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녀와의 러브스토리 1

회색우산2015.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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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태국사람과 정말 특이한 사랑을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말도 안되는 이야기도 일어났고.. 아직도 이런 사랑을 하고 있다는 제 자신이 믿기지 않을 때가 있어요.내용이 너무 많아 하루에 다 못올리고.. 더 영화와 같은 이야기가 남아있는데, 그건 다음번에 올리도록 할게요. 저한텐 진짜 사랑이야기니.. 국적에 관계없이 그냥 편견없이 봐주세요. 부탁드려요. 

1.


우리는 처음 만날때부터 특별했다.

그녀는 태국인이었고 우리는 펜팔로 처음 인연을 시작했다.

그녀가 처음 나에게 말을 걸어왔을 때, 나는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었다. 그녀의 프로필사진이 예쁘긴 했지만 그뿐인줄 알았다. 자기 예쁜거 자기가 아는 그저 그런 여자.. 

거기다 나는 편견같은걸 가지고 있었다. 태국인은 한국인에 대한 맹목적 호감을 갖고 있다는 편견. 그리고 내가 단순히 한국인이라는 것이 그녀를 끌어당긴 것이라 생각했고, 나는 심심풀이 친구정도로 그녀와 인연을 맺을거라고 여겼다. 그녀가 한국에 얼마나 자주오겠느냐고 생각하면서. 



2.


그녀는 내게 자신의 사진을 남발했다. 처음엔 어떤 의도인지 파악이 안됐다. 여기저기 놀러다니면서 찍은 '자기' 사진. 처음 내 눈에는 자기자랑으로 밖에 안보였다. 

나는 그녀를 그저 관심받고싶어하는 허세녀 쯤으로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나도 우습지 참. 입바른 말이지만 예쁘다고 해줬다. 글쎄.. 그냥 더 지켜보고 싶었다. 



3.


3일째 되는 날이었던가.. 그녀는 내게 유투브 링크 하나를 보내줬다. 태국 뮤직비디오였다. 뮤직비디오는 It feels good이라는 제목의 노래였는데.. 썸을 타는 남녀의 순수하고 미묘한 감정을 나타내는 뮤비였다. 

난 다소 쇼크를 받았다. 왜냐하면 난 이전까지는 일시적 쾌감을 주는 정크푸드와 같은 종류의 컨텐츠들을 소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랑이란 감정에 둔감해지기도 했거니와 그런 감정을 느낄 필요성조차 잊고 있었다. 그저 지루한 일상을 달래줄 적절한 자극만을 찾고 있었을 뿐이다. 

그런데 그녀가 보내준 그 태국 뮤직비디오는 나를 다시 설레게 했다. 처음에는 그녀에게 설레서는 절대 아니었다. 그 뮤직비디오 자체가 내겐 너무 신선했다. 왜냐하면 90년대 케이팝 아이돌 1세대가 나올때쯤의 순수함이 그대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지금 케이팝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그런 순수함. 핑클의 블루레인이나 박지윤의 아무것도몰라요 쯤 되는 감성이 느껴졌다. 

'와.. 아직 태국이란 나라는 순수하구나' 라고 그 때 처음 느꼈다. 

마치 토토가를 보는것 마냥 사라져가던 20대 때의 풋풋한 감정을 다시 살려낸 기분이었다.

그때가 아마 처음으로 그녀에게 마음을 오픈한 시점이었던 것 같다.

*사실 그녀는 노래를 통해서 이미 내 마음의 문을 두드렸던 것이다. 그 노래에 담긴 메시지를 통해서.. 그녀는 차분하면서도 당돌했다. 



4. 


내가 스리슬쩍 그녀에게 마음을 연 이후로 우리는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하루에 문자를 몇페이지씩 주고 받았고.. 통화도 처음으로 해봤다. 

그리고 며칠이 안되어 그녀는 내게 녹음된 음성파일 하나를 보내왔다. 

나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그녀가 직접 기타를 치고 직접 노래를 부른.. 'Ra.D의 I'm in Love'이었다. 엄밀히 말하면 원곡이 라디 것이라는 얘기이고, 그녀가 부른 노래 가사는 나르샤의 리메이크곡이었다. 그녀는 여자이니까. 

나는 그녀가 직접 불러준 노래를 듣고는 마음이 심하게 요동쳤다. '왜 내게 노래를, 그것도 이런 곡으로 불러줬을까' 의문이 드는것도 잠깐, 나의 마음은 이미 크게 감동 받은 뒤였다. 만회하나 그 의도가 불순했다 하더라도, 관계없었다. 이미 나는 그녀가 불러준 노래에 흠뻑 취해버렸다. 그녀는 놀라울 정도로 기타와 노래실력이 출중했고 sweet 했다. 매료되었달까.



5. 


나는 감정이 복잡했다. 

‘설마 이게 사랑이려고?’

정말 많은 고민을 했던것 같다. 순간 순수했던 시절의 향수로 인해 마음이 잠시 흔들린 것인지.. 아니면 사랑에 진짜로 빠진 것인지.. 도통 헷갈렸다.

그러나 그런 고민도 잠시뿐..

우리는 하루가 다르게 가까워져 갔다. 

그리고 이내 곧 나는 확신했다. 나는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고.

나는 그녀의 고백송에 대한 대답을 해주고 싶었다. 말로 말고 편지로..

나는 세 종류의 편지를 썼다. 

하나는 그냥 진솔한 얘기를 담은 카드 편지, 하나는 남녀 순정만화캐릭터모양의 포스트잇에 우리의 스토리를 담은 스토리북 편지, 나머지 하나는 조그마한 롤링페이퍼 15개에 내 마음을 태국어로 번역(구글 이용)해서 쓴 편지였다. 그렇게 세 가지 편지를 소포에 담아 태국으로 보냈다. 

설렘과 기다림의 시간이 지났다.



6. 


주말이었다. 그녀에게서 울고 있다고 문자가 왔다.

알고보니 내가 보낸 편지를 받아본 것이다. 그녀는 울면서 내게 말했다. 

이런 감정을 처음으로 느껴본다고. 이렇게 가슴 깊이 울리는 편지는 처음이라고 했다. 

그리고 과거사에 대해 고백했다.

사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엄청 인기가 많았다고 했다. 수많은 러브레터를 받았더랜다. 그러나 그녀는 그 많은 러브레터들이 모두 그다지 와닿지 않았다고 한다. 학창시절에는 사랑에 관심이 없어서.. 대학교 이후에는 진심이 느껴지는 편지가 없어서. 그렇게 풍요 속에 빈곤을 겪으며 살아왔단다. 

사회에 나와 나이가 들고서는 sns가 유행하면서 그녀에게는 더더욱 진심이 담긴 누군가의 편지를 받을 수가 없었단다. 그저 이쁘다고.. 관심있다고 페이스북 메시지를 받는 일만 숱하게 많았던것 같다.  

그런 그녀에게 옛날방식으로 보내온 편지는 그녀의 마음을 깊이 울렸나보다.

그녀는 자신의 외모가 아닌 마음을 들여다봐주는 사람을 만나지 못할거라고 생각했다 한다. 그래서 자신은 독신으로 살려고 했단다. 그런 와중에 나를 만났고.. 직감적으로 나는 따뜻한 사람이라고 느꼈단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리는 함께 울었다.

행복해서.



7.


나는 태국에 한번 가기로 마음먹었다. 사실 그 전에 내가 친구들에게 사랑에 빠졌다고 고백했을 때.. 친구들은 의문을 가졌다. 

“아니 어떻게 만나지도 않고 사랑에 빠져? 그게 가능해?” 

그래.. 분명 내 가슴은 이미 크게 울리고 있었지만.. 이것에 설마 순간적인 감정은 아닐까? 한편으로 불안하기도 했다. 

그녀를 직접 만나고 나면 확실해지겠지.

그리하여 금요일 저녁 출국 ~ 월요일 새벽 귀국 비행기표를 샀다.

태국 공항에 9시 반에 도착하여 그녀의 픽업을 기다리고 있었다. 

기다리는 동안 어릴 때의 심장이 쿵쾅거리는 설렘 같은 것은 별로 없었다.

‘하.. 역시 아닌가?’ 라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들기도 했다. 

그녀를 만났고 첫만남 첫느낌은 의외로 덤덤했다.

반갑긴 했지만 설렘은 없었다. 어색해서였을까?

혼란스러움을 뒤로 하고 그녀와 함께 택시를 탔다. 그녀도 나를 많이 어색해 하는 눈치였다.  감정이 복잡했다.



8. 


밤늦게 도착한지라 짧게 대화를 나누고 그녀를 집에 보냈다. 나는 근처 호텔에 묵었다. 그리고는.. 각자의 방에서, 태국에 오기 전 여느 날과 같이.. 똑같이 새벽깊이 문자를 하고 통화를 하다 잠들었다. 그때 그 새벽에 나는 느꼈다. 첫 만남에, 학창시절 첫사랑과 같은 설렘은 없었지만.. 정말 행복하다고.. 그녀를 내일 다시 만날 생각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나는 그녀를 만날 내일을 기다렸다.



일단 여기까지 쓸게요.. 다음에 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