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즈넷펌) 결혼 10년차 레포트

ㅇㅇ2016.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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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10년차 레포트(주의! 완전 김~) [61]

652563|dynamic (chub***) 공감 388 | 조회 38301 | 2016.01.29 | 신고 주소복사


오늘 미즈맘에 오른 글 하나가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내용은 출산을 코 앞에 둔 산모가 아이를 낳은 후 몇달간 몸조리와 아이를 돌보느라 매일 아침 꼭 아침을 먹어야 하는 남편의아침밥을 차려주지 못할 것 같아 몇 달 동안만 아침밥을 도시락 형식으로 주문해 주려고 생각 중인데 자신이 심한것인지 그렇게 해도 되는지 까페에 물어보는 글이었다. 대부분 미즈맘 까페의 글을 보는 연령층이 30~40대 주부들이라 글을 올린 예비엄마는 죄책감을 가지고 그러나 조심스럽게공감을 얻어 죄책감을 덜어보려 글을 올린 것처럼 보였다.

내가 그 글을 처음 읽었을때 처음에는 만삭에 출산이 오늘 내일이니 이미 경험한 이로써 몸이 얼마나힘들까 하는 공감과 아이를 낳은 직후 정신 없음과 신체와 호르몬 변화로 생겼던 우울감 등을 떠올리며 몇 달 정도라면 남편에게 동의를 구해 시켜먹어도 되겠지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댓글을 읽어보니 이 예비맘의 한가지 처지가 공감이 예상되던 댓글의 방향을 바꾸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 처지란 것은 “전업주부”였다.


“전업주부”란 말은 집안일을 모두 도맡아 하며 경제적 활동은 전혀 하지 않으면서유일하게 경제활동을 하는 남편을 보좌하고 아이를 도맡아 키우는 것이었던가?


나도 전업주부였던 때가 있었다. 남편과 나는 같은 대학을 나와 다른 지역의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데결혼을 하면서 바로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게 되어 도저히 회사를 다닐수 없어 그만둔 것이었다. 임신이란 것은 내 몸과 정신을 모두 휘저어 놓아 정신을 차릴수 없게 만들었다. 늘 졸려서 죽을것 같았고 집중할 수도 없었다.


그럼에도 내가 너무 좋아하는 일을 그만두고 싶지는 않았지만 내 일이란 것은


잦은지방출장과 주말근무 한마디로 올인을해야 하는 일인데다 그것을 아는 보수적인 경상도 스타일인 신랑과시댁은 결혼하면 일은 그만둘꺼지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물어왔었고 나는 그런 질문을 받을때마다 무언가 가슴 속에 울컥 올라오는 불덩이가 있었지만조선시대의 착한 며느리, 사랑스럽고 여우같은 새색시가 되고 싶었는지 얌전히 웃으며 “봐서요~”라고 했었다.


신랑을 선택한다는 것은 곧 내 커리어를 끝내는 것을 의미했지만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생활은 그만큼 의미가 있을꺼라 생각했다.

내가 서울에서 정장을 차려입고 일을 할때 내 일이 끝날때까지 묵묵히 날 기다리고 나와의 데이트에 목매었던 남자, 내가 외국에 있을때 자신을 잊지 말라며 매일같이 국제전화를 하고 몇십만원어치 선물을 택배로 보내오던 남자는 결혼식과 동시에 사라졌다.

결혼과 동시에 정말 좋은 꿈을 꾸다 꿈에서 깨어버린 성냥팔이 소녀가 된것처럼 난 어느순간 만삭의 몸에 탈모에 시달리고 20키로가 찐 몸이었고 돈을 아낀답시고 몇천원짜리 중고구제시장 쇼핑을 최고로 치는 아줌마 중의 아줌마가 되어있었다.


그 때의 나를 전업주부라고 불렀던 것 같다.

그 때의 나는 시댁에서는 혼자 지 가족 벌어먹이겠다고 고생하는 신랑의 짐이었고 신랑에게는 지가 꿈꿨던 예쁘고 똑부러지게 내조할 것 같았던 사람이 자기 기대에 못 미치는 사람이 되었을때의 눈빛을 늘 내게 보여주고 있었다.

가장 안좋았던 것이 내가..

이미 여기가 아니면 내 자리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어떻게든 제대로 하는 것처럼 보이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때 잡고있을곳은 당연히 신랑밖에 없었지만 심리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크게 도움이 되지않았다. 세상에 나 혼자만 남은 것 같았다. 아니.. 친정엄마는 내 옆에 있었다.

수많은 육아서적과 방송을 보면 모두 3살이 될때까지 엄마가 정성을 다해 키워야 아이가 바르게 자란다는데 첫째가 3살이 되던 해 둘째가 생겼다. 임신, 출산 6년차의 나는 신랑의 직장을 따라 살아본적도 없는 시골에 살며 두 어린아이의 육아에,

집안일에 한 마디로 독박육아, 독박살림을 하고 있었다. 신랑은 돈을 벌어다 주었지만 넉넉하지 않았고 그럼에도 경제활동을 하는것으로 주말 내내 집에서 쉬었다. 결혼, 출산, 육아 6년차에 난 정말 미쳐버릴 것 같아서 미친척하고 아이 둘 비싼 아이돌보미에게 맡기고 내가 할 수 있는 짧은 시간제 일을 찾았다. 그러면서 장롱면허를 꺼내 큰 맘 먹고 25만원을 들여 도로주행 연수를 받았고(결혼 동안 나만을 위해 이렇게 큰 돈을 쓴것은 처음이었다.) 그러면서 내가 벌어 살 것이라고 우기고 36개월 할부로 1000만원짜리 차도 샀다.


내 차를 타고 하루 몇 시간이라도 육아에서 벗어나 일을 하러가니 천국이 따로 없었다. 비록 내가 이전에 해본적도 생각해 본적도 없었던 분야의 일이라 할때마다 등뒤에서 식은땀이 쭉쭉 나도 그렇게 행복할수가 없었다. 가장 행복했던 것은 너무나 당연한 얘기지만 내가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느껴지는 것이었다. 지금은 그렇게 시작한 일로 뻗어나가 내 이제 시작이지만 사업장도 갖고 관련 분야대학원에도 진학해 공부를 하고 있다. 그리고 스스로 경제력도 갖추었다.

그전에 그렇게도 보수적인 사고방식으로 나를 옭아매던 신랑과 시댁도 이제는나를 인정해주는 듯 보인다. 그때는 나를 무시하고 힘든 나를 더 힘들게 하던 신랑은 이제야나를 사랑한다고 너밖에 없다고 한다. 몸매도 돌아오고 내 스스로 혼자 일어선 다음에야.. 그래서 나는 신랑이든 시댁이든 기본도리는 하되 마음을 주고 싶지는 않다. 내가 가장 힘들고 너무 초라했던 때 나른 더 초라하게 만들었던 순간들을 잊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건 여담이지만 정말 우스웠던 건.. 명절이나 제사 때 시댁에 내려가려면 4시간 가량을 운전해야 한다. 내가 운전을 못했을때 나는 시댁의 지시에 따라 차안에서 먹을 음식을 바리바리 싸서 4시간 내내 신랑의 입안에 과일을 넣어주고 물을 대령하고 최대한 잠들지 않고신랑에게 지속적으로 말을 걸어줘야 했다. 물론 중간 중간 자긴 했지만 그럼 무지 미안했다. 그리고 시댁에 도착하면 신랑은 그때부터 운전하느라 고생했기 때문에 또 올라갈때 고생할 것이기 때문에 계속 쉬어줘야 한다. 그동안 차 안에서 보채는 아이 둘을 돌보느라 진이 다 빠진 나는 시댁에 도착한그 순간부터 다시 떠나는 순간까지 부엌에서 떠날수가 없게 된다. 엉덩이를 붙이는 잠시의 순간도 눈치를 보게 된다. 안 그러면 무언의 눈치를 받게 되고 한소리 들을수도 있기 때문이다.


요는 그게 아니라 그 놈의 운전..


장롱면허 꺼내 도로주행받고 내 차 사서 바쁜 신랑 놔두고 주말마다 애들끌고 고속도로 타고 다녔더니 몇시간 운전이 아무것도 아니게 되어 명절에도 가끔 내가 운전한다. 그런데 그거 힘들긴 해도 애 보고 가서 일하는 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그런데 내가 못하는 거라 그 유세를 다 믿었던 거다..


내가 글을 왜 이렇게 길게 썼지? 나도 모르겠다.


결혼 생활 10년차 내 삶의 중심은 나와 아이들이다. 남편과 시댁을 중심에 두고 살아봤는데 내 스스로 나를 세우지않으면 무시당하는 경험을 이미 했기 때문이다. 아이들도 언젠가 크면 자신들의 길을 가겠지 하지만 나는아이들에게 엄마가 엄마의 미래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매일 보여주고 있다. 아침마다 신문을 읽고 매일 책을 쌓아두고 읽으며 저녁마다 함께 뉴스를 보며아이들과 뉴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10년 후면 아이들은 자신의 길을 갈 것이고 나는 그때 지금보다 더나은 나의 길을 갈 것이다.


그때 내가 신랑과 함께일지 아니면 나 혼자일지 장담할수 없다. 이 이야기는 신랑에게도 이미 한 이야기이고 신랑은 지금 나름 바짝 긴장하고잘하는 중이다. 너무 늦었지만..


그래도 미래의 일은 장담할 수 없다. 그리고 살아보니 백프로 완전한건 없더라는… 그냥 안고 가는 것도 꼭 필요할 때가 있더라는…


그나마 나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왜 우리나라는 맞벌이를 지향하면서 육아는엄마의 몫이고, 시간제 일자리는 턱없이 부족하고, 해도 해도 끝없는 집안일은 7~80%가 당연히 여자의 몫인가… 당연히 해야 하는 집안일과 육아가 어째서 “도와준다”는 말이 붙는가..


똑같은 등록금 내고 교육받아 취직했는데 결혼 후 남자는 살림못한다고 구박받을 일도 없는데 여자는 가정교육 못받았다고 구박받아야 하는가.. 명절때 시댁 갔다 친정가는 것 그런것까지 이의를 제기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그렇게 해주는 것에 대한 고마움은 있어야 하는것 아닌가?


경제적인 부분 때문이라면


남자들은 군대 3년 갔다오고 평생 여자들에게 여자들도 군대를 가봐야 한다는 등의 말을 한다. 그리고 똑같은 직장에 취직해서도 페이도 조금 더 받고 승진도 조금 더 빨리한다. 그리고 여자보다 훨씬 오래 일한다. 그런데 어떻게 오래 일할 수 있는가? 자신과 결혼해 자신과 아이들을 중심으로 살아주는 아내가 있었기 때문이다. 애 본다고 또 아이 돌보려면 필수적으로 해야만 하는 집안일 한다고전전긍긍하면 그렇게 오래 직장에 남아있을수 있었을까?


그리고 힘들었겠지만 군대 3년 다녀온것과


내 몸 속에서 내 살과 온 몸으로 9달간 아이를 4키로 가까이로 만들어 낸다음 멀쩡한 생살을 찢어도 느낌이 없을만큼, 얼굴과 온몸이 퉁퉁부을만큼 산고를 겪어 세상에 내 놓는 것, 하루 종일 손길이 필요한 아이를 키우면서 해도 끝이 없는집안일을 하면서 또 그런 일을 1~2번 더 반복해야 하는것.. 그러면서도 사회생활을 하려고 하면 그 모든 것을 병행할 각오가 되어있어야만 한다는 것..


남자들은 결혼해도 일을 해야 하고 결혼 안해도 먹고 살려면 일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여자들은 결혼을 하려면 그만한 각오를 해야 하는것이다. 이런 고생을 하며 버텨내는 여자들에게 군대 운운 할 수 있는가?


그리고 그 여자들에게도 자아실현의 욕구가 당연히 있다. 그것은 직장에서 받는 인정으로 대부분 충족된다. 그런데 남편 직장으로 인한 잦은 이사, 출산, 육아, 경력 단절 등으로 자아실현의 욕구가 단절된다. 분명히 욕구가 있지만 참는다. 같은 엄마들끼리의 수다로 풀기도 하지만 충족되지 않고 때로는 그러한 수다의기회도 주어지지 않을 때도 있다.


남자들은 회식도 하고 상사와 동료와 충돌이 있을 지언정 사회생활을 하지 않는가..


여자들은 하고 싶어도 참아야만 하는 기간이 우리나라에는 존재한다. 전업주부라고 무시하지 말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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