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숙제로 이야기 써봤는데, 한번 평가해주실래요?ㅎㅎ

carpediem2015.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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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날과 다름없는 하루였다. 

며칠 동안 계속된 무더위 날씨 속에서도 사람들은 반팔과 반바지를 입고 삼삼오오 무리지어 어디론가 향했다.

그 중 몇 명은 더위를 피해 놀러가거나, 또 몇 명은 더위를 즐기기 위해 놀러가는 것일 터였다. 

나는 행운아다.

더위는 무슨 아까부터 계속 에어컨을 틀어달라고 조르는 한 학생 덕분에 고맙게도 계속 직방으로 바람을 맞은 터라 이빨이 덜덜 떨릴 지경이었다.

조그마한 창밖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사람들이 부러웠다. 

그 사람들은 더워보이기는 하지만 행복해보였다. 

‘하아..’ 뜻 모를 한숨이 나왔다. 순간, 독서실 옆자리에 앉은 여자아이 하나가 나를 쏘아보았다.

아니, 숨도 내쉬지 말란 말인가. 왜? 아예 입을 테이프를 밀봉하지? 하여간 한달 넘게 봐왔지만 더럽게 재수 없는 년이다.

나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고2다. 

정말이지 나는 개인적으로 고3보다 고2가 더 불쌍하다고 생각한다.

왜냐고? 고3은 곧 끝날 거라는 희망이라도 있지 않은가. 우린 그런 것도 없다. 

그저 주어진 대로 묵묵히 과제를 끝내고, 학원을 가고, 야자를 하고, 방학 내내 보충을 하고..

아 더 이상 생각하기도 싫다. 이대로 가다간 끝도 없을 것 같다. 

아무튼 나는 내 나이도 맘에 안 든다. 

18살이 뭐야, 욕도 아니고. 낭랑 18세 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말이 낭랑이지, 도대체 어느 부분이 어떻게 낭랑이란 말인가. 

오늘도 평소처럼 저녁 9시까지는 여기 박혀있어야겠지. ‘후우.’ 진짜 답이 안 나온다.


사실 난 그렇게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아니다. 굳이 따지자면 중위권? 

그렇다고 선생님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것도 아니다. 

나도 눈에 띄고 싶은데, 가끔은 총애를 한 몸에 받고 싶은데. 

아, 잠깐만. 아니다. 생각해보니까 그게 더 견디기 힘들 것 같다. 

그건 그렇다 치고서라도 부모님한테까지 성적으로 걱정 끼쳐드리는 건 죽기보다 싫다. 우리 집은 삼남매라 부모님이 나 말고도 신경 쓰실 일이 많다. 

그래서 더더욱 나한테까지 신경 쓰게 만드는 짓 따위 하고 싶지 않다. 

그게 내가 최대한 학교에서 눈에 띄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이유이기도 하고. 

근데 고2 올라와서 최근 들어 자꾸 선생님들한테 책잡히는 일이 많아졌다.

심지어 어떤 때는 하루에 세 번이나 교무실로 불려간 적도 있었다. 

‘모두들 나를 걱정하셔서겠지..’ 라고 생각은 하는데 그냥 왠지 모르게 서럽다.

나한테만 그러는 거 아닐 거라 생각은 하는데 그냥 왠지 모르게 억울했다. 

똑같이 실수해도 나만 더 혼나는 것 같고. 나도 내 자신을 잘 모르겠다. 

이런저런 이유들 때문일까. 사실 나 요즘 불면증이 부쩍 심해졌다.

평소에도 조금 그렇기는 했었는데 최근 들어 더 그런 것 같다.

눈을 감고서 음악도 들어보고, 재밌는 상상도 해보고, 양도 세어보고 별 짓을 다하지만 결국 누운 지 두 시간이 넘어서야 잠에 들고는 한다.


아, 잠깐만. 도저히 안 되겠다. 담요 좀 하나 달라고 부탁해야지. 

하여간 내가 이 독서실을 계속 다니다간 정말이지 메르스 보다 냉방병으로 먼저 요절할 것 같다.

그런데 뭐지. 이게 무슨 상황일까. 이 맥락에서 정말 뜬금없는 말이라는 건 아는데..

어라, 이 담요 생각보다 따뜻하다. 그렇게 크지도 않은데 이상하게 바람이 전혀 들어오지 않는 것 같다.

뭐랄까, 이상한 포근함이다. 그 알 수 없는 포근히 감싸는 느낌에 나는 그만 책상위로 쓰러졌다.

그러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깜빡거리던 형광등 조명이 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음..?’ 갑자기 눈이 부셔서 저절로 눈이 떠졌다. ‘아, 뭐야.’ 순간 짜증이 훅 밀려들었다. ‘간만에 맘 편히 좀 자나 했는데..’ 주위를 휙 둘러보았다.

아까 내가 있던 그 자리 그대로였다. 

한달이 다 되어가는 내게는 너무도 익숙한 자리, 139번.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왠지 모를 실망스러운 느낌에 뾰루퉁한 얼굴로 독서실벽에 기대었다. 

그때였다. “왜? 뭘 기대한 건데?” 

순간 뒤에서 들려오는 앳된 목소리에 깜짝 놀라 몸이 일순간 굳어버렸다. 

그러나 다음순간 문득 궁금해졌다. 그래서 천천히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봤다. 

그곳엔 내가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아이가 있었다. 순간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냥 머릿속이 온통 새하얘진 느낌이었다.

그러나 멍을 때림도 잠시, 나는 어린아이의 목소리에 다시 정신이 돌아왔다. 

“왜 그래, 나 알잖아. 어린왕자.” 그 말을 듣는 순간, 머릿속이 다시 새하얘졌다. 

그러자 자칭 어린왕자는 내 팔목을 붙잡으며 말했다. 

“아니, 자꾸 멍때리지만 말고 나 좀 봐봐. 왜 자꾸 정신을 안드로메다로 보내 버리는 거야. 뭘 그리 고민해.” 

그러게. 난 뭘 고민하는 걸까. 어린왕자가 눈앞에서 내 팔목을 잡고 얘기하는데, 그게 뭐 그리 큰 문제라고. 그럴 수도 있지. 당연하지.

‘잠깐만, 이거 당연한 게 아니잖아.’ 순간 뭐가 이상한지 알았다.

 “너 뭐야, 왜 여기 있는 건데? 이거 꿈이니? 그럼 깨야겠다. 난 지금 어린애랑 놀아줄 시간 없거든. 왜냐하면 하루종일해도 끝나지 않을 수학숙제가 날 기다리고 있거든.”

어린왕자는 불쌍하다는 듯이 나를 쳐다봤다.

 “아냐 아냐, 그런 눈빛으로 보지 마. 동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야. 나 생각보다 그렇게 불쌍하진 않아. 사실, 하면 다할 수 있는 정도지, 못할만큼은 아니야.”

그러자 다시 한번 어린왕자는 더욱 불쌍하다는 듯이 쳐다보며 천천히 입을 뗐다. 

“동정 아냐. 그냥 누나가 걱정돼서 그랬어. 그 많은걸 다 하고도 몸이 괜찮을까 싶어서. 사실 아까부터 느낀 건데 누나 다크써클이 많이 내려온 것 같아. 많이 피곤하지..?” 

순간 정곡을 찔린 기분과 동시에 왠지 모를 울컥함이 목구멍을 타고 넘어오려는 것을 가까스로 참았다.

이 아이에게만큼은 이상하리만치 진실만을 말해야 할 것 같은 묘한 감정에 사로잡혔다. 

“힘들지.. 힘든데 힘들면 안돼. 힘들다고 말하기엔 내가 너무 할게 많거든. 털어놓을 수도 없어. 다른 사람들이 노력하는 거에 비하면 난 진짜 아무것도 아니거든. 그래서.. ” 순간, 발밑에서 느껴지는 괴상한 느낌에 깜짝 '놀라 말을 끊었다. 

“미안해, 놀라게 할 의도는 없었는데. 난 폭시야. 그 왜 있잖아, 어린왕자랑 같이 다니는 여우.”

 “아, 안녕.” 나는 떨떠름하게 인사를 했다. 

말하는 여우라니. 차라리 리무진 다섯 대는 몰고 다니는 재벌2세랑 결혼 하는게 더 현실성 있겠다. 

“아무튼 뭐, 지치지. 그래봐야 1년 6개월인데 참 버티기가 힘드네. 가능성도 없어 보이고.”

나의 말을 가만히 들어주던 어린왕자는 한참 후에야 입을 열었다.

 “누나 말 들으니까 옛날에 만났던 그 누나 생각난다.”

 “누나?”

 “응, 누나. 내가 나오는 이야기에 보면 되게 많은 행성들이 나오는데.. 알지? 그거 이야기 알아?” 

“응..”

나도 모르게 순간 거짓말을 해버렸다. 

어린아이한테 그러면 안 된다는 거 알지만 왠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솔직히 말해버리면 너무 실망할 것만 같았다.

어릴적 읽은 책이라 사실은 모른다는 말을 차마 할 수 없었다.


“내가 행성 2567호에 갔을 때의 일이었어. 알았어, 걱정 마. 짧게 얘기할게.

그 행성은 우리 세계에서도 가지 말라는 별로 금기시되어있던 별이었어.

이유는 모르겠어. 그냥 내가 태어난 순간부터 가면 안 된다고 들었거든.

근데 왜 사람 심리 있잖아. 가지 말라하면 가고 싶고, 먹지 말라하면 먹고 싶은 그런 심리.

그래서 내가 14살이 되던 그 해, 한번 가봤어.

행성 가까이에 갔는데 생각보다 큰 행성이었어. 그래서 더 궁금해졌지. 여태 그렇게 큰 행성은 태양 다음으로 본 일이 없었거든. 

가까이 다가갈수록 점점 행성의 형체가 또렷해지는데 진짜 가까이서 보니까 정말 예쁘더라. 여기 폭시가 달고 있는 이 구슬 보이지. 이거랑 비슷하게 생겼었어. 

내가 그거 보고 비슷하게 만들었거든.” 말하는 여우는 자랑스럽게 자신의 목을 내밀며 내게 목걸이를 보여주었다. 

그 구슬 속에는 어린왕자의 말대로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 있었다. 

근데 뭐랄까, 구슬이 조금 슬퍼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럴리는 없겠지만. 아무튼 그런 이상한 목걸이는 난생 처음이었다.

“내가 그 행성에 들어가서 제일 처음 만난 사람이 누구게?”

 “글쎄..”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앞에서 해맑게 웃으며 이야기하는 귀여운 남자아이의 이야기에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앨리스. 그 누나 진짜 예쁘더라. 누나랑은 다르게.”

이 아이는 도대체 나더러 어쩌라는 걸까.

 “장난이야, 아무튼 그 누나는 내가 아는 소설속의 그 사람이 아니었어. 나도 읽었거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그런데 그 누나는 내가 익히 알던 그 어리버리하지만 호기심으로 반짝거리던 눈망울을 가진 소녀가 아니었어.”

순간 아이의 얼굴이 잿빛으로 확 시무룩해졌다. 

“그 누나가 그랬어. 그 이상한 나라에 갔다 오고 나서 진짜로 생각해보게 됐대. 난 도대체 지금까지 무엇을 하고 산걸까. 내가 한게 있긴 한 걸까. 누나가 알지는 모르겠지만 

그 소설에 보면 이런 부분이 있거든.”

 

<앨리스는 카드게임의 붉은 여왕과 손을 잡고 미친 듯이 달린다. 이때 소녀는 이렇게 말한다. “그런데 붉은 여왕님, 정말 이상하네요.

지금 우리는 아주 빨리 달리고 있는데, 주변의 경치는 조금도 변하지 않아요.” 

여왕은 대답한다. 

“그건 말이지. 주위의 경치도 우리와 같이 달리고 있기 때문에 제자리에 남아있고 싶으면 죽어라 달려야 해.”> 

아 그부분, 읽은적이 있다.


“앨리스 누나가 그 꿈을 깨고 나서 어떻게 됐는지 누나도 잘 모르지?”

알 리가 없었다. 

“그 앨리스 누나 엄청 공부하더라고. 지금 누나가 그런 것처럼. 

지금까지는 삶의 목적이 없었던 것 같대. 무엇 때문에 살아왔나 하는 생각도 들고.

그냥 왠지 둘이 비슷한 것 같아서 생각이 났어. 아마 누나도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어서.”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쫙 돋았다. 

그랬다. 나 또한 내가 멈춰있는 동안 다른 사람들이 앞질러 가는게 무서워서 항상 부담감에 시달렸다.

어려서부터 뭐든지 잘한다는 칭찬만 듣고 자라던 내가 어느 순간부터 질책과 꾸중 속에서 나 자신을 잃어가고 있던 것이었다.

최고의 톱스타들이 정점을 찍고 하강곡선을 타기 시작하면서 우울증을 동반한 자살을 하는 것처럼 나도 비슷한 과도기적인 지점에 있었던 것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질책하는 것도 모자라, 나 자신도 나를 질책과 채찍질로 다스리고 있던 것이었다. 

갑자기 여러 생각이 머릿속을 꽉 들어 채웠다.

그 순간 정적을 가르는 한마디가 들렸다.

 “근데 있지. 나는 조금 다르게 생각해.”

“응?” 

“있지, 누나가 말하는 대학 같은 거, 가기 위해서 공부한다는 거 난 좀 어리석다고 생각해. 앨리스 누나처럼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해서, 그 길목을 넘어가기 위한 수단으로 공부를 하는 거면 몰라도.” 

이 작은아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것 같았다.

“난 말이야, 오늘의 나와 내일의 나만을 비교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나아간다는건 내가 남보다 앞서 가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내가 과거의 나보다 앞서 나가는데 있는 거니까.”

그말을 듣는 순간, 왠지 고마웠다.

지금 이 시점에서 내게 가장 위로가 되는 말이었다.

 “사실, 내가 오늘 여기 온 이유는 이 말을 해주고 싶어서였어. 

내가 예전에 비행기 조종사 아저씨한테 도움을 받았던 것처럼, 폭시한테 길들여진다는 게 어떤 건지 배웠던 것처럼, 나의 장미가 왜 다른 장미들보다 소중한 건지 지구에 와서야 비로소 깨닫게 되었던 것처럼.”

“사람들은 잘 몰라. 그래서 그들은 못하는 게, 잘못된 거라고 생각해. 

하지만 나도 그랬듯이 모르면 배우면 되는 거고, 잘못한건 뉘우치면 되는 거고, 그렇게 하나하나 알아가는 거야. 그게 삶의 묘미 아니겠어?”

“미래에 닥칠 일을 미리 다 안다면 재미없잖아.”

“누나, 만약에 너무 힘들고 지쳐서 인생이 무의미하다고 느껴질 때, 그 많은 위인들의 자취를 한번 눈여겨봐. 그들의 인생이 어땠는지.. 처음부터 그렇게 다들 위대했는지. 그들이 세상에 한 획을 그었다면 누나에게도 언젠가는 빛을 발할 기회가 오지 않겠어?” 맞는 말이었다. 

“그렇네. 기회는 언제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거니까. 조언 고마워. 정말.”

어린왕자는 웃음으로 화답했다. 

“아냐, 나도 오랜만에 길게 수다 떨어서 즐거웠어 누나. 아, 이제 그만 가봐야겠다. 사실장미한테 금방 다녀온다고 했는데 벌써 물 줘야할 시간이 거의 다됐거든.”

아쉬웠지만 보내줘야만 했다. 

“그래, 조심해서 가. 폭시도.”

나는 서서히 사라지는 그들을 보고 웃으며 마지막 배웅을 했다.


‘쿵’ 하는 소리에 깜짝 놀라 일어났다. 

내 눈 앞에는 박카스 한 병이 놓여있었고, 붙어있는 쪽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많이 피곤하신가 봐요. 코를 엄청 고시네요, 저 때문에 너무 자주 에어컨 켜놔서 죄송해요. 앞으로는 줄여볼게요. 이거 드시고 힘내세요.’

순간, 나도 모르게 픽 웃음이 났다. 그래 꿈이었지.

꿈일 것 같았다. 꿈인 걸 알았다. 정말 기분이 묘해지는 꿈이었다.

허구라는 것을 아는데, 사실이라고 믿고 싶어서 입 밖으로 내뱉고 싶지 않은 그런 기분이랄까.

왠지 내뱉으면 신기루처럼 사라질 것만 같았다. 

모르겠다. 그냥 묘했다.

어차피 집중이 될 것 같지도 않아서 짐을 챙겨 밖으로 나왔다.

아까 받은 박카스를 들이켰더니 그제야 정신이 좀 맑아지는 것 같았다.

공원 쪽으로 걸어가 가장 가까운 곳에 보이는 벤치에 앉았다.

분주히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니 왠지 모르게 어린왕자가 했던 주옥같은 말들이 떠올랐다. 

‘과연 저 사람들은 정말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 저렇게 바삐 뛰어가는 걸까? 그게 아니라면, 그저 그런 의미 없는 남들과의 경쟁을 위해 회중시계를 찬 흰 토끼보다도 저리 분주히 뜀박질하는 걸까? 내가 저 사람들과 다른게 뭐지?’


사실, 요새 고민이 정말 많았다.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나도 진지하게 고민했다.


내가 하고싶은게 무엇인가가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게 무엇인지 모르는 것에 대한 고민 말이다. 

똑같이 살아왔는데 내가 꿈이 있는 사람들과 왜 다른지 알 수가 없었다.

지금 시점에서 내 몸이 아픈 것도 죄가 된다고 믿었다.

내 스스로 컨디션 조절을 제대로 하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로 인해 다른 일들에 차질이 생기면 그 또한 내 잘못이라고, 나는 정말이지 쓸모없는 인간이라고 그렇게 굳게 믿어오고는 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는 사실을 이제야 깨달았다.

그 어린아이의 말을 들으니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지금껏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해야 되는 것만을 좇아왔고, 그게 전부인줄로만 알았다. 

이제는 내 미래의 모습들 중 첫 번째 퍼즐을 맞추기 시작해야하는 때이니만큼 정말로 내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봐야할 것 같았다.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을 떠나서 시도를 해본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는거니까.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이제는 정말 공부해야겠다는 의욕이 솟구쳤다.

이유있는 공부라면 충분히 최선을 다해볼만한 가치가 있겠다 라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그 길로 다시 가방을 메고, 따사로운 햇볕아래 가벼운 발길로 독서실 가는 길을 나섰다. 

그런데 독서실 건물 앞에 다다랐을 때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챘다.

한달음에 계단을 뛰어올라 건물 5층에 사진관을 하시는 아저씨께 여쭈어 보았다. 

여기 옆에 있는 독서실 어디갔냐고.

 “학생, 어디아파? 여기 독서실이 어디있어? 학생 공부를 너무 심하게 하는거 아

니야?”

아저씨께서는 껄껄 웃으셨다. 

예상치 못한 대답에 오싹 소름이 돋았다. 

한 달을 다녀온 독서실인데 원래 없었다니.. 

‘너무 심하게 현실적인 꿈을 꿔서 그런가?’ 하는 생각을 하며 건물을 나서는데

 웬 대형견이 내 앞을 지나가며 컹컹 짖어댔다. 

깜짝 놀라 옆길로 물러나는데 나는 볼 수 있었다, 그 짧은 순간이었지만 개의 목에 걸려있던 폭시의 슬픈 목걸이를. 정말이지 여느 날과 다름없는 하루였다.


그동안 읽었던 책 여기저기서 감명깊었던 어구 몇가지 빌려온건 있지만,

나머지는 정말 열심히 썼어요..ㅎㅎ

읽어보시구, 어떤지 감상평 한줄정도씩만 남겨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꾸벅)

그럼 좋은 하루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