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보고싶습니다.

2135482015.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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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에 사는 대학생 박승범입니다.
저번주 금요일인 12월 11일 저희 아버지를 세상에서 떠나보내드렸습니다.
사인은 급성 뇌출혈로 밝혀졌습니다.
제가 이런 민원을 드리는 이유는 아버지께서 너무 고생만 하시다 돌아가셨기때문입니다.
저희 아버지는 서울신문사에서 20년 넘게 근무하셨습니다. 잘 근무하시다 윤전기 문제로 상사와 트러블이 생겨 97년에 대구로 전근을 가게 되었습니다. 회사원이면 그게 무슨뜻인지는 알지만 아버지께서는 꿋꿋이 다니셧습니다. 2000년대 초에 서울신문에서 사원들에게 주식을 사면 열배가 될것이라고 주식을 사라고 권유를 많이 했었습니다. 아버지는 있는 돈 빚까지 끌어안으시며 주식을 샀지만 공시가 되자 10토막이 났습니다. 집안은 풍지박산이 났고 아버지가 돌아가실때까지도 갚지 못했습니다.  제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재수를 할 당시 서울에서 대구공장을 팔 것을 명했지만 아버지께서 반대를 심하게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댓가로 아버지는 서울로 발령이 나셔서 3교대를 하시게 되었습니다. 하루는 여덟시 출근 여섯시 퇴근, 그 다음날은 오후 두시 출근 새벽 퇴근, 그 다음날은 오후 여섯시 출근 새벽 퇴근...
평생 정시출근에 정시퇴근을 하시던 분에게 이런 보직을 내리는 것 역시 나가라는 것으로 밖에 안보이지만, 아버지는 이 역시도 언젠간 좋아지겠지라는 희망을 가지고 참아내셨습니다. 이런 삼교대를 하는 도중에도 보복성으로 8개월 정직 처분을 받으시고 월급도 못받으셨습니다. 이렇게 칠년을 일 하시다 올해 3월 도저히 못 버티시고 퇴사를 결심하셨습니다. 그 후 56세의 나이에 젊은이들이 하는 9급공무원을 도전 하시고 6월 시험 필기를 통과하시고 면접에서 떨어지셨습니다. 4회 경기도 공개경력제 임용시험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받으셨습니다. 그러나 면접결과가 안좋아서 떨어지신 후 자신에 대한 자괴감이 너무나 크셔서 술로 며칠을 보내시다 결국 금요일 급성뇌출혈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아버지께서는 면접에서 결격사유가 없다면 시험성적순으로 뽑는다 생각하셔서 당연히 뽑힐 줄 알았는데 안뽑혔다고 생각하신것 같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공무원 부적격자라고 판단을 하시고 그 상처가 매우 크신것 같습니다. 제가 확인해본 결과 시험성적순이 아니라 면접평정순으로 뽑는것이라 아버지께서 오해를 하신것 같습니다.
아버지는 평생 해군장교로 병역을 마치신것과 자신이 신문사에 다닌다는 자부심으로 평생 자신감 있게 살아오신 분입니다. 이십년 넘게 한 회사만을 일하신분을 회사가 갑이라는 이유로 사기를 쳐서 돈을 강탈하고 칠년동안 삼교대를 돌리고 자존심은 있는대로 짓밟으며 퇴사를 시킨 회사가 과연 어떤회삽니까? 이게 지금 회사라고 할 수 있습니까? 저는 아버지가 당하신 일을 생각하면 너무나 분하고 억장이 무너집니다. 아버지는 이런 일을 당하시더라도 집에서 근엄한 모습과 용기를 잃지 않는 모습으로 우리가 언젠가는 잘 살것이라는 희망을 주셨습니다. 그런데 이제 아버지는 없습니다. 아버지의 사인은 급성 뇌출혈이지만 아버지를 이렇게 까지 몰아넣은 것은 회사입니다. 20년넘게 충성해온 사람을 이런식으로 대할 수는 없습니다. 대한민국이 조금 더 좋은 나라가 되려면 이런 악덕회사는 철퇴를 내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버지가 보고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