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유산 문제로 고민이라는 글을 올렸던 사람입니다

어쩌나2008.10.08
조회41,610

기억하실지 모르겠네요,,,시댁 유산문제로 두어번 글을 올렸던 사람입니다...

오늘의 톡을 보니 시아버지 재산때문에 남친이 합가하자는 글이 올라와 있길래...

그걸 보면서 속으로만 소심하게 "안돼"라고 외치다가 생각난 김에 후기라도 올려볼까 합니다

 

많은 일들이 있었네요,,,가장 큰 일은 한 달 전에 저희 시어머님이 갑작스럽게 돌아가신겁니다

아파서 거동도 불편해서 움직여봤자 그냥 마당에서 산책 정도만 하시거나..텃밭에서 채소 좀 따오시는게 전부였던 분이셨는데,,,

돌아가시던 날,,마을 잔치가 있었습니다..돼지도 잡고 육회도 뜨고,,그 날 따라 아침부터 목욕도 하시고 얼마전 생신때 나와 신랑이 선물로 사다드린 두 어번 밖에 입지 않았던 새옷을 입으시고 아버님과 함께 외출을 하시더군요,,,

아침에 머리가 아프다는 말을 몇 번 하시길래 나가지 말고 집에 계셔라고 말씀 드렸는데도 괜찮다고 나가시더니 잔치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쓰러지셨습니다..

 

아버님의 급한 연락을 받고 딸래미 들쳐 안고 병원으로 갔더니,,,나가실때 말끔하게 차려 입으셨던 그 옷을 병원에서 가위로 다 잘라 버렸더군요,,,심장이 멎어서 심폐소생술을 했다면서,,그래서 일단 멈춘 심장은 살려놨지만..그 뒤 몇 번의 심장마비가 다시 있었고 저체온증까지 겹쳐서 병원에서도 마지막 절차를 준비하라고 하더군요,,,깨어날 희망이 없다고 말입니다

심폐소생술을 한 번 시술할때마다 갈비뼈가 한 두대씩 부러진다고 하길래 가족들의 동의하에서 만약 다음에 심장마비가 오면 그땐 심폐소생술을 하지 말라고,,그냥 보내 드려달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우리 시어머님은 너무나 갑자기 돌아가셨어요,,,

우린 서서히 안 좋아 지다가 나중에 돌아가실줄 알았는데,,,그게 아니더군요,,,

 

그게 꼭 저 때문에 그런것 같았습니다...그 죄책감에 좀 힘들었습니다..물론 지금도 그런 마음 전혀 없어진건 아니지만...근데,,,우리 아버님이랑 시누들이 그런 생각하지도 말라고 하더군요

원래 언젠가는 돌아가실 분이었고,,,그런 고비도 여러번 넘겼는데,,오히려 잔치에 가셔서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 만나서 얘기도 하고 맛있는 음식도 많이 드시고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오시다가 돌아가시지 않았냐면서,,,좋게 돌아가신 분에게 죄책감 가지지 말라고 하더군요,,

오히려 나에게 고마워 하실 거라면서 말이죠,,,숨이 목구멍에 찰만큼 울음이 나더군요,,

 

장례식 치르고,,,가족들도 어느정도 안정을 찾은뒤,,,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 아버님의 의견을 물었습니다..그 자리에는 예비 윗동서라고 해야할지,,,아주버님의 전처라고 해야할지,,암튼 윗동서 될 분도 계셨습니다...우여곡절끝에 재결합은 하기로 했습니다...그러나 유산문제는 그땐  미해결 이었거든요

 

암튼 모두가 있는 자리에서 울 신랑이 아버님께 의견을 물었습니다...

젤 중요한건 아버님 의사니까...어떻하면 좋겠냐고,,,

큰 형 내외랑 사시길 원하면 자식 모시는 사람에게 주기로한 그 땅,,,우린 욕심 내지 않겠다고..

형이랑 형수가 아버지 잘만 모셔 주면 우리가 그냥 나가서 살겠다고 했습니다..

어머님이 돌아가시기 전 까지만해도 재결합을 하니마니 그러더니 돌아가시고 얼마 안 되어서 재결합하고 시댁으로 들어오기로 잠정 합의 한것 같더군요,,,

아주버님 출퇴근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여기서 하기로 한것 같아요(자동차로 1시간 30분 정도)

예비 윗동서는 아직 직장을 그만둔다거나 계속 다닐거라는 말은 없었고...

근데,,,그 자리에서 예비 윗동서가 불쑥 뱉은 말이 "삼촌(우리 신랑)..혹시 급한 일 생길지도 모르니 나가시더라도 가까운 거리로 분가하세요...그래야 급한일로 동서(나)도움 필요하면 언제든지 빨리 이쪽으로 와줄수 있잖아요~~"라고 하더군요,,,열 받았습니다..

물론 가까운 거리로 분가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그렇게 노골적으로 그러니,,,울컥 하더군요

그러나 자리가 자리인만큼 그냥 참고 넘어갔습니다..그리고 그 뒤 아버님의 말씀이 계셨거든요

 

아버님의 의견은,,,그냥 지금 이대로 우리 부부와 같이 사시길 원한다는 거였습니다

아버님 말씀이,,,이미 나와 신랑에겐 아버님이 병으로 앓으면서 가장 민망한 도움도 받아서 지금은 우리 부부가 아니면 다른 사람들은 딸도 싫고 큰아들도 싫다고 하시더군요,,

민망한 도움이란게,,,한 번씩 아프시면 거동을 못하시니 화장실을 못 가십니다...그걸 말하는거예요,,

평소에도 그런건 아닌데,,한번씩 많이 편찮으시면 일어나시질 못하니까...큰 아이(예비 윗동서)에겐 그런 도움 받고 싶지도 않고,,,받을수도 없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아버님은 막내아들 내외랑 같이 있는게 젤 좋으시다면서,,,얼마 안 남은 생,,,편한 자식들과 편하게 지내다가 가고 싶다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당연히 내가 원래 주기로 한 몫은 막내아들에게 줄거라고,,,여기서 불만을 품은 사람이 있어도 난 막내아들과 살고 내가 가지고 있던 것들을 주겠다고 하더군요,,또 그래야 한다고,,

만약 이 문제로 너희들(아주버님과 전처)이 재결합을 안 한다고 해도 어쩔수 없다고,,그건 너희들 인연이 거기까지 밖에 안 되서 그런거지 그 누구 탓도 아니라고 말입니다..

그 동안 내가 침묵해온 이유는 큰 아들 안타까워하는 너희들 엄마의 마음을 옆에서 봐왔기에 아무말 할 수가 없었다고 하더군요,,

 

암튼,,,,결론은 아버님을 우리가 계속 모시고 집터도 우리가 받기로 했다는겁니다

집터라고 해봤자 아버님 병원비로 보험식으로 남겨놓은거지만...그게 정말 다행이라 생각됩니다

윗동서될 분이 아버님을 잘 모셔주고 사심없이 그 집터를 아버님 병원비로 쓴다면 불안하지 않겠지만...그렇지 않을듯 하기에 불안했거든요,,,그래서 나와 신랑은 반대했구요,,,

전 정말 솔직히 유산이고 뭐고 안 받아도 좋으니 분가하길 바랬습니다..

물론 젤 바랬던건 우리가 시댁과 합가할때 집 지을때 보탠 돈도 받고 분가하는거였지만..

내 소원대로 그렇게 되진 않았지만...최악의 상황으로 가지 않아서 너무나 안심이 됩니다

그리고 우리 부부에 대한 아버님의 마음,,,우리 부부와 있는것이 어머님을 제외하면 그 누구보다 편하고 좋다는 아버님의 그 마음이 뭐랄까,,,감동은 좀 오바이고,,지금까지의 고생이 보상받고 인정 받는듯한 기분이 들더군요,,,여기서 지금보다 더 잘해드릴 자신은 없지만..나와 신랑은 지금까지 처럼 아버님 모시고 살겁니다..아버님이 처음으로 보여주신 그 마음만으로도 우린 다시 힘을 냅니다...

 

늦은 새벽,,,글올릴때는 졸리지 않았는데,,,올리는 중에 졸음을 참으면서 올리는 글이라 두서도 없고 앞뒤가 안 맞을지 모르겠지만...암튼 그때 후기를 부탁하신 분들도 꽤 많아서 이렇게 올립니다,,,새벽은 정말 울 딸래미와 여러가지로부터 해방될수있는 유일한 나만의 시간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