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나한테 어떻게 그러냐 바짓가랑이 붙잡고 울부짖어도 소용없다.더이상 생각나지도 않고, 걱정도 안되고, 안보고싶고시간도 아깝고, 돈쓰기도 싫고 그런거.이제 혼자여도 괜찮을거같고, 다른여자 만나도 괜찮겠다 싶은거.더는 억울할 필요도 없고, 인정했으니까 너 잊고 열심히 살면되는데.
나는 아직도 2년전 첫만남, 날 호기심어린 눈으로 바라보던 너, 그날의 대화,내가 너에게 반했던 모습이 생생하다. 주선자들이 아무생각없이 해준 소개팅인데너랑 나 눈맞아서 되게 잘만났다. 기억은 나니?주변에서 너무닮았다, 잘어울린다는 말도 많이 들었고.우리 눈매도, 성격도, 좋아하는것도 비슷했는데그랬는데 어떻게 이렇게 됐나 싶다.
세달이 지난지금도 가끔 울컥하는건 어쩔수 없어.나밖에 없다는 너의 말 한마디에 책임감을 갖고, 모든걸 바쳤는데기껏 온 마음을 다주었더니 네가 떠나가버린 지금내 마음은 텅텅 비어 다른이에게 줄 사랑도, 그만한 여유도 없다는거.남자만 책임감 있나. 여자인 나도, 네가 그렇게 어리게만 봤던 나도 책임감으로 널 대했어.적어도 당신이 힘들땐 절대 놓지 않겠다고 다짐했고 지키려했어.
1년 반 동안 내 마음을 이해못하고, 헤아려주지 않는게 힘들어서나를 그저 어린애 취급하고, 다툴때마다 나를 홀대하는 당신이 너무 미워서헤어지잔 말이 입밖으로 터져나올 때도 있었지만당신의 '진짜지?' 라는 말에 나느 '아니야 한번더 잘해보자 우리싸우지말자' 하며넘어가길 네달, 결국 너의 마음이 먼저 떠나 내게 이별통보했다.
후회한다. 진작에 헤어질걸.견디지 못하고 내가 헤어지자 하는순간 우리는 끝이라는 생각으로몇 달, 수십밤을 혼자 눈물로 지새고 참고 또 참으며 너에대한 나의 마음이 깊어질때,그 수십밤을 너는 나를 정리하고 있었다.
네가 날 여자친구라는 의무감, 연민으로 만나는 그 네달동안 내가 먼저 너를 놔줘야했는데.그러지 못했다. 헤어지자 말하려고 하는 순간, 네가 내옆에 없는걸 상상했다.나는 죽은 사람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못그랬다.우리가 언젠가 헤어질걸 알았지만 지금은 아니라 생각했다. 조금더 버틸수 있다 생각했다.근데 그건 나만의 생각이었다. 너는 아니었나보다.
하필 이렇게 추운 겨울에 헤어지자해서는..작년엔 못그랬으니 이번 겨울엔 꼭 붙어있자던, 올 크리스마스는 꼭 함께 보내자던 네 말이 아직도 생생해서. 속상해.
매달리기도 수십번, 죽는다고도해보고 생떼도 부리고 널붙잡고 엉엉 울고네 향기가 그리웠던지라 날 떼어놓으려는 네게 한번만 안아달라고 애원하고,날 경멸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며 두번다신 보지 말자던 네 말이 생각난다.
이상해. 날 보면 눈이 반짝반짝 빛나던 너는 어디갔는지.평소에 불면증이 있던 네가, 내 옆에만 있으면 내 향기에 취해 곯아떨어지던, 매일같이 내 옆에서 잠들고 싶다던 너는 어디갔는지.저멀리서 날 발견하면 웃기게 달려와서 내손을 잡고 뛰어가던 넌 어디갔는지.온몸으로 날 원하고 내가 필요하다던 너는언제부터 날 밀어내고, 숨막혀하고, 혼자가 낫다고 생각했는지.
나도 이제그만 너에게서 벗어나야하는데 그러질못하고 있다.내가 벽보고 자는게 습관이라 네가 아무리 팔베개해줘도 너에게서 등돌려잤었지.네가 옆에 있을때 네 향기 더 맡을걸. 더 많이 안을걸.만날때마다 잠들던 널 구박하지 말걸. 내가 좋아하던 네 잠든 모습 더 많이 봐둘걸.
보기만해도 좋았던 너라, 내가 너한테 미쳐있었다는거 나도 알고 있어서겁났어. 헤어지면 나는 어떻게 될까 싶어서.죽을듯이 힘들긴 했는데 그래도 살아진다.
무의식 중에 널 기다리고있어. 일하는시간이일정치않고 주르면나가야하는 직업을 가진 너라 네 쉬는날, 전화오는시간을 항상 기다렸었어. 그때처럼 오늘 연락이 안오면, 내일오겠지. 그다음날 오겠지.그렇게 하루하루 보내다 보니 90일이 지났네.
집한번 데려다준적 없는 너를, 싸우면 날 내팽개치고 가버린 너를,절실히 네가 필요한데 그때마다 없어서 날 너무 외롭게 했던 너를,헤어질 무렵엔 말 한마디에 핑계가 많았던 너를,마지막엔 헤어짐의 이유는 모두 내탓이라고 했던 너임에도 보고싶다.우리는 계속 만나면 똑같을거라고 했던너. 안다. 우리는 지겹게 싸웠겠지. 헤어지는게 맞아.
근데 왜 싸웠는지나 아니? 나한테 헤어지자 하는 순간까지 우리가 왜 싸웠는지,.내가 왜 그렇게까지 예민해져있었는지 모르더구나. 그걸 알려주기엔 너무 늦었지.그냥 '안맞아서'. 그래 어찌보면 니말이 맞다.하지만 안맞았다 라는 말로 끝내기엔 우리의 지난 1년 8개월은 빛났었다. 너무예뻤다.
어쨋든 지금 넌 다른 여자가 생겼어. 몸매도 좋구 밝아보이더라.난 짜리몽땅이었는데.. 자존감 떨어진다.. 나에게 돌아오지 않을것도 알고, 날 신경도 안쓰는거 알아.근데 난 아직도 너가 궁금해. 오늘은 뭘했는지, 밥은 잘먹는지, 아프진 않았는지그저 알고 싶다. 보고싶다. 오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