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만 한다면 너인줄 알거야

나쁜개미똥2016.02.02
조회1,249
올해 졸업반이 될 너는
학교를 1년 더 다닐 수도 있지만
어쨌든 졸업하고 자리잡으면 나와 결혼하겠다며
너와 4년여의 연애 끝에 헤어지고 가을도 겨울도
그리고 그다음 봄과 여름까지도 너무나 고통스러웠던
나를 붙잡았지
처음으로 너아닌 남자에게 설레였던 그 상황에도
너무 많이 다퉈서
돌아온 너의 마음이 믿기지않는다던 내 말에도
졸업만하면 바로그냥 결혼하면안되겠냐 조르던
그때까지도 사실 난
너한테 구원이라도 받은 기분이었어
내 아이의 아빠는 지금도 변함없이 오빠이길 바랐고
난 처음만날때에도 헤어지러 가는 길에도 널 보는게
참 주책맞을만큼 설렜던 여자거든
난 아직 오빠에대해 가장 잘 아는 여자라고 생각하고
오빠가 수험생일때도 군인일때도 학생일때도
변함없었듯 앞으로도 그럴 수 있는데
장거리연애도 자신있다던 너는
두어달을 견디지 못하고 조금씩 나를 외롭게하더니
끝내 이별을 선고하더라
크리스마스에 널 만나러 가서도 결국 나는
너에게 자존심도 지키지 못했고 그렇다고
널 붙잡지도 못했어
요즘은 니가 페이스북에 좋아요 누르는 글들을 보고
얼마나 상상을 하는지 어젯밤엔 니가
다른여자와 만나는 꿈을 꾸었는데
속이 다 뒤집어질 것 같아서
이렇게 전해지지못할 편지를 쓴다
직접 연락할 수 있는데 그럼 부담스러워 할거잖아
날 한심하다고 할거잖아
오빠 나 서울형어린이집 취직했다
3월부터 출근하기로 했어
이건 꼭 목소리로 이야기해주고싶었어
한때 부모님보다 친구보다 나를 챙겨주었던
오빠사람에게 나이만 어른이었던 내가
이제 중반을 넘어서면서 성인으로, 동생의 입장에서
고마움을 표하고 당당히 자랑하고싶었고
니가 그리고 니주변이 그렇게 무시하던 내 스펙도
물론 빚을지긴했지만
오롯이 내 선택으로 또 내 노력으로
이뤄낸 결과임을 보여주고싶었어
니가 놓친여자
너없으면아무것도 못하는것 같아서 부담스럽다는 여자
이런여자라고 말이야
물론 누가보면 국공립이라도 간줄 알고
대학원이라도 나온줄알고 비웃을지 모르지만
난 정말 너에게 고맙고 축하받고싶었고
니가 조금이라도 후회했으면 좋겠고 인정받고싶었어
아참 하나 더 나 연하남한테 고백받았다
그순간에 내가 무슨 바람이라도 핀 기분이들더라
그렇게 냉정하게 더는 아닌가보다 가슴치고 울었는데
나 아직도 멀었나봐요
남자아니고 오빠다 생각하면서
남보다 못한사이가 아니라서 다행이다 하며
거의 세뇌수준으로 마음 추스리는데도
축구에 대해 알지도 못하면서
90분의 경기를 보는데 왜 니생각이나고
특이하게 생긴 건물을 보며 왜 또 오빠가 보고싶은지.
난 여느때처럼 골골거리지만
건강하고 운전조심하고
항상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했고
앞으로도 사랑할 수 있을지
너도 나도 아무도 모르지만
아직은, 미워도 사랑하고 또 사랑해요
그리고 멀리서나마 너의 미래를 기대하고 응원해.
언제나 힘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