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뺑소니 운전기사 입니다.

이니셜P2008.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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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올해로 73세 되신 호흡기장애를 앓고계신 고모님을 모시고사는 쫌 가난하지만 평범한 35세 운전기사입니다.


군 운전병 출신으로 평생 운전으로 먹고살다가 올해 초 몸이 아파서 다니던 회사를 관두고 주차장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활하다가 지난 7월25일 금요일 비오는 저녁 외출했다가 집에 고모가 연락이 안 되어 급한 마음에 귀가하려고 운전하던 중 차의 진행방향을 바꾸기 위해 후진하다가 길 가던 아주머니를 넘어뜨렸습니다.


비도오고 아주머니는 아프다고 하시고 집에 계신 고모는 걱정되고,저는 일단  아주머니를 가까운 병원 응급실에 모셔다 드리고 곧바로 집으로 왔습니다.


다행이 고모는 크게 아픈거같지는 않아 한숨 돌리고 저녁식사를 챙겨드리고 저는 살짝 비에 젖은 옷을 갈아입고 병원에 모셔다 드린 아주머니를 보러 가려고 하는데 집으로 경찰이 찾아오더군요.


그때까지는 저는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살짝 넘어진 아주머니인데 크게 다친 거 같지도 않고, 병원에 데려다 주었고, 병원에 가는 길에 아주머니가 남편 분한테 빨리 병원으로 오라고 전화 하는걸 옆에서 보았고, 혹시 다친데 가 있다면 병원에서 알아서 치료는 될 테고, 그러니 병원에서 아주머니와 잘잘못을 가리며 말하는 시간보단 빨리 집으로 가서 연락 안 되는 고모부터 확인하고 아주머니일은 그다음에 처리해도 되겠다는 생각에 움직인 것인데…….


저녁 9시20분쯤 사고가 나서 병원에 모셔다 드리고 집에 와서 고모 돌보고 다시 병원에 가려고 하는데 경찰이 집에온 시간이 저녁 10시50분쯤 이었습니다.


저는 경찰과 같이 병원에 가서 아주머니와 보호자 남편 분을 뵙고 경찰서 가서 경찰관이 알려주는 데로 간단히 조서를 쓰고 집으로 왔습니다.


이틀 후 월요일 아주머니는 전치 2주의 타박상 진단이 나오고 저는 뺑소니 운전 도주자로 진술서를 다시 쓰게 되었습니다.

그때 알게 되었습니다. 운전면허가 취소되고 4년간 운전면허를 다시딸수없다고 하더군요.  뺑소니 신고가 되었기 때문에 뺑소니 운전자로 조사를 받고 검찰로 넘어가서 아마 벌금을 물리게 될꺼라고…….

집에 와서 한숨도 못 잤습니다. 눈물이 나더군요. 앞으로 어떻게 살라는 건지…….


8월7일 아침에 보험회사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저의 담당자가 바뀌었고

아주머니가 2주진단을 받고 2주간 입원하면서 여러 가지 정밀검사를 받은 후에 전치 12주의 진단이 다시 나왔다고, 혹시 형사합의는 보셨냐고 보험담당자가 저한테 묻더군요.


저는 합의는 보지 않았다고 말했고, 보험회사 담당자가 빨리 합의를 보시라고 하더군요, 안그럼 구속될지도 모른다고 하면서…….


저는 그날로 아주머니와 보호자 남편 분을 찾아가 저의 사정이야기를 하고 합의를 보았습니다.

합의금 550만원을 드리고 합의를 보면서 참 많이 억울했지만 아주머니 앞에선 그냥 꾹 참고 몸조리 잘하시라고, 죄송하다고 말하고 집으로 왔습니다.


아주머니도 저한텐 악한 감정은 없는데 어쩌다보니 일이 이렇게 되었다고, 보험회사에서 한 푼이라도 더 받으려고 진단서를 끊었다고, 자기도 가난하고

나이도 있고, 젊은 총각은 뭘 해도 먹고 살겠지만 자기는 그렇지 못하니 합의금이라도 받아야 하지 않겠냐며,


청소일 시작하신지 두 달도 체 안되었고, 남편 분은 건축일 하셨는데 지금은

그냥 집에서 쉬신다고, 자신도 가난해서 어쩔 수 없다고…….


원래 2주 타박상 진단이었는데 뼈에 금이 가서 12주 진단이 나왔고, 나중에

퇴원후 후유장애나 기타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보험회사와는 합의를 미루고 있으시다고…….


저는 장가가려고 여태껏 모아놓은 얼마 안 되는 돈 합의금으로 쓰고 나중에 벌금 나오면 벌금 내고 그러면 다시 빈털터리가 됩니다.


그날 고모랑 저녁 먹으면서 말했습니다.

돈이야 다시 열심히 일하면 되지, 일단 몸이나 건강히 잘 챙기자  우리 두식구 입에 거미줄 칠일은 없겠지 머……. 안 그래?!   그러면서 웃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글을 쓰면서 저는 너무나 무섭고 힘이 듭니다. 어렵습니다.


고졸학력에 나이는 35이고 군대 전역후 여태껏 운전기사로 생계를 꾸리다가

갑자기 면허가 취소되면 저는 무얼 해서 먹고 살죠?


할줄아는거라곤 버스운전 승용차운전 트럭운전  여태껏 운전기사로 살아온

저에게 다시 다른 일을 하라고 하면 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취직을 하려고 해도 면허가 없으면 힘들다던데…….

나이도 다른 일로 새로 취직하기에 적지 않은 나이고…….


사고 이후 면허가 취소되어 페인트칠 잡부일과 인테리어 공사일 아르바이트를 하며 근근이 생활하다가 피시방 야간 매니저 알바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24일 저녁 교대시간에 늦어서 잠깐 운전했다가 무면허 운전으로

단속되어 지금 또 다른 처분을 기다리는 중입니다.


저는 그냥 평범한 운전기사입니다.

나름 안전운전하고 나름 착실하다고 자부하는 그냥 평범한 운전기사입니다.

제발 저에게 면허취소는 하지 말아 주셔요. 도와주십시오.

그냥 우리 두 식구 살아갈 수 있게 면허만 취소시키지 말아주십시오.


주변에 물어보았더니 행정심판을 해보라는데, 그래도 면허가 취소되지 않을

확률이 10%도 안 된다더군요…….


제가 이렇게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지금 너무나 힘들고 어찌할지 고민 됩니다.

그냥 고모랑 둘이 조용히 약먹고 죽어 버릴까?

사는 게 참 너무나 힘들고 세상이 무섭습니다.


전 그리 착하지도 악하지도 않은 평범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왜 세상은 이리도 힘이 드는지…….

행정심판을 기대해 보지만 뺑소니라는 오명을 쓰고 있기에 불가능 하다는 주변의 말들에 정말 잠이 오질 않네요…….  누가 저 좀 도와주십시오.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