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 교사가 말하는 유아교사 직업부심

유아교사2015.12.05
조회4,410

4일 결시친에 간호사가 말하는 간호사 직업부심이라는 글이 올라왔던거 기억하시나요?
저도 결시친에 올라온 글이라 고민 끝에 결시친에 올립니다. 방탈 죄송합니다.
글에 앞서 이 글은 모든 유치원/보육 교사를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적인 저의 견해임을 말씀드립니다.

그 글은 간호사가 올린 글이었는데 간호사가 직업 부심이 있다는 등, 글에서 간호사만이 사명감을 가지고 직업에 임하는 것처럼 한다길래 저도 오늘 자고 일어나서 생각이 나서 글을 쓰게 되엇습니다.

저는 4년제 유아교육과를 나온 사람입니다.
선배들의 취업 루트도 직장어린이집, 병설유치원 등 나름 인지도 있고 유명한 기관에 취업합니다.

저도 직업부심 있습니다.
하지만 직업부심이라고 한번도 입 밖으로 꺼낸적 없습니다. 그냥 마음으로만 품고 삽니다.

유치원/보육 교사들에게 점심시간? 없습니다.
영유아들의 식단에 따라 함께 식사하고 밥을 먹는건지 흘리는 건지도 모를 정도의 아이들의 밥을 챙겨주고 또 개별적으로 아토피라던지 피해야하는 음식이 있다면 빠르게 스캔하고, 또한 점심식사가 끝나고 나면 개별 아이들에 따라 투약을 하고....그러한 점심 시간의 일과가 진행됩니다.
교사는 또 1명 뿐이라 점심식사를 마침과 동시에 테이블을 닦아야하고(바닥에 밥풀 천국^^;)어느정도 마무리가 되었을 때 양치지도가 시작됩니다

아이들과 함께 밥을 먹을 때 빠른 속도로 먹어야 하는데 그마저도 쉽지가 않지요.
게다가 어린 연령의 아이들은 선생님의 식판에 숟가락, 포크를 가져다 대는 것이 일상 다반사랍니다. 거기다가 선생님 식판 앞에서 기침까지 하지만 정색할 수 없지요. 그냥 그러러니 하고 넘어가는 점심식사예요.
그래서 인지 식사 후 체하는 건 일상다반사죠.
위염 달고 사는 유치원/보육 교사가 허다해요.

그렇게 밥도 제대로 먹는데 화장실은 제대로 갈까요?
유치원/보육 교사가 방광염이 많다는 거 그거 없는 얘기 아닙니다.
영유아들의 기저귀를 갈아주고 신체적 욕구에 따라 주기적으로 화장실 보내면서 정작 우리는 화장실도 제대로 못가죠
화장실 자주 갈까봐 일하는 시간동안 갈증이 나도 목도 잘 못축여요.
노동부에서는 1일 일하면 10분 쉬게 휴식시간을 정해놧다죠?
당연히 저희에겐 해당없어요.
정해진 근무시간은 아침 9시에서 오후 6시까지이지만 앞 뒤로 기본 1시간~2시간은 오버타임으로 일합니다
당연히 초과근무시간돠 없어요.
뭐..모두 아시겠지만 박봉이라 그리 많은 월급도 받지 않는걸료.
그렇게 일하고 집에 가도 혹시 그냥 영유아들과의 상호작용이 적절했는지 교수매체나 교수방법이 적절했는지에 대해 반성적으로 사고하며 제 자신을 돌아보기도 해요.
혹은 부모님과의 관계에 있어서 어려움은 없었는지 그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하여 영유아 관련 전문서적을 읽으며 내면화하려고 노력해요.
그러다보면 자연스레 공부가 되는거죠. 특히 유아교육에 관한 연구와 다양한 책들이 쏟아져 나오니까요.
거기다가 한달에 2번씩 개별 영유아(영아는4번) 관찰 일지를 작성해야 해요. 그 아이가 어떤 행동을 했으며 그 행동을 추론하고 해석하며 더 나은 교육적인 처치를 해 줄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안해야 해요. 한 학급에 24명이라쳐도.... 워드 파일로 몇 장이 나올까요? 가늠안되죠.

게다가 부모님들 컴플레인은 어떻고요.
최근 외동 자녀가 많아지고 영유아를 사랑하는 마음에 개별 자녀에게 신경써달라, 혹은 가정에서의 양육의 어려움을 교사의 탓을 돌리시거나 교사에게 짜증내시는 것 이해해요.
그래서 찍소리않고 왠만하면 다 들어드리고 함께 문제 해결하려고 노력하죠.
그런데 몇 부모님들이 교사로 대우해주지 않고 보모 수준으로 볼 때는 정말 화가 난답니다.
영유아들을 위해서 힘들게 일하는 사람에게 보모...언니...라니요?
저희는 '보모'가 아닌 '유아 교사'이며 '교육과 보육'을 하는 사람이지 보모가 아니거든요.
저희가 선생님/교사라는 칭호를 강조하는 이유가 그래요.
몇 부모님들은 지금도 그러한 대우에 원장 '따가리'로 취급하시는데, 그냥 교사로서 대우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렇다면 저희의 처우가 개선되지 않을까 싶거든요.

이 외에도 박봉, 높은 노동강도 등 여러가지 힘든데 많은데 이 모든게 4년동안 고등학생처럼 틀어박혀 공부한 결과라는게 사실 허무하고 화나요.
그렇지만 계속해서 이 일을 하는 이유가 뭔지 아세요?
'사명감'이에요. 그게 우리 교사들의 직업부심이고요.
봉사하면서 돈도 벌고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직업이 얼마나 될까? 나는 그런 직업을 가지고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일한다고요.

방정환 선생님께서 1923년 5월 1일 아동 권리 공약을 말씀하셨던 것을 회상하면서 그 시절의 방정환 선생님의 아동을 존중하는 마음을 롤 모델 삼아 영유아들과 함께하며 점점 그 사명감이 커져왔기에 밥을 못먹고 화장실을 못가고, 초과 근무시간으로 인해 내 새끼가 내가 근무하고 있는 유치원/어린이집이 아닌 다른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그 곳의 선생님과 더 오랜 시간 있고 더 좋아하게 되어도 그래도 우리반 아이들과 함께하고 싶어서 이 일을 하고 있어요. 나는 지금 아이들을 보고 있지만 정작 내 아이는 보지 못한다는 거 그거 어느 직업이나 있을 수 있어요.

이런 글 작성한 적 처음이지만,
간호사분께서 일방적인 사명감과 직업에 대한 애착을 보이셔서 저도 오늘은 긴 문장 적어보았네요.
사실 이렇게 투덜거려도 현장에선 그냥 제가 선택한 일이니 이제는 다 감내하고 근무에 임하는 것 같아요.
물론 첫 해는 너무나도 힘들었지만 이제는 현장에서 유아들과 부모와 함께 성장하는게 느껴질 정도로 만족하며 살아요.

그러니 모든 직업군에 계시는 분들!!!모두 다 힘내시고!!
새해에는 더 좋은 일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파안

 

 

아 그리고~~!

사랑하는(?)부모님들 ㅎㅎㅎ....

현장에서 수고하고 계시는 유치원/보육교사들에게!

내일은 "선생님 감사합니다~"라고 말로 표현하는 것은 어떨까요??ㅎㅎ....

 

사실 요즘 이런 것들이 많이 무색해져서....가끔씩 이런 이야기 들었을 때 그날 하루가 날아갈 것 처럼 기분이 좋고, 뭐랄까 인정받는 기분이 들었어요 ㅋㅋㅋ.................

되게 단순하지만.... 그런 말 한마디에 힘나는게 유아교사인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