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기다리는 중입니다...^^(한달)

시간..2015.12.13
조회2,144

우선...전 29살 남성입니다. 제가 이런 곳에다가 가입을 하고 직접 글을 쓰게 될 줄은 몰랐네요.

아직까지도 실감이 안나고 아직까지도 힘들어하면서 이것저것 뒤적거리다가 결국 헤다판이라는 곳에 심정을 남겨봅니다.  

 

2년 가까이 만나던 여자친구에게 시간을 갖자라는 통보를 받은지.. 이제 한달이 다되어가네요

 

어떻게 연애를 했냐하면

회사에서 만난 사내커플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고 이뻐라 하는 커플이였습니다.

서로의 집에 자주 왕래했으며, 양가부모님과 양가 가족들 모두가 저랑 그 친구 정말 가족같이 아껴주시고 이뻐해주십니다.

여자친구 부모님이 집에 제 방을 하나 따로 내주어서 여자친구와 여자친구 부모님과 거의 살다싶이 했습니다. 양쪽집안 아버지들 끼리는 두 차례 술자리를 갖으셨습니다. 

그만큼 저를 좋아하시고 인정해주셨고 지금도 잘되길 바라십니다.

저두 이친구를 많이 사랑했지만 주변에서 보기에는 이 친구가 저를 더 좋아하는 것 같다, 꿀떨어진다, 부럽다 등등 얘기를 들으며 정말 이쁘게 연애를 했습니다.

 

자.. 변명은 하지 않으려구요

그렇게 이쁘게 만나면서도 2년 가까이 이 친구는 제 성격을 감내하고 참다가..

그러니까 왜 판 글들 검색해보니까 스스로 정리하다가 한번의 사소한 계기로 마음을 굳게 먹은 듯 합니다. 

바람을 폈거나, 딴짓을 했다거나, 욕을 했다거나, 때렸다거나 이런건 전혀 아니구요.

솔직히 자존감 하나로 살았던 저라서.. 여자친구한테 겉으로 보이는 것은 그 누구보다도 잘해줬다고 생각하는데

정작... 여자로써 사랑받는다 여자친구로써 존중받는다 라는 느낌을 주지 못했습니다.

자존심 세우고, 이기려들고, 가르치려들고, 내 틀에 맞추려하고, 너무나 밝고 예쁜 친군데 외모지적하고.. 

가끔 이친구가 이런거 섭섭하다 이런거 힘들다 얘기를 했었습니다. 전 그럴때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네요.. 당연하게 생각한 것도 있고, 지가 어쩌겠어 라는 생각도 있었을거에요. 

 

또 자존심 세우고 이 친구 마음을 시험해보고자 했던 행동에 의해 이 친구는 많이 울었고

결국 시간을 갖자, 시간이 필요하다 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물론.. (헤다판을 진작에 봤으면 좋았을 걸..이라는 후회는 되지만)

시간이 필요하다는 친구에게 가끔 카톡도 하고 두 번 찾아갔습니다. 결국 보지는 못했지만 카톡을 받았습니다.

'나를 보는게 겁난다. 날 보면 무슨말을해야할지 모르겠다. 나를 생각하면 희망고문하지 말고 빨리 손을 놓아주는게 맞지 않을까.. 근데 나한테 너무 미안해서 모질게 못하겠다..'

쭉 연락 기다리다가 이 친구는 원래 커플번호였었는데 폰번호를 예전에 쓰던 번호로 바꿨고 평소에 나한테 하고싶다던 헤어스타일로 바꿨씁니다. 그 외에도 자기 스스로를 위해 돈을 쓰고 저로 인해 상실했던 스스로의 자존감을 회복하려는 행동들을 많이했어요.  

 

반성을 하면서 통보받고 3주정도 쭉 연락을 기다리다가 이 친구가 친언니랑 짧게 해외여행을 가서 귀국하는 날 공항에 대리러 갔습니다. 혹시나해서.

(급 여행은 아니였고 원래 언니네 부부랑 저두 껴서 같이 갈까했었던, 저쪽 형부가 스케쥴이 안되서 자매끼리만 갔던 여행) 

근데 갑자기 나타나는 건 배려가 아닌거 같아 먼저 카톡을 보냈어요. 공항에 마중나왔다

내가 이러는게 너 불편하게 만들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먼저 카톡한다. 봐도 괜찮으면 연락하고 아니면 답장안해도 된다라고.

그러더니 몇분뒤에 진짜 오랜만에 카톡하나가 왔습니다. 미안하다고, 그냥 택시타고 가는게 날 것 같다고. 그리고 얼굴보면서 얘기하는게 좋을것같다고 조만간 연락한다고.

저멀리 숨어서 택시타는 모습까지 보는데... 눈물을 참을 수가 없더라구요  

 

솔직히 공항에서 만나 줄 거라는 생각은 안하고 갔습니다. 제 마음 편하자고 간 거라서..

그런데 느낀건, 예전 같았으면 분명 그 친구 의사는 존중해줄 생각하지 않고 제가 하고싶은데로, 제 마음 편한대로 무턱대고 앞에 나타났을 거에요. 

  

그런데 한 달 가까이 되가면서 느낀게 정말 많습니다. 제 어떤 부분이 잘못됬는지, 또 이친구를 위해서라면 그 잘못을 인정하고 받아드리고 변할 수 있다라는 용기도 생겼구요.

여자 때문에 나자신을 변화시킨다..? 글쎄요.. 이 친구 만나기 전까지 저로썬 상상도 못했을 거네요. 이제야 이 친구 입장에서 생각하는 법을 조금씩 배워가는 것 같네요..

지난 카톡들, 지난 행동들, 지난 기억들 되짚어가며 또 어떤 행동을 하다가도 아! 이 부분에서 섭섭했겠구나, 이랬었는데 많이 힘들었겠구나 등 느낀바가 정말 많습니다.

 

왜 진작에 하지 못했을까 보면.. 진작에 전 못했을 겁니다. 분명히.

만약 이친구가 이렇게 시간을 갖자라고 하지 않았으면, 이 친구가 어떤 수단으로 어떤 대화를 했었어도 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어가며 고치지 못했을 거에요.

 

지금은 자신있어요. 아니 제 스스로를 변화시킬 수 있어요.

자존심을 부릴 곳이 이 친구한테가 아니라 이 친구를 위해서라는거. 이 친구가 어떤 잘못을 해도 이 친구 편이 되주는거. 사소한 행동이라도 공감해주고 예뻐해주는거 등등

이 친구가 그만큼 저한테 소중한 사람이고, 없어서는 안될 여자라는 존재라는 걸 확인했으니까요.  

 

그런데 여러 친구들이나 판 게시글 보니..

제가 너무 늦게 깨달은 것 같네요.....^^

조만간 연락을 한다고 했는데 언제 연락이 올지..

또 만나게 되면 어떤 표정을 어떤 행동을 해야할지.

이별을 통보하면 붙잡고 매달려야할지, 한번 매달리고 인정하고 다시연락올때까지 기다려야할지.

지금은 이 친구가 마음이 돌아섰어도..

그래도 여느 사람들의 말처럼 이 친구도 저를 정말 많이 아껴주고 사랑해줬으니 언젠가 이 친구한테 연락이 올지, 아님 지금 나한테 이별을 얘기한 것이 미안해서 연락 못할지.

연락이 와서 재회를 할지, 그냥 안부만 묻고 끝날지.

 

미칠 것 같네요...^^  

그래도 난 회사에서도 인정받는 남자니까..

미래에 대한 욕심이 있는 남자니걸, 열심히 사는 남자니걸, 딴짓하거나 한눈 팔지 않는 남자가 아니라는 걸, 그리고 진심 이 친구와 이 친구 가족들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걸

이 친구도 아니까.

또 2년 동안 이 친구도 저를 많이 아껴주었고 사랑해줬던 것을 아니까..

 

너무 힘들어도 참고 기다리려 합니다..

 

이런데에다가 장문의 글을 쓰고 댓글다는 분들 솔직히 잘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그분들 심정 이젠 너무 이해가 되네요...^^;;

 

힘을 좀 주세요..  어떠한 쓴 충고도 좋고, 비슷한 경험이 있으신분들 조언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