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호구

꽃을든호구2015.12.18
조회174

안녕하세요, 몸에서 사리가 나오려 하는 28살 모쏠남 입니다.
 
얼마전에 친구들끼리 모임을 하는 자리에, 친구의 여자친구가 함께 자리를 하게 됐습니다.
 
4명의 친구가 모임을 하는데, 그날은 제게 염장을 지르려는지 전부 여자친구를 데리고 왔더라구요
 
저도 여친님을 모시고 오면 좋았겠지만, 모쏠인지라.. orz
 
소개팅도 번번히 실패하고 예전에 너무 마음에 들었던 썸녀에게 크게 상처를 받아서
 
여자친구는 하나님과 같은 존재라고 생각 했습니다.
 
저도 여자친구를 만들고 싶었지만, 소개팅도 번번히 실패하고 예전에 너무 마음에 들었던 썸녀
 
에게 크게 상처를 받아서 여자친구는 하나님과 같은 존재라고 생각 했습니다.
 
그런거 있잖아요,  하나님과 부처님처럼 있다고는 믿는데 내 눈에는 보이지 않는 그런거........
 
친구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 요번 크리스마스에는 뭘 할꺼다, 어디를 예약해놨다
 
라며 제가 살고 있는 곳 과는  다른 세계의 이야기를 하고 있길래
 
저는 그냥 핸드폰만 만지작 거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크리스마스가 다가와서 그런지 갑자기 모든 화살이 저에게 꽂히더군요..
 
넌 요번 크리스마스에 뭐 할거냐, 요번에도 케빈과 함께 지낼꺼냐 라길래
 
너희처럼 음흉한놈 들과는 달리 난 예수님 태어난 날이니까 교회에 케익 사들고 가서
 
예수님 생일잔치 해드릴거라고 했더니,  친구의 여자친구들이 이 오빠 진짜 웃긴다면서
 
소개팅을 해준다고 하더라구요, 사실 그날은 28년 내내 크리스마스를 혼자보내는 제가 너무
 
불쌍해서 자신의 여자친구들에게 소개팅 좀 주선해보라고 다들 데리고 왔다고 하더라구요.
 
이런 기쁘다 구주 오셨네처럼 갸륵한놈들... 어쨌든 잡설은 집어치우고,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친구의 여자친구가 오늘 바로 소개팅을 하자고 하더라구요.
 
그날 전 친구의 여자친구가 천사로 보였습니다.

 

근데 소개시켜줄 아이가 단점이 하나 있다고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팔다리만 다 붙어있고 눈 있을 자리에 코만 없으면 된다고
 
성염색체가 XY만 아니면 된다고 했더니 바로 연락해서 나오라고 하더라군요.
 
아니 근데 세상에 여신이 온 겁니다. 존재 자체가 제 이상형인 그런 여신이요.

 

긴 생머리에 160이 조금 안되는 키에, 하얗고 뽀얀 피부, 콜라병 몸매에 옷입는 센스까지..

 

저와 대화를 해주는 것 조차 꿈처럼 느껴질 만큼 그녀는 완벽 그자체였습니다.

 

세상의 모든 신께 빌었습니다. 이사람과 잘 되게 해달라고!!!!!!!!!!!!!

 

그런데 이렇게 완벽한 그녀가 왜 남친이 없을까? 궁금하기도 했지만..

 

저는 혼신의 힘을 다해 그녀에게 호감남이 되기위해 노력했고,

 

제 기도가 통했는지 소개팅녀도 제 얘기에 많이 웃어주고 재미있어 했습니다.
 
서로 외로운 사람끼리 힘내보자며, 그렇게 저는 여신과 썸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이게 꿈이여 생시여? 로또가 된것처럼 행복했습니다.
 
대화를 하면서 이것 저것 물어봤는데 자기는 세상에서 꽃 이 제일 좋다고 하더라구요.

 

명품백보다는 꽃이 더 좋다고 하는 그녀이기에 더욱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지금부터 편의를 위해 소개팅녀는 "꽃녀" 라고 하겠습니다.

 

암튼 그 뒤로 약 5번 정도 만났는데요.

 

시간이 지날수록 꽃녀의 꽃사랑이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를 들어보자면

1. 자기를 만나러 올 때는 매번 꽃을 들고 와달라고 함.

- 꽃을 아가들이라고 부르더라구요. 좋아한다니까 꽃선물 정도야 얼마든지 해주마 했습니다.

 

2. 그런데 2번째 만남에서 안개꽃+장미꽃다발을 가져갔더니

자기가 이정도 밖에 안되냐면서 쓰레기통에 버리더라구요.

- 읭? 아가라며?!! 그래 다음에는 이쁘고 비싼걸로 뭉태기로 사다주마!

 

3. 자기가 시간이 빈다고 해서 급보자고 했는데, 하필 주변에 꽃가게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거의 1시간을 뒤져서 꽃다발을 샀는데, 꽃 상태가 별로 더라구요.

이런 꽃같은 일이... 저를(꽃을) 보자마자 똥씹은 얼굴이 되더니,

갑자기 컨디션이 안좋아졌다고 커피만 마시고 가자 그러더라구요.

 

4. 꽃을 보내주려고 하면 꼭 회사로 보내달라고 함.

 

어쨌든 꽃 사주는 돈도 돈이지만, 꽃 고르는 것도 일이었는데

 

꽃가게 찾기가 더럽게 힘들어서 인터넷으로 찾다보니 저한테 딱 인 곳이 있더라구요.

 

딱 봐도 여자들이 좋아할만한 스타일의 꽃을 달달이 보내준다고 해서 3번째 만남에서 잡쳤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이걸 시켜서 점수좀 따자 했습니다.

 

꽃이 꽃녀 회사로 도착한날 엄청 좋아하면서 만나자고 하더라구요.

 

지나가는 사람마다 꽃을 힐끔 쳐다보고, 몇몇 사람이 이쁘다 소리까지 하자

 

기분이 엄청 좋아졌는지 팔짱까지 끼워주더라구요.

 

어느틈엔가 그 업체에도 접속해서 자기는 만드는 꽃도 한번 해보고 싶다고 해서

 

그것도 매달 시켜주기는 했네요.
 
지금 생각해보니 꽃의 예쁜정도가 애정의 척도처럼 느껴지는 그런 정도?

 

요번달 카드내역 보니까 겨우 5번 만났는데 꽃값이랑 데이트비용만 지

 

금 거의 70만원이 들었습니다.

 

거기다가 얼마전에 사건이 하나 터졌어요.

 

깜짝이벤트 해줄라고 집에서 대기타고 있는데 다른 놈이랑 꽃들고 집에 가는걸 봤습니다.

 

썸을 타고 있는 입장이라, 누구냐고 물어볼 수도 없고 전 이 꽃녀를 놓치고 싶지도 않고

 

어떻게 해야될까요. 조언을 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