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각같은 아이아빠(외모아님)

홧병2015.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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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이 자유로운 당신
내가 아파도 아이가 아파도 관심조차 없는 당신이란 인간
그저 본인 몸뚱이가 최고
집에 오는지 안오는지 술을 마시러 가는지 밥을 먹으러 가는지 일절 연락 한 번 안하는 당신
시간이 늦어 카톡이나 전화하면 그제서야 한잔하고 있다는 당신
내가 왜 미리 말 안하냐 하면 왜 일일이 보고 해야하냐며 어이없는 듯 얘기하는 당신
술마시고 밥먹을 때 방해될까봐 일부러 전화 안하는데 당신은 그걸 역이용해서 날 투명인간 취급하지
집안일도 육아도 당신은 돈벌어다 주니까 안해도 된댔지
돈 벌어다주는 유세가 하늘을 찌르는 당신
아무것도 안하면서 대접해주길 바라는 당신
스스로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는 두살 첫째만 챙긴다며 어머님께 투정하던 당신
당신은 날 제 2의 엄마로 생각하는건가
난 당신의 아내이지 엄마는 아닌데 말이지
술마시고 노느라 새벽 3~4시에 들어오거나 외박하면서 돈벌어오니까 라는 합리화 속에 살았었지
아이가 아빠를 별로 좋아하지 않을 수 밖에
나도 당신이 뭘하든 내버려 뒀지
처음에는 뭐라고 해봤다가 각서도 써봤다가 별짓 다 해봤지
그러나 애초에 당신은 내 말을 들을 필요도 없다 생각했단걸 알고 포기해버렸지
남편, 아이아빠로서의 기대를 져버린거지
무관심으로 당신을 대하니 당신은 스스로가 돈버는 기계냐며 화냈지
훗, 그건 당신이 만든 모습인걸
첫 애 낳고 독박육아에 지쳐 우울증세 있는 나에게
술이 떡이 돼서 들어와서는
니가 힘든게 뭐냐, 애보는게 뭐가 힘드냐며
나를 팔자 좋은 호강에 초친년으로 만들었지
나 애보느라 밥은 커녕 화장실도 제대로 못갈 때
딱 한 번 본인 저녁 라면으로 직접 끓여 먹는데
방에서 애본다고 나오지도 않는다며 서운하다던 당신
첫 애 임신했을 때 당신이 그랬지
애 낳고 살 안빼면 안본다고
겨우 10키로 찐거 삼칠일만에 9키로 빠지고
독박육아하다보니 어느새 다 빠졌네
안빠지게 부득부득 노력할걸 후회된다
둘째는 8키로뿐 안쪄서 더 안타깝네
안보고 살 수 있었는데 말이지
첫 애 열이 40도 가까이 올라 그리 활발하던 아이가 일어나는 것도 힘들어서 축 쳐져 있을 때
당신은 그 잘난 야구하러 갔지
스트레스 푼다고
당신도 살려고 야구 간거라 그랬지
애 둘 낳고 키우느라 아무것도 못하고 스트레스 못푼게 몇 년인데 그럼 나는 시체인가보네
참, 애 열나서 아픈데 혼자 물놀이도 갔지
아침 10시경에 간 사람이 하루종일 아픈 아이안부는 궁금치도 않고
얼마나 신나게 놀았는지 새벽 4시 경에 들어왔지
그러면서 술에 쩔어 어쩔수 없었다는 당신
아빠는 거져되는줄 아는 당신
다른집 잘한는 아빠들 보면서 괜시리 짜증내는 당신
혹여 비교할까봐 선수치는거 알고 있네
술은 3~4시 까지는 마셔야 '아, 내가 한잔했구나.'하는 당신
술마시고 한동안 신생아 재우고 겨우 잠든 나를 깨워 호강에 초친년 불만이 뭐냐, 나야말로 니가 맘에 안든다며 한시간 두시간씩 그렇게 고문을 했더랬지
평소에 남여 사이에 친구는 없다던 당신
여자손님들과 친구먹어 나한테 쓰지도 않는 이모티콘 날려가며 농담따먹기하고 있더라
나한테 안부전화 한통없이 친구먹은 여자 손님과 통화하며 즐거워하고 있더라
내가 연애하냐 물어보니 펄쩍뛰더니
어느새 카톡, 통화목록 다 지웠더라
왜 지웠을까?굳이
지난 여름 친정식구들과 놀러간 자리에서 술에 취해 여자 손님들 많다며 여러번 강조하던 모습이 이제야 이해가 된다
하물며 우리 아빠도 계셨는데 말이지
다행인지 불행인지 엄마는 바빠서 그 자리에 안계셨지
참 안타깝다
술도 안좋아하시고 엄격한 엄마 계셨으면 당신은 쓰레기가 되었을텐데 말이지
첫째 구내염으로 열나고 입안이 아파 힘든 오늘
둘째 신생아까지 보면서 실갱이하는 나는 안중에도 없고 거짓말하고 또 야구간 당신
알고보니 오늘 게임 당신이 주도한거
하하하
나는 집에서 아픈아이 투정과 신생아 샤우팅을 홀로 감당하고 있는데 당신은 참 편하기도 하지
집에 와서 머리 눌린거 보고 물어봤더니
비맞아서 그런다고 되려 화내던 당신
야구장비와 옷이 사무실에 항상 구비되어 있는걸 아는데 날 등신 머저리로 아는걸까
난 당신의 뭘 보고 결혼한걸까
연애할 때에는 볼 수 없었던 신선한 모습들이 너무 많아서 당황스럽고 어이없는 하루하루네


둘째 낳은지 40일경
아직도 몸이 힘든데 마음까지 힘들어서
주저리주저리 쓰고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