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有)대학생 아들 알바중 혼냈다고 전화한 아줌마

2016.01.20
조회152,375

방탈죄송해요 하도 어이가 없어서 속풀이 좀 하려고 글 납깁니다.

 

작은 수학학원 운영중이에요

 

방학이라 학생들이 좀 늘어서 수업하시는 선생님들 말고 대학생 알바를 단기로 쓰고 있어요

 

대학생들은 가르치는 일을 한다기 보다는 아이들 시험지 채점해주고

 

그 중에 모르는거 질문도 받아주고 하는 보조교사 업부 정도라고 보시면 되는데

 

하루 평균 5시간 정도 와서 일하고 시급은 다른 일반 알바보다는 좀 더 주는 편입니다. 

 

1월 들어서 서울 유명사립대에 다니는 1학년 남학생을 채용했어요

 

내성적이고 적극성은 좀 부족했지만 그때 마침 사람이 급해서 우선 면접보고 바로 채용했어요

 

주3일 근무로 나와서 일하는데 사실 융통성이 별로 없고 일이 더뎌서 걱정을 좀 하긴 했어요

 

아이들이 좀 답답해 하고 컴플레인도 들어오고 했는데 단기로 쓰는거니 아이들 달래서

 

처음이라 그러시는거야, 조금만 기다려 드리자.. 하면서 넘어가다가

 

어제 미리 연락도 없이 30분이나 늦게 출근을 했길래 정말 조근조근 언성 하나도 안높이고

 

'이렇게 늦으시면 미리 연락을 주시지 아이들이 기다리지 않느냐...

 

이건 아이들과의 신뢰문제다. 조금만 더 책임감을 갖고 일해주세요.'

 

이렇게 말했는데 퇴근하고 얼마 안 있다가 그 엄마라는 사람한테 전화가 온겁니다.

 

지금부터 그 엄마의 전화내용입니다.

 

전화받자마자

 

엄마-원장님 바꾸세요

 

나-제가 원장인데요.

 

엄마-당신이 우리 애한테 신뢰가 없다느니 책임감이 없다느니 하면서 애를 나무랐어요?

 

나- (어이가 없어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남) ㅎㅎ아니 어머니 그것때문에 20살 넘은 다 큰 성인이 일하는 곳에 전화를 하셨어요?

 

엄마- 너 몇살이야?

듣자하니 나이도 어린것 같은데 세상물정 하나도 모르고 꼴랑 작은 학원하나 하면서

어디서 유세야 유세가!!!!

우리 애가 요새 영장나오고 심리적으로 불안해서 나도 싫은 소리를 안하고 키우는데

당신이 뭔데 애 기를 죽여서 일하고 오자마자 속상한 얘기를 하게 하느냐고!!!

 

(여기서 얘기 좀 들어보시라고 한번 끼어들었느나 무시당함.

계속 자기 얘기만 전화기 밖으로 다 들리게 소리소리 지름)

 

그리고 요새 SKY 애들 과외비가 얼만데 시급 고작 그거 주면서 애를 부려먹고

애가 매일 자기가 하는 애들 많다고 힘들어 죽겠다는걸 달래서 그래도 약속이니까 지키라고 한건데...... 니가 어쩌고 저쩌고 고래고래........

(여기서부터는 귀가 아파서 전화기 내려놓고 있었어요)

 

한참 고래고래 소리지르더니 제가 대꾸가 없으니 여보세요!!여보세요!!!

계속 하더라구요

 

나-어머니 말씀 끝나셨어요? 제가 얘기 좀 할게요.

우선 제가 아드님께 오늘 고지없이 늦게 출근했길래 책임감을 가지라고 얘기한건 사실입니다.

사회생활의 기본은 시간약속을 잘 지키는 것이고, 그건 저와 한 시간약속이 아니라

여기서 아드님이 지도하고  맡고 있는 학생들과의 시간약속이니 신뢰가 깨지지 않도록 지켜달라고 얘기한겁니.....

 

얘기가 끝나기 무섭게

 

엄마- 그러니까 니가 뭔데 우리 애한테 어쩌고 저쩌고....(아까 그 얘기를 또 무한 반복..).

 

옆에서 듣던 샘 한분이 전화기 받아들고는 이야기 시도했으나 그 샘도 포기...ㅋㅋㅋ

 

여튼 그렇게 한참을 고래고래 소리지르다가 

 

엄마- 당신 내가 노동부에 고발할거야

 

하는 얘기 듣고, '네~ 그러세요' 하고 끊어버렸어요,

 

야...진짜 이런 미친 엄마가 세상에 진짜 존재하네요.

 

교무실에 있던 선생님들 다 벙찌고, 어이가 없으니 화도 안나고 다들 고개만 절레절레 흔들며 웃었네요

 

맘충, 헬리콥터맘, 캥거루맘 말로만 들었지 진짜 눈으로 직접 확인하니 심각성을 느낍니다

 

여기 나름 강남 학군 지역이라 여기 어머니들도 극성이 많은 편이데 비교도 안되네요 정말.

 

여기 자녀 키우시는 어머니들도 많이 계시죠?

 

다들 위와 같은 이런 분들은 안계시겠지만 자녀가 훌륭하게 자라기 원하신다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힘도 함께 키워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생각보다 굉장히 씩씩하고 독립적이에요.

 

사랑하고 아껴주시는만큼 예의바르고 정신이 건강한 아이로 자랄 수 있도록

 

올바른 훈육 부탁드립니다.

 

쓰다보니 또 열이 받아서 바람 좀 쐬야 겠어요^^

 

즐거운 오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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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저희 샘들이 글이 메인에 떴다고 하길래 들어와 봤더니 이렇게나 많은 분들이 읽으셨네요

 

어제 화가 나서 욱하는 마음에 글 올리고 샘들한테 얘기도 안했는데

 

오늘 몸이 좀 안 좋아 늦게 출근하는데 교무실 들어서자 마자

 

그 어머니가 또 전화를 하셨다더라구요

 

애 일 그만 보내겠다고...  지금까지 일한거 정산해서 오늘까지 월급 넣어달라고...

 

그래서 이런 글을 네이트에 썼었다 하고 샘들한테 말해주니

 

가서 읽어들 보시더니 왜 이렇게 순화해서 쓰셨냐고 뭐라고들 하네요.

 

제가 다 기억을 못해서 간단히 적었는데

 

중간중간 소리소리 지르면서 고소드립에 저희 세금 문제까지 뭐 얘기한게 많았거든요,

 

일종의 협박이죠.

 

쓸때는 생각이 안나서 못적었는데 집에 가서 자기전에 누워서 생각하니

 

기막힌 얘기를 많이 했었더라구요.

 

뭐 여튼, 샘들이 일방적으로 결근한거고 월급도 넣어주지 말자는거

 

또 무슨 못 볼꼴 볼까 싶어 그냥 바로 입금해 줬습니다.

 

연초에 액땜 제대로 했다 치고 넘어가려고 해요.

 

댓글 쭉 읽다보니 이런 어머니들이 생각보다 많으시군요.

 

어쩌다 이리 되었나... 답답한 맘이 드네요.

 

저도 아이들 가르치지만 아이들은 부모의 가치관에 영향을 많이 받아서

 

아이들 하는 행동, 말투, 태도를 보면 그 부모님이 어떤 부모님이겠구나 대충 보여요.

 

자식은 소유물이 아니라 하나의 인격체라는 사실을 모르는 부모님들.

 

진심으로 자녀를 위해 생각 고쳐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함께 분노해 주신 분들 모두 다 감사드려요^^

 

새해 복 많이들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