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헤어지고싶어요

답답이2015.12.16
조회7,411
제발 헤어지고싶어요
그런데 헤어지는게 너무아프고 힘들어서
안하느니만 못하는 연애를 하고있습니다.

이제 2년을 꼬박 만난 20대 중,후반 커플입니다
결혼을 생각하고 만났던건 아니구요

성격차이, 가치관차이로 2년동안
여러번 헤어졌다 만났다를 반복했습니다.
보통 남자친구가 지쳐서 헤어지자하면
제가 매달리고붙잡는 식이었고,
가장 최근에 남자친구가 엄청 후회하면서 빌어서
받아줬는데, 초반엔 바뀌는가싶더니
한달만에 원래대로 돌아왔고
요즘은 예전 상황대로 제가 매달리고 있습니다.

우선 제 친구들은 일찍이부터 제 연애를 반대했습니다.
남자친구가 술,담배를 좋아하고
무엇보다 다혈질 성격에 한번 다투거나 화가나면
소리를 지르고 심하면 욕설(혼잣말로)을 하고
싸우는방식조차도 저랑 완전히 다릅니다.
저는 그자리에서 빨리 해결하자,
남자친구는 상황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
제가 해결하려고 대화를 시도하거나
(남자친구 표현에 의하면) 몰아붙이면
그때부터 남자친구의 분노가 시작되면서
속안에 쌓아두었던것들을 다 터트립니다.

뿐만 아니라 다른 부분에서도
너무나 저를 힘들게 하는 연애인것 같습니다.
오랜 취업준비기간으로 남자친구의 자존감이
낮아질대로 낮아져서, 조금만 서운한 기색을 내보이면
자기를 죄인, 쓰레기로 만든다고 되려 화를 냅니다.

저한테 상처되는말을 아무렇지않게
특히 술만마시면 정말 너무 많이 하는데
다음날되면 기억안난다고하거나, 미안하다고하지만
술만 마시면 계속 반복됩니다.

저는 눈물이 정말 많은 편입니다.
어렸을때부터 작은일에도 상처받고, 슬프든 기쁘든
화가나든 억울하든 눈물부터 나는 성격입니다.
남자친구요? 제 눈물에 콧방귀도 안뀝니다.
악어의 눈물이라는 둥, 제 뜻대로 안되면 울기부터 하는
딱 갓난아기 수준이라는 둥, 니가 우는건 질린다,
지긋지긋하다라는 말을 눈하나 깜짝하지않고
말합니다. 우는 저를 길에 세워두고 그냥 가거나
울고있는 저를 앉혀두고 게임을 하고 예능을 보며
웃는 그런 사람이더라구요.

또 얼마전엔 이런말을 했습니다.
둘다 개인적인 상황으로 각자 굉장히 힘든시기입니다.
그래서 제가 남자친구 힘든것도 충분히 알기때문에
저 힘든 얘기는 잘 안하려고하지만
그래도 가끔 기대고 싶을때가 있어 이야기를 합니다.
그 뒤, 술먹고 이런말을 하더라구요
"너보다 내가 훨씬 힘든데, 내앞에서 힘들다하면
나보고 어쩌라고, 니가 뭐가힘든데, 니가 내 앞에서
힘들다고 하면 안되지, 내가 얼마나 힘든지아냐?"

저한테 정말 못된말 많이하고 상처많이 준 사람입니다
저도 물론 부족한게 많습니다.

그런데 저 정말 최선을 다했습니다.
남자친구가 술자리 귀가시간 등으로 거짓말을 쳤을 때도 넘어갔고, 이런저런 잘못들도 금방금방 화풀려고 노력했습니다. 자존감 낮아진 남자친구 위해서, 나를 만나면 자기가 죄인이 되는것 같다는 남자친구 위해서 매일매일 하루에 세가지씩 감사일기 써서 문자로 보내고 고맙다고 합니다. 서운한 일 말하면 헤어지자할까봐 혼자서 꾹꾹 참고요, 매번 자기 집에서 데이트하면서도 한달넘게 집 한번 데려다 주지않고, 외식이 언제가 마지막이었는지 기억나지 않아도 싫은 소리 한번 안했습니다. 기념일마다 편지에 선물에 손수 오리고 붙인 것들 준비하고, 맹세코 저에게 1순위는 남자친구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만나는게 힘들다는 남자친구
술만 마시면 못된말을 퍼붓는 남자친구
제가 못되고 이기적이어서 못만나겠다는 남자친구
아마 그게 진심이고, 딱 그만큼 저를 사랑하는거겠죠?

그런데요, 정말 어떻게 헤어져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그렇게 못되게 굴어도 헤어질생각하면
잘해준 것 만 생각 나고 제가 못해준것만 생각나요.
두번다시 못볼 생각하면 눈물이 나고
다른여자가 옆에 있다는 생각하면 억장이 무너져요
지금 어디서 뭘하고있는지 나는 더이상 아무것도
모르는 남이 된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하고
더이상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너무 힘들어요. 보고싶고, 제가 노력하면 잘 만날 수
있을 것 같고, 그래서 매달리고..

헤어지고싶어요 이미 수도없이 밑바닥을 봤고
나만 놓으면 언제든지 끝날수 있는 이 관계를...
이 연애를 유지하는게 옳지않다는 것도
더이상 그사람이 나를 좋아하지않는다는 것도
머리로는 아는데, 막상 할 수가 없어 너무답답해요

주저리주저리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더이상 친구들한테 말하기도 쪽팔릴정도로
제가 불쌍하고 안타까워 이렇게 글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