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지렁이 처럼 살 리가 없잖아

나무2016.01.03
조회2,606

안녕하세요? 20대 여자사람입니다. 판을 자주 들어오는 건 아닌데 저의 그 친구는 자주 들어오는 것 같아서 저도 이것저것 구경하다가 이곳을 발견(?)했습니다.

 

생각보다 동성연애를 하시는 분이 많고 또 많은 슬픔과 고민과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있는 것 같네요. 저희도 나름 재밌고 위험천만하게 연애를 하고 있는 것 같아서 몇 자 적어 봅니다. 제목은 대세는 백합을 따라 해 봤어요 ㅋㅋㅋ

그리고 소통하고 싶기도 하고 가능하다면 조언도 듣고 싶네요!

 

 

그리고 그 친구가 동성 채널에 들어올지는 모르겠지만... 알게 된다면..........

윽 창피해 ㅋ-ㅋ

 

 

 

그럼 ㄱ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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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2달 정도 꽁냥꽁냥 하다가 제가 고백을 해서 지금 일 년 반 정도 사귀고 있습니다.

 

처음 한 달 동안은 울기도 많이 울고(거의 저만 울었죠...ㅜㅜ) 지금도 하루 걸러서 싸웠다가 풀고를 반복했더니 더 소중한 사람 같고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드네요.ㅋㅋ

 

저희는 사는 곳, 쇼핑 스타일, 입는 스타일, 좋아하는 음식, 영화 장르 어느 것 하나 빠짐 없이 전부 !!

 

 

 

맞지 않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맨날 싸우는 건가...

 

 

 

그래도 한 가지 맞는 구석이라고는... 노래 부르는 걸 엄청 좋아한다는 것! 저는 그렇다 치더라도 그 친구는 아주아주 좋아해요.

 

 

얘를 알게 된 계기는 고등학생 때에요. 저희 학교에는(여고입니다.) 우쿨렐레 동아리가 있는데 거기에 그 친구가 나중에 들어와서 같이 노래 부르다가 알게 되었어요. 그러다가 이 친구가 생긴 대로 노래 부르지 않고 진짜 성숙하게 잘 불렀기 때문에 제가 관심이 갔던 것 같아요. 물론 예쁜 사람이 노래 잘 부르고 못생긴 사람이 못 부른다는 말이 아니지만, 얘는 귀엽게 생긴 애가 노래를 엄청 잘 부르니까 제가 폭풍 칭찬 해주면서 계속 노래를 시키다보니 자연스레 친해졌어요.

하란대로 다 한 듯ㅋ

 

저희는 동아리 말고는 만날 기회가 없었어요. 얘는 2학년 때 전학 왔는데 문과였고 저는 이과였죠. 저희 학교가 성적순으로 희망자 중에서 기숙사 생활을 했는데 저는 기숙사 생활을 했고 이 친구는 나중에 들어왔어요.(깨알 자랑?ㅎㅎ)

하지만 문과랑 이과랑 층이 다르고 또 괜히 이과부심이니 뭐니 해서 1학년 때 친했던 몇몇 빼고는 이과친구들이랑 놀았어요.

 

근데 얘가 동아리 들어오고 나서 우린 급속도로 친해졌고 ‘전학생이니 모르는 게 많으니까 내가 이것저것 소개시켜줘야지’ 해서 쉬는 시간에 자주 만났고 가끔 점심도 같이 먹었어요. 기숙사에서도 학습시간 전과 후에 간식과 야식을 먹으며 부쩍 친해졌어요. 역시 수다와 먹을 거면 어디든 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ㅋㅋㅋ

 

 

저희가 진짜 원래 친구들 보다 더 붙어 다니고 친하게 지내고 약간 스킨쉽 있게 노니까 친구들이 ‘너희 사귀냐.’라는 말을 적잖이 들은 것 같아요. 장난 반 진심 반으로 물어보더라고요. 원래 여고 방식대로 놀았을 뿐인데..ㅋㅋㅋㅋㅋ (모든 여고 사람들이 그런 건 아니지만요)

 

 

아 자꾸 얘, 그 친구라고 하니까 엄청 멀어 보이네요 ㅋㅋㅋㅋ 아직도 애칭은 없지만... 자기 눈이 사슴 눈 같다고 주장하므로 슴이라고 하겠습니다. ㅋㅋ

 

슴이는 동아리, 기숙사에서 야식도 먹고 수다 떨다 보니 이과인 제 친구들 하고도 금방 친해졌어요. 주말에 집에 가지 않는 이상 거의 주말마다 모여서 치킨 시켜 먹고 많은 얘기를 했죠. 한번은

 

“슴아 남자친구 있어?”

 

“아니 나 모솔이야.”

 

“ㅋㅋㅋㅋㅋ 진짜? ㅋㅋㅋㅋㅋ 아 웃으려고 한 건 아닌데 미안 ㅋㅋㅋㅋ”

 

“난 혼자 살 거야. 자웅동체의 삶을 살겠어.”

 

지렁이도 아니고... 그렇게 한바탕 웃으면서 서로의 연애담을 얘기 하다가 슴이가

 

“근데 키스하면 무슨 느낌이야?”

 

ㅋㅋㅋㅋ모솔 같은 질문이었죠. 저 같았으면 물어보기 엄청 곤란했을 텐데 얜 그런 거 없어요. 부끄럼도 없고. 성 쪽으로는 해박한? 지식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ㅋㅋㅋㅋ

괜히 제가 부끄러워서

 

“아 뭘 그런 걸 묻고 그래ㅋㅋㅋㅋ 어떻긴 좋지. 나중에 해 봐.”

 

라고 했더니 더 자세히 얘기 해 달라며... 몇 번이고 물어 봤던 기억이 있네요.ㅋㅋ

네, 그렇습니다. 여러 번 묻고 그랬습니다.... 얘기가 연애 쪽으로 흘러가면 어김없이 물어봤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그럼 나랑 해 보든가ㅋㅋㅋㅋㅋㅋ”

 

이러면서 장난도 쳤었죠...

 

 

 

 

 

제가 쓰고 싶은 글을 써서 그런지 글 쓰는 게 재밌네요. 뭔 소감문이니, 논술은 싫지만... 흑

 

 

 

마무리가 어정쩡 하지만 모두 좋은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