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피해를 당한 남학생의 글

2016.01.26
조회70,554
얼마 전 네이트에 올라온 한 남학생의 글.------------------------------------------------------------------------------
나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 잘 못된 판단으로 안 좋은 일을 당했다
지금은 17살이지만 그 때는 많이 어렸다
그 당시 언제부터인가 학교를 마치고 나오면 교문 앞에서 아이들에게 사탕을 나눠주던 아저씨가
나에게 남자냐 여자냐 몇번 씩 물었다 
내가 남자라고 답을 하면 계집애가 벌써부터 남자를 속이냐며 꽃뱀같은 년이라고 욕을 했다
정확히 뭐라고 욕을 했는지는 몰라도 꽃뱀 이라고 한 것은 분명히 기억을 한다
그 날은 엄마한테 꽃뱀이 뭐냐고 물어봤던 기억이 난다
그 아저씨는 나랑 눈만 마주쳐도 왜 째려보느냐고 화를 냈고
그 일 후로는 사탕을 받을 때 나 혼자 친구 뒤에 숨어서 기다렸는데
며칠 뒤 태권도장에 가는 길에 그 아저씨가 나타나 나를 불러세우고는
다짜고짜 내가 여자인지 남자인지 확인을 해야겠다하며 나를 끌었다
사람은 정말 위급한 상황에 처하면 어떻게든 빠져나가려고 안간힘을 쓴다던데
나는 거짓말 같게도 소리를 지르거나 도망가려고 하는 최소한의 저항도 하지 않았다
끝이 어땠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
도중에 몸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떨리기 시작하다가 정신차려보니 나 혼자 있었다
집안은 이미 내가 학원에 오지 않았다는 전화로 난리가 난 상태였다
내가 집에 들어오자마자 도대체 어디서 뭘하고 왔느냐고 다그치기에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다 말씀드렸다
부모님이 내 말을 듣고 어떻게 반응하셨는지는 나도 제정신이 아니어서 잘 모른다
기억나는 건 그 날 욕실 앞에 나를 세워두고 엄마 아빠가 엄청나게 싸우셨고
나를 씻기고 난 뒤에 형에게 나를 데리고 방에 들어가 있으라고 했던 것 까지다
아마 그 때 부모님은 이 일을 경찰에 신고할지 말지로 싸우셨던 것 같다
아들이 그런 짓을 당하고 왔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으시고 부끄러우셨는지 결국엔 신고를 안 하셨다

나는 그 날 이후로 병신같이 말을 더듬어서 언어치료와 함께 불안장애,공황장애 진단을 받았다
집 밖에 나가면 불안해서 나가지를 못 하고 부모님과 등하교를 같이 했다
학교 앞 까지 가면 숨이 가쁘고 눈 앞이 하얘지는 증상 때문에
다른 지역으로 전학해서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형은 어렸을 때는 그 나쁜 놈을 꼭 잡아서 혼내주겠다고 했었다
그 때는 내가 그 아저씨한테 어떤 짓을 당했는지 형은 제대로 알지 못 했다
나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 했었고
그 행위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아는 시점이 되었을 때부터
형이 나를 점점 꺼리기 시작했다
나도 형을 보기가 힘들었다
나는 이제 가족들이 나에게 관심을 갖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부모님은 그 아저씨를 잡아 벌을 주는 것 외에 나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은 다 해 주셨다
이제 그만 나아질 때도 됐으니까 가족들 앞에서 티를 내지 않고 싶었다
옛날에는 발작이 오면 무서워서 엄마를 소리쳐 불렀다
지금은 아무도 모르게 문을 닫고 혼자 끝나기를 기다린다
처음은 갑자기 미친듯이 불안감이 몰려온다
이 증세가 시작되면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있든 집에서 샤워를 하고 있든
곧바로 침대로 직행하거나 아무 벽이나 기댈 곳을 찾아야 한다
가만히 누워있는데도 입으로 미친듯이 숨을 헉헉거리며 쉬게 되고 손발이 차가워지고 
정신이 아득해지다가 시야가 점차 흑백이 되면서 소리가 멀어지고 곧 죽을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남들은 9살때 당한 일로 아직도 그러냐고 할 수도 있다
나는 내 인생이 그 때부터 멈췄다고 생각한다
그 날 후로 살면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의미를 두기가 싫어졌다
시험을 잘 쳐도 상을 받아도 고백을 받아도 아무 감흥이 없었다
어차피 쓸모없는 것들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엊그제 학교에서 15년 뒤 자신의 모습을 써보라고 했는데
그때 까지 살기가 싫다
자꾸 이쯤에서 멈추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내신 따는 것에 의지도 생기지 않는다 그래도 부모님을 위해 공부했지만
어차피 대학가기전에 죽으면 쓸모없는 것들 이라고
부모님만 아니면 나는 이미 이 세상에 없었다
맨정신에서 죽는 것은 두렵지만 발작이 왔을 때 죽는 것은 문제도 아니다
증세가 심하면 차라리 뛰어내리고 싶을 때가 있다
지금은 부모님을 생각해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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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커들의 선택에서 본 한 남학생의 글. 심리공부를 하고 있는 언니에게 이 글을 보여주기 위해 확인했더니 시간이 지나기도 전에 톡커들의 선택에서 제한되어 있었다.이상하게 생각하여 네이트 측에 물어보니 불건전 게시물이라고 한다..조금의 묘사도 없는 이 글이 어디가 유해한 것 일까..성폭행 외상 후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어린 남학생이 힘겹게 쓴 글을불건전 유해 게시물로 치부해버리는 건 무슨 심보인지..

댓글 57

u오래 전

Best네이트 전에도 이러더니; 묘사문제가 아니라 그냥 남자가 성폭행 당한 글은 판에서 다 지워버리더라 여자가 당했다는 글은 그대로 두면서ㅋㅋㅋㅋㅋ어이없음 이것도 벤 시켜버리는 거 아님?

ㅇㅇ오래 전

Best정말 안타깝다..... 성폭행을 당한건 전혀 피해자의 잘못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정신적으로 피해를 입고 트라우마를 겪는게 피해자라는 사실이 너무 안타까워...ㅠㅠ 내 가족이나 주변인도 충분히 겪을 수 있는 일이기때문에 남일같지가 않아..

으힝오래 전

울컥하네. 안타깝다.. 어린나이에 당한 상처는 아무리 세월이 지나도 치료되기가 힘든데.. 게다가 아이가 성폭행 당했을 당시에 충분히 충격받은 상태에서 엄마 아빠의 다투는 모습도 머릿속에 박혔을꺼고 그 후에 아무리 잘해주셨다고 했겠지만 그 장면은 문득문득 떠오를껀데.. 서서히 커가면서 자신을 꺼리는 형의 모습에서도 상처받지 않았을까 싶은데..ㅠㅠ내색 안하려고 노력했어도.. 여튼 일단 아이가 스스로를 사랑하고 부모님을 위해서 살아가는게 아니라 자기를 위해서 살아갔음 좋겠네요. 진짜 글보고 가슴아프고 안타깝고.. 행복했음 좋겠네요. 힘내요. 이 글 볼지는 모르겠지만

오래 전

실제로 미국에서는 남자도 성폭행 당하는경우가 많다고함. 암튼 나는 성폭행범들 무기징역 줘야한다고 생각함. 자기 욕구만 채운다고 한사람 인생을 그렇게 망쳐놓고.. 남자가 당하면 부끄럽고 그런 인식 자체도 바꿔야함. 남자는 수치심 못 느끼나? 피해자는 무조건 보호해줘야하는데 가끔 보면 피해자 잘못 따지는 인간들도 있더라 니가 옷을 그렇게 입어서 당하지가 대표적인 예고..

오래 전

글만 봐도 불안하다..

모모오래 전

성폭행한놈이 누군지 알면서 그냥 넘어갈 수도 있군요? 부모님은 무슨생각으로 그러셨을까요? 몰래 가서 두드려팼을까요?

힘내요오래 전

이 글을 볼진 모르겠지만, 힘내요...꼭 힘내요...보란듯이 이겨내요...글쓴님 힘들게한 새끼 꼭꼭꼭 천벌 받을꺼예요...나쁜생각 하지말고 꼭 이겨내길 바래요..

ㅇㅇ오래 전

남자도 성폭행 당할 수 있어요. 아직 어렸으니까 어쩔 수 없었을 거라는거 알아요... 글 써서 조금이라도 아픔을 공유하고 치유받았으면 좋겠네요.

ㅇㅇ오래 전

진짜 성폭행은 피해자가 남자건 여자건 다 똑같이 처벌 받아야함

오래 전

근데 진짜 우리나라는 가해자가 없다. 아무리 남들한테 나쁜짓하고 피해입혀도 상처받은 피해자만 혼자 남아서 평생 아프지 가해자는 그냥 벌금 혹은 몇년 살다 나와선 아무렇지도 않게 잘만 살음

dd오래 전

옆에 있어주고싶다 같이 견뎌내고 같이 힘들어하고싶다 그냥 막 내가 같이 해주고싶다 힘내라 어떤말도 위로가 되지않는다는거 알지만 힘내자

랄라오래 전

남자든 여자든 어린애인데.. 얼마나 무서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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