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복 잘 받고 계신가요? 좀 전에 집에 들어와 씻고 누웠다가, 그냥 기분이 좋아서 글을 씁니다.
기대하셨겠지만, W는 만나지 못했습니다. 한번 더 찾아갔었는데 역시나 만나지 못했고 그 뒤로는 저도 바빴거든요.
저번에 썼던 글의 댓글을 읽었는데, 컴퓨터로 글을 쓰다 보니 기억이 안 나서, 폰으로 댓글을 보면서 답변합니다.
저는 전역하고부터 어찌저찌해서 지금 살고 있는 오피스텔에서 살기 시작했는데 W는 집에서 통학했어요. 집하고 학교도 멀지 않았고요. 저 역시 집과 학교가 멀지 않았는데, 어떻게 기회가 돼서 오피스텔에서 지내게 됐죠. 그래서 아름이랑 W랑 저희집에서 자주 어울리곤 했었는데, 이 얘긴 언젠가 써드릴게요.
W가 자취하고 있단 걸 알게 된 건, 9월에 만났을 때 집에서 나와서 어느 동네에 산다, 정도만 들어서 알고 있었고, 몇 주 전 저희 집 왔을 때 W의 옷을 걸다가 지갑을 꺼내본 거였죠. 따로 적어두지 않고 외운다고 외웠는데, 잘못 알고 있는 건 아니겠죠, 설마.
그리고 연세..라고 하셔서 좀 당황했습니다. 연세라고 불러야 할 만큼 제 나이가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글 읽다보면 대충 제 나이가 나오지 않나 싶은데, 아닌가요? 글을 쓰다보면 알게 모르게 제 신상을 적게 되더군요. 어쨌든 이십대 후반이라는 것만 말씀드릴게요. 전혀 불편한 질문이 아닙니다만 정확하게 말씀드리지 못하는 건 미안해요.
그리고 궁금한게 엄청 많으시다고 댓글 남기신 분이 계시던데, 제가 대답해드릴 수 있는 건 최대한 대답해드릴테니까 아무거나 물어보셔도 됩니다. 음. 제 키도 정확히 몇 센치다! 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W보다 큽니다. 고1때는 거의 똑같았는데 고2때부터는 제가 더 컸죠.
그리고 여자친구는 고1때 처음 사귀었고, 전역하고 아름이를 사귄 게 두 번째이자 마지막이고요. 썸이나 호감을 제외하면 여자친구를 제대로 사귄 건 두 번입니다. 아름이를 2년 사귀고 헤어진 지 2년 됐으니까, 제 나이가 대충 짐작이 되실 것 같네요.
최근에 만난다던 그 여자분은 좋은 관계로 만나고 있습니다. 사귀지는 않고요.
무슨 얘기를 해볼까. 음.
내가 좋아한 여자를 W가 세 번 뺏어갔다고 했는데, 두 번째 여자애 얘기 해볼까요.
내일 아침에 등산을 가기로 해서 제가 2시 전에 자야 하니까, 2시 될 때까지만 딱 쓰고 가겠습니다. 중간에 어설프게 끝날 수도 있습니다. 지금 한시 십오분이에요.
다른 학교는 모르겠는데 저희 고등학교는 고3이 되면 전교1등부터 30등? 40등? 정확히 기억이 안 나는데 어쨌든 상위 몇 등까지는 따로 자습을 했어요. 자습실 자체가 일반 교실하고 분리가 되어있는 곳이었죠. 친구들끼리는 특별실이라고 불렀으니까 그냥 특별실이라고 하겠습니다. (실제 명칭은 아닙니다.)
아마 서로 경쟁심리를 자극하려고 특별실을 만든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특별실에 가면 일반 교실처럼 책상이 두 개가 나란히 붙어있지 않고 한 자리씩 되어 있는 구조였죠. 전교 1등부터 등수대로 앉는 거라서 특별실에 가면 누가 몇 등인지 한 눈에 알 수 있었죠.
1등이 제일 왼쪽 앞자리에 앉고 2등이 1등 뒷자리에 앉도록 했죠. 지금 생각하면 성적으로 가시적인 우열을 가리는, 굉장히 좋지 못한 방법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땐 특별실에 들어가기 위한 나름의 경쟁이 있었어요. 특히 그 특별실 커트라인에 걸리는 애들간에는 자존심이 걸린 문제였죠. 시험 성적에 따라서 특별실에 갈수도 있고 못 갈수도 있으니까.
그 특별실 건물에는 여자문과/여자이과/남자문과/남자이과 순서로 교실이 있었죠. 원래 남녀 건물이 떨어져있는데, 특별실 건물은 남녀가 같이 썼어요.
저는 성적이 뛰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거의 항상 제 왼쪽 대각선 앞으로 W가 보이는 그런 위치에 있었죠. 제가 1열에 앉았으면 W가 보이지 않았겠지만, 아무리 시험성적을 잘 받아도 한 번도 첫 번째 열에 앉은 적은 없었기 때문에 전 W를 보지 않으려야 안 볼 수가 없었죠.
전 고3때 W랑 같은 반이 아니었는데, 자습시간만 되면 W랑 마주쳤기 때문에 오히려 그 특별실이 전 더 방해가 됐던 것 같아요.
고3 초반에 자습하다가 제가 넋을 놓고 W를 본 적이 있었죠. 제 시선을 느낀건지 W가 뒤돌아 절 보더라고요. 전 흠칫 놀랐지만, 눈을 피하지 않았죠. 근데 W는 저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다시 무시하듯 제 시선을 피하곤 공부에 집중하더라고요.
공부 잘 하는 놈은 이유가 있네, 싶다가도 어쩌면 저렇게 태연할까 싶어서 좀 어이없기도 하고 나 스스로를 한심해하기도 하고 그랬었죠.
한번은 제가 쉬는 시간에 캔음료를 W에게 준 적이 있어요. 매점가거나 자판기가면 열에 아홉은 마시는, W가 유독 좋아하는 음료수가 있었어요. 지금도 좋아할지 모르겠네.
제가 음료수를 건네니, 잘 마실게, 하고 받아들고는 다시 공부하더라고요. 쉬는 시간이 끝나가서 저도 제 자리에 돌아와 앉는데, W가 바로 뒤에 앉은 친구한테, 이거 너 마셔라, 하고 그 음료수를 주더라고요. 그 때 저랑 눈이 마주쳤는데 제가 보든 말든 신경도 안 쓰더라고요.
진짜 기분 더러웠죠, 그 때는. 내가 음료수에 약이라도 탔냐 내가 주는 건 새 음료수도 더럽다는 거냐 뭐냐, 하면서 혼자 엄청 열 받아 했어요. 내가 버젓이 보고 있는데, 내가 준 음료수를 다른 사람한테 바로 줘버린다는 제 상식으로선 이해가 안 가더라고요. 진짜 싸가지 없게 느껴졌어요. W의 그런 행동이 뭐 처음도 아니지만.
W랑은 음료수에 얽힌 얘기가 제법 있어요. 지금 막 떠오르네요.
음. 고 2때, W가 그 음료수를 마시고 있던 적이 있었죠. 제가 목마르다고, 나도 한 입만, 하면서 W 손에 들린 음료수를 뺏다시피 가져왔죠. 전 원래 캔음료를 마실 때 입을 안 대고 마시는데, 그 때 일부러 입을 대고 W의 음료수를 마셨죠.
다른 친구에게 그랬던 것처럼, 그냥 너 다 마셔라, 하고 그 음료를 내게 줄 건지, 입 댄 부분을 닦고 마실지, 아님 다 버려버릴지 궁금하더라고요. 실제로 난 목도 마르지 않았었는데.
음료수를 한 입 마시고 나서 다시 W에게 돌려줬죠. W가 약간 멈칫하다가 아무렇지 않은 척하면서 그 음료수를 마시더군요. 제가 약간 놀라면서, 나 입 댔는데, 라고 말하니까 W가, 어쩌라고, 라고 대답하더군요. 전 그 때 W가 결벽증이 있단 걸 분명히 알고 있었는데.
지금 2시 7분이라서, 잠을 청해야 할 것 같습니다. 내일 6시에 일어나야 해서.
갑작스럽게 글을 끝내서 미안해요. 안 쓰느니만 못한 것 같긴 한데, 그래도 그냥 올립니다.
오늘도 다른 얘기만 하다가 하려던 얘기는 못 하고 갑니다. 이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네요. 쓰다보면 다른 이야기가 막 떠올라서.
벌써 1월 2일이네요. 시작이 좋으면 끝도 좋다는데, 다들 시작이 좋았길, 그리고 좋길 바랍니다.
어긋났지만 그리운 이야기
기대하셨겠지만, W는 만나지 못했습니다. 한번 더 찾아갔었는데 역시나 만나지 못했고 그 뒤로는 저도 바빴거든요.
저번에 썼던 글의 댓글을 읽었는데, 컴퓨터로 글을 쓰다 보니 기억이 안 나서, 폰으로 댓글을 보면서 답변합니다.
저는 전역하고부터 어찌저찌해서 지금 살고 있는 오피스텔에서 살기 시작했는데 W는 집에서 통학했어요. 집하고 학교도 멀지 않았고요. 저 역시 집과 학교가 멀지 않았는데, 어떻게 기회가 돼서 오피스텔에서 지내게 됐죠. 그래서 아름이랑 W랑 저희집에서 자주 어울리곤 했었는데, 이 얘긴 언젠가 써드릴게요.
W가 자취하고 있단 걸 알게 된 건, 9월에 만났을 때 집에서 나와서 어느 동네에 산다, 정도만 들어서 알고 있었고, 몇 주 전 저희 집 왔을 때 W의 옷을 걸다가 지갑을 꺼내본 거였죠. 따로 적어두지 않고 외운다고 외웠는데, 잘못 알고 있는 건 아니겠죠, 설마.
그리고 연세..라고 하셔서 좀 당황했습니다. 연세라고 불러야 할 만큼 제 나이가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글 읽다보면 대충 제 나이가 나오지 않나 싶은데, 아닌가요? 글을 쓰다보면 알게 모르게 제 신상을 적게 되더군요. 어쨌든 이십대 후반이라는 것만 말씀드릴게요. 전혀 불편한 질문이 아닙니다만 정확하게 말씀드리지 못하는 건 미안해요.
그리고 궁금한게 엄청 많으시다고 댓글 남기신 분이 계시던데, 제가 대답해드릴 수 있는 건 최대한 대답해드릴테니까 아무거나 물어보셔도 됩니다. 음. 제 키도 정확히 몇 센치다! 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W보다 큽니다. 고1때는 거의 똑같았는데 고2때부터는 제가 더 컸죠.
그리고 여자친구는 고1때 처음 사귀었고, 전역하고 아름이를 사귄 게 두 번째이자 마지막이고요. 썸이나 호감을 제외하면 여자친구를 제대로 사귄 건 두 번입니다. 아름이를 2년 사귀고 헤어진 지 2년 됐으니까, 제 나이가 대충 짐작이 되실 것 같네요.
최근에 만난다던 그 여자분은 좋은 관계로 만나고 있습니다. 사귀지는 않고요.
무슨 얘기를 해볼까. 음.
내가 좋아한 여자를 W가 세 번 뺏어갔다고 했는데, 두 번째 여자애 얘기 해볼까요.
내일 아침에 등산을 가기로 해서 제가 2시 전에 자야 하니까, 2시 될 때까지만 딱 쓰고 가겠습니다. 중간에 어설프게 끝날 수도 있습니다. 지금 한시 십오분이에요.
다른 학교는 모르겠는데 저희 고등학교는 고3이 되면 전교1등부터 30등? 40등? 정확히 기억이 안 나는데 어쨌든 상위 몇 등까지는 따로 자습을 했어요. 자습실 자체가 일반 교실하고 분리가 되어있는 곳이었죠. 친구들끼리는 특별실이라고 불렀으니까 그냥 특별실이라고 하겠습니다. (실제 명칭은 아닙니다.)
아마 서로 경쟁심리를 자극하려고 특별실을 만든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특별실에 가면 일반 교실처럼 책상이 두 개가 나란히 붙어있지 않고 한 자리씩 되어 있는 구조였죠. 전교 1등부터 등수대로 앉는 거라서 특별실에 가면 누가 몇 등인지 한 눈에 알 수 있었죠.
1등이 제일 왼쪽 앞자리에 앉고 2등이 1등 뒷자리에 앉도록 했죠. 지금 생각하면 성적으로 가시적인 우열을 가리는, 굉장히 좋지 못한 방법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땐 특별실에 들어가기 위한 나름의 경쟁이 있었어요. 특히 그 특별실 커트라인에 걸리는 애들간에는 자존심이 걸린 문제였죠. 시험 성적에 따라서 특별실에 갈수도 있고 못 갈수도 있으니까.
그 특별실 건물에는 여자문과/여자이과/남자문과/남자이과 순서로 교실이 있었죠. 원래 남녀 건물이 떨어져있는데, 특별실 건물은 남녀가 같이 썼어요.
저는 성적이 뛰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거의 항상 제 왼쪽 대각선 앞으로 W가 보이는 그런 위치에 있었죠. 제가 1열에 앉았으면 W가 보이지 않았겠지만, 아무리 시험성적을 잘 받아도 한 번도 첫 번째 열에 앉은 적은 없었기 때문에 전 W를 보지 않으려야 안 볼 수가 없었죠.
전 고3때 W랑 같은 반이 아니었는데, 자습시간만 되면 W랑 마주쳤기 때문에 오히려 그 특별실이 전 더 방해가 됐던 것 같아요.
고3 초반에 자습하다가 제가 넋을 놓고 W를 본 적이 있었죠. 제 시선을 느낀건지 W가 뒤돌아 절 보더라고요. 전 흠칫 놀랐지만, 눈을 피하지 않았죠. 근데 W는 저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다시 무시하듯 제 시선을 피하곤 공부에 집중하더라고요.
공부 잘 하는 놈은 이유가 있네, 싶다가도 어쩌면 저렇게 태연할까 싶어서 좀 어이없기도 하고 나 스스로를 한심해하기도 하고 그랬었죠.
한번은 제가 쉬는 시간에 캔음료를 W에게 준 적이 있어요. 매점가거나 자판기가면 열에 아홉은 마시는, W가 유독 좋아하는 음료수가 있었어요. 지금도 좋아할지 모르겠네.
제가 음료수를 건네니, 잘 마실게, 하고 받아들고는 다시 공부하더라고요. 쉬는 시간이 끝나가서 저도 제 자리에 돌아와 앉는데, W가 바로 뒤에 앉은 친구한테, 이거 너 마셔라, 하고 그 음료수를 주더라고요. 그 때 저랑 눈이 마주쳤는데 제가 보든 말든 신경도 안 쓰더라고요.
진짜 기분 더러웠죠, 그 때는. 내가 음료수에 약이라도 탔냐 내가 주는 건 새 음료수도 더럽다는 거냐 뭐냐, 하면서 혼자 엄청 열 받아 했어요. 내가 버젓이 보고 있는데, 내가 준 음료수를 다른 사람한테 바로 줘버린다는 제 상식으로선 이해가 안 가더라고요. 진짜 싸가지 없게 느껴졌어요. W의 그런 행동이 뭐 처음도 아니지만.
W랑은 음료수에 얽힌 얘기가 제법 있어요. 지금 막 떠오르네요.
음. 고 2때, W가 그 음료수를 마시고 있던 적이 있었죠. 제가 목마르다고, 나도 한 입만, 하면서 W 손에 들린 음료수를 뺏다시피 가져왔죠. 전 원래 캔음료를 마실 때 입을 안 대고 마시는데, 그 때 일부러 입을 대고 W의 음료수를 마셨죠.
다른 친구에게 그랬던 것처럼, 그냥 너 다 마셔라, 하고 그 음료를 내게 줄 건지, 입 댄 부분을 닦고 마실지, 아님 다 버려버릴지 궁금하더라고요. 실제로 난 목도 마르지 않았었는데.
음료수를 한 입 마시고 나서 다시 W에게 돌려줬죠. W가 약간 멈칫하다가 아무렇지 않은 척하면서 그 음료수를 마시더군요. 제가 약간 놀라면서, 나 입 댔는데, 라고 말하니까 W가, 어쩌라고, 라고 대답하더군요. 전 그 때 W가 결벽증이 있단 걸 분명히 알고 있었는데.
지금 2시 7분이라서, 잠을 청해야 할 것 같습니다. 내일 6시에 일어나야 해서.
갑작스럽게 글을 끝내서 미안해요. 안 쓰느니만 못한 것 같긴 한데, 그래도 그냥 올립니다.
오늘도 다른 얘기만 하다가 하려던 얘기는 못 하고 갑니다. 이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네요. 쓰다보면 다른 이야기가 막 떠올라서.
벌써 1월 2일이네요. 시작이 좋으면 끝도 좋다는데, 다들 시작이 좋았길, 그리고 좋길 바랍니다.
짧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