나중에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여자만 손해라며 저를 생각해주는 척하며 애가 생기면 할 생각이라더군요.

그 때부터 마음이 많이 안좋았습니다.

 

세 번째 네 번째 얘기를 꺼내며 너랑나랑 툭하면 싸우고 언제 헤어질지도 모르는데 솔직히 그렇다 등등 맘아픈 얘기를 많이 하더군요. 자존심도 상하고 아내로 정식으로 대우받지 못하는 기분에 너무 상처가 되었습니다. 물론 이런 제 기분이나 생각도 다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다음주에 하면 될 것 아니냐.. 알겠다 하면 될 거 아니냐.. 한 번.. 두 번.. 다섯 번.. 계속 반복이더군요.

 

구차스럽다. 상처가된다. 서운하다. 간보는 거냐. 비참하다. 더럽고 치사해서 관두자.

혼인신고로 싸우면서 자존심 버리고 할 수 있는 만큼 제 감정 다 설명했다고 생각합니다.

화도 내보고 울어도 보고 좋게도 얘기해 보고 말안하고 무시도 해봤습니다.

 

저는 단 한번만 이라도 먼저 혼인신고 하자고 얘기 꺼내주기를 정말 원했지만 제가 얘기꺼내지 않으면 절대 꺼내지 않더군요. 싸울때 이런 얘기도 다 했습니다. 그럴때마다 그게 뭐가 그렇게 중요하냐는 식으로 얘기합니다.

 

제가 혼자 가서 할 수도 있었지만 아니면 하루 연차내고 끌고 가서 하자면 할 사람인 것도 알지만 워낙에 받은 서운함이 커서 남편이 주도적으로 얘기하기 전에는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결국 그런식으로 저 스스로도 절대 먼저 얘기 꺼내지 않으리라 다짐하고 그냥 말하지 않고 살았고요.

 

뭐 어쨌든 여기까지가 최근까지의 간략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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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남편이 사업을 시작해서 사무실을 열었습니다.

같이 동업하는 형이 먼저 사무실비등을 내고 그 형에게 반을 줘야하는 상황입니다.

(현재는 아직 들어갈 돈이 많지 않습니다. 몇백에서 천정도)

 

원래 다른쪽으로 대출을 받으려다 꼬여 집 담보로 5천을 받을 생각입니다.

집은 원래 남편명의로 있던 것이고 결혼전 개인적으로 2천을 대출 받아서 쓴 상황입니다.

 

헌데 제가 전입신고를 해놓은 상태라 동의없이는 대출이 안되나 봅니다.

지난주 금요일 저에게 전화해서 직접 서명이 필요하니 무상임대차계약서에 사인을 해서 은행에 팩스로 넣으라더군요.

그 딴 계약서 써줄수 없으니 혼인신고 해서 받으라고 거절했습니다.

제가 사인만 하면 바로 받을수 있는데 혼인신고하면 시간 걸리고 다음주면 금리가 0.01% 더 오르고 혼자서는 못하고... 다른 곳에 가있어서 당장 할 수 없고...

 

5천만원 0.01% 해봤자 5천원입니다. 

 

그게 자기 마누라 기분 저렇게까지 비참하게 만들어가며 해야할 큰 금액인건가요.

전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데 저를 속좁고 이상한 사람을 만들며 오히려 본인이 더 화를 냅니다.

 

자기가 대출때문에 한 달 동안 뺑이쳤는데 제기분만 생각하느라 도움을 안준다더군요.

그동안 저에게 상의한 적 없었고 저는 당연히 원래 받으려던 쪽에서 받는 줄 알고 있었죠.

3주간 싸워서 얘기 안하다 지난주 화해후에야 월요일저녁 집담보로 받아야 한다는 거 처음 알았습니다. 그날도 제가 그러면 빨리 알아봐야 되는 거 아니냐고 말 할 정도로 급하다는 얘기 안했었습니다.

그래놓고 금요일 점심에 갑자기 오늘 당장 안받으면 금리가 오르고.. 그동안 고생했고..  하면서 제가 혼인신고 해서 받자고 하니 자기를 빡치게 한다고 하네요.

저를 제 기분만 생각하고 자존심만 내세우는 사람으로 취급하네요.

 

금요일 남편은 늦게 들어왔고 저도 얼굴보면 싸우게 될 것 같아  속상해서 혼자 술마시다 잠들었습니다.

 

워낙 진지한 얘기를 싫어하고 저도 더이상 싸우고 싶지 않아 그 얘기는 꺼내지 않고 주말동안 좋게 보냈습니다.

금요일 카톡으로 제 입장 충분히 설명했기에 혼인신고 후 대출절차를 마무리 지을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어제 일요일 밤 저보고 계약서 사인해야하니까 신분증 챙기고 출근하라더군요.

 

속이 복잡해서 새벽에 깨우고 얘기할까도 생각했지만 또 다시 싸울 기운도 없었습니다.

전 정말 더이상은 어떻게 제 기분을 얘기해야할지 모르겠으니까요. 

일년내내 반복해온 얘기라 새삼스러울 것도 없고 남편은 보나마나 짜증내며 듣기 싫어하다 다 때려치우고 이혼하자고 할 것입니다.

불과 일주일전 화해한 싸움이 저런식으로 해서 3주를 서로 얘기도 안하고 지냈던 거니까요.  

저는 밤새 또다시 괴로울 게 뻔해서 아예 말을 꺼내기가 두렵습니다.

 

오늘 아침 출근하는데 다시 한 번 당부합니다. 신분증 챙기라고.

 

그동안 하도 징그럽게 싸워왔고 이혼하기로 마음먹었다 다시 잘해보자 마음먹은지 이제 고작 열흘정도밖에 안된터라.. 그리고 얼굴 붉히고 사는거도 너무 지쳐서...

저도 따지거나 짚지 않고 그냥 넘어가려 했습니다.

 

하지만 도저히 참을수가 없어서 아침에 출근하며 카톡보냈습니다.

오늘 반차낼테니 같이 혼인신고 하고 대출 며칠만 늦게 받자고 했습니다.

그럼 오늘 혼인신고는 하고 대신 일단 계약서 사인은 해서 대출받자고 합니다.

제가 그런 계약서는 정말 쓰고 싶지 않고 만약 쓰게 되면 당신 얼굴 보고 싶어지지 않을거라고 했습니다.

그때부터 또 기분상하더군요.

맘대로 하라며 제가 그 뒤로 보내는 카톡은 확인도 하지 않아서 전화하니까 짜증을 냅니다.

 

제가 대출이 며칠 늦어져서 화가 나는 거냐. 나와 혼인신고를 해야해서 화가 나는 거냐고 하니

굳이 혼인신고 하겠다고 우기는 네 사상이 마음에 안든다고 출근하느라 바쁘니까 끊으라며 끊어버리네요...

 

참.. 저는 모르겠습니다.

 

다들 혼인신고에 그렇게 쿨한가요?

제가 정말 집착하는 건가요..? 저런 상황에 대인배처럼 사업이나 대출이 급한거라며 아무렇지 않게 제가 생각하기에는 말도 안되는 계약서에 사인을 해줘야 맞는 건가요...

 

정말 모르겠습니다. 되려 너무 당당하게 나오며 저를 제 기분만 생각하는 속좁고 이기적인 사람 취급을 하며 자기 열받게 한다고 화를내니까 진짜 제가 잘못하는 건지.. 정말 헷갈리고 모르겠습니다.

 

이런식으로 하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서로 벅찬 마음으로 감동하며 같이 신고하고 싶었고 나중에는 그저 남편이 ㄴ가 그토록 원하던거 못해줘서 미안했다. 이제 우리 정식으로 부부가 돼서 더 노력하고 살자. 라고 말만 먼저 꺼내주면 그동안 서운해던 감정 다 잊으리라 생각하며 기다려왔습니다.

최근에는 다 필요없고 그냥 남편이 대출때문이든 억지로 떠밀려서든 혼자라도 가서 신고하면 됐다라고 생각하고 넘어가려 했습니다.

 

다들 살아보고 혼인신고를 하는 추세라고는 하지만...

그것도 서로 합의하에 그렇게 하는 거라면 모를까..

한쪽이 이렇게 마음 상해하는데도 본인만 상관없다고 차일피일 미루는게 과연 맞는 행동인건가요..

 

정말 이렇게까지 살아야 하는 건가 싶은 적이 한 두번이 아니지만 그래도 사실혼이라도 이혼이라는게 연애처럼 만나고 헤어지는게 쉬운일이 아니라 계속 하나둘 포기하며 살아왔는데 ..

이번에는 정말 마음이 안좋습니다.

그런 저에게 미안함보다 오히려 비난을 하는 남편의 머리가 정말 이해가 안갑니다.

 

제가 좀 더 참고 넘어가고 지켜봐주는 아내였어야 하는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