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게 살면서 은혜 갚을께요..

그래도행복해2004.01.11
조회436

어제 저희 시골집에를 다녀 왔습니다.

서울에서 직장다니는 제가 말도 없이 갑자기 집에가니까 부모님께서 무척이나 놀라시더라구요.

하지만 그럴수밖에 없었어요..

남자친구네 집에서 제가 전라도 사람이라는 것때문에 무척이나 반대를 하고 있거든여..

남자네 집안은 경상도에서 벗어난적이 없는 경상도 토박이 집안이구요..

근데 그만 제가 아기를 갖게 되었지 뭐에요..

그래서 저희 집에 알려야 하겠기에 집에를 갔습니다.

전에 저희 집에서는 결혼 허락 받았었거든여....

모든 사정을 다 말씀 드렸는데 잠시 정적이 흐르고... 아버지께서 손을 부르르 떠시더라구요..

아버지의 첫마디가 이것입니다.

"그래 자네 앞으로 계획은 뭔가? 자네 큰아버지가 죽어도 반대 하신다면 안될 일인가? 안할건가?"

남자친구 왈..

" 아닙니다.. 그건 절대 있을수 없는 일이구요..형이 미국에서 공부마치고 돌아오는데로 바로

아버지가 남겨주신 예금이랑 처분해서 집 얻고 시작 하려고 했습니다. 다만 축복받고 인정받지 못하는

결혼을 한다면 저보다는 제 아내가 너무나 힘들어지기 때문에 인정받고 시작하고 싶어서 아버님께

도움을 받고 싶어 왔습니다."

저희 아버지 잠시동안 생각을 하시더라구여..

"그럼 그렇게 하게나.. 사람들이 일생에 단 한번이라고 결혼식 호화 스럽게 하고 사람들 불러 들이는거

난 별로 반가워 하지 않네.. 그래서 나는 원래가 우리 식구들만 초대 하는 사람이니까..

사람은 자기 사정에 맞게 살아야 하는 법이야. 집안에서 죽어도 반대 한다면 안될수도 있다는 생각이라면 그 어떤 상황이라도 내 딸을 보낼수 없지만 그런 생각이 아니라면 자기 의지대로 결정하게나"

생각 밖이었습니다.

사실은 몇대 맞을 각오 하고 갔던건데... 그렇게 나올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죠..

"다만 나중에라도 막말로 결혼하기 싫어 졌습니다 라믄 모를까 집안이 어쩌고 하는 그런 핑계를 댈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아예 지금말하고 포기 하게나. 물론 축복받고 시작한다면야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아니라면 어쩌겠는가....내가 헤어지라면 헤어질수 있는가? 요즘 세상이 부모가 헤어지라고 헤어지는 세상도 아니고.. 내 딸의 미래를 생각해서 꾹 참고 너그러이 받아들이는게 어쩌면 좋을것도 같네..

이렇게 되면 나중에라도 집안에서 못이기는척 허락할수도 있는 문제고.. 그렇게 되면 양가 어른들 모시고 결혼식 하고.. 아니면 친구들만 모아놓고 할수도 있는것이고.. 아니면 우리 식구들끼리만 모아 놓고 해도 괜찮네...."

 

사실은 남자친구네 부모님이 얼마전에 돌아가셔서 부모님이 안계시구 큰아버지께 책임지고 결혼시켜 달라는 유언을 남겨 놓고 돌아가셨데요.. 그래서 큰아버지께서 자꾸만 반대를 하는 거였거든요...

이유는 전라도 사람이라는것 하나였구요.

솔직히 친 며느리도 아니구 조카 며느리는 보통의 집안이 식장에서 처음보게 되지 않나요?

물론 돌아가시면서 유언으로 책임을 맡겼으니 그런 큰아버지의 마음을 이해를 못하는바는 아니지만

제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도 아니구요 단지 전라도 사람이라는것 때문에 반대 한다는것은

저는 물론이고 저희 부모님도 이해 하기 힘든 부분이었습니다.

다행히도 남친네 아버지께서 돌아가시면서 남친에게 남겨준 유산이 조금 있어서 거창하게 시작하진 못해도 아파트 전세 정도는 어렵지 않게 시작할수 있을것 같습니다.

말은 안해도 지금 저희 부모님 속이 속이겠습니까....

그져 죄송할 따름이져..

저희 집에서 제가 처음으로 결혼 하는건데....

이런식으로 시작을 하게 되었으니...

 

"만약 자네 부모님이 반대를 한다면 나도 이렇게 받아들이지 못하지만 부모님이 아닌 큰아버지이고,

중요한건 자네가 어떤일이 있어도 마음이 변하지 않을 자신있다고 약속을 했기 때문에 받아들이는거네.. 한두살 먹은 어린애들도 아니고.. 이제 서른살이 다 되가는 처녀 총각이 서로 사랑해서 죽어도 못헤어지겠다믄 어쩌겠는가... 예전같음 자네는 여기서 진짜 죽어서 나가야 되네.....

다만 지금 이렇게 너그러이 받아 들여준건.. 죽어도 은혜 갚게나... 우리 딸이랑 죽어도 행복하게 헤어지지말고 끝까지 잘 살아야돼.. "

 

오빠네 아버님께서 남겨주신 유산이 현재는 큰아버지와 형에게 맡겨져 있긴 하지만 오빠 명의로 되어 있기 때문에 예금만 처분을 해서 우선은 시작 하기로 했습니다.

아침에 엄마가 전화를 해서는 모라고 말은 못하고 그져 걱정만 앞서는 목소리더라구요...

 

그져 감사하고 죄송할 따름이네요... 에휴..

연세도 많으셔서 예전처럼 불같이 화도 못내시고...

아버지께서 마음이 많이 약해 지신것 같아요...

부모님께서 정말 너그러이 받아 주셨으니까 정말 잘 사는걸로 보답한다 생각하고 잘 살아야 겠어요..

어제 집에 돌아오면서 오빠가 아무말도 못하고 그냥 미안하다고만 말을 하네요..

속상하긴 하지만 이제부터는 뱃속의 아가만 생각하고 행복하게 살려구요..

그래두요 요즘에 남자친구가 집에 자주 들러서 빨래도 해주고 설겆이도 해주고 밥도 해주고 그래요..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