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나는 너한테 꽃을 보낼거야.

SJ2016.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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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오랜만이다, 헤어진지 두달이나 되었네.

헤어지자고 한 날 너가 한 한마디 기억나?

 

"사람은 변하지 않아, 너도 알잖아?"

 

너무나 단호한 표정으로 말야.

이후로 난 더 이상 네 곁에 다가갈 수가 없었어,

그리고 두달이 지난 지금 이렇게라도 글을 쓰고 해소하고 싶을만큼 슬프거든.

 

 

 

대외활동을 통해서 너를 만났고,

그땐 내 전공과 삶에 있어서 너무나도 큰 방황기에 있었기에

조금만 건드려도 무너질 것 처럼 위태로웠어.

 

비록 친구들은 내 성적과 내 삶과 취미를 보며 마냥 행복해 보였을텐데

실상은 그렇지 않단 것을 먼저 알아채주고, 먼저 편해졌던 너야.

 

처음 같이 대외활동 팀 구성날, 같은 팀에 둘다 손을 들어 같은 팀이 되었지?

사전에 아무 얘기도 없었고 넌 그냥 같은 대외활동에 소속된 여자였고 난 그냥 남자였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었지, 서로 이름조차 몰랐으니까.

 

그날이 모든 시작이었던 것 같아.

처음 둘이 첫 취재가 있을 때, 약속도 안했는데 똑같은 옷을 입고 나왔지, 신기했어 그렇지?

나는 디자인, 너는 동양화, 서로 예술을 사랑했고, 음악을 사랑했고, 같은 작가를 좋아하고

책을 좋아하고, 서로의 대나무 숲이 되었었어.

 

삶에 있어 넌 꼭 끝까지 남기고 싶은 친구가 되었었어.

 

 

 

그런데 어느날 친구의 선을 넘어버린 계기가 무엇이었을까.

나는 너가 너무나도 좋아졌던거야.

어떻게든 너를 더 보려고 귀찮은 취재를 지원했고,

너를 더 보고싶어서, 더 얘기하고싶어서, 시간을 질질 끌곤했지

 

너에게 고백을 하면,

받아준다면 난 세상을 가질것만 같았고.

거절당한다면 난 세상이 무너질것 같았어.

내가 생각했던 제일 소중한 친구를 잃는거잖아.

 

그렇게 1년을 참았어.

너가 더 좋아질까봐 일부러 널 피했어

 

 

 

그렇게 1년이 지나고, 가끔 연락만 주고받던 너와 나였는데.

너의 졸업전시를 축하하고 다음, 정말 오랜만에, 1년만에 너랑 둘이

전시를 보러갔어, 그리고 너는 말했지

 

"너 나 좋아해?, 나는 너 좋아하는데."

 

난 그때 너 얼굴을 볼 수가 없었어.

너무 너무 너무 행복해서.

 

 

 

그렇게 우리 둘은 만났고.

너무나도 행복했어, 진짜로 세상을 가진것 마냥

핸드폰 바탕화면의 너 사진만 보더라도 절로 웃음이 나던 나야

매일밤 2~3시간의 통화로 휴대폰비만 20만원이 넘게나와도

웃으면서 지불했어, 너랑 함께하는 모든것이 나에겐 선물이었거든,

 

작은 약속들, 서로 해 나가자던 사소한 일들

그렇게 넌 나에게 있어 영감을 주는 뮤즈와 같은 사람이 되었어.

 

 

 

그래도 친구로서 만나는 것과 남녀로 만나는 것엔 꽤나 큰 차이가 있었지

우린 서로 알아가면서 서로의 단점을 알아가고, 이 문제들은 꽤나 서로에게

큰 문제들이었어,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그때 왜 그랬을까, 그때 넌 나에게 왜 그랬을까

그런 생각 뿐이야, 지나간 일이니 어쩔수 없지만.

 

그리고 새해가 밝고, 우린 헤어졌어

 

더이상은 이어갈 수가 없었어, 서로 자신의 온전한 삶을 영위하는데에 있어서

서로는 너무나도 상처가 많고 너무나도 욕심이 많고 하고싶은게 많은 너, 나였으니까.

 

그렇게 두달이 지났어 오늘 3월 4일이네

너 3월 6일 생일이야, 물론 기억하지, 모든게 기억이나.

그리고, 아직도 나는 너가 너무 보고싶어.

 

그래서 오늘 난 내 이름 없이 분홍색 안개꽃 한다발과 태어나줘서 고맙다는

짧은 한마디만 적힌 엽서를 너에게 보낼거야.

물론 너의 생일날 도착하도록 미리 예약도 했어.

 

아직도 기억나, 서울가던 터미널에서 보이던 꽃집에서

분홍색 안개꽃 몇송이를 갑자기 너에게 주고 싶어서 한다발을 사서 널 만나러 갔어.

내 손에는 꽃이 들려있고, 너를 만나러 가는길은 꽃밭이었어.

 

그날 대림미술관 앞에서 안개꽃을 너에게 건네주었을때의

너의 행복한 표정은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아.

 

근데 너무 슬픈게 뭔지 알아?

나, 너의 집주소를 동네를 아는데, 어느곳인지는 몰라.

그리고 지금 넌 매주 미술학원에서 강사를 하고있대.

근데 난 너가 어디서 일하는지 알수가 없어.

직접 주고싶은데 줄 방법이 없는거야.

 

다만 내가 알고있는건, 너희 집에서 하는, 너가 부모님을 도와주던 가게뿐이야.

그냥 그곳에 보내려 해.

 

뭐, 그 가게는 너희 집에서 하는 가게니까

"그곳에 보내면 너에게 도달하겠지?" 란 마음뿐이야.

 

내일 모레지만 생일 축하해.

너는 나에게 있어서 큰 의미가 된 사람이야.

내 삶과 취미, 그리고 일에 대해서 넌 나와 너무 잘 맞기도 했지만

너가 있어서 의지가 되고, 너무나도 행복했던 시절을 기억하면

당장이라도 전화를 걸고싶어, 하지만 그럴수가 없더라

마음속에서 다시 너의 그 마지막날 마지막 표정이 되살아나거든.

 

물론 이걸 볼거란 생각은 안해, 그런 기대조차도 없어

단지 그냥 지금 이 내 상태를 남기고싶을 뿐이야.

 

언젠가 시간이 너를 잊게해줄거란 생각은 해.

하지만 지금 당장은 그냥 아파할래, 충분히, 그만큼 넌 나에게 큰 의미니까.

그리고 3월 6일 너의 생일날에 도착할 꽃다발이

너에게 자그마한 미소라도 되길 바라며 오늘 하루도 열심히 살아볼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