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대한민국 유치원 교사입니다+수정 및 추가

글쓴이2016.01.23
조회97,488

안녕하세요.

그동안 가끔 들어와 글만 읽었었는데..

이렇게 직접 쓰기는 처음이네요.

저는 제목처럼 현재 유치원 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20대 후반으로 접어든..여성입니다.

부쩍 너무 답답한 마음에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네요.

내용이 조금 두서없고 그냥 하소연하는 내용이라 뒤죽박죽일 수도 있고

쓸데없이 길 수도 있어요.. 그래도 꼭 읽어주세요.

요즘 말이 많은 누리과정 지원 중단에 대해서는 다 아실거라 생각합니다.

처음 그 이야기를 들은게 방학 때라 개학을 하면 유치원에서

누리과정 지원 중단에 대한 전달이 나오겠구나 생각을 하고 개학을 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당장 3월부터 입학하는 신입생뿐만 아니라 기존에 다니던 재원생들까지

몇 몇 학부모님들의 전화가 이어졌고 저희는 누리과정 지원 중단에 대한 안내문을

각 가정에 보냈습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나고.. 지원 중단에 대한 해결책은 나오지도 않은채

정부와 교육청의 힘겨루기 아닌 힘겨루기가 계속 되고..

그러던 와중에 이야기 하나가 돌게 되었습니다.

교사 월급 삭감.. 우려했던 사항 중 하나인 월급 삭감입니다..

다른 지역에서 일하고 있는 친구에게 연락이 오더라구요..

그 지역에서는 당장 월급은 반으로 줄이겠다고 통보가 되었다고..

제가 있는 지역에서는 월급에 대한 이야기가 있냐고 물어보는데

순간 뭐지? 싶었습니다..

월급 삭감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는 있었지만 반이라니요..

같은 지역에 있는 다른 친구에게도 월급 삭감 이야기가 나왔다고..

제가 있는 지역에서는 월급의 30% 삭감을 하자고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하더라구요..

저번 주에 여러 문제로 원장님들이 교육청으로 가 집회를 열었습니다..

그러던 중.. 교사들의 월급이 삭감되는 건데 원장님들이 왜 그러시냐는 말이 나왔다고

하더라구요.. 네? 그러면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저희들이 아이들을 교실에 버려두고

교육청으로 머리띠 두르고 가서 월급삭감은 안된다.. 학부모님들도 힘들어하신다..

갑작스럽게 지원이 끊기면 유치원에서 계획한 활동들은 어떻게 진행하냐!

아이들은 영문도 모른채 유치원에 가지 않아야하냐!

이렇게 항의해야하는 걸까요?

물론 저 이야기가 진짜인지 아닌지는 모릅니다..

정확하지도 아닌 이야기를 하는 것은 잘못인지 알지만

만약 진짜라면....정말 이건 아니지요....

단순히  돈때문에 이러는 거냐라고 하시면

네 맞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돈이라고 생각하시는 건 아닙니다..

교사이기전에 저도 대한민국 평범한 여자입니다.

지금 사귀고 있는 남자친구와 결혼 이야기가 오고가고..

서로 모아둔 돈이 크지 않아 일단 모을만큼 모으고 소박하게 시작하자고 그러고 있는 와중에

이렇게 월급 삭감이라니요..

이 일 시작하며 번 돈으로 열심히 학자금 대출 갚고 갚고 또 갚고 또 갚았습니다.

나머지는 저축하며 모은 돈이지만..갑자기 아빠가 아프셔서 병원비로 다 드렸습니다..

돈은 다시 모으면 된다 생각하고 그래도 이제 얼마 안남은 학자금 대출보며

더 모을 수 있겠다 생각했는데..

저뿐만 아니라 출산 문제, 아이들 학비 문제로 같이 힘들어하는 선생님들도 있습니다..

왜 정부가 해결하지 못하는 일들을 저희가 손해봐야하는건지요..

그 사실이 너무 화가나기까지 합니다.

이전에 처우개선비도 다른 지역은 인상된 금액으로 지급받았지만

저희는 그 사실도 모른채 인상되지 않는 금액을 받았습니다..

교사 1인당 60만원이라는 돈,, 하지만 이 지역에 유치원 교사가 1명일까요?

도대체 그 많은 돈은 어디다 쓰고 교사 돈을 가지고 그런 장난을 치시는 건지..

또 집회를 하니 그제서야 인상된 금액을 지급하겠다고 하고

우리가 몰랐다면 그냥 그렇게 계속 우리들 돈 가지고 장난쳤을까요?

그러다 이제는 누리과정 지원 중단의 피해를 왜 교사들이 봐야하는 건지

너무 답답하고 화가나서 하소연하게 되었네요..

교사이기 때문에 내가 선택한 일이고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에

사명감 하나 생각하며 아이들과 지내고 또 생활했습니다

그런데 이건 너무하지 않나요?

당장 필요하지 않는 곳에는 몇 백억을 들여서 공사하고 자신들이 저지른 실수들은

아무말 하지 않는 우리들이 희생하고..

말도 안되는 곳에 돈은 펑펑 낭비하며 이런식으로.. 정말..

우리나라에 대해 알아볼 때 아이들에게 우리나라의 자랑거리를 이야기해주고

우리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에 대해 알려주는데

제가 그런 마음이 들지 않는데 아이들에게 어떻게 알려줘야할까요?

쓰다보니 또 감정이 격해져 제대로 정리를 못한 것 같네요..

교사들 돈 가지고 장난하기 전에 쓸데없는 낭비나 안했으면 좋겠네요..

다음주가 월급날인데.. 집세, 보험비, 학자금 대출.. 막막하기까지 하네요

단순한 하소연 글..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장 내 생활이 막막해도 월요일이되면 아이들과 즐겁게 생활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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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너무나  속상한 마음에 쓴 건데.. 정말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읽어주셨네요..

그런데 다시 천천히 읽어보니 제대로 쓰지 못한 부분이 있어서 다시 수정을 해요..

일단 교사 월급 부분은 정부가 아니라 사립유치원인만큼 원장의 소관인데요

이번 지원 중단으로 부족한 금액을 교사 월급 삭감으로 대안을 내놓은 건 원장님들입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만든 것이 정부라고 생각하니 월금 삭감을 만든

대상이 마치 정부로 적은 것 같아 수정해요...

어쨌든.. 언제까지 저희 월급을 삭감할 수는 없고

이에 대한 해결책이 빨리 나오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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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보다 더 많은 댓글이 달려 정말 놀랬습니다..

댓글들 중에는 위로의 말도 있었고 제가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간 댓글도 있었고

자신의 생각을 상대방의 기분은 배려하지도 않은채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댓글도 있었고

정말 많은 댓글들 하나 하나 다 읽었습니다.

그냥 많은 분들이 보고 의견을 내시는 구나 싶어 가만히 있을까 싶었지만

몇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어 몇 글자 더 적어봅니다.

우선 왜 무조건 정부탓을 하느냐는 댓글이 많았는데

일단 교사 월급 삭감은 원장들의 대안이 맞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원장들의 대안이지만 이번 주가 교사들의 월급 날인데

지난 주까지만해도 적절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해 당장 충당하지 못한 월급을 삭감이라는

대안이 나오게 만든 정부가 1차적인 원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조금은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쓴 글이었습니다.

물론 교사들의 선동을 위한 것인지 잇속을 챙기기 위한 악한 마음인지..

혹은 정말 원의 재정상의 문제로 원장님도 돈을 받지 못하고 월급 삭감을 결정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결국 월급 삭감은 원장들의 몫이기 때문에 무조건 정부탓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지난 수정글에도 언급했던 부분이구요

두 번째로 누리과정 지원금은 교사 월급과 상관이 없다고 하는 댓글이 있었는데

누리과정 지원금은 유치원 운영비와 인건비로 충당되고 있습니다.

지원이 중단되면 당연히 인건비를 충당할 수 없으니 월급 삭감과 연결되는 부분입니다.

또 현재 모든 지역에서 월급 삭감이 이루어진 것은 아닙니다.

누리과정 지원이 중단되지 않는 지역도 있고 지원 중단으로 월급이 미뤄진 유치원이나

원장들과의 회의 결과에 따르지 않고 자발적으로 인건비도 충당하는 유치원도 있을 겁니다.

다만 제가 일하고 있는 지역과 주변 지인들이 일하고 있는 지역에서는 월급 삭감이라는

대안이 나와 글을 쓴 것입니다.

제가 글을 작성할 당시에는 교사 월급에 대한 정확한 이야기가 없었지만 오늘 기사들을 보니

서울시같은 경우 교사 월급은 처우 개선비로 충당한다는 이야기가 있더군요.

사립유치원도 처우개선비라는 나라에서 주는 월급이 있습니다.

월급 2개월치를 앞당겨 월급을 받지 못한 사태를 해결한다는 것인데..

결국 저희가 매달 받는 금액을 앞당겨 받는 것 뿐이고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처우개선비는 담임 수당이기 때문에 담임 교사가 아닌 유치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차량 기사님, 조리사님, 영양사님, 보조 교사 등 담임 교사가 아닌 분들의 월급은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거지요...

왜 교사들이 나라돈을 받느냐고 물어보시는 분들..

사립유치원이든 국공립유치원이든 유치원은 교육청 소속입니다.

월급은 원장들이 주는 돈도 있지만 처우개선비라고 해서 말 그대로 처우 개선에 대한

금액을 국가에서 교사들에게 주는 수당이 있습니다.

처우개선비는 17일에 나라에서 들어오는 돈이고 이번 달은 지급 시일이 늦어져

교사들이 혹시나 받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전전긍긍하기도 했습니다..

월급 삭감이 된 부분은 원장들이 주는 돈이구요..

처우개선비도 다음달부터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왜 처우개선비를 받느냐고 물어보시는 분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어떤 대답을 해드려야하는 지...

처우개선비에 대한 것은 검색을 하면 나오니 찾아보세요..

그리고 제가 하고 있는 일들을 너무나 쉽게 말씀하시는 분들...

이 쪽 일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시는 지 너무나 궁금하네요....

저는 제가 하는 일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고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는데

너무나 쉬운 일로 생각하시는 분들은 유치원으로 하루만 나와서 생활해보세요..

어린 아이들 적게는 열 다섯명에서 많게는 서른 명까지..

그런 아이들을 데리고 다치지 않게 정해진 교육 계획에 따라 지도하고

기본적인 생활습관과 인성 지도..

등원지도부터 귀가 지도까지 경험해보시면 그런 말씀 못하시죠..

아이들이 다치지 않고 안전하게 귀가하는 것만큼 긴장되는 일도 없어요..

지금은 월급 삭감이나 미지급의 대안으로 당장의 운영비가 해결되는지는 모르지만...

나중에는 학부모님들의 부담으로 이어지겠지요...

누리과정 지원이라는 정책을 내놓은 정부.. 정책을 시행하는 데 있어 어려움도 있고

생각하지도 못한 변수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을 때.. 적절한 대안도 생각해주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