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사귄 남자친구와 헤어진지 1년째

바보2015.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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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쓰려니까 되게 어색하다ㅎ

난17살 오빠는 20살 어찌보면 둘 다 어린나이에 만나
같이 자랐지
참 많은 일이 있었다

고3때 내가 살빼고 공부하고 사람다워지면서 난 점점
옳고 그름 그리고 호와 불호를 마음껏 표현할 줄 알게되었고 오빠에게 수도없이 잔소리를 하곤했지

난 고쳐주고 싶었어
공부는 하던사람만 하는 것 이라는 고정관념도
하나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고 금방 흐트러져 버리는 오빠의 그 산만함도
무엇보다 꿈이뭐냐고 물었을때
"돈 많이 버는 것" 이라고 대답하는 그 허영심도
난 고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어

그때 당시 2년이나 만나고 있었고 그2년동안 확실히 오빤 많은 변화를 보여줬으니까

욕을 입에 달고살던 오빠가 내 앞에선 '존1나' 같은 가벼운 비속어도 쓰지 않았고
엄마 아빠와 어색하던 오빠가 자연스럽게 장난도 치게되었고
철없이 법같은건 우습게 알던 오빠가 무단횡단 한번 안하게 되었으니까

그래서 난 당연히 그정도도 바꿀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어

진짜 공부도 안하고 놀기만 하던 내가 공부하고 자기관리해서 가치를 높이면, 오빠도 날 따라 그렇게 하겠거니했어

하지만 오빠는 술때문에 다음날 할 일을 하지 못한다거나 다니던 기술전문학교 마저도 여러 핑계를 대가며 그만 두는 실망스러운 모습만 계속 보여줬지

그러다보니까 그냥 포기하게 되더라

내가 죽어라 공부해서 전교권에 진입했을때 오빠는 당장에 한두푼 버는 알바를 시작하고 그만두기를 반복했고

난 포기와 동시에 오빨 정리하기시작했어
아니 정리보다는 그냥 생각할 시간조차 없었다
그때 내하루는 5시간의 취침시간빼고는 공부나 운동 뿐이었으니까

그렇게 오빠와 한달에 한번만나며 수능은 다가왔고
수능이 끝나고 딱 오빨 돌아봤을때
이미 내머리는 나쁜기억만 남겨놓았더라고

용서할수없는 나쁜일들
거짓말, 금전적인 문제들, 사소한 다툼들, 폭력, 수도 없이 많이 핀 바람, 등등

그리고 가장날 비참하게했던 기억들은

언제나 오빠에게 난 두번째였다는거였어.

차가 고장났다며 나에게 화를내고,
강아지가 다친게 나때문이라며 안그래도 속상한 나를 타박하고, 제일 힘들었던건 여자 문제가 생겨 궁지에 몰릴때마다 오빤 헤어지자며 나보다 그순간의 위기모면을 선택하기 일수였지.

그땐 그렇게 헤어져도 난 당연히 돌아오겠지 하고 생각했나봐?ㅋㅋㅋ

그래 그래서 그런지 이런기억만 남은내가 헤어지자고 하자 오빤 알겠다며 쿨하게 보내줬어

그리고 하루뒤부터 나에게 주구장창 연락을했지

아마 이쯤까지 오빤 예전처럼 우리가 다시만날거라고 철썩같이 믿고있었을테고

하지만 난 그럴맘이 눈꼽만큼도 남아있지않았고
오히려 안좋은기억만 남은 오빠가 자꾸 얼씬대니까 트라우마, 노이로제가 걸릴지경이었어

정말 오빠 이름만들어도 헛구역질이 나올지경이었으니까

그렇게 난 잠깐 유학을 가게 되었고 거기서 많이 안정을 찾았어

한국은 어딜가나 오빠와 갔던곳들 뿐이었는데 거기는 오빠의 기억이 남아있는 곳이 없으니까.

그렇게 조금 성숙해진 채로 이번여름 한국으로 돌아왔지

이제는 다 나은줄 알았는데 다시 오빠를 보니까 또 그런 기억과 스트레스가 올라오더라

그때 느꼈어 시간이필요하다고

내가 오빠와의 나쁜기억을 지우기보다는 행복했던 기억을 다시 떠올릴수있는, 오빠이름 세글자 듣고 그때정말 좋았다고 웃을수있는 그때까지 난 오빨 볼수 없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그때부터 미친듯이 다녔어
뚝섬, 난지공원, 월미도, 을왕리, 북악스카이, 와룡공원, 창덕궁, 남산, 덕수궁, 청계천, 인사동 등등

우리 예쁜추억 정말많더라

평소에 쉽게 지나갈수 있던곳도 맘먹고 오빠생각하러가니까 다 생각나더라
꼭 거기 홀로그램으로 남아있는것처럼

그러다보니까 다시 기억이 고쳐지더라고

그렇게 여자문제많던 오빠가 2년째부터는 친구인 여자도 멀리했고,
고3인 내가 멋대로 정한 스케줄로 한달에 한번 멋진하루를 선물해주었고,
맘대로 찾아오면 예민한 내가 흐트러질까봐 음료수나 선물도 독서실앞에 놓고가고,
나랑 밥한끼먹겠다고 주말이면 점심시간 맞춰서 독서실 앞으로오고..
그마저도 내가 인강듣거나 전화기 꺼놓고 공부하고있으면 한두시간은기본 그냥가는날도 있었지

난 그지옥같은 2년을 잊지못해서
천국같은 1년을 지옥같던2년속에 살았나봐

이런 생각이 들때쯤 오빠한테 연락을했지

오빠동네라서 얼굴이나보려고 연락했다고

근데 오빠대답은 뜻밖이었어

연락하지말아달라고. 내가연락하면흔들린다고...
마음 잘다잡고 살려고한다고. 언젠가 정리되면 그때 먼저연락하겠다고.

ㅋㅋㅋㅋㅋㅋㅋ뭐가 이렇게 엇갈리는건지

어디서 부터 우린 오해가 있었던건지

3년동안 같은곳을 바라본적이 하루라도 있었던걸까

그렇게 연락안한지 벌써 4개월 째네



지금은 꼭 꿈만같아 우리 그 예쁜기억들이

밤새 피씨방하고 손잡고 걷던 은행나무길
오토바이타고 하루종일 다니고 얼굴은 매연투성이에 허벅지는 햇빛에 그을려서 따갑다고 소리소리지르던날
중랑천따라 하염없이 걷기만하던날
서로 화장해주고 미친듯이 웃던날
더운 여름 광화문광장에서 애들같이 신발벗어던지고 물에 뛰어들어 놀던날
시청광장에 드러누워 큰건물들 사이의 하늘을 바라보고,
아침부터 데이트하느라 피곤해 국립미술관에서 쇼파에누워자고,
고3때 한달에 한번 데이트할때 밤에 집을향할때면 난항상 서럽게울곤했지 내일부터 또공부만해야한다며..

이런 다쓰기도 힘든 사소한 기억들이 나는 이제서야 어렴풋이 돌아왔는데
오빠는 이제 날 다정리하고 좋은 여자만난듯해

우리가 이렇게 자꾸 엇갈리는건
그냥 처음부터 우린 아니었다고 생각해야하는걸까?


지금은 그냥 만나서 편하게 소주한잔하고싶은데

위에서 말한것처럼 오해도 너무많고 또

하고싶은말도 너무많은데


사실오빠랑 헤어지고나서 오빠한테만큼 진짜 내자신을 털어놓을 사람이 단한사람도, 단 한사람도없었어


보고싶다 정말 더바랄것도없이

소주한잔만 하고싶다

소주한잔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