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만남은 인연이 아닌 악연이였을지도(불륜)

아키버드2016.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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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는 사랑하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너무나 아름답고 똑똑했던 제 이상형의 여자였죠. 7년을 만났고 어릴적부터 만났으니 알고 지내온 세월은 벌써 18년이 되었네요. 현재 저는 결혼을 하지 않은 싱글이고, 그녀는 한 아이의 엄마이자 한 남자의 아내 입니다. 간단한 소개만으로 벌써부터 잘 못된 관계임을 실감하고 또 반성하게 됩니다. 첫줄부터 불편했다면 죄송하지만 들어주시길 바랍니다.

 

남들 부럽지 않게 사랑하던 우리가 7년의 연애 끝에 헤어진 이유는 종교적인 문제(여자 친구 어머니와 언니가 이단 종교에 빠졌습니다), 당시에는 별 볼일 없었던 제 스스로에 대한 자격지심, 또 이런 못난 저를 그녀의 친구들이 바라보기에도 부족해 보였는지 저 같이 능력 없는 사람은 만나지 말라 했고, 또 여자 친구 어머니와 언니도 여자 친구에 비하면 제가 부족하다 다만 본인들이 다니는 이단종교에 다니면 그런 것은 아무 문제가 아니 다라며 이단종교로 끌어들이려 했는데 거부하니 못 만나게 하였습니다. 여자 친구 아버지는 아들이 없는 집에 제가 있어 든든하다며 끝가지 결혼 시키려고 하셨지만(정말 아들같이 생각해주시고 감사한 분입니다) 이런 상황에 여자 친구도 괴로웠는지 결국 너무 힘들다며 이별을 통보했기 때문에 여자친구 아버지에게 "저를 부모님이상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라는 말을 여친아버지에게 전하고 그녀는 물론 가족들과의 관계까지 모두 정리하였습니다.

 

그땐 제가 너무 나약하고 붙잡을 여력이 없었기에 모든걸 포기할 수밖에 없었고 저 또한 힘들어 오히려 홀가분한 마음까지 들더군요, 하지만 밀려오는 그녀 생각에 제법 자리 잡아가던 직장도 그만두고 몇 달을 그렇게 눈물로 살다. 마지막 한번만이라도 보고 내 마음속에 그녀를 잊어버리자 하며 그녀의 집 앞에서 그녀가 오기를 기다리는데 다른 남자와 함께 팔장을 끼고 그녀 집 앞까지 바래다주고 오더군요. 네, 벌써 다른 남자가 생겼더군요(이때가 헤어진 지 6개월 뒤인 것 같습니다) 밉기도 했지만 고마웠습니다. 망설임 없이 이렇게 내 마음을 깨끗하게 정리하게 해줘서 말이죠. 가끔 여자 친구가 생각나면 우울증 처방을 받은 약까지 먹고 그리고 또 생각나면 독한 술을 마시며 잊으려 했습니다. 일주일에 5일 이상을 술을 먹고 알콜 중독자처럼 살며 또 1년의 시간이 흘러갔습니다.

 

어느 날 울리는 전화벨 소리 모르는 번호 흐느끼는 그녀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미안해 나 결혼해 너무 미안해서 너한테 전화했어 나 용서해줘 너도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 저는 "응" 한마디 하고 끊었습니다. 심장이 가슴을 뚫고 나올 것 같이 한 순간 요동이 치더니 폭풍 뒤에 고요한 바다처럼 마음이 더 평온해졌습니다. 이때가 그녀를 내 맘속에 정말 포기를 했거든요. 다음 날 일어나 면도를 하였습니다. 몸도 깨끗이 하고 며칠 안감은 머리도 감고, 공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자격증도 새로 취득하고, 인턴으로 들어가 공부를 하면서 회사를 열심히 다녔고 정직원이 되었으며 그 후에도 노력을 멈추지 않아 제법 명성도 생기고 강의도 나가게 되었으며, 승진도 빠르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늘 혼자로 살았습니다. 왜 바보 같이 혼자 살아왔냐? 하시겠지만 내 마음속에 그 사람이 가득하다는 걸 부정하지 않았기에 새롭게 만나는 사람들에게 너무 미안했습니다. 심지어 제가 맘에 들던 사람에게 먼저 다가보기도 했지만 결국에는 내 마음속에 누군가가 들어올 작은 빈자리조차 없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또 3년이 흘러갔습니다. 미련도 사랑이라는데 미련도 없어질 때 그 어느 날 잘 살줄만 알았던 그녀에게 밤 12시에 연락이 왔습니다. "나 죽으려고 하는데 마지막으로 너 보고 싶어, 와줄래?" 제가 거주하는 곳에서 150km 떨어진 지역이이었지만 새벽에 단숨에 달려갔습니다. 절 보자마자 안기며 울더군요 "행복해지려고 네 마음까지 아프게 하고 결혼했는데 너무 힘들어 죽을 것 같아, 죽으려고 난간 위에 올라갔는데 죽기 직전 마지막 소원이 너 보는 거였어 미안해" 하면서 제 옷이 다 젖을 정도로 울었습니다.

 

진정을 시키고 내용을 들어보니 남편이 자상할 줄 알았던 사람 이였지만 그렇지 않았던 거죠 거친 성격을 떠나 감정이 없는 무감정인 사람 이였다고 합니다. 3년의 시간 동안 숨이 막혀서 죽을 것 같아 미쳐버리기 전에 안 좋은 선택을 하게 되었다고 했었고, 절 떠난 게 너무 후회스럽다고 하구요, 맘 같아서는 이혼해서 나에게 돌아오면 어떻겠니? 하고 싶었지만 아들처럼 잘 해주신 여자 친구 아버지 생각이 나 그런 말을 못하겠더군요. 저에게 사랑을 베풀어주신 분에게 배신을 할 수가 없어서 그랬습니다. 그냥 그녀의 이야기 들어주고 잘 살라는 말만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도 너처럼 죽고 싶은 생각은 많이 했어, 하지만 내가 그러지 않았던 건 함께 할 수 없지만 어딘가에 네가 살아있다는거야, 그래 그렇게 열심히 살다보면 언젠간 보는 날이 있을 거라는 희망, 그 희망을 가지고 살아왔는데 네가 죽어버리면 나 역시 잘못된 선택을 할 것 같아 힘들더라도 힘내고 살아줘" 그랬더니 자기가 바보 같았다면서 "힘낼게 네가 그랬다면 열심히 살께" 하면서 그녀의 다짐을 받고 집에 대려다주고 오는데 눈물이 왜 이렇게 나는지 운전하기 힘들 정도로 통곡을 하며 집에 돌아온 것 같습니다. 이후에 우린 가끔 연락을 하기로했습니다. 그녀가 안정될 때까지 위로와 상담을 해줬습니다. 우선은 부부관계가 없더라도 아기 가지면 너희 부부사이가 더 좋아지지 않을까? 너도 마음을 열어서 남편 받아들이고 아기 낳고 행복하게 살아 그리고 임신하면 그 이후에 나에게 연락하지 말고 아기와 남편과 같이 행복하게 살라고 했습니다. 예전과 같이 함께 보낼 수는 없지만 가끔 연락이라도 하니 그것만으로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카톡이 왔습니다. 그 동안 위로해줘서 고맙다고 네 말대로 남편과 사랑은 없지만 아기 갖기로 하고 임신했다고..... 그 날 오랜만에 마시던 술은 참 쓰고도 썼습니다.

 

그 후로 또 몇 년이 흘러버렸습니다. 아직은 혼자지만 생활도 안정적으로 변했습니다. 아니 이제 남들이 부러워 할 만큼 업계에서는 명성도 생길정도가 되었습니다. 이제 그녀를 잊고 잘 살 것 같은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어느 날 아침에 카톡을 보는데 그녀의 아이디로 새벽 3시에 카톡 보이스콜 전화가 찍혀 있었습니다. 불안한 예감에 전화를 해보니 그냥 네가 뭐하고 사는지 궁금해서 카톡 프로필 보다가 실수로 보이스 콜을 눌러버렸다며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잘 살고있냐고. 결혼은 했냐고, 결혼을 안 한 이유는 뭔지 등 많은 것을 물어 보더군요 그리고 그렇게 전화를 끊었습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그녀에게 우리 언제 한번 보자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지난 10년을 전 잊으려고 노력했기에 이제 그녀에 대한 감정도 정리된 줄 알았으니깐요. 보자마자 제 마음이 또 요동치기 시작 하더군요 보고 싶다는 말 참으며 헤어질 시간이 되어 헤어지려 할 때 그녀의 어깨가 덜썩이더니 눈물이 떨어지더군요 그리고 절규하면서 소리 칩니다. 지금까지 지옥처럼 살아왔다. 남편은 자기를 여자로 안 본다. 아무래도 게이 같다는 말, 그리고 예전에도 했었던 무감정의 돌연변이 같다는 말, 자존심 상하고 또 이혼하면 이혼녀라고 찍히고 부모님이 가슴 아파할까봐 이혼도 못하고 이제 혼자가 아닌 자식이 있기에 죽고 싶어도 못 죽겠다고 하더군요. 제 가슴이 또 왜이리 먹먹해지는건지 그녀의 힘들어하는 모습에 아파하는 그녀를 안을 수밖에 없었고 안는 순간 그녀를 방어하던 철벽 성들이 부서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널 놓지 않을께, 내가 잘못했으니깐 내 옆에 있어줘, 제발 용서해줘 이제 네 마음 아프게 하지 않고 너만 바라볼게 우리 예전처럼 돌아가자” 그녀 앞에 저는 폭풍속에 갈대와 같았고 그녀의 속삭임 대로 흔들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예전에는 위로만으로 끝났던 사이가 이제 서로가 같은 마음으로 바라보고. 서로의 안부를 물어보고 사랑한다는 말을 속삭이는 사이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네 우리는 사랑이라고 말하지만 남들이 말하는 불륜이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남들처럼 서로의 몸을 탐하기 위한 그런 사이는 아니라 서로의 위치와 다른 지역에 살기 때문에 자주 만날 수 있는 사이가 아닌 2~3달에 한번이나 겨우 4시간이나 만날 사이지만 문제는 앞으로 그럴 사이가 될 것 같다는 두려움이 큽니다. 너무나 보고 싶은 마음 그리고 같이 있고 싶은 마음이 결국 그녀에게 이혼을 바랄지도 모릅니다. 예전처럼 올바르게 사귀었다면 죄책감이 들지도 않을텐데 그 죄책감이 너무 커 마음이 괴롭습니다. 헤어지지 않고 어려웠던 시절에 잘 견뎌냈다면 우리의 만남이 죄가 아닐건데....,

 

그리고 요즘은 이런 생각도 듭니다.

 

‘우리의 만남은 인연 이였다고 믿었지만 악연 이였을지도 모르겠다고’


사랑과 죄책감에 고민을 하며 이 글을 이만 줄입니다.