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육아하는 아빠 이야기

2016.01.29
조회6,613

안녕하세요~ 이제 백일 갓 넘은 쌍둥이 키우는 아빠입니다.

 

 

그냥 심심해서 뭐할까 하다가 요새 심심풀이로 종종 네이트판 많이 보거든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제 이야기도 조금 쓰고 싶어서 올려봅니다. 물론 아내 계정으로요. 이거 나중에 볼지도 ㅎㅎㅎ 사실 보라고 써놨어요. 이 글 다른 분들이 읽을 거란 생각도 잘 안들어서요...읽으시면 부끄러운데..

 

 

아내가 몸이 조금 안좋은 편이라 쌍둥이를 힘들게 ㅠㅜㅠㅜ 낳고 병원에 지금 계속 입원중입니다.

 

다행이 지금 상태가 많이 좋아졌고 몸조리 많이 받아서 통증도 많이 사라졌고 아가들 백일 지나니까 이제 저도 조금 숨통이 트이겠더라구요.

 

 

아내는 아이를 낳고 바로 얼마안가 두 차례 수술을 받고 입원을 계속 했어요.

 

아직 퇴원하려면 두세달 입원을 하지만 전처럼 밤에 잠도 못자고 통증에 계속 울고 밥도 못먹고 먹는 것 마다 다 토하거나 하는 증세는 이제 사라져서 건강 회복 하고 있습니다.

 

 

아내 친정 부모님이신 장인 장모께서 아내랑 평일에 같이 있어주시고 저는 평일에 육아휴직 받고서 아이 계속 보다가 주말이 되면 저희 부모님과 누나에게 아가들 잠시 맞기고 아내랑 있으려고 병원에 갑니다.

 

 

아내도 되게 힘들고 아팠을 거에요.

쌍둥이 임신 하면서 배가 불러오면서 신장이 안좋아지고 갈비뼈에도 문제가 생기고 다리에 핏줄이 터지는 일도 있었어요.

출산 하고 나서 많이 아프고 제가 해줄 수 있는 일은 없어서 아내도 저도 많이 울었어요. 특히 출산 후 몸조리 잘 해야하는데 열이 엄청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해서 몸이 임신 때 보다 더 망가졌다고 의사한테 들었을때는 너무 미안해서 펑펑 울어버렸어요.

 

 

애처럼 말입니다.  (누나가 괜찮다며 다독여줬어도 계속 울었거든요. 그래도 너무 심하게 울은 건지 어머니가 사진 찍어서 단톡에다 전송해 놓는 바람에.....ㅡㅡ 아내는 빵빵 터져서 계속 웃고..)

 

 

갓난 신생아 둘을 보는 것도 많이 힘들었지만 더 힘들어 할 아내 생각하며 힘냈어요. 내려놓으면 울고 잠도 안자고 두시간 간격으로 울고 둘을 안아올리는 것도 힘들고 아내한테 사진 찍는 것도 잊지 않고. 진짜 육아 하는 분들 얼마나 힘드신지 알겠더라구요. 게다가 분유도 몸에 안맞는 건지 설사도 계속 해서 아가들 안고 추운날 병원도 가고 감기 걸릴까 노심초사에 많이 무섭기도 무서웠습니다.

 

괜히 저 때문에 잘못되는건 아닌지 걱정도 많이 들었어요.

 

출산하고 몸 상태도 안좋은데 신생아를 보는 일은 정말 쉬지 않고 눈내리는 날 백일 동안 잠안자고 눈치우는 것보다 힘들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대학교때도 체육 전공한 건장한 몸이지만 나름 정말 힘들더라구요. 밥먹고 씻는 시간 조차도 없었습니다. 이건 자신있게 이야기 할 수 있어요. 못먹고 못자고 못씻습니다. 하나 케어를 하면 다른 하나가 아빠아 아빠아 하는건지 엉엉 울고 다른 한명 안아올리면 다른 한명이 울고 기저귀 갈면 다른 하나가 싸고 다른 하나 밥 먹이면 다른 하나가 울고 그냥 울고 그냥 울고 왜 우는지 모르겠고 밤에 우는 아가들 안고 있으니 미칠거 같다는 생각도 사실 살짝.... 다행이 어머니가 낮에 도와주셔서 수월했지만 죄송스럽기도 했어요 ㅎㅎㅎㅎ 제가  마찬가지로 장모님께도 죄송스러웠구요 ㅜㅜㅜ

 

 

솔직히 술 생각도 많이 나고 먹고 싶은 것들도 많았어요. 아내는 어떻겠어요 저보다 술 좋아하던 사람인데. 같이 금주를 하기로 결심했죠. 건강해 져서 장인 장모님 저희 부모님 다 모시고 같이 술파티나 하자며 위로를 했죠. 내가 기어코 술을 언젠가는 먹고 마리라 라고 생각했어요.

 

 

막 꼼질꼼질 거리는데 너무 피곤하다가도 솔직히 얼굴 보고 웃는데 정말 기분 좋더라구요. 무게는 숙숙 불어나고 아가둘 안고 있으니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손목이;; 괜찮았는데 요즘 부쩍 손목이 아파서 손목보호대도 차고 다닙니다. 왠지 육아하는 아빠 같아서 조금 뿌듯해지기도 해요. 그런데 손목이 많이 아파서...나이를 먹어 그런 걸까요.

 

 

애들은 다행이 한명은 98일 다른 한명은 97일이 되자 백일의 기적이 찾아온건지 이제 조금 살맛이 나려고 합니다. 잠자는 시간이 늘고 이제 어떻게 해줘야 하는지 살짝 감이 와서 전보다도 더 수월해져서 아내랑 통화도 더 많이 하고 있어요. 손목이 아프다 하니까 자기가 아기들 봐줘야 하는데 미안하다며 울먹울먹 하더라구요. 아프다는 소리가 쏙 들어갔습니다. 자기가 더 아프면서.

 

 

아내이야기도 잠시 써보자면 음 뭐라 써야할지 모르겠는데 아내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아내의 곁에도 주말마다 찾아가면 전날밤 내내 너무 아파서 울어서 얼굴이 퉁퉁 부어있는데 자긴 괜찮다 밥 먹었냐 먼저 물어봐 주고.

아가들이랑 저에게 너무 미안하다며 고개를 못드는 거에 더 미안해지고.

출산하고 나서도 어쩔 줄 몰라하는 저에게 괜찮다고 말하고 수술 날에도 잘 될거야 하며 저를 먼저 다독여주고.

본인도 엄청 무섭고 엄청 힘들었을텐데 사람이 착한건지. 제 생각 먼저 한다니까요.

자기도 힘들면서 괜찮은 척 걱정을 끼칠까 웃고 저 몰래 운 적이 많다는 것도 알고 있고.

 

 연애때도 저희 어머니 쓰러지셨을 때 그때는 제가 출장중이라 집에 못가니 새벽에 두시간 걸려서 차 몰고 급히 병원가서 제 대신 간호도 밤낮으로 해주고 그랬어요. 그런데 저 만나서 이리 아프니....

 

저희 부모님도 아내가 입원해서 잠시 저희 집에 머물러 주고 있는 상황이시지만 아내한테 되게 잘하라고 이야기 하세요. 그렇게 싹싹하고 좋은 애 못봤다고. 네가 진짜 잘해야 겠다고.

 

가부장적인 아버지지만 아내 만나고 나서 많이 변하셨어요. 특히 아내가 이번에 이렇게 아프니까 뭘 해줘야 할지는 모르니 몸에 좋은 한약 달여서 주시고 피부에 좋다는 크림 찾아서 아내 사주시고 팩도 사주시고 화장품도 나중에 쓰라며 사주시고 옷도 사주시고. (쓰고보니 나는??) 그리고 쌍둥이 백일 동안 아이 키우는거 지켜보시면서 이렇게 아이 키우는게 힘들었구나 하면서 몰랐다며 어머니한테 미안하다 하시고.

 

친척 어르신이 전화 오셔서 조카 며느리 몸 상태는 어떠냐 이번 설에도 못오냐 그래도 명절에 몇번이나 얼굴 못봤는데 좀 봐야지 이번에는 와라 하시니까 아버지 화내시면서 우리 며느리가 이리 아픈데 어디를 가냐고 소리지르셨어요 ㅎㅎㅎ 뭔가 뿌듯합니다. 역시 우리 아버지! 이런느낌??

 

 

아내랑 같이 지내면서 속앓이 많이 하신 장인 장모님께도 많이 죄송스러워서 잘 하려고 하고도 있습니다. 안마도 해드리고 마사지도 해드리고 밥이랑 반찬도 많이 해서 가져다 드리고~ 장모님을 따라서 함께 올라오셔서 혼자 형님네 댁에 머물게 되신 장인께서는 말이 워낙 없으신 타입이라.... 요새는 아가들이 많이 자니 병원에도 자주 들락 거리는데 장인과 둘이서 남을 때도 많거든요. 말을 신나게 해도 그냥 고개를 끄덕. 끄덕. 아직은 조금 서먹서먹하고 절 약간 싫어하시는 거 같기도 해서 아내가 2남 1녀중 막내거든요. 막내 딸 아프게 한 사람으로 낙인이 찍힌 거 같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애교를 피우기엔 등치도 있고 좀....네. 누나는 자꾸 애교를 피우라는데 글쎄요...

 

 

다행이도 아내의 사정을 알고 육아휴직을 많이 주어서 3월달 부터 다시 직장에 다니기 시작해야 하는데 얼른 아내가 다시 건강해져서 네식구 다 집에 오순도순 같이 잘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그냥 쓰고 보니 주저리 주저리 인거 같아요. 생일도 결혼기념일도 병실에서 아파서 울며 보내야 했던 나 때문에 고생한 우리 아내. 언제나 미안하고 고맙고 내가 더 잘할게요. 만난지 오늘로 딱 10년 되는 날 (정작 아내는 잊음. 하지만 병원에 있으니까 힘들고 그래서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나 잘 모르니까~ 괜히 말꺼내면 미안해 할까봐 하지 않을게-생색아님) 앞으로 70년은 더 같이 살아야지. 이제 팔분의 일 왔어. 내가 지겨워도 별 수 없어 여보 ㅎㅎㅎㅎ 나이 먹고 죽어도 같이 죽어야지 ㅎㅎㅎㅎ

 

 

아 이건 그냥 쓴건데 쌍둥이 설병은 딸 아들입니다. 이란성 쌍둥이. 원샷 원킬. ㅇㅇ b

 

 

 

얼른 건강해져서 다 같이 여행도 가고 하고 싶은거 많이 하면서 살자~ 장인 장모님도 우리 부모님도 다 건강하시고~ 건강이 최곱니다. 다들 옷 따습게 입고 다니세요~

 

 

댓글 17

ㅇㅇ오래 전

Best지금 톡선에 올라와 있는 육아가 그렇게 힘든가요에 대한 거 그 남자 이 글좀 봤으면 좋겠다 진심 아오

기가막히네오래 전

남편분 마음씨가 너무나 이뻐서 읽으면서 내내 미소가 :) 좋은사람은 좋은사람을 만난다는게 맞는거 같아요!!!!!! 두분 영원히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아진짜미안해오ㅠㅠㅠㅠㅠ오래 전

누어서 판하고잇엇는대 추천누를ㄹ라햇는데막막 반대가 눌렂7ㅅ어요 어떡하조ㅠㅠㅠ 짖쩌 미란해요 저도 저런 가정에서 살고싶내요 ㅎㅎ!

26女오래 전

ㅋㅋㅋㅋ이란성 쌍둥이 개이득이네요 비록 낳을땐 힘들었지만 어차피 신생아가 한명이었어도 와 세상에 이런 고생이! 했을 거니까요 ㅋㅋㅋ 힘내세요

오래 전

대단하십니다~ 남자가 아이를 보는게 쉽지않은데 둘이나... 그리고 기본으로 아이키우면서 손목나가는건 아픈거 축에도 못끼져... 인터넷에 맨날 맘충이니 그런소리 참안좋은데 남자분이 이렇게 육아에 대해 리얼하게 써주시니 참감사하네요... 아내분도 언능 몸쾌차하시고 쌍둥이들과 좋은추억 많이만드세요. 돌지나고 나면 너무너무 이뻐진답니다~~ 말귀알아듣고 조금씩 말하고 따라하고 아장아장 걷고 사람처럼 밥먹고 하면 너무너무이뻐져요~ 빨리 그 기쁨을 누리시길바래요~ 가정내 행복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ㅇㅇ오래 전

쌍둥이 임신중인데 글 읽고 마음이 너무 따뜻해지네요 멋진 남편분이랑 착한 아내분이 만나서 참 행복한 가정을 꾸리신것 같아요 얼른 쌍둥이 엄마도 쾌차하셔서 네 가족이 단란한 시간 보내길 바랄게요!!

사람오래 전

이런 남편이 있다니 믿어지지않아.....천사임이 틀림없어요ㅠㅠ

ㅇㅇ오래 전

저도 11개월 아들 쌍둥이 키우는 엄마에요. 글에서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이 뚝뚝 떨어지네요. 글 읽다보니 나도 저랬는데..싶은 생각에 피식 웃기도 했네요. 아내분 꼭 건강해지시길 바라고요. 아내분 건강해지셔도 쌍둥이육아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ㅇㅇ오래 전

지금 톡선에 올라와 있는 육아가 그렇게 힘든가요에 대한 거 그 남자 이 글좀 봤으면 좋겠다 진심 아오

ㅇㅇ오래 전

원샷원킬. ㅇㅇb 아 둥이 아버님 왤케 귀여우신가요ㅋㅋㅋ 아내분 얼른 쾌차하셔서 이쁜아가들 예쁘게 잘 키우시길 바라요^^

우하하하오래 전

저도 남매둥이 21개월 됐어요. 전 임신 후 심장이 비대해져서 혈압이 올라서 아직 고생중이예요. 갑상선 기능에도 문제 생기구요. 아내분이 돌아와도 지금처럼 많이 도와주세요. 전 어쩌면 평생 약을 먹어야 할지 몰라 피곤하거나 스트레스가 큰 적인데 사는게 쉽지 않네요. 돌 지나면 또 새로운 세상이니 예쁘게 키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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