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고 바로결혼

ㅇㄴ2015.12.28
조회4,097
 
만났을때부터 서로 이사람이다 싶어서
연애하면서도 결혼얘기를 줄곧해오고
대학시절부터 직장을 잡고 자리를 잡을때까지 만나온지도
벌써 4년이 넘었다.
 

4살차이가 났지만 늦게 공부를 시작했던 너와
대학생이었던 나는
공부하며 얼굴이라도 보고싶어 같이 공부하고, 밥먹고 했던
시간을 지내면서 이내 먼저 취업을 했던 너.
 

취업을 하고도 이직생각 하던 너에게
나는 후회없이 해보라 얘기만 했다.
그렇게 멀리있던 직장에서 이직해 곁에와 좋았던것도 잠시
늦게 시작했던 공부에 욕심이 많았던 건지
또 한번 직장을 그만두고 이직공부를 하겠다는 너에게
당시 취업한 나는 잘생각했다 라는 말만했어.
 

뒷바라지 하듯 
만나면 차에 기름 넣어주고, 밥을 사고, 간식이라도 사 먹으라고 차에 용돈을 몰래 놔두고 내리면서..
공부하는 너에게 나랑 만나는 시간이 부담스럽지 않도록
느끼게 해주려 노력했어.
데이트는 너희집 아니면 도서관.
 

솔직히 나도 조금씩 지쳐갔어.
취업하고 소개팅도 많이 들어오고,
매달 거의 모으는 돈 없이 너한테 집중만 하고 있었으니.
그러던 중 너는 원하는 대기업 회사에서 합격통보를 받았지.
합격했다는 니 전화 한통으로
내가 일하는 도중 울었던 걸 너는 아는지..
고생 끝 행복시작 이라는 말이 딱 그때 떠올랐거든.
우리도 진짜 행복이 시작될 것만 같았거든.
너가 나한테 한방으로 보상해준거 같았어. 고마웠어.
 

대기업이라 불리는 회사에 취업한 대신
한 달에 한 두번 볼 수 있어도 괜찮았어. 좋았어.
보고싶다는 말 한마디로 충분했어.
부산에 있는 나. 울산에서 올라가 충북에 있던 너.
나보다 너가 힘들거란걸 알기 때문에. 객지에서 혼자 올라가
혼자 밥해먹고 모르는 사람들과 일하는 시간만으로도
충분히 힘들걸 너무 알기때문에.
내 투정으로 너를 더 힘들게 하고싶지 않았어.
한달에 한 두번보는 날도 아끼고 아껴서 보고싶었지.
 

4년이라는 시간을 만나면서
서로의 부모님, 너의 누나 동생, 친척들에게 인사하면서
깊은 사이라는걸 항상 알리고 다녔고,
몇 번이고 헤어졌어도
당연스럽게 다시 만나 서로를 안아주고
미안하다하며 다시 붙어서 누구에게 헤어졌다는 말을 하기에도 궁색할만큼 당연한 사이였어.
 

너가 좋은 직장을 가게 되어서인지 갑자기 뜸해지고
연락을 받지않아서 수소문해서 들은 소식은
8월 여름휴가 때 여자와 해외여행을 다녀왔다고..
참 기가막혔다.
그 해외여행도 나한테 가자고 했던 곳. 방콕.
그때 정말 사소한걸로 싸웠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너가 일부러 날을 맞추고 계획적으로 싸웠던 것 같다.
해외여행을 다녀왔다는 그 사실을 알고
너에게 물어보니 하는 말이 너무 기가막히고 가관이였지.
새로운 여자를 만나고 싶었고 이미 끝난사이라고.
전화번호도 이미 지웠다고.
 

너가 했던 말 중 떠오르는 말이 있네.
양다리를 걸치고 연애하는건 쓰레기 같은 짓이라고.
차라리 헤어지고 만나면 만났지.
양다리는 정말 쓰레기 같은 짓이라고.
난 쓰레기를 만나고 있었나 보다.


정말로 헤어지고 싶었어.
그런데 니가 나를 그렇게 잡으면서 말했지?
너 밖에 없다며 너 같은 여자는 못 만날거라고.
내가 믿음이 없으니 정말 헤어지자 했을때
믿음은 쌓을테니 한번만 기회달라고 했던 너..
그 순간에도 한 순간의 실수였을거라고 받아줬던 내가 참 우습다.


그러고 너는 또 연락이 한동안 안되더라.
나는 진짜 걱정했어. 아니 처음엔 화났어.
왜 뭐가 또 짜증나는데? 생각하다가 나중엔
무슨 일 있나? 다쳤나? 하는 생각으로 일이 손에 잡히지 않더라.


그래서 혹시나 페이스북을 뒤져보니 너 결혼하더라?
웨딩사진을 찍은 너와 같이 있는 여자
결혼 일정이 적혀있는데 여자이름이 그때 그 새로운 여자.
이름이 너무 흔한 여자이름이라 외우지 않고 싶어도
그냥 외워졌던 그 이름이더라.
너가 제일 싫어하던 노는여자, 기센여자
한 눈에 봐도 딱 그런 여자더라.
1월 결혼축하한다.

 
너와 내가 헤어지고
여자 부르는 노래방을 좋아하던 니 친구가 연락와서
너가 했던말을 듣고 나를 좋아했던게 너무 느껴졌다며 하던말ㅋㅋ
너가 공부하던 시기에 니 친구가
몰래 여자부르는 노래방에 가자고 꼬시니까
거기 갈 돈으로 나한테 고기한번 사주고 싶다했다는 니말.
그렇게 서로 정직하고 믿고 아끼고 노력했던 그 시간은 우리에게 없다.
 

나한테 미안하다는 말도 없이 아무 연락 없었던 건
너도 부끄러워서 였겠지?
4년을 만났던 여자친구에게 이런 소식을 알리기가.
나는 꾹 참았어. 더이상 연락하지 말아야지.
이미 이렇게까지 멀리 왔다면
돌이킬 수 없고 돌이키기도 싫었어.
연락하면 내가 더 초라해진다 생각했어.


그런데 넌 또 나를 갖고 놀더라.
결혼 한 주전 연락왔지?
나는 절대 행복하지 못할거라고 너는 행복하란 말, 
너랑 같이 있던 시간보다 행복하지 않다는걸 느낀다는 말,
죽을 때 까지 사랑한 사람은 나밖에 없을거라는 니 말.


너는 꼭 평생 후회해. 나는 홀가분해.
이제야 정말로 헤어진거 같아서.
지긋지긋한 너를 드디어 떼어낸 것 같다.
너랑 내가 그렇게 얘기했던 니 나이서른에 결혼하게 되어서 축하해.
그렇게 만나고 싶어했던 ‘새로운 여자’를 만났고
얼떨결에 생긴 아기랑 꼭 행복하게 살아.
 
 
너한테 나는 너무나도 아까웠다. 너무너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