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제가 쓴 글 추천 수 보고 놀랐어요. 왜 다들 절 이렇게 추천해주시는 건가요ㅋㅋㅋㅋㅋ 현실에서도 이렇게까지 추천받은 적이 없었는데ㅋㅋㅋㅋㅋㅋㅋ 평생 받을 추천 여기서 다 받고 가네요ㅋㅋㅋ 분량 조절은 밀당이 아니라 정말 어떻게 써야 할 지를 모르겠어요ㅋㅋㅋ 다른 분들 글도 많이 보는데 다들 왜 이렇게 잘 쓰시나요... 저는 책 읽는 건 좋아하는데 글을 써본 경험은 잘 없어서 그런지 제가 봐도 글재주가 너무 없네요. 워낙 과거의 일이다보니까 옛기억 짜내는데 집중해서 더 그런 거 같아요. 그런데도 읽어주시고 댓글 분들도 너무나 따뜻하게 받아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댓글 중에 커플템에 대해 물어보신 분이 있었는데요. 원래는 있었는데 없어졌어요ㅋㅋㅋㅋ 음 일단 커플링은 일부러 안 맞췄고요. 주변 시선 때문에도 그렇고 제가 답답해서 반지를 잘 못 껴요ㅋㅋ 사귀고 초반엔 둘다 아이폰이었는데 폰케이스를 같은 걸로 맞췄었어요. 제제가 똑같은 걸로 사주더라고요. 사실 저는 케이스 없는 게 더 예쁜 거 같아서 일부러 안 끼고 다녔던 거였거든요. 그래도 처음으로 맞춘 거니까 일부러 하고 다녔죠. 근데 제제가 먼저 폰 바꾸더라고요ㅋㅋㅋㅋㅋ 그래서 커플템은 사라졌고 지금은 둘이 다른 핸드폰을 쓰고 있어요. 커플룩 같은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게 둘이 옷 입는 스타일이 너무 달라요. 딱 한 번 운동화를 같은 걸로 맞춘 적이 있었어요. 색상이랑 디자인까지 아예 같은 걸로. 둘 다 맘에 쏙 들었다기보단 합의점을 찾은 거였죠ㅋㅋㅋ 근데 제가 워낙 신발을 험하게 신고 다녀서..... 너덜너덜한 채로 신고 다녔더니 제제가 보다 못해서 그것 좀 버리라고 했어요. 근데 어떻게 버려요ㅋㅋㅋ 꿋꿋하게 신고 다녔죠. 그랬더니 제가 좋아하는 신발 매장 데려가서는 갖고 싶은 걸로 골라. 그리고 좋은 말로 할 때 그 신발 버려라. 라고 해서 그냥 네...했어요. 그래서 이젠 없네요 커플템이ㅋㅋㅋ 아 제가 저번 글엔 매우 중요한 이야기를 빠뜨렸더라고요. 제제 중3때 여자친구 생긴 이야기ㅋㅋㅋㅋㅋㅋㅋㅋ내 흑역사ㅋㅋㅋ 이건 시기도 확실히 기억해요... 중3때였어요. 고1때 제제한테 고백받은 얘기 쓰기 전에 이 얘기부터 하고 갈게요. 제제가 중학교 때 좋아하는 사람 생겼는데 누군지 말 안 해줬다고 했잖아요. 왠지 모르게 괜히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누군지도 모르는 그 상대한테 질투 비슷한 것도 나고ㅋㅋㅋ 그래서 제가 무슨 미친 짓을 했냐면ㅋㅋㅋㅋㅋ 제제한테 이랬어요. 야ㅋ 남친도 있는 애 계속 짝사랑만 할거야? 너도 연애해봐야지. 내가 소개해줌ㅇㅇ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왜 저랬는 지 모르겠어요. 중3병....허세.... 처음엔 제제도 괜찮다고 했는데 제가 계속 설득ㅋㅋㅋㅋㅋ했어요. 걱정말라고 내가 다 알아서 해준다고ㅋㅋㅋㅋ 과거로 돌아가면 저 주둥아리부터 틀어막고 싶네요ㅋㅋㅋ제발 가만히 있어ㅠㅠ 결국 제제도 알았다고 해서 제가 아는 여자애한테 부탁해서 소개받았어요. 그 땐 싸이월드가 유행이었거든요. 여기서 나이가 나오나...ㅋㅋㅋ 그래서 피씨방 갔을 때 제제한테 소개받을 애 사진보여준다고 아는 여자애 싸이에서 파도타기해서 넘어가서 사진 같이 봤어요.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 어린 분들은 그냥 모르는 척 넘어가주세요ㅋ 그 때 범이랑 욱이도 같이 있었거든요. 다같이 모니터로 몰려들어서 우오오오오 이러면서 봤어요ㅋㅋㅋ 저도 모르는 애라서 그 때 사진 처음 봤는데 예쁘장하게 생겼더라고요. 애들이 사진보면서 어떠냐고 맘에 드냐고 막 주책 떨었는데 제제가 안 어울리게 약간 부끄러워 하는 거에요. 난 잘 모르겠어... 니네가 봤을 땐 어떤데. 이러면서 수줍어하는데 괜히 화가 나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제가 막 괜히 깎아내리고 그랬어요ㅋㅋㅋ그러면 안 되는데... 예쁘긴한데 날라리같다고ㅋㅋㅋ좀 사나워 보인다고 괜히 흠잡았어요ㅋㅋㅋ 결국 그 여자애랑 소개팅을 했는데 이유도 모른 채 막 초조하고 화가 나고 그러는 거에요. 당일날 문자로 물어보고 싶었는데 그럼 너무 초조한 티 날까봐 꾹 참고ㅋㅋㅋ 다음날 학교가서 어땠냐고 물어봤는데 그냥 시큰둥하더라고요. 그래서 내심 안심했죠. 사실 좀 기뻤던 거 같아요ㅋㅋㅋㅋㅋ 근데 의외로 그 뒤로도 계속 만나는 거에요. 맘에 드냐고 물어보면 확실하게는 말 안하고 애매하게 대답했는데 제가 그때마다 괜히 뭐라고 하고 그랬어요. 왜 그런 애 계속 만나냐고 진짜 별로라고ㅋㅋㅋ 이름 기억 안 나는 그 여자애야 미안ㅋㅋㅋ고의는 아니었어... 근데 어느날 저녁 아파트 놀이터였어요. 저녁에 거기서 둘이 그네에 앉아서 얘기하고 있었는데 또 그 여자애 이야기가 나왔었어요. 그래서 제가 너랑 진짜 안 어울린다. 니가 아깝다. 이런 말을 했죠. 그 전까진 제가 그런 말 할 때마다 별 반응이 없었거든요. 근데 갑자기 저한테 이러는 거에요. 왜 자꾸 그런 말을 하는 건데? 너 나 좋아해? 이 말 듣고 진짜 심장 덜컥 했어요. 아니 저 상황이 저런 말이 나올 타이밍이 아니잖아요. 장난으로 한 말 같기도한데 너무 진지하게 물어보니까 괜히 찔리기도 하고 아무리 그래도 제제가 지금 만나고 있는 앤데 내가 너무 안 좋게만 말하니까 기분 나빴나 눈치도 보이고 해서 오히려 아무렇지 않은 척 대답했어요. 당연하지. 내가 너 좋아하지. 누구랑 만난대도 내 눈엔 다 아깝지. 그랬더니 절 빤히 쳐다보면서 진짜? 하는 거에요. 엄청 찔렸지만 또 겉으론 아무렇지도 않게 진짜라고 했죠. 그러고 얼마 뒤에 그 여자애랑 사귀더라고요. 왜 그랬는지 그 여자애가 너무 미웠어요ㅋㅋㅋ 괜히 뺏긴 거 같고... 생각해보면 저도 중학교땐 거의 쉼없이 여자친구가 있긴 했거든요. 제가 문란했던 게 아니라...그냥 그땐 다들 그랬어요. 중학생인데 뭘 알겠습니까... 진짜 진지하게 만나고 사랑하고 그런 건 아니었으니까요. 제제가 여자친구 사귈 때는 저도 여자친구가 없는 상태였는데 제제가 누구 사귀는 것도 싫고 그 여자애도 싫고 이런 내 자신도 싫고 그냥 다 싫어서 저도 여자친구 만들었어요. 진짜 철없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지가 소개시켜줘 놓고ㅋㅋㅋㅋㅋ 근데 이때까지도 저는 제가 제제를 좋아한다거나 이런 생각은 못 했어요. 그냥 제일 친한 친구가 여자친구 생기니까 나도 외로워져서 그런가보다 이렇게만 생각했죠. 좋아하는 걸 알았으면 여자친구도 안 만들었을 거에요. 중3한테 뭘 기대하겠어요ㅋㅋㅋㅋㅋㅋ그냥 딱 저 정도 수준이었습니다... 앞에서 제 흑역사라고 한 건 다 이유가 있죠... 근데 제제 첫 여자친구를 제 손으로 소개시켜준건 정말 후회가 되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왜 저랬을까.... 제제는 3개월?정도 사귀다고 헤어졌고요. 뭐 어떻게 하다 헤어졌는지 그런 자세한 건 잘 몰라요. 의외로 제가 그때 사귄 여자친구랑 좀 오래 갔었어요ㅋㅋㅋ 중학교 졸업하고도 계속 사겼으니까. 근데 고등학교를 서로 다른 학교로 가서 그때부터 자연스럽게 멀어지긴 했어요. 저랑 제제도 고등학교는 다른 데였어요. 저희 넷 중에서는 제제랑 범이만 같은 학교고 다 다른 학교 갔어요. 사실 범이가 진짜 낯도 많이 가리고 저희끼리만 있으려고 하는 게 있어서 걱정 많이 했는데 제제랑 같은 학교가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제제도 사교성은 없는데 이상하게 주변에 사람이 많아요ㅋㅋㅋ 연락도 잘 안하는데 주변에서 먼저 연락오고 불러내고 그래요. 딱히 본인이 인맥관리를 하지 않는데도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다 다른 학교를 가서 그런지 고등학교 올라가고 초반엔 다들 적응하느라 정신없어서 생각보다 자주 만나질 못 했어요ㅋㅋㅋ 여자친구랑도 분명 헤어진 건 아닌데 조금씩 연락하는 텀이 길어졌고 그러다 그 애가 먼저 헤어지자고 해서 저도 알았다고 했죠. 저랑 헤어지고 바로 다른 애 사겼다고 들었는데도 별 타격 없었어요ㅋㅋ 그 정도로 서로 연락 잘 안 하고 지내다가 헤어진 거라서. 제제한테 고백받은 건 여자친구랑 헤어지고 난 뒤였어요. 어느날 밤에 제제가 할 말 있다고 절 부르더라고요. 집앞이라길래 나갔는데 다짜고짜 절 어딘가로 끌고 갔어요. 사람 별로 없는 외진 곳으로 가더니 갑자기 절 뒤돌려 세우는 거에요. 제가 당황해서 뭐야 뭐하는 거야 했는데 제 양어깨에 두손 올리더니 얼굴 보고 말할 용기가 없어서 그래. 돌아보지 마. 말 끊지도 말고. 듣기만 해. 하고는 그 상태 그대로 일방적으로 말하기 시작했어요... 나 너 좋아해. 오래 됐어. 내가 너 좋아해서 미안해. 넌 친구로 잘 해준건데 나 혼자 다른 감정 가진 것도 미안해. 너랑 멀어질까봐 무서워서 말 안하려고 했는데 너 볼 때마다 다른 생각하는 내가 너무 미친놈 같아서 그래. 그냥 우리 보지 말자. 너도 이제 내 얼굴 보기 싫지? 니가 눈에 띄지 말라고 하면 그럴게. 니가 고치라고 하면 내가 고칠게. 근데 지금은 안 될 거 같아. 그러니까 이제 보지 말자. 나 갈게. 나 가는 거 보지마. 잘 있어. 아마 이거 거의 그대로 말했을 거에요... 자랑은 아닌데 제가 기억력이 좀 좋은 편이에요. 사소한 것도 되게 잘 기억하고 특히 저한테 의미있다고 여겨지는 일들은 언제 어디서 어떤 말투로 말했는 지까지 다 기억해요. 잠들기 전에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떠올리는 버릇이 있는데 그때마다 몇번씩 곱씹어봤던 일들은 정말 잘 기억하거든요. 약간 울 것 같은 목소리로 저렇게 말하고 그냥 가버렸어요... 그때 제제가 꽤 길게 말한 거 같았는데 써놓고 보니까 별로 안 길어 보이네요. 어쨌든 그 긴 시간 동안 저는 돌아볼 생각도 못 하고 그냥 멍하니 서있었어요. 그 정도로 멘붕이었거든요... 그냥 아무 생각도 안 들었어요. 그 뒤로 한참 뒤에 돌아봤는데 당연히 그땐 이미 가고 난 뒤였죠... 저는 바로 집에 안 들어가고 밖에서 서성거리면서 혼자 생각을 정리했어요. 방금 나한테 무슨 일이 일어난거지... 하면서. 전 동성애에 대해서 딱히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진 않았지만 그저 저와는 다른 세상 이야기라고만 생각했었거든요. 그래서인지 막상 그런 일이 생기니까 되게 막막했어요... 동성친구의 고백이라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들거나 하진 않았는데 그냥 많이 혼란스러웠고 한편으론 무섭기도 했던 거 같아요. 이 일로 소중한 친구를 잃어버릴 지도 모르는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고 왜 좋아해도 하필 나 같은 걸 좋아했을까. 우린 같은 남잔데. 이런 생각 들면서 많이 혼란스러웠어요.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더 복잡해지는데... 어찌됐든 이 당시엔 제가 의심할 여지도 없이 이성애자라고 믿어왔기 때문에 단순히 내가 제제를 친구로서 많이 좋아하니까 남자한테 고백을 받았음에도 거부감이 들지 않는 거라고만 생각했죠. 앞으로 제제 얼굴 보기가 쉽지 않을 거란 생각드니까 저보단 제제가 더 걱정됐어요. 쉽게 정을 안 주는만큼 정 떼는 것도 잘 못 하는 애가 오죽했으면 나한테 그만 보자고 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되게 복잡한 심정이었는데 글로 다 표현이 안 되네요... 그뒤로는 제제가 진짜 철저하게 절 피하더라고요. 연락도 안 하고 저 있다고 하면 안 오려고 하고. 너무 대놓고 피하니까 주변 친구들도 너네 싸웠냐고 뭔진 모르겠지만 그냥 빨리 화해하라고 할 정도였어요. 그렇게 죽고 못 살다가 갑자기 남남처럼 구니까 그랬겠죠. 노는 친구들이 비슷하니까 아무리 피하려고 해도 얼굴은 보게 되는데 그때마다 애가 너무 말라가는 게 눈에 보이는 거에요. 원래도 말랐었는데 진짜 막 피골이 상접해서 시름시름 앓는 것처럼 보이더라고요. 그 모습 보면서 더 화났어요. 내 말은 들어보지도 않고 자기 맘대로 연락 끊어버리고 이제 보지 말자고 가버렸으면 잘 먹고 잘 살기나 하던가 다 죽어가는 얼굴이나 하고 있고. 여러가지로 쌓여 있었는데 어느날 우연히 마주친 거에요. 보자마자 욱하는 마음에 애 붙잡고 한소리 했어요. 너 지금 나 보라고 일부러 그러는 거지? 나 죄책감 들게 하려고 이러는 거잖아. 내가 뭘 잘못했는데. 왜 너 혼자 생각하고 너 혼자 판단하고 다 너 맘대로 하는 건데. 이러면서 막 퍼부었어요. 뭐라고 했는지 정확히 기억도 안 나요... 너무 흥분해 있어서. 그렇게 일방적으로 화만 내고 가버렸어요. 그 당시에 욱이도 볼때마다 저한테 화냈었어요ㅋㅋㅋ 너네 대체 왜 그러냐고. 저한테 계속 니가 사과하라고ㅋㅋㅋㅋㅋ 뭔줄 알고 나보고 사과하래ㅋㅋㅋㅋㅋㅋㅋ 왜 나한테 그러냐고 하면 뭔진 모르겠지만 분명 니 잘못일 게 틀림없으니까 그냥 사과하래요ㅋㅋㅋ 지금도 그래요ㅋㅋㅋ싸우면 무조건 제제 편이에요. 서러움ㅋ 은 장난이고 사실 제제 편 들어주는 게 더 고마웠어요... 그 당시엔 욱이만 미쳐 날뛰었지 범이는 별 내색 안했어요. 저도 범이한텐 제제 잘 챙겨주라는 말밖에 안 했어요. 걱정은 되는데 내가 뭘 어떻게 해줘야 할 지를 모르겠으니까... 그러다가 어느날 범이가 잠깐 얘기 좀 하자고 하는 거에요. 그래서 갔더니 아니나 다를까 제제 얘기 꺼내더라고요. 사실 그 때 당시에 제제가 힘들어했던 게 저 때문도 있지만 개인사까지 겹쳐서 정말 많이 힘들던 시기였거든요. 왜 싸웠냐고 물어보고 화해하라고 그럴 줄 알았는데 그런 얘기는 안 하고 그냥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제제 요즘 많이 힘들어하는 거 알지. 우리가 더 잘해주자. 제제한텐 우리가 전부잖아. 지금은 우리가 옆에 있어줘야 할 것 같아. 우리가 조금만 더 신경쓰자. 아무것도 안 물어보고 이렇게만 얘기해줘서 고맙기도 하고 맞는 말만 하니까 더 착잡하기도 하고 그랬던 거 같아요... 사실 나중에 알았지만 이때 범이는 제제가 절 좋아하는 걸 알고 있었어요. 제제가 범이한테는 중학교 때 커밍아웃 했었대요. 저를 좋아한다는 말은 안했지만 그냥 눈치로 알았다는데...무서운 친구에요... 이때도 제제가 저한테 고백했다는 사실은 몰랐지만 갑자기 둘이 멀어질 이유가 없으니까 제제가 절 좋아하는 일이랑 관련된 일이라고만 짐작하고 저렇게 얘기한 거라고 하네요. 참 속이 깊은 친구죠. 그 대화 이후로 저도 어떻게 해야 하나 계속 생각을 해봤는데 앞으로 여름방학 되면 더 자주 볼 건데 저희 때문에 애들도 눈치 보이고 답답할 거 아니에요. 그래서 그 전에 뭔가 해결을 봐야겠다 싶었어요. 원래 제제가 외국에 친척이 있어서 방학 때마다 외국 나갔었는데 고1 방학 때는 안 가고 저희들이랑 보내겠다고 해서 제가 같이 계곡 가자고 했었거든요. 제제가 외국만 돌아다녀서 그런지 의외로 국내는 잘 몰라요. 친구들 중에 할머니가 시골에 사시는 애가 있는데 할머니가 방학 때 친구들 데리고 놀러오라고 하셨다는 거에요. 그래서 그 친구랑 같이 여행 계획 짜고 그랬었는데 결국 그 고백 때문에 다 흐지부지 되긴 했지만 다같이 여행도 가고 하면 다시 예전처럼 지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을 했던 거 같아요. 열일곱의 저한텐 너무 감당하기 벅찬 일이었고 저희 때문에 주변사람들도 다 힘들어하니까 어떻게든 이걸 다시 원래대로 돌려놓아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제제한테 얘기 좀 하자고 연락을 했는데 씹혔어요ㅋ 1차 빡침ㅋ 범이 통해서 다시 연락해서 겨우 만났는데 제제가 자꾸 제 눈도 잘 안 마주치고 대답도 잘 안 하고 그러는 거 보고 2차 빡침... 결국 얘기하다가 답답해져서 좀 심하게 화를 냈어요. 제가 화내니까 제제가 그냥 다 내 잘못인 거 같다고 미안하다고 하는데 그걸 보면서 너무 마음이 아픈 거에요. 제제가 평소에도 자존감이 낮고 뭐든 자기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남들한테 피해주는 거 제일 싫어해요. 제가 제제 사교성 없다고 했잖아요. 사실 그것도 그동안 인간관계에서 상처받은 기억이 많아서 스스로 벽을 치는 거에요. 근데 그런 것마저도 다 자기 탓이라고 생각하는 애에요 얘는... 저를 좋아하는 게 얘 잘못이 아닌데 내가 또 얘를 그런 생각하게 만들었다는 게 너무 속상하고 화낸 것도 후회되고 그러더라고요... 제가 평소에 잘 욱하는 성격이 아닌데 이상하게 제제랑 있을 땐 제 이성이 날라가 버리는 일들이 많아요... 진짜 저도 제가 왜 이러는 지 모르겠어요... 어쨌든 잘 얘기해보자고 부른건데 이러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다시 마음을 다잡고서 야 우리 여행가자 이랬어요ㅋㅋㅋㅋㅋ화내다가 뜬금없이ㅋㅋㅋㅋㅋ미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제도 ...? 이런 반응이었는데 가자고 쫌. 그냥 대답이나 해. 이러니까 마지못해 알았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야심차게 여행 계획 짜고 있었는데 제제가 문자와서는 나 못 갈 거 같아 미안 이러길래 3차 빡침ㅋㅋㅋ 제제도 착잡했겠죠... 근데 그냥 개무시했어요ㅋㅋㅋ 안돼 닥쳐 넌 가야만해ㅋㅋㅋ이러고 거의 끌고가다시피 했어요ㅋㅋㅋ 오늘은 여기서 끝...낼까요... 오늘부로 저 추천수 다 사라질듯... 맞아요...제가 죄인이에요... 저번 글은 저도 쓰면서 괜히 미소가 나오고 아 이땐 참 풋풋했구나 하면서 썼는데 오늘 이야기는 그냥 저의 흑역사네요.... 제제도 나한테 고백하기까지 혼자서 많이 힘들었을텐데 난 왜 저렇게 화만 냈었는지 저도 많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이 고백사건으로 제제가 저한테 미안하다는 말을 너무 많이 했어요.. 그거 제제 잘못 아니잖아요. 제제가 미안하다고 할 때마다 저는 그 미안함이 우리 사이를 멀어지게 만든 것에 대한 미안함인 줄 알았거든요. 제제가 무슨 생각으로 그런 말을 했던 건지는 한참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됐죠... 그 이야기는 고등학교 이야기 하면서 해볼게요. 아 다시 생각해봐도 제제야 내가 미안해... 내가 잘할게.. 근데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는 게 함정ㅋㅋㅋㅋㅋㅋ내가 진짜로 잘할게..... 근데 제제가 저 뒤돌려 놓고 고백한 거 그 당시엔 되게 심각했었는데 나중에 지나서 다시 생각해보니까 너무 귀엽더라고요ㅋㅋㅋㅋㅋㅋ 얼굴 보고 말할 용기가 없어서 돌려 놓고 내 등한테 고백ㅋㅋㅋㅋㅋㅋㅋ 나만 귀엽나.... 네 오늘은 여기서 이만 안녕.... 오늘 읽으신 분들은 제가 왜 저번 글에선 급마무리를 했었는지 아실거라 믿습니다ㅋ 동성에게 고백받았을 때의 그 복잡한 심경을 텍스트로 전달하는 게 너무 어려웠어요... 쓰면서 든 생각이, 사실 제제한테조차 이렇게까지 자세하게 제가 느꼈던 감정에 대해서 설명해준 적은 없었던 거 같아요. 그래서 고백이야기까지 쓰고 하면 엄청 길어질텐데 이대로 계속 쓰다간 끝이 안날 거 같더라고요ㅋㅋㅋ 밀당하기 위함이 아니랍니다ㅋㅋㅋ 저는 밀당같은 거 모르는 남자에요ㅋㅋㅋ 오늘은 마무리가 덜 갑작스러우셨기를..... 여행이야기 쓰러 또 오겠습니다. 621
10년지기 친구와 2년 연애 3
와...제가 쓴 글 추천 수 보고 놀랐어요.
왜 다들 절 이렇게 추천해주시는 건가요ㅋㅋㅋㅋㅋ
현실에서도 이렇게까지 추천받은 적이 없었는데ㅋㅋㅋㅋㅋㅋㅋ
평생 받을 추천 여기서 다 받고 가네요ㅋㅋㅋ
분량 조절은 밀당이 아니라 정말 어떻게 써야 할 지를 모르겠어요ㅋㅋㅋ
다른 분들 글도 많이 보는데 다들 왜 이렇게 잘 쓰시나요...
저는 책 읽는 건 좋아하는데 글을 써본 경험은 잘 없어서 그런지
제가 봐도 글재주가 너무 없네요.
워낙 과거의 일이다보니까 옛기억 짜내는데 집중해서 더 그런 거 같아요.
그런데도 읽어주시고 댓글 분들도 너무나 따뜻하게 받아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댓글 중에 커플템에 대해 물어보신 분이 있었는데요.
원래는 있었는데 없어졌어요ㅋㅋㅋㅋ
음 일단 커플링은 일부러 안 맞췄고요.
주변 시선 때문에도 그렇고 제가 답답해서 반지를 잘 못 껴요ㅋㅋ
사귀고 초반엔 둘다 아이폰이었는데 폰케이스를 같은 걸로 맞췄었어요.
제제가 똑같은 걸로 사주더라고요.
사실 저는 케이스 없는 게 더 예쁜 거 같아서 일부러 안 끼고 다녔던 거였거든요.
그래도 처음으로 맞춘 거니까 일부러 하고 다녔죠.
근데 제제가 먼저 폰 바꾸더라고요ㅋㅋㅋㅋㅋ
그래서 커플템은 사라졌고 지금은 둘이 다른 핸드폰을 쓰고 있어요.
커플룩 같은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게 둘이 옷 입는 스타일이 너무 달라요.
딱 한 번 운동화를 같은 걸로 맞춘 적이 있었어요.
색상이랑 디자인까지 아예 같은 걸로.
둘 다 맘에 쏙 들었다기보단 합의점을 찾은 거였죠ㅋㅋㅋ
근데 제가 워낙 신발을 험하게 신고 다녀서.....
너덜너덜한 채로 신고 다녔더니 제제가 보다 못해서 그것 좀 버리라고 했어요.
근데 어떻게 버려요ㅋㅋㅋ 꿋꿋하게 신고 다녔죠.
그랬더니 제가 좋아하는 신발 매장 데려가서는
갖고 싶은 걸로 골라. 그리고 좋은 말로 할 때 그 신발 버려라.
라고 해서 그냥 네...했어요.
그래서 이젠 없네요 커플템이ㅋㅋㅋ
아 제가 저번 글엔 매우 중요한 이야기를 빠뜨렸더라고요.
제제 중3때 여자친구 생긴 이야기ㅋㅋㅋㅋㅋㅋㅋㅋ내 흑역사ㅋㅋㅋ
이건 시기도 확실히 기억해요... 중3때였어요.
고1때 제제한테 고백받은 얘기 쓰기 전에 이 얘기부터 하고 갈게요.
제제가 중학교 때 좋아하는 사람 생겼는데 누군지 말 안 해줬다고 했잖아요.
왠지 모르게 괜히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누군지도 모르는 그 상대한테 질투 비슷한 것도 나고ㅋㅋㅋ
그래서 제가 무슨 미친 짓을 했냐면ㅋㅋㅋㅋㅋ
제제한테 이랬어요.
야ㅋ 남친도 있는 애 계속 짝사랑만 할거야? 너도 연애해봐야지. 내가 소개해줌ㅇㅇ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왜 저랬는 지 모르겠어요.
중3병....허세....
처음엔 제제도 괜찮다고 했는데 제가 계속 설득ㅋㅋㅋㅋㅋ했어요.
걱정말라고 내가 다 알아서 해준다고ㅋㅋㅋㅋ
과거로 돌아가면 저 주둥아리부터 틀어막고 싶네요ㅋㅋㅋ제발 가만히 있어ㅠㅠ
결국 제제도 알았다고 해서
제가 아는 여자애한테 부탁해서 소개받았어요.
그 땐 싸이월드가 유행이었거든요. 여기서 나이가 나오나...ㅋㅋㅋ
그래서 피씨방 갔을 때 제제한테 소개받을 애 사진보여준다고
아는 여자애 싸이에서 파도타기해서 넘어가서 사진 같이 봤어요.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 어린 분들은 그냥 모르는 척 넘어가주세요ㅋ
그 때 범이랑 욱이도 같이 있었거든요.
다같이 모니터로 몰려들어서 우오오오오 이러면서 봤어요ㅋㅋㅋ
저도 모르는 애라서 그 때 사진 처음 봤는데 예쁘장하게 생겼더라고요.
애들이 사진보면서 어떠냐고 맘에 드냐고 막 주책 떨었는데
제제가 안 어울리게 약간 부끄러워 하는 거에요.
난 잘 모르겠어... 니네가 봤을 땐 어떤데.
이러면서 수줍어하는데 괜히 화가 나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제가 막 괜히 깎아내리고 그랬어요ㅋㅋㅋ그러면 안 되는데...
예쁘긴한데 날라리같다고ㅋㅋㅋ좀 사나워 보인다고 괜히 흠잡았어요ㅋㅋㅋ
결국 그 여자애랑 소개팅을 했는데
이유도 모른 채 막 초조하고 화가 나고 그러는 거에요.
당일날 문자로 물어보고 싶었는데 그럼 너무 초조한 티 날까봐 꾹 참고ㅋㅋㅋ
다음날 학교가서 어땠냐고 물어봤는데 그냥 시큰둥하더라고요.
그래서 내심 안심했죠.
사실 좀 기뻤던 거 같아요ㅋㅋㅋㅋㅋ
근데 의외로 그 뒤로도 계속 만나는 거에요.
맘에 드냐고 물어보면 확실하게는 말 안하고 애매하게 대답했는데
제가 그때마다 괜히 뭐라고 하고 그랬어요.
왜 그런 애 계속 만나냐고 진짜 별로라고ㅋㅋㅋ
이름 기억 안 나는 그 여자애야 미안ㅋㅋㅋ고의는 아니었어...
근데 어느날 저녁 아파트 놀이터였어요.
저녁에 거기서 둘이 그네에 앉아서 얘기하고 있었는데
또 그 여자애 이야기가 나왔었어요.
그래서 제가 너랑 진짜 안 어울린다. 니가 아깝다. 이런 말을 했죠.
그 전까진 제가 그런 말 할 때마다 별 반응이 없었거든요.
근데 갑자기 저한테 이러는 거에요.
왜 자꾸 그런 말을 하는 건데? 너 나 좋아해?
이 말 듣고 진짜 심장 덜컥 했어요.
아니 저 상황이 저런 말이 나올 타이밍이 아니잖아요.
장난으로 한 말 같기도한데 너무 진지하게 물어보니까 괜히 찔리기도 하고
아무리 그래도 제제가 지금 만나고 있는 앤데
내가 너무 안 좋게만 말하니까 기분 나빴나 눈치도 보이고 해서
오히려 아무렇지 않은 척 대답했어요.
당연하지. 내가 너 좋아하지. 누구랑 만난대도 내 눈엔 다 아깝지.
그랬더니 절 빤히 쳐다보면서 진짜? 하는 거에요.
엄청 찔렸지만 또 겉으론 아무렇지도 않게 진짜라고 했죠.
그러고 얼마 뒤에 그 여자애랑 사귀더라고요.
왜 그랬는지 그 여자애가 너무 미웠어요ㅋㅋㅋ
괜히 뺏긴 거 같고...
생각해보면 저도 중학교땐 거의 쉼없이 여자친구가 있긴 했거든요.
제가 문란했던 게 아니라...그냥 그땐 다들 그랬어요.
중학생인데 뭘 알겠습니까...
진짜 진지하게 만나고 사랑하고 그런 건 아니었으니까요.
제제가 여자친구 사귈 때는 저도 여자친구가 없는 상태였는데
제제가 누구 사귀는 것도 싫고 그 여자애도 싫고 이런 내 자신도 싫고 그냥 다 싫어서
저도 여자친구 만들었어요.
진짜 철없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지가 소개시켜줘 놓고ㅋㅋㅋㅋㅋ
근데 이때까지도 저는 제가 제제를 좋아한다거나 이런 생각은 못 했어요.
그냥 제일 친한 친구가 여자친구 생기니까 나도 외로워져서 그런가보다 이렇게만 생각했죠.
좋아하는 걸 알았으면 여자친구도 안 만들었을 거에요.
중3한테 뭘 기대하겠어요ㅋㅋㅋㅋㅋㅋ그냥 딱 저 정도 수준이었습니다...
앞에서 제 흑역사라고 한 건 다 이유가 있죠...
근데 제제 첫 여자친구를 제 손으로 소개시켜준건
정말 후회가 되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왜 저랬을까....
제제는 3개월?정도 사귀다고 헤어졌고요.
뭐 어떻게 하다 헤어졌는지 그런 자세한 건 잘 몰라요.
의외로 제가 그때 사귄 여자친구랑 좀 오래 갔었어요ㅋㅋㅋ
중학교 졸업하고도 계속 사겼으니까.
근데 고등학교를 서로 다른 학교로 가서 그때부터 자연스럽게 멀어지긴 했어요.
저랑 제제도 고등학교는 다른 데였어요.
저희 넷 중에서는 제제랑 범이만 같은 학교고 다 다른 학교 갔어요.
사실 범이가 진짜 낯도 많이 가리고 저희끼리만 있으려고 하는 게 있어서 걱정 많이 했는데
제제랑 같은 학교가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제제도 사교성은 없는데 이상하게 주변에 사람이 많아요ㅋㅋㅋ
연락도 잘 안하는데 주변에서 먼저 연락오고 불러내고 그래요.
딱히 본인이 인맥관리를 하지 않는데도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다 다른 학교를 가서 그런지
고등학교 올라가고 초반엔 다들 적응하느라 정신없어서
생각보다 자주 만나질 못 했어요ㅋㅋㅋ
여자친구랑도 분명 헤어진 건 아닌데 조금씩 연락하는 텀이 길어졌고
그러다 그 애가 먼저 헤어지자고 해서 저도 알았다고 했죠.
저랑 헤어지고 바로 다른 애 사겼다고 들었는데도 별 타격 없었어요ㅋㅋ
그 정도로 서로 연락 잘 안 하고 지내다가 헤어진 거라서.
제제한테 고백받은 건 여자친구랑 헤어지고 난 뒤였어요.
어느날 밤에 제제가 할 말 있다고 절 부르더라고요.
집앞이라길래 나갔는데 다짜고짜 절 어딘가로 끌고 갔어요.
사람 별로 없는 외진 곳으로 가더니 갑자기 절 뒤돌려 세우는 거에요.
제가 당황해서 뭐야 뭐하는 거야 했는데 제 양어깨에 두손 올리더니
얼굴 보고 말할 용기가 없어서 그래.
돌아보지 마. 말 끊지도 말고. 듣기만 해.
하고는 그 상태 그대로 일방적으로 말하기 시작했어요...
나 너 좋아해.
오래 됐어.
내가 너 좋아해서 미안해.
넌 친구로 잘 해준건데 나 혼자 다른 감정 가진 것도 미안해.
너랑 멀어질까봐 무서워서 말 안하려고 했는데
너 볼 때마다 다른 생각하는 내가 너무 미친놈 같아서 그래.
그냥 우리 보지 말자.
너도 이제 내 얼굴 보기 싫지?
니가 눈에 띄지 말라고 하면 그럴게.
니가 고치라고 하면 내가 고칠게.
근데 지금은 안 될 거 같아.
그러니까 이제 보지 말자.
나 갈게. 나 가는 거 보지마.
잘 있어.
아마 이거 거의 그대로 말했을 거에요...
자랑은 아닌데 제가 기억력이 좀 좋은 편이에요.
사소한 것도 되게 잘 기억하고
특히 저한테 의미있다고 여겨지는 일들은
언제 어디서 어떤 말투로 말했는 지까지 다 기억해요.
잠들기 전에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떠올리는 버릇이 있는데
그때마다 몇번씩 곱씹어봤던 일들은 정말 잘 기억하거든요.
약간 울 것 같은 목소리로 저렇게 말하고 그냥 가버렸어요...
그때 제제가 꽤 길게 말한 거 같았는데 써놓고 보니까 별로 안 길어 보이네요.
어쨌든 그 긴 시간 동안 저는 돌아볼 생각도 못 하고 그냥 멍하니 서있었어요.
그 정도로 멘붕이었거든요... 그냥 아무 생각도 안 들었어요.
그 뒤로 한참 뒤에 돌아봤는데 당연히 그땐 이미 가고 난 뒤였죠...
저는 바로 집에 안 들어가고 밖에서 서성거리면서 혼자 생각을 정리했어요.
방금 나한테 무슨 일이 일어난거지... 하면서.
전 동성애에 대해서 딱히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진 않았지만
그저 저와는 다른 세상 이야기라고만 생각했었거든요.
그래서인지 막상 그런 일이 생기니까 되게 막막했어요...
동성친구의 고백이라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들거나 하진 않았는데
그냥 많이 혼란스러웠고 한편으론 무섭기도 했던 거 같아요.
이 일로 소중한 친구를 잃어버릴 지도 모르는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고
왜 좋아해도 하필 나 같은 걸 좋아했을까. 우린 같은 남잔데.
이런 생각 들면서 많이 혼란스러웠어요.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더 복잡해지는데...
어찌됐든 이 당시엔 제가 의심할 여지도 없이 이성애자라고 믿어왔기 때문에
단순히 내가 제제를 친구로서 많이 좋아하니까
남자한테 고백을 받았음에도 거부감이 들지 않는 거라고만 생각했죠.
앞으로 제제 얼굴 보기가 쉽지 않을 거란 생각드니까
저보단 제제가 더 걱정됐어요.
쉽게 정을 안 주는만큼 정 떼는 것도 잘 못 하는 애가
오죽했으면 나한테 그만 보자고 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되게 복잡한 심정이었는데 글로 다 표현이 안 되네요...
그뒤로는 제제가 진짜 철저하게 절 피하더라고요.
연락도 안 하고 저 있다고 하면 안 오려고 하고.
너무 대놓고 피하니까 주변 친구들도 너네 싸웠냐고 뭔진 모르겠지만 그냥 빨리 화해하라고 할 정도였어요.
그렇게 죽고 못 살다가 갑자기 남남처럼 구니까 그랬겠죠.
노는 친구들이 비슷하니까 아무리 피하려고 해도 얼굴은 보게 되는데
그때마다 애가 너무 말라가는 게 눈에 보이는 거에요.
원래도 말랐었는데 진짜 막 피골이 상접해서 시름시름 앓는 것처럼 보이더라고요.
그 모습 보면서 더 화났어요.
내 말은 들어보지도 않고 자기 맘대로 연락 끊어버리고
이제 보지 말자고 가버렸으면 잘 먹고 잘 살기나 하던가 다 죽어가는 얼굴이나 하고 있고.
여러가지로 쌓여 있었는데 어느날 우연히 마주친 거에요.
보자마자 욱하는 마음에 애 붙잡고 한소리 했어요.
너 지금 나 보라고 일부러 그러는 거지?
나 죄책감 들게 하려고 이러는 거잖아.
내가 뭘 잘못했는데.
왜 너 혼자 생각하고 너 혼자 판단하고 다 너 맘대로 하는 건데.
이러면서 막 퍼부었어요.
뭐라고 했는지 정확히 기억도 안 나요... 너무 흥분해 있어서.
그렇게 일방적으로 화만 내고 가버렸어요.
그 당시에 욱이도 볼때마다 저한테 화냈었어요ㅋㅋㅋ 너네 대체 왜 그러냐고.
저한테 계속 니가 사과하라고ㅋㅋㅋㅋㅋ
뭔줄 알고 나보고 사과하래ㅋㅋㅋㅋㅋㅋㅋ
왜 나한테 그러냐고 하면 뭔진 모르겠지만 분명 니 잘못일 게 틀림없으니까 그냥 사과하래요ㅋㅋㅋ
지금도 그래요ㅋㅋㅋ싸우면 무조건 제제 편이에요. 서러움ㅋ
은 장난이고 사실 제제 편 들어주는 게 더 고마웠어요...
그 당시엔 욱이만 미쳐 날뛰었지 범이는 별 내색 안했어요.
저도 범이한텐 제제 잘 챙겨주라는 말밖에 안 했어요.
걱정은 되는데 내가 뭘 어떻게 해줘야 할 지를 모르겠으니까...
그러다가 어느날 범이가 잠깐 얘기 좀 하자고 하는 거에요.
그래서 갔더니 아니나 다를까 제제 얘기 꺼내더라고요.
사실 그 때 당시에 제제가 힘들어했던 게 저 때문도 있지만
개인사까지 겹쳐서 정말 많이 힘들던 시기였거든요.
왜 싸웠냐고 물어보고 화해하라고 그럴 줄 알았는데
그런 얘기는 안 하고 그냥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제제 요즘 많이 힘들어하는 거 알지.
우리가 더 잘해주자.
제제한텐 우리가 전부잖아.
지금은 우리가 옆에 있어줘야 할 것 같아.
우리가 조금만 더 신경쓰자.
아무것도 안 물어보고 이렇게만 얘기해줘서 고맙기도 하고
맞는 말만 하니까 더 착잡하기도 하고 그랬던 거 같아요...
사실 나중에 알았지만 이때 범이는 제제가 절 좋아하는 걸 알고 있었어요.
제제가 범이한테는 중학교 때 커밍아웃 했었대요.
저를 좋아한다는 말은 안했지만 그냥 눈치로 알았다는데...무서운 친구에요...
이때도 제제가 저한테 고백했다는 사실은 몰랐지만
갑자기 둘이 멀어질 이유가 없으니까
제제가 절 좋아하는 일이랑 관련된 일이라고만 짐작하고 저렇게 얘기한 거라고 하네요.
참 속이 깊은 친구죠.
그 대화 이후로 저도 어떻게 해야 하나 계속 생각을 해봤는데
앞으로 여름방학 되면 더 자주 볼 건데
저희 때문에 애들도 눈치 보이고 답답할 거 아니에요.
그래서 그 전에 뭔가 해결을 봐야겠다 싶었어요.
원래 제제가 외국에 친척이 있어서 방학 때마다 외국 나갔었는데
고1 방학 때는 안 가고 저희들이랑 보내겠다고 해서
제가 같이 계곡 가자고 했었거든요.
제제가 외국만 돌아다녀서 그런지 의외로 국내는 잘 몰라요.
친구들 중에 할머니가 시골에 사시는 애가 있는데
할머니가 방학 때 친구들 데리고 놀러오라고 하셨다는 거에요.
그래서 그 친구랑 같이 여행 계획 짜고 그랬었는데
결국 그 고백 때문에 다 흐지부지 되긴 했지만
다같이 여행도 가고 하면 다시 예전처럼 지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을 했던 거 같아요.
열일곱의 저한텐 너무 감당하기 벅찬 일이었고
저희 때문에 주변사람들도 다 힘들어하니까
어떻게든 이걸 다시 원래대로 돌려놓아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제제한테 얘기 좀 하자고 연락을 했는데 씹혔어요ㅋ 1차 빡침ㅋ
범이 통해서 다시 연락해서 겨우 만났는데
제제가 자꾸 제 눈도 잘 안 마주치고 대답도 잘 안 하고 그러는 거 보고 2차 빡침...
결국 얘기하다가 답답해져서 좀 심하게 화를 냈어요.
제가 화내니까 제제가 그냥 다 내 잘못인 거 같다고 미안하다고 하는데
그걸 보면서 너무 마음이 아픈 거에요.
제제가 평소에도 자존감이 낮고 뭐든 자기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남들한테 피해주는 거 제일 싫어해요.
제가 제제 사교성 없다고 했잖아요.
사실 그것도 그동안 인간관계에서 상처받은 기억이 많아서 스스로 벽을 치는 거에요.
근데 그런 것마저도 다 자기 탓이라고 생각하는 애에요 얘는...
저를 좋아하는 게 얘 잘못이 아닌데
내가 또 얘를 그런 생각하게 만들었다는 게 너무 속상하고 화낸 것도 후회되고 그러더라고요...
제가 평소에 잘 욱하는 성격이 아닌데
이상하게 제제랑 있을 땐 제 이성이 날라가 버리는 일들이 많아요...
진짜 저도 제가 왜 이러는 지 모르겠어요...
어쨌든 잘 얘기해보자고 부른건데 이러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다시 마음을 다잡고서
야 우리 여행가자
이랬어요ㅋㅋㅋㅋㅋ화내다가 뜬금없이ㅋㅋㅋㅋㅋ미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제도 ...? 이런 반응이었는데
가자고 쫌. 그냥 대답이나 해. 이러니까 마지못해 알았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야심차게 여행 계획 짜고 있었는데
제제가 문자와서는 나 못 갈 거 같아 미안 이러길래 3차 빡침ㅋㅋㅋ
제제도 착잡했겠죠... 근데 그냥 개무시했어요ㅋㅋㅋ
안돼 닥쳐 넌 가야만해ㅋㅋㅋ이러고 거의 끌고가다시피 했어요ㅋㅋㅋ
오늘은 여기서 끝...낼까요...
오늘부로 저 추천수 다 사라질듯...
맞아요...제가 죄인이에요...
저번 글은 저도 쓰면서 괜히 미소가 나오고
아 이땐 참 풋풋했구나 하면서 썼는데
오늘 이야기는 그냥 저의 흑역사네요....
제제도 나한테 고백하기까지 혼자서 많이 힘들었을텐데
난 왜 저렇게 화만 냈었는지
저도 많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이 고백사건으로 제제가 저한테 미안하다는 말을 너무 많이 했어요..
그거 제제 잘못 아니잖아요.
제제가 미안하다고 할 때마다
저는 그 미안함이 우리 사이를 멀어지게 만든 것에 대한 미안함인 줄 알았거든요.
제제가 무슨 생각으로 그런 말을 했던 건지는 한참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됐죠...
그 이야기는 고등학교 이야기 하면서 해볼게요.
아 다시 생각해봐도 제제야 내가 미안해... 내가 잘할게..
근데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는 게 함정ㅋㅋㅋㅋㅋㅋ내가 진짜로 잘할게.....
근데 제제가 저 뒤돌려 놓고 고백한 거 그 당시엔 되게 심각했었는데
나중에 지나서 다시 생각해보니까 너무 귀엽더라고요ㅋㅋㅋㅋㅋㅋ
얼굴 보고 말할 용기가 없어서 돌려 놓고 내 등한테 고백ㅋㅋㅋㅋㅋㅋㅋ
나만 귀엽나....
네 오늘은 여기서 이만 안녕....
오늘 읽으신 분들은 제가 왜 저번 글에선 급마무리를 했었는지 아실거라 믿습니다ㅋ
동성에게 고백받았을 때의 그 복잡한 심경을 텍스트로 전달하는 게 너무 어려웠어요...
쓰면서 든 생각이, 사실 제제한테조차 이렇게까지 자세하게
제가 느꼈던 감정에 대해서 설명해준 적은 없었던 거 같아요.
그래서 고백이야기까지 쓰고 하면 엄청 길어질텐데
이대로 계속 쓰다간 끝이 안날 거 같더라고요ㅋㅋㅋ
밀당하기 위함이 아니랍니다ㅋㅋㅋ
저는 밀당같은 거 모르는 남자에요ㅋㅋㅋ
오늘은 마무리가 덜 갑작스러우셨기를.....
여행이야기 쓰러 또 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