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 2년, 그리고 바람피는 그녀

후아2015.12.23
조회702

모든 연애하는 사람들이 마찬가지겠지만,

 

좋아하는 마음에 연애를 시작하고, 2년가까이 지났네요.

 

딱히 제가 자상한 남자는 아니고, 잘생긴 남자도 아니지만, 적어도 내여자가 기댈수 있는 든든함 정도는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고, 그만큼 여자친구가 힘들어 하거나, 고민이 있을 때 힘이 되어 주려고 노력했습니다.

 

워낙에 할 줄 아는 것도 없고, 자격지심이 심한 아이라, 히스테리도 심하고, 운전중에 자기 기분에 따라 핸들을 돌려버리거나 팔을 온통 할퀴고 찢어놔 퉁퉁 붓게 하는 등 폭력성도 있던 친구였지만, 그 모든게 결국에는 측은함으로 다가와, 감싸주게 되더군요.

 

대기업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단단한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면서 원룸을 얻게 되었는데, 그 때 부터 집에 있기 싫다면서 와서 지내더군요. 하루종일 아무것도 하지않고 집에서 잠자고, 밥사먹고, 컴퓨터를 하면서 6개월을 보내더군요. 저는 그래도 이해했습니다. 본인이 사회에 두려움을 느끼니 기다려 주려고 했던거죠.

 

연봉 실수령액이 3400정도 되었지만, 방세, 월세, 밥값, 할부금 등 모든 생활비를 제가 충당하다보니, 도저히 저축을 할 수가 없어, 회사를 정리하고 지금은 본집에 들어와 있습니다.

 

따로 분리된 방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들어온지 얼마안되어 여자친구가 같이 지내자며 들어오더군요. 이 때 이친구도 네일아트 학원을 다니고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무엇인가에 집중하는 모습이 기특해, 매일매일 3시간씩 손톱 연습을 도와주고, 학원에도 가서 도와주며 저도 최선을 다했습니다.

 

얼마전 합격 통보를 받아, 진심으로 축하해줬구요.

 

 이 때부터 이상하더군요. 제가 잠시 쉬면서 집에 있자, 일하지 않는 모습이 한심해 보인다. 정이 떨어진다 당분간 연락하지 말자 라고 하길래, 저는 이별을 준비하고 있었죠. 사람마음은 조종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잘 알기에, 편안하게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또 눈물로 아니다. 자기가 잘못한것이다 라고 하기에, 또 이해 했습니다.

 

저도 9월부터 아는분과 법인사업자를 내고, 기술보증기금 대출심사 준비에 너무나 바빴습니다.

 9시 출근하여 10시에 퇴근하는 일상을 보내면서, 신경을 많이 못써준것에 대한 미안함이 있었기에  최대한 잘 대해주려고 노력을 했었죠.

 

그런데 어제 술을 얼마나 먹었는지, 길에서 넘어지고 걷지고 못하며, 집에 우여곡절 끝에 데리고 왔는데, 이불에다가 침뱉고 토하고 난리도 아니더군요.. 그래도 그거 다 뒤치닥거리하면서, 샤워시키고 눕혀 재우려고 했습니다.

 

9시 출근인데 새벽 5시까지 골골대는 녀석 보고 있노라니, 신경이 쓰여 잠도 못이루고 있었죠.

 

근데 갑자기 애가 횡설수설을 하면서 누구를 찾더라구요. 순간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습니다. 남자의 직감이란것도 무서운 건가봅니다. 저는 원래 상대방의 프라이버시는 지켜주는 편이라 핸드폰을 사귀면서 단 한번도 확인해본 적이 없었는데, 왠지모를 불안함에 확인해보았습니다.

 

게임에서 알게된 남자인지, 나한테 예쁘게 나왔다고 보내줬던 사진을 그새끼한테도 보내놓고, 예쁘니 부끄럽다니, 오빠가 상상했던 이미지랑 비슷하냐느니, 착하다 토닥토닥 등 별 꼴같잖은 대화가 있더군요. 보는 순간 가슴이 싸늘하게 식더군요.

 

모든 퍼즐이 짜마춰지더군요. 퇴근 후 안잠구던 문을 잠가놓고, 무엇인가를 정리한 후 문을 열어주질 않나, 급하게 헤드셋으로 대화한 흔적을 지운 모습이 있질않나 의아해 했던 모든 것들이요.

 

그래서 밤을 새고 출근하여, 조용히 말 했습니다. 짐 정리하고, 기다리고 있으라고.

더이상 너 만날생각없고, 역겨우니까 더 이상 아무 말 하지말고 차분하게 정리하자고.

그래도 2년가까이 만난 사람에 대한 예의를 지키는 것이니 그 어떤 변명도 하지말라고 말이죠.

 

저는 말이에요. 아무리 못난 남자라도 내 사람에 대한 신뢰는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고 또 그렇게 살아왔기에, 안보여도 다른 여자나 유흥에 눈길조차 주지 않았습니다. 그게 정답이라고 생각했구요.

 

내 사람에게는 누구보다 헌신할 수 있지만, 신뢰가 깨져버리면 더 이상 일말의 애정도 남질 않더군요. 오히려 그런 사람인걸 일찍 알게되어서 다행이라 생각되구요.

 

제 카톡을 보자마자 뻔한 변명을 늘어 놓더군요. 그냥 오빠다. 남자친구 있는 것 알고 있다.

 

콧방귀가 껴집니다. 세상에 그동안 저의 눈을 피해 얼마나 많은 카톡 대화를 지웠을 것이며, 통화 기록을 지웠을까요? 어제는 20분 15분 10분, 참 많은 통화 기록이 있더군요. 자신은 그냥 모르는 것을 물어보려고 잠깐 통화 한것이다 울고불며 변명하는데 이게 말이나 됩니까..

 

마지막으로 확인받고 싶은것이 있습니다. 여성분들.

 

남자친구가 있는 상황에서 저런 행동은 충분히 바람이다 라고 생각할 수 있는것이겠죠? 자신의 사진을 보여주고 예쁘냐는둥, 오빠말 듣기를 잘했다는 둥 부끄럽다는 둥.. 착하다. 뭐 어쩐다 토닥토닥 등등

 

혹시나 제가 진짜 판단력이 흐려져 오해하고 있는것인가 조심스러운 마음에 질문해봅니다.

 

이미 저는 마음 정리 다 한 상태고, 집에 보내야 하는데 퇴근하고 집에가서 또 울고불고 아니라고 메달리면 마음이 흔들릴까 걱정이 되어서요.

 

별 시덥잖은 치부를 들어내는것 같아, 부끄러운 생각도 들지만 답답한 마음에 글 남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