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남친, 맞춰가며 살아야하나 깨야하나?

미쳐2015.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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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이라 말 편하게 할게요. 양해 바랍니다.


같은 학부에서 만난 4살 많은 남자. 선배들께 예의바르고 후배들에게 든든한 모습? 스펙 관리 잘해서 취업 잘되고 어른스러운 모습이 좋았음. 어쩌다 모임에서 집가는데 같은 방향이라 얘기하게 되고 사귀게 되었음. 현재까지 3년째. 나 26 그 30.

1. 학교에서 본 것과 달리 나랑 있을 땐 엄청 다정함. 위로 누나, 형있고 막내임. 살가움. 여우같기도함. 내가 무뚝뚝한 편이라 남자가 애교 많으니 나름 좋네~ 했음. 남자가 왜 애교많은 여자 좋아하는지 알겠구나 했는데 어느날 저녁에 전화해서 해서

나: 모해?
그: 앙 엄마 침대에서 뒹굴뒹굴해
나: 왜.. 엄마 침대에서 놀아 -_-;
그: 나 맨날 엄마 침대에서 노는데? 아 엄마가 자꾸 자러가라구 엉덩이 때려 (옆에서 엄마 소리들림) 아 엄마 왜구뤠에~~~~

내가 20살때부터 완전 독립해서 그런지 딸인데도 엄마랑 그런;; 다정한거 잘 못함. 심지어 아들이 그런다는건 게다가 서른 다된 아들이 그런다는게 너무 이상했으나 뭐, 다 우리집같진 않겠지? 하고 별 생각 안했음.

2. 출장 갔다오더니 엘리자베스아* 아이크림을 선물로 줌. 아이크림? 되게 생소한ㅋ 선물이네 생각하면서

나: 올~ 나 이런 백화점 화장품 처음 써봐! 고마워
그: 진짜? 우리엄만 절대 sk* 아니면 안써. 그래서 그런지 60이신데 피부 장난아니야. (엄마 sk* 쓴단 얘기를 평소에도 몇번을 들었음. 도대체 왜 그러는진 모르겠지만)
나: 그럼 엄만 그거 사다드렸어? (맹세코, 그냥 지가 하는 말에 맞장구쳐주는 의미로 아무 생각없이 말함)
그: 그걸 왜 물어봐? (짜증)
나: ,,,,,? 어머니 그거 쓰신다며. 그래서 그거 사다드렸냐구.
그: 아 내가 그냥 알아서했어.
나: 그런데 왜 짜증내는거야?
그: 더 비싼거 사드렸다하면 너가 화낼거잖아.

진심으로, 난 부모님한텐 잘하고 살자 주의이고 자기 엄마 뭐 해드렸다는데 내가 뭘 화를 내야하는지도 모르겠음. 결혼을 한것도 아니고 말이지??

3. (저, 오지랖 넓다면 넓어요. 어렸을때부터 동네 아줌마들이 자기애 나한테 맡기고 다닐 정도로 사람 잘 챙기고 단도리 잘함. 명절 제사 상차림 손님맞이 청소 다합니다.) 2년정도 만나고 나서부터는 어버이날에, 그쪽에서도 날 알고 계실텐데 그냥 넘어가는건 아닌것 같지만 딱히 크게 하는것도 아닌것 같아 케익을 만들어 남친 손에 쥐어줌. (취미로 제과 자격증 땄음) 왜 이런거 챙겼나며 살짝 짜증. 인사드린 사이도 아닌데 부모님이 얼마나 부담스럽겠느냐고 짜증. 열받아서 내놓으라고 낚아채고 가려니 미안하다고 징징대며 가져감. 그러곤 나중에 전화해서 하는 말이 "우리 고모가 와서 같이 먹었는데 다음엔 좀 더 작게 잘라 포장해서 보내래" 이게 뭔 멍멍소린지 당췌 이해안됨. 듣고 거를건 거르지 그걸 또 왜 전함??

4. 갑자기 문자로 태어난 날, 시 그런거 물어봄. 그러곤 저녁에 하는 말이 자기 엄마가 우리 궁합을 봤다함. 솔직히 기분나빴음. 말도 없이 남의 무언가를 들춰보는것 같은 느낌? 아직 만나본 사이도 아니고.. 그러더니 내 사주가 안좋다함. 일복만 많다함. 난 솔직히 일복 많다는 말이 좋았음. 프리랜서로 일하는거라 많을 수록 돈이잖아요? 그런데 그쪽은 고생만 죽어라 한다는 식으로 말함. 아들까지 더불어 일복 많겠어 했다며 걱정된다 함. 근데 그렇다치고 도대체 나한테 왜 이런 얘길 하는거야??

5. 이 남친놈이 우리 엄마를 너네 엄마라 함. 어떻게 서른살 먹고 여자친구의 엄마를 너네 엄마라하지?? 대학까지 나와서 대기업 다닌 다는 놈도 별거없구나 싶었으나 뭐라 한소리하니 미안해 하고 넘어감.

5. 저 술 좋아합니다. 아주 많이ㅋ 클럽 노래방 그런건 안좋아하고 그냥 술이랑 맛있는거 먹으며 얘기하는게 너무 좋음. 그래도 제 주위 사람들 저 술취한거 본적없다 함. 내가 항상 다 차태워 보내고 갈때까진 정신 붙들어맴. 남친도 나 주사없는건 앎. 자기 아버지가 술을 그렇게 좋아하시는데 가족들 중 술먹는 사람이 없다기에 나중에 결혼하면 내가 같이 해드려야겠네~ 하니 어디 며느리가 시아버지랑 같이 술을 한다는거야? 그런 얘긴 어디가서도 하지마. 라고함. 너무 벙쪘음. 이런 ㅅㅋ였어??

6. 잠자리에서 주인님이라 부르라함. 연인들끼리의 놀이이니 맞춰줘야지 생각했는데 갈수록 이게 은연중에 날 지배하고싶은건가 싶어 껄끄러움.

7. 내 직업 깎아내림. 내가 어려서부터 하고 싶었고 그것만 생각하며 왔는데 자꾸 공채 모집뜨는거 알려주고 이력서 내라하고 내 직업을 무시. 그거 회사 못들어가는 애들이나 하는 일이잖아?? 하며. 뭐라고 한마디하면 또 "응~ 프리랜서라 집에서 아기키우면서도 할수있어 좋겠다~ 돈 많이 벌어야돼~" 하며 또 살금살금 넘어감.



1년은 마냥 좋고 2년째부턴 장거리 연애하느라 주말에만 만나니 싸울일도 없는데 애틋함만 커서 또 좋고 그러느라 여기까지 왔네요. 또 제가 화내면 바로 꼬랑지 가랑이에 끼우고 깨갱하며 애교부리니 모난거 다듬으며 맞춰산다는게 이런건가? 해서 나름 노력한다고 지내온 3년입니다. 나도 모난데없는 사람 아니니까요. 그런데 이제 결혼 얘기가 나오려하고 자기 부모님도 뵙자하기에 생각 좀 정리해봤습니다. 사랑?은 솔직히 첫사랑과 헤어진 이후엔 내 삶 자체를 흔드는것 같은 그런 감정은 또 없었어요. 아무리 사랑해도 이게 아니다 싶으면 정리할 용의 있습니다. 그래도 죽는게 아니란걸 아니까요.
평소 저런 문제 빼곤 밖에선 일잘하고 듬직한 인상에 신뢰받는 사람입니다. 또 제가 힘들 땐 오빠답게도 하고요. (큰 기대는 못하지만ㅋ) 그러다보니 보통 남자들 아무리 좋아보여도 사적인 모습 저 정도는 다 있는건가 싶어서 조금 고민됩니다. 이런 얘기 아무한테도 못하겠고 친구들은 무조건 제 편이라 여기 적어봤어요.
별거아닌 길기만한 고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