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결혼생활 자랑하고 싶어요.

칭찬2015.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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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은 참 짧고도 긴 해였어요. 특히 저희 부부는...

10년전, 2005년에 저희 부모님이 반대하셨던 결혼을 했어요.
둘 다 너무 어렸고 부모님이 반대하셔도 난 이 사람이다 라고 생각하고 엄청 오래 설득했었죠.
결국 반강제(?)로 승락을 얻어서 결혼했고, 양가 아무 도움 없이 방 한칸 월세로 시작했어요.
결혼식도 그냥 양가 부모님하고 절친 두명씩만 불러서 맛있는밥 대접하고 렌트한 싸구려 드레스에
원래 하고 다니던 얇은 백금 커플링을 결혼반지로
원래 있던 남편 양복 차려입고 제 친구가 사진찍어준게 결혼식이자 웨딩사진이였죠.
그래도 오랜기간 제 친정부모님 설득까지 해가면서 하게된 결혼이라 좋기만 했었죠.

남편은 전문대 나와서 전 직원이 6명이던 소규모 기업에 기계공으로 취직한 상태였고,
전 대학교 졸업하고 중소기업에 입사한지 1년즈음 되었을즈음 이었죠.
그 당시 남편과 저 둘다 100만원 조금 넘기는 정도 월급을 받았어요.
아기는 가질 생각도 못했고 힘들었지만 서로한테 의지하며 살았어요.

남편은 계속 같은 분야에서 꾸준히 일해왔고 빨리 발전하는 기계쪽이다 보니 집에 와서도 책 읽고 공부도 열심히 했어요.
저도 적성에 안 맞고 야근에 박봉이던 직업 때려치우고 남편과 상의해서 국가공인 자격증따고
제 4년제 대학교 전공과는 전혀 딴 길로 가기 시작했어요.
역시 몸에 밴 기술이나 자격증은 경력이 쌓이니 점점 인정을 받더라구요.
남편은 초소규모회사에서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기업을 거쳐 대기업 공장에서 일하게 되었구요.
저도 사무직 할때완 다르게 꽤 괜찮은 곳에서 즐겁게 일하고 있어요.
예전엔 둘이 합해서 한달에300만원도 못 벌었는데 지금은 그 두배도 더 버네요.
10년전의 저희한테 말했으면 와. 부자다! 했을테지만 조금 나아졌을뿐... 부자는 아니네요ㅠ

집도 방하나 월세로 시작해서, 두칸짜리 월세, 전세 거치고 헉헉거리며 대출 받아 집도 하나 장만 했어요.
내년이면 아마 다 갚을수 있을것 같아요. 그럼 100프로 자가 우리집이 되겠죠.
생각만 해도 너무 신나네요. 소잡뼈 사다가 끓이고 끓여서 일주일을 김치에 설렁탕만 먹었던 적도 있었는데...
생각만 해도 뭉클하네요.

12월 초엔 저희 결혼 10주년이었는데요.
우리 남편이랑 맛있는 고기 사먹고 집에 왔어요.
남편이 계속 들떠있고 바스락 거리고 긴장하길래 대체 뭐냐고 했더니..
조금 더 로맨틱 하게 주고 싶었는데 미안하다면서 결혼할때 결혼반지로 줬었어야 하는 거였는데
10년이나 지나서 줘서 미안하다면서 다이아반지를 내밀더라구요.
어디서 본건 있어서 한쪽 무릎 꿇고 내미는데.. 엉엉 울면서 받았어요.
이제까지 명품가방이니 비싼 옷, 악세사리는 꿈꾸지도 않았고
그래서 난 그런게 필요없는, 상관없는 여자인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구요.
막상 받으니 너무 좋았어요. 눈물도 많이 났구요.
다음날부터 자랑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거리고
남들은 신경도 안쓰는데 괜히 반지 끼고 다니구요 ㅋ
바보 같죠 ㅋㅋ 그래도 열심히 끼고 다닐겁니다!

뭔가 결혼하고 10년뒤라고 생각하면 집도 벌써 사놨고
토끼같은 자식들도 초등학교 보내고 할 줄 알았지만
실제로는 바빠서 아이 낳을 엄두도 못 내서 아이는 없고
집도 아직은 자가가 아니네요.
하지만 10년동안 열심히 살아온 저와 제 남편한테 잘했다고 칭찬해주고 싶네요.

특히 2015년은 주말부부로 살다가 다시 합친 해이기도 하고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같이 다녀왔던 해이기도 하구요.
결혼 10주년이 되었고 다이아반지도 받은 해라 ㅋㅋ
특히 더 특별한 느낌이고
열심히 잘 살았다고 저와 제 남편한테 말해주고 싶네요!
막 여기 저기에 우리 잘 살고 있다고
좋은 10년 함께 보냈고 앞으로도 잘 지낼꺼라고
난 다이아반지도 받았다고 ㅋㅋㅋ 자랑하고 싶은데
미쳤냐는 소리 들을까봐 익명을 빌려 여기서 자랑 하고 갑니다.

여러분들의 2015년도 좋았길 바라고 2016년엔 더 좋아지시길...
제 집이 자가가 되도록, 대출 다 갚길 빌어주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