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속에 결혼이라는 의미가 점점 멀어지고 있을즈음.. 거의 체념하다싶을 즈음에 지금 약혼남이 제앞에 불현듯이 나타났습니다.
지금껏 30년 넘게 별굴곡 없이 심심한 범생이 인생 살아온 저에게 이 남자는 무언가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저보다 더 액티브하게, 본인의 인생과 시간을 즐길줄 아는, 참 매력적이고 다정하고 따뜻한 남자였습니다. 무언가 이사람과 함께하면 내 삶도 좀 더 신나질것 같은 뭐 그런느낌? ....
몇년간의 직장생활을 마무리 하고 본인이 뜻한바가 있다며 다시 학생의 길로 들어선 그 사람과의 만남이 사실 이나이에... 선뜻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그 뜻한바 본인 삶에 대한 뚜렷한 목표와 실행에 옮기는 그 모습에 점수를 더 주게되었습니다.
연애 시작하고 아 내인생에도 봄날이 왔구나 싶을만큼 마음 따뜻해지고 하루하루 신나가고 있을 즈음.
어느날 예고없이 남친에게 고민을 듣게 됩니다.
환갑 넘으신 그의 부모님께서 늦게 사업을 시작하시려는데 본인에게 자리잡을때까지만 도와달라셨답니다. 서른넘어 학업 다시 시작한지 이제 1년.
고민끝에 결국 그는 학교 접고 부모님 뜻에 따릅니다.
당시에 이 문제로 이 친구랑 손을 놓아야 하나 엄청 고민했었는데...... 아들 발목잡는 부모님을 당시에 너무너무 이해할수가 없었고.. 저에게 착하기 착한 그 남자는 하늘이 내린 효자라고 표현하면 적당할까요.. 하아.. 정말 미치겠네요 지금까지
고민 들어갑니다
2년여 지켜본 결과 이 남자의 가족은 뭐랄까 한 공동체 느낌입니다.
본인의 부모님께서는 연로하신데다
특히나 언어라든지 여러가지 핸디캡으로 인해 자신이 서포트 해야한다는 쪽이고 (사실 제3자가 봤을때 저런 마음가짐 과하다 싶습니다)
부모님 당신께서도 역시나 아들없으면 우린 아무것도 못해 모드입니다.
제일 문제점은 이 남자 그리고 그 부모님 사이에 독립은 불가능 해보이고 서로간 독립의 필요성 조차 못느끼는듯 싶습니다.
요 얼마전엔 아버님께서 넌지시 들어와 함께 사는건 어떠냐 물으시네요. 비록 반은 은행꺼지만.. 제 소유 집도 있습니다. 출퇴근 40분 거리가 멀어서 아드님 피곤해진다며 제 집에서 신혼시작은 반대라시는 말씀 예전에 전해 들었네요.
안정될때 까지만이었던 그 약속은 시간이 지날수록 전반적인 모든 업무를 이남자 혼자 책임지며 휴일도 없이 몸을 혹사해가며 버티고 있습니다. 그러한 그사람의 역할을 그 부모님께서는 당연시 여기시고 옆에서 지켜보기 숨막힐 지경입니다.
은근히 돈돈돈돈... 그 사업 시작안했으면 길에 나앉는것도 아닐뿐더러, 아들 녹초되어 집에 돌아올 즈음 그사람 아버님은 운동에 교회활동에 여념이 없으십니다..
여행좋아하고 좋아하는일 즐기는것, 취미생활 또렷했던 그사람은 이제 없고 주말도 없이 몸 혹사시키고 있는 남자만 있네요. 옆에서 지켜보는 저는 속상해서 울고 그 사람도 결국 눈물을 보이네요.
결혼하게 되면 이짓을 함께해야 하는건가 숨막히고.
손을 놓자니 이녀석 인생도 안쓰럽고.. 또 내 나이도 겁이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어요 ㅠㅠㅠㅠㅠ
우리 부모님은 딸래미 노산 걱정하시고
그집 사정 말씀드리면 설마설마 하시며 아들을 어떻게 키우면 그런 효자가 되는거냐 이러시기만 하시고.. 지금 정신없이 바쁜건 시행착오를 겪으며 나아질꺼라 하시면서도, 그나저나 병나면 어쩌냐 걱정하십니다.
저희 둘만 생각하면 서로 버팀목 되주며 살아갈수 있을것 같거든요 ㅠ 아 너무 속상해요
예비 시부모님들 뵈면 특별히 이상한 분들은 아닌것 같은데 유독 왜이리 아들 인생을 옥죄시는지 모르겠어요. 그게 제일 크게 문제되고 더불어 이상한 점이긴 하지만요.
나이 많이 먹은게 죄라고.. ㅠㅠ 까탈부리지 말고 진작에 시집이나 갈껄 ㅠㅠㅠㅠ
저 집안에 나도 묻어서 함께 가자고 할까봐 겁나고
그럴 자신도 없고
가끔 그사람에게 그냥 눈 딱 감고 나에게 도망치라는 표현까지 해보지만 그 사람은 그저 씁쓸하게 웃어요.
결혼해서 신랑이랑 주말도 휴일도 휴가도 없는 생활도 암울하고... 나중에 내새끼들에게도 아빠랑 보낼시간 없는 그런 생활 고스란히 줄것만 같아서 숨막혀 미치겠어요.
결혼 안하면 뭐 그게 대수라고... 아이 없는 생활이 뭐 별거라고... 븅신처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네요.
여름이라고 대충 잡아놓기는 했지만 제 마음이 이러니 브레이크를 걸게 됩니다.
여전히 마음 따뜻하고 나를 아껴줌이 변함없는 이남자.
안쓰러울만큼 성실하고 가족애가 넘치는 이 남자
엎어야 하는건지..
다른 현명한 방법이 있을지...
흔한 메리지블루인지... 혼란스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