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데 답답하고 배려깊은데 짜증나는 친구

암투병중2015.12.19
조회1,394
쓰니는 현재 고딩인데 중학교 부터 같이 올라온 친구가 있음
근데 제목처럼 존.나.답.답.함
이건 지극히 내 관점에서 쓰는거니 약간 편향적인 글이 될 수 있음
이 점 유의바람

일단 그 친구를 ㅇ라 하겟음
워.. 시작부터 막막하다

무튼 ㅇ는 얼굴이 이쁘장함에도 불구하고 좀 소심한 성격임
아마도 가족인원이 많아 가정환경 문제인 것같은데 이건 패스

중학교땐 같이 다니는 무리에 걔가 있었는데 서로가 가장 친한 친군 아니었음.ㅇ한테는 ㅇ의 무한고민상담을 들어주는 보살ㅂ가 있었고 나는 딱히 파트너 같은 건 없었지만 우리 무리에서 센터역할 맡은 ㅅ이랑 주로 다녔음.ㅇ는 지금 생각해도 너무 쓸데없는 걸로 고민이 너무 많았음. 그리고 그 고민은 주로 사람들이 자신을 나쁘게 보는 것 같다는 피해의식 또는 남자문제였고 그 문제는 자연스럽게 우정파괴로 이어졌음.

ㅅ이 성격은 좋지만 예쁜애들을 좋아해서 ㅅ위주로 모인 우리 무리에는 얼굴마담들이 많았는데 그러다보니 남자애들이 여럿 꼬이고 분열이 일어났음. ㅂ이랑 나는 흥미가 없어서 분열에서 용케 피했는데 (사실 남자애들도 별로였음) 그러다 보니 하소연을 들어주는 사람은 우리가 되었음. 그렇게 중재하기를 며칠, 애들끼리 오해가 풀리고 예전같진 않지만 사이가 다시 원만해졌음. ㅇ만 빼고.

ㅇ는 원래 피해의식이 쩌는 애였음(다행스럽게도 지금은 덜하지만). 그래서인지 중재시키는 과정에서 ㅂ도 빡치고 나도 암걸릴 뻔 했음. 내가 보기엔 그때 애들끼리 다툰 상황에선 분명 ㅇ의 잘못도 적지 않았음. 그래서 내가 ㅇ한테 ‘너의 잘못도 있다’ 는 점을 강조해서 애들한테 사과하는게 낫지 않겠냐 이런식으로 말했는데 말을 하면 할수록 원점으로 돌아오는 기분이었음. ㅇ는 끝끝내 자기는 결백하다고 주장했음. 아무 잘못이 없다고. 설사 조금 있을지라도 그건 애들이 잘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하는데 그래서 애들한테 물어봤더니 그건 ㅇ가 절대 결백할 수 없는 상황이었음. ㅂ도 ㅇ한테 실망하고 애들도 이제 ㅇ의 변명페스티벌에 지친 나머지 ㅇ한테 등을 돌림. 그러다 어느날 대장역할 ㅅ가 나한테 와서 이제 쟤랑 안다닐 거라고 선언함(당시중2였음.. 중2병크리) 그래서 난 알아서하라고 했음. 애초에 이 무리에 엄청난 정이 들러붙어 있는 것도 아니였고 무엇보다 나한텐 ㅇ를 변호할 의무가 아예 없었음. 나는 그닥 친구관계에 목매는 성격이 아니었기에 더더욱 매정했는지도 모름.

그렇게 중3이 되었고 ㅇ는 새학기 들어서 또 같이다니던 반 애들이랑 싸움. 그리고 다른반 여자애랑 싸우고 남자애랑도 싸우고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음. 그리고 같이다니던 반 애들이 ㅇ랑 같이 뒷담깐 걸 은연 중에 흘려서 뒷담깐 당사자들이랑도 싸움. 걍 막 싸움. ㅇ는 파이터임. 내가 보기엔 ㅇ의 성격이 유한 점도 있음. 착하니까 애들이 막 대하고 불필요한 배려를 자꾸하니깐 짜증나는 점도 분명 ‘ㅇ의 적수들이 화날만한 이유’에 큰 기여를 했을 것임. (+덧붙이자면 ㅇ랑 싸운애들 대부분 쓰니 친구였음. 그것도 예전에 같이 다니던.)

다행인 건 보살ㅂ가 ㅇ를 저버리지 않았다는 것임. 집도 가까워서 하교도 같이하고. 그러나 이도 얼마 안감. 곧 얘네 싸움. 어째서인지ㅅ의 ㅇ따돌리기 작전은 흐지부지 된 채로 3학년이 되었지만 ㅇ는 더이상 작년에 같이 다니던 친구들과 인사하지 않음(다투지 않았던 나랑은 인사함) 그렇게 총체적 전따가 되고 어쩌다 보니 의지할 사람은 나밖에 없었음. (우린다른반이엇음) 그렇게 ㅇ의 생일이 다가옴.

쓰니는 심보가 고약해도 마음이 좀 약함. 엄마 말로는 곰보다 둔해서 사골 끓이면 잘 우러나올거라고 함ㅋㅋㅋㅋㅋㅈㅅ. 암튼 그래서 그날도 ㅇ가 나한테 고민상담을 했을 것임. 생일이 다가오고 자신은 애들을 많이 챙겨줬으나 정작 자신의 생일이 되어서는 아무도 곁에 없다고. 모두 인과응보겠지만 그 말이 너무 가슴아파서 미친년인 나는 함께 다녔던 7명 친구분의 선물을 사서 걔 생일날 아침에 책상을 꾸며놈. 그래도 너무 기죽지 말라고 중딩이 생일선물에 6만원을 씀. 지금 생각해보면 화나는게 그때 걔가 정성들인 편지보다는 화려한 선물이 좋다고 미리 나한테 말을 했었음. 별것 아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약간 빡침.

그렇게 고등학생이 되었음. 그리고 우여곡절이었던 중딩 시절과는 달리 ㅇ는 고등학교 생활을 평탄하게 보냄. 피해의식도 많이 죽었음. 아마 고등학교 올라오면서 새로운 다짐을 했거나 심경의 변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함. 그리고 고2가 되었음. 절망스럽게도 중딩때 다퉜던 애들이랑 ㅇ랑 같은 반이 됨. 다행이도 ㅇ도 친구가 있었지만 ㅇ는 혼자 있는 모습을 보이는 걸 극도로 꺼려하게됨. 예를 들어 ㅇ랑 나랑 함께 하교하게 된지 얼마되지 않았음. 난 학원시간 맞추는 것도 불편하고 그래서 혼자가 편함. 원래 혼자 등하교 하는 편인데 어느날 ㅇ가 친구없다고 앞으로 같이 하교하자함. 그래서 아무생각없이 알았다 했는데 얘가 혼자 하교하는 걸 그렇게 싫어할 줄은 꿈에도 몰랐음. 내가 청소 30분하면(긴시간임) 기다려주고 학교에서 학원바로가야해서 교실에 남아있으면 먼저가라고 해도 굳건하게 학원가는 길목이라도 집 같이 가려고 기다림. 그리고 어떤 때는 왤케 오래걸리냐고 짜증을 냄. 당연 사람인데 인내의 고통으로 인해 그럴 수도 있음. 그런데 나는 진짜 혼자가도 상관없는데. 일부러 집갈때 걔네 집쪽으로 간다고 둘러가는 것도 괜히했다 싶은 마음이 종종 듦.

가장 하이라이트인 건 무언의 압박임. 걔랑 싸운 애들 대부분 쓰니 친구라고 전에 말했는데 언급했다싶이 같이 다녔던 아이들이라 나름 추억이랑 친분이 있는 편임. 그래서 걔네가 지들 번호 내폰에 성이름♥♥ 이런식으로 저장해 놓는데 나는 귀찮아서 전화번호부에 손을 잘 안댐. 그래서 그냥 냅뒀는데 어느날 걔네랑 문자하는걸 봄. 그리고 누구랑 문자해? 이러다 걔네가 저장해둔 이름까지 봄. 그때도 집가는 길이었는데 겁나 굳은 표정으로 꺼져 이러면서 헤어짐.

원래 말을 험하게 하는애긴한데(유일하게 나한테만 그럼^^ 쓰니가 예전에 이 문제 가지고 걸고 넘어졌는데 그때부턴 덜하는데 여전히 짜증남) 쓰니도 기분이 나빴음. ㅇ가 싸운건 걔 문제고 얘넨 내 친구들인데 내가 눈치까지 봐야할까. 이런 생각도 들고. 그 무렵이었음 중학교 때 애들 만난게. 그리고 걔네가 한말이 이거임. “너 왜 쟤랑 다녀?” “야 끼리끼리 논다고 너가 ㅇ랑 노는거 다른애들이 너 엄청 안좋은애로 본다고.” 만약 ㅇ가 평친 먹을만큼 나한테 귀중했다면 쓰니는 서슴없이 ㅇ를 보호했을거임. 하지만 그것도 아닌데다 요즘 ㅇ가 별로로 인식되고 있었기 때문에 마음이 흔들렸음. 물론 내 됨됨이가 부족한 걸수도 있지만 나 마저 없으면 누가 ㅇ랑 친구하겠어 하는 마음이 가라앉음과 동시에 점차 신경쓰고 있지않던 시선들이 신경쓰이기 시작하고 ㅇ가 나한테 너 찐딴데 같이 놀애가 있냐고(장난식으로지만) 말할때 마침내 화룡정점을 찍었다. 내가 너 때문에 희생한게 얼만데! 화가 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내가 너무 ㅇ의 부정적인면만 본건 아닐까 생각하기도 하고. 분명 ㅇ가 나쁜 애는 아니다. 착하다. 하지만 이로인해 내가 받는 정신적 스트레스는 누가 보상해줄껀가. 나는 부처인걸까? 기도굔데.

사실 이 글을 쓴 이유는 ㅇ의 생일선물 문제가 떠올라서임.
ㅇ는 공부를 안하는 애고(와이것도짜증남. 쓰니가 어쩌다 ㅇ의 성적표를 봤는데 7이 수두룩 한거임. 그래도 못본척하고 있었는데 쓰니가 국어 4등급 한번 맞은 적이 있는데 조카 무시당함^^ 자기는 원래 2등급 정도 나온다고..ㅎ 그래도 속상할까봐 잠자코 입다물었음. 원래 빈 깡통이 요란한 법아님?.) 쓰니는 그래도 내신 챙기는 편인데 얘가 생일날(기말시험당일이었음) 케이크 당연히 사주겠지? 이러는 거임. 근데 내 생각으로는 걔가 내 생일 한번도 정성껏 챙긴 적이없음. 까먹어서 매점에서 과자 사준다거나 탈덕한 스티커 또는 쓰던 파우치 받은게 다임. 근데 얘가 진짜 나쁜 의도로 그런게 아니기 때문에 뭐라 할 수도 없음. 그리고 ㅇ생일날 수학시험 보는데 중간고사 때 수학망친 쓰니는 겁나 예민보스였음. 어떻게든 끌어올려야 했기 때문에. 당일 아침에 케익 사다가 지각하면 인생 종말이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쓰니는 기말 끝나고 챙겨주겠다고함. 그때ㅇ표정이 좀 그랬음. 그리고 ㅇ가 알았다고 하곤 대신 잘 챙겨줘야 해라고 말하는데 그게 너무 짜증났음.

그래서 결론은 ㅇ가 원하는 멋들어진 선물챙겨주고 연락이고 뭐고 끊고 싶은데 내가 너무 과한걸까.. 아니면 좋은 의견 있으신분..? 이것저것 다 따지면 ㅇ가 소심해서 피해의식에 갇힐 여지가 다분하기 때문에 말꺼내기도 무서움..그리고 싫음. 말하다 빡칠거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