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사칭 사기전화에 낚일뻔했다..

쪼꼬우유2008.10.06
조회60,985

안녕하세요.

서울 목동에서 회사댕기는 직딩입니다.

오늘 너무 어이없는 일을 당해서 톡톡 문을 두드리게 됐는데요.

사건은 이렇습니다.

 

점심을 토나오게 마니 먹고...사무실에 앉아 배두드리고 있는데

오랜만에 휴대폰이란 놈이 울리더군요.

모르는 유선번호로 뜨길래 그냥 살짝 씹어주실까하다

마침 식곤증에 졸리기도 하고 심심하던차에 누굴까 싶어서 전화를 받았지요.

 

"여보세요"

"혹시 쪼꼬우유씨 전화맞습니까?"

"네, 맞는데요. 어디세요? "

"저는 서울지방경찰청 범죄수사2과의 장우성경사입니다.

마포구에서 발생한 사기사건관련해서 전화드렸습니다.

이번에 사기단 일당을 검거했는데 여러명의 명의로 대포통장을 만들어 사기에 이용했습니다.

백여명이 피해를 당했는데, 그 중에 쪼꼬우유씨 명의의 대포통장이 2개 발견되어

전화드린겁니다."

 

순간 멍~때리던 정신이 번뜩!!

왠지 죄지은것도 없는데 경찰이라는 말에 가심은 콩닥콩닥..

게다가 사기사건에 연루되었다고 하니...이거 원!!!

 

"쪼꼬우유씨 명의로 은평구에서 개설된 신*은행계좌, 구로구에서 개설된 하*은행 통장 2개가

사기에 사용됐는데 주민번호가 111111-2222222 맞습니까?

"네 ㅜ ㅠ "

"전에 신분증을 빌려주거나 분실한적 있습니까?"

"없는데요..(덜덜).."

"그럼 본인이 만든 통장입니까? "

"아니예요. 그런 통장 없어요!! "

"가끔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명의를 빌려주고 대포통장을 만들어서 80~100만원에

파는 경우가 있어서 쪼꼬우유씨가 피해자인지 공범인지 확인하려 합니다."

"저는 피해자예요!!!! *션에서도 개인정보 유출됐던거 확인됐고...."

"그럼 본인 주민번호가 도용됐다는 말씀이군요. 그렇다면 저희가 다시 도용되지않도록

보안 처리해드리겠습니다. 몇가지 대답해주세요"

 

순진한 저는 여기까지 긴가민가하면서 다 대답을 해줬었죠.

근데 요즘 보이스피싱이 좀 극성입니까..

이렇게 경찰이라면서 사기사건이라고 전화받은게 첨이라

살짝 쫄면서 대답했었는데...통화를 할수록 좀 이상한겁니다.

아니!! 서울경찰청 형사라면서 발음이 왜 이래??

말투도 어눌하고 조선족같고...

이거 뭔가 좀 찜찜한것이...더이상 대답하면 안될거 같더라구요.

"저기요. 근데요. 경찰 맞으세요? 거기 어디에 계신거예요?"

"여긴 종로에 있는 서울지방경찰청이구요. 못믿으시겠으면 인터넷으로 검색해보세요"

"아니..사실 말투가 좀 그래서 못 믿겠거든요. 거기 전화번호 알려주시면 제가 다시 전화드릴께요"

"지금 수사를 위해 녹음중이라서 이 전화를 끊으면 녹음을 못하기때문에 안됩니다."

 

아..저는 이때부터 이건 아니다 확실히 사기다! 싶었죠.

아니 무슨 통화내용을 녹음을 하며, 뭐 녹음한다쳐도 제가 다시 걸겠다는데

극구 말리는겁니다.

 

"저롤 어심하시는 컵니까?"

뭐..뭐냐...점점더 이상해지는 이 발음은....

"아니요..그게 아니구요. 일단 그럼 위에 반장님이라도 바꿔주세요"

"판장니먼 치끔 타른 초사중인니다. "

"그럼 거기 전화번호 알려달라구요!!"

"여기 록음실이라서 존하번호 못 알려줌미다 "

"아 거기 웅성거리는거 다 들리는데 무슨 녹음실이예요?"

"요기 타른 사람들도 초사받느라고 구럼미다"

"아니 다른분 안계세요? 바꿔주세요!!"

"정 그러시면 참시만뇨"

 

한참을 저와 실갱이 끝에 누군가한테 뭔가 얘기하는거 같더니 다른 사람이 전화를 받더군요.

 

"형사과 이혁재형사입니다"

"아, 네 그러세요? 거기 전화번호 좀 알려주세요. 제가 다시 전화드릴께요"

"아니 저..." (우물쭈물)

 

무슨 형사란 사람들이 전화번호도 안알려줍니까? 공무원이..

"736-0113 입니다."

"알겠습니다. 바로 전화 다시 드릴께요"

 

전화를 끊고 114에 전화를 해서 알려준 번호를 대고 거기가 경찰서인지 알려달라니까

안알려주더군요.

그래서 112로 전화를 했죠.

생각해보니 그 형사란 사람이랑 통화하는동안 뒤에서 웅성웅성 마치 다른 사람들도

통화하고 있는것처럼...무슨 홈쇼핑콜센터도 아니고...

좀 시끌시끌 그랬거든요. 수사하는중이라서 그렇다고 했지만..이상했어요.

암튼 112에 전화해서 그 전화번호 알려주고, 서울경찰청에 범죄수사과에 장우성경사라는

사람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확인하고 연락준다고 하고 한 10분 흘렀을까...

전화가 왔는데 범죄수사과라는것도 없고, 그런 사람 없다더군요.

역시 보이스피싱이었던 겁니다.

어찌나 내가 물어보는것에 철저하게 대답을 하든지..거기 위치라든지...

내가 의심하니까 직접 서로 나오라고 그러고 전혀 안쫄더군요.

교육을 따로 받은거 같았어요.

그러나...!! 발음은 어쩔건데..??

그 어눌한 조선족 발음...

마치 몇년전 이주노동자의 아픔을 개그로 승화시켰던 "블랑카"같은 그 말투는..

 

그 중국동포틱한 말의 백미는 "지금 록음중입니다" ㅋㅋㅋ

록음이라니!!!

내참....112 경찰과 통화를 끝내고, 처음 전화왔던 제 휴대폰 발신번호로 전화했더니

전화를 안받더군요.

물론 그 사람이 알려준 번호도 안받구요.

어쨌든 별 피해없이 끝나긴 했지만 그들이 내 이름,핸폰번호,주민번호까지 알고있다는게

너무 찝찝합니다.

개인정보유출 말로만 들었지...진짜 나한테도 이런 전화가 올줄은 정말 몰랐네요.

얼마전에 제 친구는 카드사라면서 카드 도용됐다고 전화와서 직접 카드사랑 통화하겠다고하고

끊고 전화해보니 그런적 없다고 하고.

점점 지능화 돼가는 보이스피싱에 참 어이없기만 합니다.

여러분들도 요런 전화가 오면 일단 의심부터 하세요.

만약 진짜 경찰이었다고 해도 나중에 요즘 사기가 많아서 확인하려고 했던거다..라고 하면

뭐라고 하겠습니까..뭐...

그 사람 발음만 정확했어도 속아넘어갔을텐데...참 아찔하네요.

 

그럼 이쯤에서 글을 접으며...

닥터피쉬의 "처음엔 속았었네, 엄청 쫄다생각하니 중국동포말투땜에 다 뽀록났네..이 사람아~ "

들려드리겠습니다. ㅋㅋ

 

감사합니다.^^

 

참고) 글 다 읽으셨으면, 위에 경찰이 하는 대사부분을 블랑카톤으로 바꿔서 보시면 이해가 빠릅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