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현재 사는 곳은 대전입니다. 저의 주거지 특성상 주차를 집앞 길옆에 합니다. 그래서 지나가는 차들이나 사람들에게 불편을 안끼치려고 항상 길 바깥쪽으로 바짝 붙여서 앞뒤 차들이 차를 뺄 때 힘들지 말라고 앞뒤 간격도 신경쓰며 주차를 합니다. 그런데 오늘 새벽에 차를 빼러 나가보니 아래와 같은 메모가 차창에 붙어 있더군요. 처음에는 어이가 없었습니다. 도대체 내가 뭘 잘못했길래 이런 메모를 붙여 놓았나 생각하면서도 새벽부터 기분잡치고 싶지 않아서 부글부글 끓어 오르는 마음을 다잡으며 날이 밝기만을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상한 점들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습니다. 평소처럼 제대로 추차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뭐가 그리도 불쾌해서 밤 9시 이후에 문서편집에 인쇄까지 하고 가위로 오려서 지극정성으로 메모를 붙여야 했는지 너무나 궁금했습니다. 저의 차 앞뒤로 다른 차들도 똑같이 주차돼 있어지만 유독 제차에만 이 메모가 붙어 있는 상태였거든요.
그래서 혹시 내가 잘 못한게 있을지도 모르니 상대방을 불쾌하지 않게 해야겠다는 마음에 아침에 회사에 출근해서 "주차메모 남기신 분 맞죠? 무슨 문제 때문에 그러시죠?"라고 문자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그 전화번호로 자신도 황당하다는 답장이 왔습니다. 그래서 직접 전화를 했더니 나이가 50줄 내외로 추측되는 아줌가 전화를 받더군요. 내용인즉 자신이 한 일이 아닌데 몇일전부터 여러 사람들한테서 그런 메모를 왜 남겼냐고 항의성 전화가 계속 온다고 하더군요. 결론은 누군가 자신의 전화번호를 도용해서 장난을 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경찰에 신고하려고 준비하는 중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거듭 죄송하다고 말씀하는데 상황을 알게 되니 저도 참 황당하더군요. 어떤 한 인간의 악질적인 장난에 얼굴도 모르는 상대방에게 얼굴을 붉힐뻔 했으니 말입니다.
죄송하지만 신고자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메모지를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실 수 있냐고 하셔서 "꼭 잡으시기 바랍니다."라는 문자와 함께 메모지 사진을 전송해드렸습니다. 요즘은 욱하는 한순간의 분노 때문에 살인도 저지르는 세상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무 잘못도 없는 불특정 다수가 이런 메모를 본다면 자칫 끔찍한 결과를 낳을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혹시 이글을 보시는 네티즌분들 중에 이런 경험을 하신 분들이 계시다면 경찰서에 바로 신고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어쩌면 그런 발빠른 조치가 누군가의 불행을 막는 의로운 행동이 될 수 있을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