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집에서 눈치보며사는 나.

ㅋㅋㅋㅋ2015.12.24
조회56,605

우선, 결혼/시집/친정 문제로 많은 고민을 안고 사는 여러 분들의 방을 뺏은 점 정말로 죄송합니다.
저 더이상은 이렇게 살다간 홧병나 죽을거 같아서요.
시누이, 시어머니보다 더하면 더했지, 그것도 쌩판 남한테 내집에서 당하고 사는 제가 전생에 뭔 죄를 지어서 이런 수난을 당하는지 정말......ㅜㅠ

본론으로 들어갈게요.
저희집은 위로 오빠한명 아래로 남동생 한명 그리고 둘째딸 저 이렇게 구성되어있구요. 부모님은 맞벌이에 두분다 사업하셔서 매우 바쁘셔요. 그래도 화목한 가정이고 엄마아빤 결혼 25년차지만 여보자기 하는 신혼이고... 오빠는 학교 근처에서 자취하는 의대생이고 전 통학하며 집근처 대학교 다니는(서울에 거주) 곧헌내기이구요.... 동생은 기숙사고등학교 2학년이고 내년에 3학년이에요.

엄마가 너무 바쁘셔서 집안일을 못하시니까 저희 어릴때부터 파출부를 쓰셨는데 늘 해주시던 할머니께서 몸도 안좋고 고향으로 가셔야해서 저 고삼일때 일해주시는 분이 바뀌었던게 제 문제의 시작이었어요. 사실 집을 아예 맡기는 일이고 밥도 다 해주시는거라서 엄마는 신중하게 선택하셨고 엄마 고등학교 후배 중에 집안 사정 어렵고 엄마랑 오랜 친분이 있는 분이 일해주시기로 하셨어요. 나이는 엄마보다 한살 어리시고 슬하에 자녀 둘 있는데 첫째는 동생이랑 동갑인 여자애이고 둘째인 남자애는 중 2래요. 아주머니(사실 호칭 뭐라해야할 지 몰라서 맨날 저기.. 저 죄송한데요 이런 식으로 불렀어요. 째뜬 아주머니 맞죠?) 성격이 꼼꼼하시고 음식도 나름 맛있고 해서 전 좋았어요. 엄마가 바빠서 절 제대로 못챙겨주신 탓에 엄마품이 늘 그립곤 했는데 집에 엄마가 계신것 같고... 전에 계시던 할머니 진짜 좋은 분이셔서 아직도 연락하고 손주처럼 찾아뵙고 하지만 그분과는 다른 느낌으로 좋았어요. 그래서 숫기없는 제가 먼저 다가가서 막 말걸고 그랬어요.

밥 먹을땐 가만히 앉아있는거 예의 아닌거 같아서 수저 놓고 밥 퍼서 놓고 반찬 꺼내고 이런 자잘한것들 제가 하고 가끔 빨래 많으면 같이 개는거 도와드리고 집에 강아지 키우는데 강아지까지 맡기는거 예의 아닌거 같아서 강아지 관련 일은 다 제가 했어요. 변소 치우고 오줌패드 갈고 먹이고 치우고 등등 이런것들요. 또 제가 늘 누군가가 치워주는 습관 들어서 사실 정리정돈 잘 못하는거 인정해요. 그래서 제 드레스룸이나 화장대는 손대지 마시라고, 바닥청소만 해달라고 그랬어요.

뭐 여튼 그렇게 살았어요. 고삼땐 긱사 고등학교라서 늘 학교에 있느라 못했지만 수능 끝나고 방학하고 집에 있으면 위에서 말한건 최소한 제가 했어요. 그래야 저도 그분도 안불편할것 같아서요.

이렇게 보면 아무 문제 없는데.....ㅎ
처음으로 문제가 생겼던건 그분이 일한지 한 6개월? 넘었을때였는데 제가 수능 끝나고 친구들이랑 논다고 나갔다가 약속이 하나 취소되서 저녁 먹을 쯔음 들어왔었어요.
그분한테도 오늘 놀다오느라 늦을거라고 연락을 했던 터라 그분은 제가 일찍올줄은 꿈에도 몰랐나봐요. 제가 현관에 들어오니까 화들짝 놀라더군요.... 뭐지 하고 제방으로 들어갔는데 왠걸
중 2인 둘째아들이 제 침대에 누워 자고 있는거에요... 제가 유난이라고 생각하나요? 전 완전 놀라서 소리질렀습니다. 첨에 그집 아들일줄은 생각도 못했고... 왠 남자가 제 침대에 제 베개와 이불을 덮고 누워있으니.... 아주머니가 오시더니 애가 아파서 오늘 데리고 있었다고... 재울 침대가 필요해서 좀 썼다고 그랬어요. 굳이 왜 동생이나 오빠방 놔두고 제방 썼냐고 물으니까 제방이 제일 따뜻하고 온수매트가 깔려있어서 그랬대요. 사실이긴 해요. 여자에 늘 몸이 차서 부모님이 제방만큼은 가습기랑 공기청정기도 두고 따뜻하고 아늑한건 맞아요. 그래도 어떻게 다큰 여자애 방에 남자를 눕힐 수가 있어요.... 중2면 알거 다 알고 몸도 거의 어른인데... 진짜 불쾌했지만 그래도 거기서 뭐라는거는 예의 아닌거 같아서 참았어요. 다시 이런일은 없게 대할라고 말씀만 드렸어요. 그날 전 그사람들 다 가고 나서 이불 베개커버 다 걷어서 빨고 새이불 꺼냈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불쾌하고 찝찝해서요.....
근데 이 일 이후 세번이나 걔가 제 침대 쓰는거 목격했어요. 이미 이후에는 제가 완전 호구로 이미지 박혀서 뭐라해도 귀등으로 들어요.

이렇게 하나하나 쓰다가는 밤 샐거같아서 그냥 생각나는 에피소드별로 쓸게요.


- 큰딸의 도벽
진짜 얘만 생각하면 열받고 짜증나서 머리에 탈모까지 생길정도.. 고등학교는 뭐 특성화고? 이런거 소위 실업계 다녀요. (제가 실업계 무시하는거 절대 아니구요. 자기 꿈찾아서 열심히 사는 애들은 진짜 저보다 낫다, 멋있다 늘 생각했어요) 얜 근데 진짜 꼴통 걍ㅋㅋㅋㅋ 담배피고 술마시고 전형적인 생각없이 노는애에요. 그래도 어른들에겐 싹싹하게 하는지 엄마는 애 디게 좋게보더라구요. 제 엄마 힘든거 알아서 취업 준비도 하고 손안벌릴라고 하는 애라고... 저도 뭐 그러려니 했어요. 지가 술을 처먹든 담배를 빨던 약을 하던 뭔상관이에요. 남인데... 근데 제가 하루는 화장대 열어서 쓰려고 봤더니 화장품들이 제자리에 없는거에요... 제가 치우는 성격은 아니지만 그런거 있잖아요.. 보기엔 어질러진것처럼 보여도 본인은 뭐가 제자리인줄 아는거. 제가 그런타입인데 화장품이 막 이상한데 가있고 그래서 딱 의심되는게 걔더라구요. 사람 함부러 의심하면 안되니까 엄마한테 가서 내 화장품 만졌냐고 물어봤어요. 엄만 아니래요. 그래서 화장품을 누가 쓴거같다. 왜냐고 물어보셔서 화장품이 제자리에 안있다 이러니까 엄마가 니가 제자리에 안둔거면서 그런소리 하지마라면서 그렇게 핀잔주길래 화는 나는데 할말이 없어서 그냥 참았어요.
근데 며칠뒤에 제가 제일 아끼는 맥 립스틱이 사라졌더라구요. 분명 선물받아서 두어번 쓰고 화장품 보관하는곳에 고이 모셔뒀는데..... 너무 화나서 진짜 아주머니 오시길 기다리고 있는데 마침 딸이랑 같이 들어오더라구요. 딱봐도 입술 시뻘건게 맥이라고 외치는구만... 제가 너 내 화장품 만졌냐고 물어보니까 아니 내가 언니(언제봤다고 언니래)화장품을 왜 만져ㅎㅎ 이러길래 그분보고 내 화장대 누가 손댄 흔적이 있다. 아끼는 화장품이 있는데 그게 사라졌다. 말했어요. 그러니까 그분이 지금 우리 의심하는거냐고 그러더군요. 당연히 그쪽들 먼저 의심되는거 아니겠어요? 하려다가 혹시나 물어본다고 하니까 자기네들은 절대 아니래요. 그래서 그냥 참을까 하다가 내가 뭐 병ㅣ신도 아니고 맥도 아깝고 해서 그 딸애보고 니 지금 바른 립제품 좀 보자. 색상이 내 사라진 화장품이랑 비슷해서 그런다 하니까 완전 얼굴 시뻘개지면서 어떻게 그럴수 있냐고 아니라는 말 못알아먹었냐면서 큰소리 쳤어요. 옆에서 아주머니도 같이 막 아무리 집이 어려워도 남의것 손대고 그러지는 않는다고 내 딸한테 사과해라 뭐 이런식으로 나왔어요. 어이가 없어서... 제가 왠만하면 안그러는데 말도 심하게 하고 해서 화나서 그애 옷 주머니를 손으로 뒤졌어요. 그랬더니 맥 립스틱이 딱 집히더라구요. 그걸 집음과 동시에 걔가 뭐하는짓이냐며 절 밀쳤어요. 전 복도 벽에 머리랑 등을 세게 박았고 머리에 혹도 났어요. 눈물이 나더라구요..... 머리 어지러운거 붙잡고 손에 든 맥 보여주면서 이거 뭐냐고 내꺼 아니냐고 따졌어요. 그러니까 암말 못하고 휙 나가버리더라구요. 아주머니가 울면서 꼭 그렇게까지 해야겠냐고 소리지르고 나갔어요. 뭐죠? 여기서 제가 뭘 잘못했나요??

그걸 아빠한테 얘기했어요. 아빠가 노발대발하면서 당장 파출부 바꿔라고 엄마한테 그랬어요. 엄마도 이건 아니다 싶었는지 그만두라고 했었나봐요. 그 분이 오셔서 엄마 아빠한테 울면서 사정했대요. 큰딸이 애정결핍이 있어서 아빠사랑을 못받고 자라서 도벽끼가 있대요. 애가 제 방 보면서 부러운 마음에 엄마한텐 사달라 소리도 못하고 하나 슬쩍 했다네요. 다시는 큰애 집에 안들일테니까 봐달라고 자기 이거 못하면 세식구 밖으로 나앉아야한다고 그러더군요. 맘약한 우리 부모님은 다 용서해주고 심지어 그 딸 옷사주라며 돈 쥐엇주고 보냈대요...하.....
근데 웃긴건 그 아주머니 태도가 그 이후로 싹 바뀌었어요.

- 집안일 시키기
그날 이후로 저 혼자 저녁먹는 날이면 말 안하면 밥 안차려줘요. 은근히 일시키고 예를들어 빨래같은거 시간도 많은데 좀 와서 개달라고 그러고 저 있으면 완전 개짜증 부리면서 일하세요. 나름 그분한텐 여기도 직장이나 다름없는데... 제가 사회생활을 아직 안해봐서 그런데 직장에서 막 자기 할일 시키고 온 욕과 짜증 다 말하면서 일하나요?

-강아지 괴롭히기
제가 가장 끔찍스러워하는 부분입니다. 말못하는 꿈이가 무슨 죄일까요?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강아지 일에 대해서는 일절 안맡기고 제손으로 다 케어합니다. 제가 외출할땐 베란다에 내놓고 안에 못들어오게 합니다. 근데 하루는 무슨 소리가 들려서 (그날도 아주머니랑 저랑만 있었음) 가봤더니 꿈이 붙잡고 욕을 궁시렁거리면서 머리를 때리는거에요 뺨때리듯이 찰싹찰싹.
놀라서 뭐하는 짓이냐고 소리질렀는데 강아지가 귀여워서 쓰다듬어준거래요. 소름돋았어요.
꿈이가 그때부턴가 잘 가리던 대소변을 못가려요. 스트레스받아서 그런거 같아서 미안해서 치우고 강아지 붙잡고 엉엉 울었어요. 부모님한테 또 말했는데 그런일이 하도 많으니까 엄마아빠가 네가 너무 아주머닐 미워하는거 같다면서.... 그렇게 치부해버리네요. 정말......

이거 말고도 쓸게 너무 많아요. 부모님한텐 어찌그리 꼬릴 살랑살랑 흔들던지... 동생이나 오빠도 그집네들 괜찮은 사람들이라 하는데 그소리 들을때마다 역겹고 토나와요.
제가 어떻게 해야하죠? 계속 살아야하나요 이렇게? 매일 제 방을 또 어떻게 기어들어올지 몰라서 맘졸이면서 방문 잠그구다니고 제가 무슨 이집 하숙생도 아니고 엄연한 주인인데... 누가 갑이고 누가 을인지도 모르겠고. 날이 갈수록 마음이 피폐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