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가 기회의 균등을 보장하는 시험이 아니라는 것도 맞고, 로스쿨이 음서제가 아니라는 것도 맞다. 근데 사시와 로스쿨이 공존할 때 계급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생각에 대해서는 글쎄. 지나친 비약이라고 생각됨.
나라에서 기만적으로 정책을 운영하는 것은 맞기도 한데, 사실 앞서 있었던 많은 기만적 국가 운영 케이스에 대해 침묵하던 전문가 집단이라 다소 좋게 보이지도 않기도...특히 4000명 로스쿨이 50명 사시의 2중대가 될 거라는 발상은 지나친 공포임...
답글
1. 우선 법학전문대학원 제도는 법조인을 3년동안 교육으로 길러내는 것에 방점을 찍고 있고 기존의 사법시험은 법조인을 선발하는 제도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2. 대한민국 법조계는 과학적 사고를 체화한 사람에게는 당연하게 여겨질 합리적 선택들이 이루어지는 곳이 아닙니다. 다른 직역 역시 그런 점이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기존 법조계는 사법연수원이라는 하나의 교육기관에서 교육받고 그곳의 인적 관계로써 하나의 카르텔을 형성해왔다는 점에서 유례없을 정도로 폐쇄적인 집단입니다. 그점에서 법학전문대학원제도는 사법개혁의 일환인 법조교육기관 분권화의 결실입니다.
3. 앞서 설명드린 법조카르텔에 관해서 부연설명드리겠습니다. 처음 만난 법조인들은 서로 사법연수원 몇기인지 소개하는 것으로 관계를 시작합니다. 그렇게 그들은 처음부터 하나의 교육기관에서 교육받은 유대감있는 선후배 관계로 시작합니다. 이러한 시스템이 대한민국에서 50여년동안 지속되어왔다는 점을 고려해 주십시오.
(어떤 판사분 사모님이 이혼하려고 변호사를 찾았는데, 해당 기수 전후의 변호사들이 아무도 안 맡으려고 해서 인권변호사로 일하던 여성변호사를 겨우 찾았다는 유명한 일화를 소개합니다.)
4. 소정 과정을 거쳐 법조계에 첫 발을 디딘 신입이 어엿한 한명의 법조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은 이른바 도제식 교육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이것은 조직사회인 법원과 검찰은 물론이고, 더이상 개인 개업이 대세가 아닌 변호사 업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환경에서 '선배'는 '후배'를 뽑고 키울까요, 아니면 자신과 전혀 다른 배경을 지닌 낯선 사람을 뽑고 키울까요? 이런 상황에서 사법시험보다 법학전문대학원 체제에서 더 많은 수의 법조인이 배출된다는 것은 변호사협회 선거에 유리하다 정도 외에 큰 의미가 없습니다.
5. 과학을 공부하신 분이시니 만큼 달리 비유를 들어 이해를 돕고싶습니다.
한국에 이공계 대학원이라고는 오로지 국립대학원 한 곳 뿐이었는데, 이제 전국의 대학교에 대학원이 설치되었다고 합시다. 물론 기존의 교수, 학자들은 모두 국립대학원 출신이겠지요. 국립대학원을 폐지하고 각 학교의 대학원으로 진학하라는 법률을 믿고 진학했는데 8년만에 정부가 돌연 국립대학원을 존속시킨다고 합니다.
연구자 채용, 교수 임용에서 나아가 임용 후 처우 등에 관련해서 공정함이 담보될 수 있을까요?
4. 저희가 우려하는 부분인 변호사 자격의 계급화는 단순한 기우가 아니라 이미 실제로 겪고 있는 처절한 현실입니다. 특정하기엔 조심스러우나, 앞서 언급한 공공기관 중 한 곳에서는 식사조차 법학전문대학원 출신을 따돌리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저희에게는 공지의 사실입니다. 어떤 대형로펌에서는 변호사의 출신에 따라 급여 등에서 차별을 둘 뿐만 아니라 공공연히 파벌을 구성해서 결국 법학전문대학원 1기 출신 변호사들이 모두 퇴사하는 파국에 이른 실례도 있습니다.
내부적인 정보에 의존할 필요도 없이, 지금 언론 지상에 나와있는 대한변협의 행태를 보십시오. 법학전문대학원 제도 자체와 출신에 대한 인신공격에 가까운 모욕과 멸시가 가득한 상황에서 과연 저희의 공포가 지나친 것일까요?
5. 옆나라 일본은 우리보다 법학전문대학원 제도를 먼저 도입했습니다. 일본은 사법시험과 법학부를 그대로 둔 상태애서 로스쿨을 도입하였고 그 결과 기존의 시스템을 통해서 법조계에 진입한 자는 '적자', 로스쿨 제도로 법조계에 진입한 자는 '서자'로 자연스럽게 법조 신분이 형성되었습니다. 로스쿨에 진학하고 나서도 자퇴후 사법시험을 보는 경우가 속출하였고 전국 로스쿨 대부분이 정원 미달로 귀결되었습니다. 심지어 동경대 로스쿨에조차 정원미달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일본의 전례를 참고해서, 우리 법학전문대학원제도는 사법시험 체제와 병행하지 않도록 정하였던 것입니다. 최근 교육부의 입장표명 가운데 법학전문대학원과 사법시험은 병행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바로 이 부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입니다.
6. 법학전문대학원 제도와 사법시험-연수원 제도의 양립불가능성을 과연 법무부가 몰랐던 것일까요? 이 양립불가능성은 비밀로 숨겨진 이론이 아니라 로스쿨 제도 도입 단계에서부터 합의된 전제였고 그렇기 때문에 사법시험 폐지에 유예기간을 두되 종국적으로 폐지로 나아가는 것으로 법제화 된 것입니다. 법무부는 누구보다 사법시험이 유지되면 법학전문대학원은 형해화될 것이며 기존 사법 카르텔이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7. 사법시험 폐지에 8년의 유예기간을 두었습니다. 그럼에도 다시 유예기간을 두겠다는 것은 그 저의를 의심케하기에 충분합니다. 한달 전 공식적인 청문회에서는 모르쇠로 일관하던 법무부가 로스쿨 시험기간에 맞춰 보도자료를 내고 갑작스러운 차관급 기자회견을 강행하였다는 점(참고: 각 법학전문대학원에는 법무부 소속 검사가 파견되어 있습니다), 유예기간을 4년으로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차기 총선 역시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는 점(실제로 간밤의 심야토론에서 폐지유예찬성 패널은 마무리 발언으로 친노를 심판해 달라는 쌩뚱맞은 결론을 내면서 이 것이 결국 정치싸움이라는 것을 자인했습니다), 기존의 법무부-검찰 조직이 법학전문대학원 제도에 가장 비판적인 기관이었다는 점(로스쿨:사법연수원 출신의 채용비율을 보면 법원이나 여타 주요로펌에 비해서 검찰이 소극적이라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발표의 배경이 되었다는 설문조사 문항 자체가 어이없을 정도로 편향되어있고(https://www.facebook.com/koreanlawschoolbar/photos/pcb.1692975367602073/1692975327602077/?type=3&theater) 그 조사 대상 역시 1000명에 불과하여 대표성에 의심이 든다는 점 등등등 어느모로 보나 이번 발표는 국가기관의 책임있는 행동이라고 보기엔 지나치게 저열하고 간교한 행위입니다.
8. 결국 법무부의 이번 발표는 법학전문대학원을 형해화시키고 그 출신들을 이류로 낙인찍음으로써 기존 법조계의 기득권을 공고히 하겠다는 한심한 결단 이상으로 해석되지 않습니다. 법학전문대학원학생들의 위기감과 절망은 이러한 배경 위에, 그동안 보여온 언론과 그 배후의 변호사 단체의 태도, 인턴 등을 통해서 직접 경험한 차별적 대우, 선배들이 전해오는 차가운 현실 등에서 비롯된 것이지 결코 추상적인 우려나 근거없는 망상에서 비롯한 것이 아닙니다.
사시폐지유예가 로스쿨하고 무슨 상관이냐고?
질문
사시가 기회의 균등을 보장하는 시험이 아니라는 것도 맞고, 로스쿨이 음서제가 아니라는 것도 맞다. 근데 사시와 로스쿨이 공존할 때 계급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생각에 대해서는 글쎄. 지나친 비약이라고 생각됨.
나라에서 기만적으로 정책을 운영하는 것은 맞기도 한데, 사실 앞서 있었던 많은 기만적 국가 운영 케이스에 대해 침묵하던 전문가 집단이라 다소 좋게 보이지도 않기도...특히 4000명 로스쿨이 50명 사시의 2중대가 될 거라는 발상은 지나친 공포임...
답글
1. 우선 법학전문대학원 제도는 법조인을 3년동안 교육으로 길러내는 것에 방점을 찍고 있고 기존의 사법시험은 법조인을 선발하는 제도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2. 대한민국 법조계는 과학적 사고를 체화한 사람에게는 당연하게 여겨질 합리적 선택들이 이루어지는 곳이 아닙니다. 다른 직역 역시 그런 점이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기존 법조계는 사법연수원이라는 하나의 교육기관에서 교육받고 그곳의 인적 관계로써 하나의 카르텔을 형성해왔다는 점에서 유례없을 정도로 폐쇄적인 집단입니다. 그점에서 법학전문대학원제도는 사법개혁의 일환인 법조교육기관 분권화의 결실입니다.
3. 앞서 설명드린 법조카르텔에 관해서 부연설명드리겠습니다. 처음 만난 법조인들은 서로 사법연수원 몇기인지 소개하는 것으로 관계를 시작합니다. 그렇게 그들은 처음부터 하나의 교육기관에서 교육받은 유대감있는 선후배 관계로 시작합니다. 이러한 시스템이 대한민국에서 50여년동안 지속되어왔다는 점을 고려해 주십시오.
(어떤 판사분 사모님이 이혼하려고 변호사를 찾았는데, 해당 기수 전후의 변호사들이 아무도 안 맡으려고 해서 인권변호사로 일하던 여성변호사를 겨우 찾았다는 유명한 일화를 소개합니다.)
4. 소정 과정을 거쳐 법조계에 첫 발을 디딘 신입이 어엿한 한명의 법조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은 이른바 도제식 교육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이것은 조직사회인 법원과 검찰은 물론이고, 더이상 개인 개업이 대세가 아닌 변호사 업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환경에서 '선배'는 '후배'를 뽑고 키울까요, 아니면 자신과 전혀 다른 배경을 지닌 낯선 사람을 뽑고 키울까요? 이런 상황에서 사법시험보다 법학전문대학원 체제에서 더 많은 수의 법조인이 배출된다는 것은 변호사협회 선거에 유리하다 정도 외에 큰 의미가 없습니다.
5. 과학을 공부하신 분이시니 만큼 달리 비유를 들어 이해를 돕고싶습니다.
한국에 이공계 대학원이라고는 오로지 국립대학원 한 곳 뿐이었는데, 이제 전국의 대학교에 대학원이 설치되었다고 합시다. 물론 기존의 교수, 학자들은 모두 국립대학원 출신이겠지요. 국립대학원을 폐지하고 각 학교의 대학원으로 진학하라는 법률을 믿고 진학했는데 8년만에 정부가 돌연 국립대학원을 존속시킨다고 합니다.
연구자 채용, 교수 임용에서 나아가 임용 후 처우 등에 관련해서 공정함이 담보될 수 있을까요?
4. 저희가 우려하는 부분인 변호사 자격의 계급화는 단순한 기우가 아니라 이미 실제로 겪고 있는 처절한 현실입니다. 특정하기엔 조심스러우나, 앞서 언급한 공공기관 중 한 곳에서는 식사조차 법학전문대학원 출신을 따돌리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저희에게는 공지의 사실입니다. 어떤 대형로펌에서는 변호사의 출신에 따라 급여 등에서 차별을 둘 뿐만 아니라 공공연히 파벌을 구성해서 결국 법학전문대학원 1기 출신 변호사들이 모두 퇴사하는 파국에 이른 실례도 있습니다.
내부적인 정보에 의존할 필요도 없이, 지금 언론 지상에 나와있는 대한변협의 행태를 보십시오. 법학전문대학원 제도 자체와 출신에 대한 인신공격에 가까운 모욕과 멸시가 가득한 상황에서 과연 저희의 공포가 지나친 것일까요?
5. 옆나라 일본은 우리보다 법학전문대학원 제도를 먼저 도입했습니다. 일본은 사법시험과 법학부를 그대로 둔 상태애서 로스쿨을 도입하였고 그 결과 기존의 시스템을 통해서 법조계에 진입한 자는 '적자', 로스쿨 제도로 법조계에 진입한 자는 '서자'로 자연스럽게 법조 신분이 형성되었습니다. 로스쿨에 진학하고 나서도 자퇴후 사법시험을 보는 경우가 속출하였고 전국 로스쿨 대부분이 정원 미달로 귀결되었습니다. 심지어 동경대 로스쿨에조차 정원미달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일본의 전례를 참고해서, 우리 법학전문대학원제도는 사법시험 체제와 병행하지 않도록 정하였던 것입니다. 최근 교육부의 입장표명 가운데 법학전문대학원과 사법시험은 병행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바로 이 부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입니다.
6. 법학전문대학원 제도와 사법시험-연수원 제도의 양립불가능성을 과연 법무부가 몰랐던 것일까요? 이 양립불가능성은 비밀로 숨겨진 이론이 아니라 로스쿨 제도 도입 단계에서부터 합의된 전제였고 그렇기 때문에 사법시험 폐지에 유예기간을 두되 종국적으로 폐지로 나아가는 것으로 법제화 된 것입니다. 법무부는 누구보다 사법시험이 유지되면 법학전문대학원은 형해화될 것이며 기존 사법 카르텔이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7. 사법시험 폐지에 8년의 유예기간을 두었습니다. 그럼에도 다시 유예기간을 두겠다는 것은 그 저의를 의심케하기에 충분합니다. 한달 전 공식적인 청문회에서는 모르쇠로 일관하던 법무부가 로스쿨 시험기간에 맞춰 보도자료를 내고 갑작스러운 차관급 기자회견을 강행하였다는 점(참고: 각 법학전문대학원에는 법무부 소속 검사가 파견되어 있습니다), 유예기간을 4년으로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차기 총선 역시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는 점(실제로 간밤의 심야토론에서 폐지유예찬성 패널은 마무리 발언으로 친노를 심판해 달라는 쌩뚱맞은 결론을 내면서 이 것이 결국 정치싸움이라는 것을 자인했습니다), 기존의 법무부-검찰 조직이 법학전문대학원 제도에 가장 비판적인 기관이었다는 점(로스쿨:사법연수원 출신의 채용비율을 보면 법원이나 여타 주요로펌에 비해서 검찰이 소극적이라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발표의 배경이 되었다는 설문조사 문항 자체가 어이없을 정도로 편향되어있고(https://www.facebook.com/koreanlawschoolbar/photos/pcb.1692975367602073/1692975327602077/?type=3&theater) 그 조사 대상 역시 1000명에 불과하여 대표성에 의심이 든다는 점 등등등 어느모로 보나 이번 발표는 국가기관의 책임있는 행동이라고 보기엔 지나치게 저열하고 간교한 행위입니다.
8. 결국 법무부의 이번 발표는 법학전문대학원을 형해화시키고 그 출신들을 이류로 낙인찍음으로써 기존 법조계의 기득권을 공고히 하겠다는 한심한 결단 이상으로 해석되지 않습니다. 법학전문대학원학생들의 위기감과 절망은 이러한 배경 위에, 그동안 보여온 언론과 그 배후의 변호사 단체의 태도, 인턴 등을 통해서 직접 경험한 차별적 대우, 선배들이 전해오는 차가운 현실 등에서 비롯된 것이지 결코 추상적인 우려나 근거없는 망상에서 비롯한 것이 아닙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