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에게 통장을 주었습니다.

나 막 울었잖아2008.10.01
조회2,205

안녕하세요. 평소 톡을 즐겨보는 20대 후반 직딩남입니다..
하...답답하기도 하고..
어떻게 해야할지..갈피도 안잡혀서..
여기에서나마 풀어봅니다..

 

여친과 현재 8년째 연애중입니다.
뭐 이런저런 싸움이 있기도 했고..중간중간 헤어질뻔한 위기도 있었지만..
여태껏 잘 버텨왔습니다..

 

여지껏 심하게 싸운것들도..일단 묻어두고..
어제 다투는 척하면 여자를 완전히 꼼짝 못하게 한 사연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어떻게든 제 여자친구와 결혼 할려고,( 여친집이 쫌 살거던요.) 고민하던 중 좋은 방법이 떠 올라, 여자친구에게 약 2개월전 통장을 하나 주었습니다.

"생활"에 보태라며고 슬쩍 말을 건네면서.

정말 감동받은것 같았습니다. (감동받아야 합니다. 얼마나 고민한건데요.)

그런데, 그녀는 "마음만 받겠다."며 내역조차 확인해보지 않고 있는거 아니겠습니까.

 저는 졸라 다급해졌습니다. 

그녀가 통장에 내용을 확인하지 않으면 모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기 때문에,

 저는 계속 여친한테 전화질 해가며, "필요할때" 찾아 쓰라고 말을 강조하며 통장 정리를 하게 만들었습니다.


물론 그 통장에다가 저는 프로포즈를 해놨구요..(금액은 약 2백만원정도..딱 적당한 금액이죠. 손해가 가더라도 그렇게 데미지가 크지않고, 뭐 감동 받기에는 모자라지 않는 정도...음하하하하.)

 

그녀의 은행언니들도 보고 다들 부러워했습니다.(얼마나 고심한건데요. 당근 부러워해야지요. 작전이 척척 들어맞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2개월동안 돈은 쓰지않았고.(예상외로 길게 가더군요.)

그래서 저는 이쯤에서 그녀에게 미끼를 살짝 던졌습니다.

그녀가 시력이 나쁘니 나중에 라식할때 보태라고 했습니다.(라식 그거 생각보다 돈이 쫌 들거던요. 나중에 결혼해서 라식하면 제 주머니에 있는 돈이 나가야 되니 이 참에 기왕 준 돈이니 200으로 정리 할려고 했습니다.)

그리곤, 전화를 해 그녀에게 두번째 덫을 놓았습니다.

"오빠는 그 돈을 네 자신을 위해 그 돈을 꼭 썼으면 한다고, 내가 너를 생각하며 먹고싶은것과 사고싶은것들을 모두 참아가며 어렵게 오랫동안 모은 돈이다."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급감동 모드로 돌아서더군요. 서서히 수렁속으로 깊이 빠져 들어오더군요.


 

그리고 여기서 마무리 펀치를 날렸습니다.

"혹시나 뭐 급하게 살꺼있음 쓰라고. 쓰고나면 또 그만큼 채워져있을꺼라고." 말했습니다. ( 혹시 통장에 있는 돈 200을 냉큼 다 써버리고 "오빠, 나 돈 다 썻어 한 200만 더 붙혀줘." 할까 약간 겁이 났지만, 강하게 밀어 붙혔습니다. 난 싸나이야. 라는걸 보여줘야 하니까요.)

(그녀에게 정말 급한일이 있다면 금전적인 지원을 해야겠다 라는 마음 별로 없었고, 어떻하던지 200으로 마무리 지울려고 했습니다.)

그녀는 말만 들어도 배가 부른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어제.. 여친에게 문자가 왔습니다.

"통장에 있는 돈 써도돼? ^^* ㅁ"

아무리 선물로 받은 돈이라도..그냥 쓰기가 조금 미안해서
그렇게 보냈겠지요..

저는 그녀에게 전화를 했고,

내가 힘들게 모은 돈을 그녀가 막 쓰지 않을꺼라는 생각을 하고

쓰라고..써보라며..통쾌하게 웃으며 말했습니다..

 

 

저에게 문자가 왔습니다. 첫거래 감사하다는..(금액은 안찍혔습니다..)


저는 그녀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제가 뿌린 미끼에 어떻게 걸려 는지, 돈을 그녀가 어디에 썼는지 궁금했거든요.

 

그녀는 제가 입을 가을옷을 샀다고 했습니다.

그녀는 좀 미안하기도 한것같은 느낌이었고, 그것을 잘 넘어가려고 귀염을 조금 떨며 말하더군요.
"그래두 내꺼먼저 안하고 니꺼먼저 샀다~ 잘했지? ^^" 라고..

 


저는 솔직히 약간 실망을 했습니다. 쓸려면 퐉퐉 쓸것이지. 그래서 확실히 걸려 들 것이지. 쪼잔하게 시리. ...약간 성질이 나더군요.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이걸로 뻥튀기 하기로 결정하고 밀어 붙혔습니다.

저는 의도적으로 목소리를 조금 냉담하게 가져갔습니다.

그래도 그녀가 그렇게 돈을 썼다는게 어딥니까?

그녀가 어머니랑 같이 쇼핑을 갔다고 했는데, 제 옷만 사는것도 좀 보기 않좋아서..

"어머님 옷도 사드리라고.." 라고 말 했습니다. 이걸 일타 쌍피라고 하죠.

 

저녁에 그녀에게 문자가 왔습니다.

문자로 "통장에 돈써서 미안하고 고마워*^^*" 라고 하더군요. 졸라 므흣하더군요. 그러나 내심을 감추고,
다음에 직접 이야기 해서 완전히 빼도 박도 못하게 만들어야 겠다는 계획으로,

답장을 그만두었습니다.

 

그래도 답장을 안하고 있자니 그녀가 서운해 할것 같아서

통장에 대한 언급은 빼고 답장을 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그녀가 그 돈을 나를 위해 쓰지않고,

그녀 자신을 위해 쓸지 밤늦게까지 생각을 했습니다만, 답이 나오지 않더군요..

 

그리고 다음날..

그녀가 사온 옷을 저에게 보여주었습니다.

어제 밤 늦게 궁리한 데로,

처음엔 그냥 옷이 마음에 안든다고 하면서 약하게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그녀가 앞으로 제 옷을 사지 않을꺼라 판단한 것입니다. 그러면 나중에 문제가 되도 " 그 돈 200가지고 다 너네 엄마 옷이랑, 니 옷이랑 싸는 다 써고 나를 위해 10원 한장 쓴게 있냐고, 졸라 밀어 붙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녀가 그녀의 어머니께서 고른거라고..그렇게 말을했습니다.

저는 아차싶었고, 제가 내뱉은 말은 이미 돌이킬수 없었기에 그냥 입을테니 두라고 했습니다.

그녀는 갑자기 표정이 안좋아지면서

안입을꺼면 환불되는지 물어보겠다고 했습니다. 환불이 안되면 교환이라도 해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속으론 너무 고마웠지만 여기서 포기하면 모든 계획이 수포로 돌아 갈 것 같아서,

기분이 상하라고 일부러 그녀의 뜻을 따르는 척하면서
그렇게 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녀는 통장에 돈쓴거 때문에 그러느냐고
돈 채워넣어 놓겠다고 그랬습니다.

이거 뭐.. 그녀가 저의 억장이 무너지는 소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아뉘~~ 얘가 작전 말아 먹을일이 있나.)

순간 기분이 너무 안좋은 척 인상을 마구 구기면서

그녀는 어떻게 이렇게 제 마음을 몰라주는걸까, 라는 티를 퐉퐉 냈습니다.

 

내가 돈 모으는동안 옷도 사고싶고, 맛있는것도 먹고싶고,

그녀에게 다른 선물도 해주고 싶었지만, 꾹 참았던 기간들이 눈앞에 확 지나간 것처럼,

정말 많이 서운한다는 표정을 줄기차게 날렸습니다.

 

홧김에 제가 모은돈주고 산건데 환불 못받으면 교환이라도 해야할꺼 아니냐고..하면서 구라신공까지 펼쳤습니다.

그녀는 어머니께서 직접 골라준거라고 그랬습니다.

 

그녀의 어머니께서 옷을 골라주신것은 물론 감사해야 할 일입니다. 그렇지만 강호는 험한 곳 아닙니까. 저는 오로지 얘를 옭아매서 꼼짝못하게 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왜 내 돈을 좀 더 가치있는 용도로 사용하지 못했느냐는 식으로 몰아 붙혔고, 마침내

"그렇다고 어머님이 직접 사준건 아니잖아" 라는 말로 카운터 펀치를 날렸습니다.

 

그녀는 화가나서 "지금도 이런데 울엄마 옷이라도 샀으면 어땠을찌 참..그냥 통장 들고가라
..필요없으니까.. 어짜피 니돈인데.."라고 했습니다.

 

예상했던 반응이 나오더군요.

속으론 미소를 머금으면서 최후의 한방을 날렸습니다.

" 정말 내 마음을 그렇게도 모르겠단 말이냐."하면서 고개를 획 돌리면 집으로 왔습니다.

 

지금쯤 그녀는 온갖 고민을 다 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몇일 후 좋은 말로 조목조목 짚어가며 따지고, 달래면 멋도 모르는 그녀는 저에게 홀라당 넘어 올 것입니다.

 

강호는 진정 비정한 세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