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뽑은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의 명장면 5

로한병사2004.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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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시작하기 전에 혹시라도 앞으로 보실 분은 엄청난 스포일러니 읽지 말아 주세요^^   내가 뽑은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의 명장면 5         내가 뽑은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의 명장면 5.

1. 곤도르에서 로한까지 장엄한 산맥을 타고 전달되는 봉화.
    이 장면은 CG인지 실제 공중촬영을 한 건지 모르겠지만 기가 막히게 멋졌습니다. 정말 장관이었지요.

2. 후퇴하는 파라미르의 군대를 곤도르 성안에 있던 간달프가 달려나가 맞이하는 장면.
    이때 파라미르의 군대를 나즈굴들이 쫓아오면서 공격하는데 간달프가 말을 타고 나가면서 마법의 지팡이를 높이 들어 쫓아보내면서 합류합니다. 캬~ 간달프 최고~!

3. 곤도르의 지원요청을 받고 달려온 로한의 군대가 곤도르 성 앞의 오크족 군대를 보고 도열한 상태에서 세오덴이 말을 타고 맨 앞의 병사들을 가로질러 달리며 병사들의 창에 자신의 칼을 하나하나 쳐주면서 사기를 북돋우는 장면. 참 인상적이면서도 왠지 뭉클했어요.

4. 아라곤이 설득한 죽은자들의 군대가 배에서부터 육지로 화아아악~ 진군하는 장면.
    아라곤이 죽음은 두렵지 않다면서 그들을 설득하러 음험한 골짜기로 들어가는데 정말 멋있더군요. ^^

5. 반지를 용암 속에 던지고 임무를 완수한 후 화산이 터지자 흐르는 용암 사이의 바위 위에 고립된 프로도와 샘을 간달프가 독수리 세 마리를 이끌고 와서 구하는 장면.
    간달프가 그들을 구하러 올 줄 알았어요~ 그것도 독수리를 타고 올 줄 알았어요~ ^^(책을 읽고 가지 않았기 때문에)

영화 정말 멋졌어요~!
제가 1편,  2편은 책을 읽은 상태에서 봐서 원작과 다른 부분들에서 실망도 하고 화도 나고 짜증도 나고 암튼 마음에 안 들길래 이번엔 일부러 책을 안 읽고 봤는데 그랬더니 역시 이렇게 흡족하네요. ^^;
영화의 총 러닝시간은 3시간 15분이었어요. 그런데 맨 마지막 이별하는 장면에서의 15분은 좀 늘어져서 적당히 해서 딱 3시간으로 짜르지 왜 지루하게 저렇게 만들었나 싶더군요. 그래서 책의 마지막은 어떻게 끝나나 넘 궁금해서 조금 봤더니 뭐 비슷하더라구요.

그런데 절대반지의 힘은 정말 대단하더군요. 프로도는 정말 샘이 아니었으면 임무를 수행하지 못했겠죠. 프로도는 반지 때문에 의지도 약해지고, 몸도 더 허약해지고, 정신도 혼미해지는데 샘이 옆에서 계속 프로도를 바로잡아주지요. 비록 골룸(스미골)의 이간질에 한때 프로도로부터 버림을 받지만 충실한 하인은 역시 주인을 버리지 않는 법. 샘 역의 배우조차 다시 보이더라구요. ^^

그리고 제가 명장면 5에는 넣지 않았지만 그 외에도 멋진 장면은 많았지요.
오크족의 무지막지한 공격을 받고 피핀이 간달프에게 끝이 이렇게 될 줄 몰랐다고 하자 간달프가 차분히 말하더군요. 죽음은 우리가 걸어가야 할 마지막 여정이라구요. 죽음은 끝이 아니라 우리가 자신의 발로 걸어가는 인생 여정의 일부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았어요.
또 나즈굴의 공격으로 죽음의 위기에 놓인 세오덴을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의 대표격인 그의 딸 에오윈 공주가 나즈굴과 당당히 맞서싸워 이기는 장면 감동이었죠. 나즈굴이 그 어떤 살아있는 남자도 날 막지 못한다고 하자 전쟁에 참여하기 위해 아무도 몰래 갑옷을 입고 투구를 썼던 그녀가 '하지만 난 남자가 아니다!' 하며 투구를 벗어던지고 대적하는 장면 캡이었어요. 세오덴 왕은 죽으면서도 얼마나 딸이 자랑스럽고 고마웠을까요. 자신이 죽으면 나라를 통치하라는 유언을 출정 전에 이미 했지만 에오윈 공주가 얼마나 믿음직스러운 딸인지 죽는 순간 정말 마음이 든든했겠지요.

한편 난쟁이 김리와 꽃미남 요정족 레골라스는 여전히 굳은 우정을 자랑하더군요. 마지막으로 사우론의 성 앞에서 오크족 군대에 둘러싸인 채 김리가 '요정이랑 같이 죽다니...'라고 했더니 레골라스가 예의 그 아름다운 미소와 함께 말하죠. '친구와 함께 죽는 건 어때?' 그랬더니 김리도 '그건 좋지!'라고 맞장구를 치죠. 정말 너무나 대조적이면서도 잘 어울리는 한쌍이에요. ㅋㅋㅋ
그 전에도 오크족과 싸우면서 각자 자기들이 죽인 오크족을 경쟁적으로 세는데 넘 웃겼어요. 특히 아주 어마어마하게 큰 코끼리 같은 짐승을 레골라스가 죽였는데 그게 쓰러지는 걸 보더니 김리가 '그래도 하나로밖에 안 쳐줄 거야!' 하는데 정말 얼마나 웃었는지.ㅋㅋㅋ 처음 원정대를 꾸릴 때는 원수처럼 만났지만 생사고락을 같이 하고 또 말 한 필에 같이 타고 다니며 우정이 싹든 김리와 레골라스의 모습 참 보기 좋았어요. ^^
그리고 이번 '왕의 귀환'편에서 레골라스 외에 꽃미남이 한 명 더 눈에 띄었지요. 바로 파라미르! 2편에서 볼 땐 그렇게 핸섬한지 모르겠더니 이번에 보니 리처드 기어랑도 참 많이 닮았더라구요. 의지박약에 정신분열증세까지 있는 것 같은 아버지로부터 죽은 형 보로미르보다 사랑받지 못하는 가여운 아들로서 너무나 모성애를 자극하는 연기를 잘 하던데 앞으로 주목해볼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그러한 시대의 전투는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것 같아요.  이미 자신의 몸에 두른 갑옷의 무게도 움직이기 힘들만큼 무거워보이는데 그 칼이나 창 또한 수많은 사람을 치기엔 팔이 너무 아프지 않을까요? 말도 사람 태우고 달리기에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까지 들더라구요. 거기다 완전히 백병전으로 적과 얼굴 마주보고 싸우는데 정말 넘 끔찍해요.
게다가 오크족들은 특수분장도 어찌나 잘했던지 큰 스크린으로 쳐다보고만 있어도 역겹죠. 특히 그 이빨들을 보고 있으면 저기서 얼마나 악취가 날까 싶은 생각이 절로 들어요. 거기에 덩치 큰 무뇌아 같은 괴물 트롤들, 귀가 찢어질 것 같은 괴성을 내는 나즈굴들....

오늘부턴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편을 읽고, 책을 다 읽으면 영화 1, 2편을 다시 보고 싶네요.
암튼 작년까지는 책과 많이 다른 영화 '반지의 제왕'에 짜증이 났었는데 이 마지막 편을 보고 행복하고 후련해졌습니다. 정말 세 편 모두 DVD로 소장하고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