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지치게 하는 여자인가요?

ㅇㅇ2016.01.13
조회14,578
저희는 이십대 후반, 이제 갓 150일 넘은 5시간 장거리 커플입니다.
다 간추리고 어제 싸웠던 것만 써볼게요.(*참고로 남친은 제가 첫 연애, 저는 긴 연애 후 두번째 연애)
블라블라 이런저런 하루일상 이야기하며 대화하다가,

글쓴이 : 근데 xx이 너는 나한테 불만족스러운 점 없어?
남친 : 몰라~ (남친이 그냥 회피하고 싶거나 할말 없을때 하는말)
글쓴이 : 있으면있고 없으면없는거지 몰라가 뭐야, 있으면 말해줘봐 궁금해
남친 : 진짜 몰라~ 
글쓴이 : ....? (답답함) 맨날 모른대. 자기 감정을 모르는 사람도 있어?
남친 : 아니 진짜 생각이 안나서 그래
글쓴이 : 생각이 안 나는건 없다는거잖아
남친 : 아니 있기는 있는데 생각이 안나. 있는데 없다고 할 수는 없잖아. 
글쓴이 : 그래 니 말이 맞는데, 있으면 말을 해달라니까 생각이 바로 안 난다는 건 그냥 없는 거 아니야?
남친 : 아니 있기는 있어. 근데 뭔지 정확히 생각이 안 나. 
글쓴이 : (빡침) 뭔지 생각도 안 날 정도의 불만족스러움이면 그냥 없는거 같아~ 해도 되는거 아니야? 
남친 : 있는 걸 어떻게 없다고 그래.. 그리고 나는 그런점이 보이면 그냥 그렇구나 하고 참고 넘어가, 큰 문제도 아니었던 것 같아서 기억을 못해. 그치만 있긴 있었어.
글쓴이 : .............(빡침, 이전에도 비슷한 문제로 다툼) 아니 생각도 안 날 정도로 미미한 그런 문제점들이 있었다면.. 그럼 그정도는 그냥 만족해~ 하고 한번쯤 입바른 소리라도 서로 기분좋게 할 수 있는거 아냐? 뭔지 기억도 안 나는 그 문제 때문에 굳이 몰라~ 기억 안나는데 있긴 있어~ 이렇게 해야돼? 
남친 : 아 그래 이런점이 싫어. 말꼬리 물고 늘어지는거. 사람 지치게 해.



연애 초반부터 장거리였지만 연락이 소홀한 남친 덕분에 꽤 다투었었어요.
남친 직업특성상 업무중에는 전혀 연락이 안되고, 거의 저녁에 통화 하는게 전부에요. 
만남 역시도 한달에 2번 만나면 많이 만나는 거죠. 
게다가 한평생 솔로로 살아온 마이웨이스타일 남자라서, 남한테 의지하는 것도 전혀 없고, 
무뚝뚝한 편, 애정표현 많지 않은 편, 
물론 진솔한 사람인 걸 알아서 좋아서 만나는 거지만 때때로 이 사람이 날 정말 좋아하는지 알다가도 모르겠고, 
동갑이다보니 전화를 해서 애정표현을 제가 먼저하지 않으면 그냥 정말 이성친구 전화하듯 통화하고 끊게 되고, 다투면 먼저 사과한다든지 조금 져줄려고 한다든지 그런 것은 전혀 없고(제가 첫 연애때 그랬기 때문에 제가 이해할려고 많이 노력함) 
자기 속마음 표현을 잘 안하니(애정표현 포함), 이런저런 대화를 하다 보면 제가 마음을 확인하고파서 저런 말을 던진 게 싸움의 불씨를 키운 거란 것도 알아요. 
말수도 많지 않은 사람이라 대화를 하면 거의 대화 주도는 제가 이끌어가는 편이고, 그러다 보면 점점 속 마음을 터놓다 보면 저도 모르게 저런 확인을 받고파 하기도 해요
물론 그래봤자 입바른 소리도 못 들을걸 알아서 요샌 안하지만, 
어제 했다가 저렇게 싸우게 됐어요. 
남친은 자기가 몰라~ 할때 그냥 알겠다고, 혹은 생각나면 말해줘 라며 넘어가면 될일 아니냐는 입장이고, 
전 굳이 생각도 안 나는 불만이 있었던 걸 가지고 애매하게 대답을 해서 사람이 궁금하게 만들고, 기분 상하게 했어야 했냐는 입장이에요.
있다고 하면서 이유를 이야기 했더라면 전 정말 화나지 않았을거에요. 왜냐면 전 남친에게 서운한것, 불만인것, 담아두지 않고 다 솔직하게 말을 하거든요. 물론 남친도 그래주길 바라구요. 
안그래도 연락도 만남도 잦지 않은 연애인데 그런 불만들을 터놓지 않고 쌓이다보면 그게 곧 이별로 귀결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자기혼자 조용히 맘 정리하는거 있잖아요. 제가 그러고 싶었다가, 그러기 전에 그냥 터놓고 대화하자 싶어 이야기 하고 많이 좋아졌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혹시 불만족스러운 점이 있냐는 질문은 그냥 장난처럼 물어본게 아니라 전 진지했어요. 정말로 쌓아둔 나에 대한 문제점이 없었는지를 듣고 싶었으니까요.
그런데 몰라 라는 대답에 그냥 넘어가 줬으면 좋겠다니, 너의 불만을 소홀히 생각하는 여자친구면 좋겠냐고 물었어요.

위에 쓴 모든 제 속마음들은 물론 어제 밤 남자친구들에게 솔직히 말을했구요. 
그냥 어제 제가 느낀 건, 그거였죠.
이 사람은 이 늦은 나이에 첫 연애를 시작하면서, 연애의 깊이가 아직은 얕구나,
마치 썸 타듯이요, 서로 좋아하는 마음은 있어 이래저래 연락 주고 받고 만나기는하는데,
아직은 이 사람을 탐색하는거죠. 
썸타고 있는 사람에게 어떤 단점, 맘에 들지 않는점 등등이 보인다고 해서 그걸 바로 지적하지 않잖아요. 
사실은 지적할 정도의 사이가 아닌거죠. 혼자 속으로 이 사람은 이정도구나 점수를 매긴 후,
아니다 싶으면 혼자 정리하겠죠. 
그러니까 그 친구에게 나는 아직 그정도구나, 서로 불만족스러운 부분을 맞춰가며 고쳐가며 그렇게 갈 사람은 아니구나.... 이런 생각이 드는데 제가 오바하는 걸까요?
제가 그렇게 지치게 하는여자인가요? 
여러분들 생각이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