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 일기] 20. 선택권

유리날개2016.03.04
조회167

어느 날

인스턴트 커피 회사에서

인턴 공고가 나왔다.


모 대기업과 합병한 회사다.

자소서를 쓰려고 자료를 모았다.


이상하다.


같은 인턴 공고가 한 달에 한 번 꼴.

인턴을 이렇게 자주 뽑나?


뉴스를 쭉 살펴봤다.

계속 적자에 점유율도 업계 꼴찌다.


기자들도 비난 일색이다.

대기업과 합병한 효과가 없다며.


고민 끝에 서류를 넣지 않았다.


취준생은 선택당하는 입장이다.

인사담당자는 지원자들 중

회사에 필요한 사람을 뽑는다.


아무리 내가 취준생이라지만,

나도 최소한 선택할 권리는 있다.


전망이 나쁘지 않은 회사 정도는

선택할 권리.


꼭 대기업이 아니어도 좋다.

그래도 최소한, 가능성은 있어야 한다.


찬 밥 더운 밥 가릴 때냐고?

써주기만 해도 감지덕지하라고?

모르는 소리.


인턴을 한 달에 한 번씩 뽑는 회사는

인턴을 소모품으로 생각한다.

싼 값에 한 달 쓰고 버릴 수 있는.


그만큼 돈도 없고 미래도 없는 회사다.

그런 회사는 내가 거부한다.


됐어. 안 가.


취준생으로서 마지막으로 남은

내 알량한 자존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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